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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무월연검(無越燃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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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쇄룡(殺龍)
작품등록일 :
2020.02.26 10:17
최근연재일 :
2020.06.13 14:49
연재수 :
1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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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32
추천수 :
430
글자수 :
575,753

작성
20.05.21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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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97. 암살자(暗殺者) (1)

DUMMY

그제야 연마견의 허리에서 팔을 뗀 설화는 소난과 세류를 보면서 기볍게 눈물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


"형수도 형씨도 다 모여서 다행이오. 그리고 형씨가 나타나서 더 다행이오. 나한테 맹주를 맡으라고 말만 하고 사라져서 한참 고생을 했소."


"그런 일을 해낼 사람이 너밖에 없었다."


연마견의 대답에 설화는 한 차례 다시 크게 웃더니 세류와 연마견의 어깨에 팔을 얹었고, 천천히 엽무곡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방에 들어가서 이야기를 나누려고 가던 그때, 연마견은 소난이 말없이 서 있자 단번에 팔을 붙잡고 함께 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소난이 놀란 기색을 드러내고 이내 눈물까지 흘리려고 하자 연마견은 울지 말라고 눈짓을 했다.


낡은 문을 열고 안에 들어가자 따듯한 의자가 놓여 있었고, 의자에 앉자 설화가 먼저 입을 열었다.


"이제 맹회도 새로 세웠는데 형씨가 와서 맡는 게 어떻겠소?"


"··· 네가 계속 맡아라. 처음부터 너한테 맡으라고 주었던 거니까."


대답과 함께 잔에 연마견이 물을 따라서 마시려고 하자 소난이 빼앗아 들었고, 천천히 잔에 물을 따라서 내밀었다.


그런 소난를 보며 연마견은 어색하게 웃어 보였고, 다시 설화를 무정한 눈빛으로 보며 입을 열었다.


"그저 부맹주로 남게 해 주면 된다."


"··· 그러면 형씨가 부맹주를 맡는 것으로 할 테니 안심하시오. 그리고 형수에게 여러 음식과 금전도 따로 줄 테니 괜찮을 거요."


"··· 꽤나 잘 만들었구나."


소난은 한 명씩 잔에 물을 가득 채워서 주었고, 설화는 물을 들이키고 한참 동안 입 안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더니 삼켰다.


정적이 흐르고 연마견과 설화가 서로 눈치만 살피면서 입을 열지 않자 세류는 연마견의 곁에 앉았고, 그를 힘껏 안고 물었다.


"이제 안 갈 거죠?"


"··· 모르겠소."


연마견이 대답을 하자 설화는 턱을 계속 만지작거리며 고개를 갸웃거렸고, 이내 세류와 소난을 보면서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형수가 두 분인데 어떻게 불러야 하는 거요? 세 형수? 세 부인?"


설화의 대답에 세류와 소난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알 수 없는 표정과 함께 몸을 돌렸고, 연마견은 빈 잔에 다시 차를 따라서 마시고 눈을 감았다.


엽무곡에 들어오고 설화가 기뻐서 웃기는 했어도 소난과 세류를 보고 곧장 맹회의 이야기를 한 이유가 있었다.


끝내 이야기를 하면서 세류와 소난이 서로 노려보자 설화가 천연덕스럽게 다가가서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 형수는 형수라고 부르고, 소 부인은 소 부인이라고 부르겠소. 그렇게 하면 될 것 아니오?"


그때, 소난이 세류와 설화를 노려보더니 다소 황당한 표정과 함께 분노로 가득 찬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렇게 부를 거면 나도 형수라고 불러요. 왜 저만 부인이에요?"


"그게··· 형수는 계속 형수라고 불러서 지금 바꾸면 이상할 것 같아서 형수라고 부르는 거요."


"그러면 저도 형수라고 부르면서 어색하지 않으면 되는 거잖아요!"


소난의 당찬 대답에 연마견과 설화는 할 말을 잃은 채 고개를 저었고, 저 멀리 상비와 남량이 다가오고 각각 소난과 세류에게 안겼다.


상비는 몇 년만 지나면 무기를 잡고 무림인이 되거나 학문에 매진을 해도 되었고, 남량은 어려도 너무 어렸다.


그런 상비와 남량을 보며 연마견이 슬며시 눈을 감자 남량이 그에게 다가왔고, 비틀거리다가 쓰러지려고 하자 눈을 뜨고 붙잡았다.


"괜찮은 거냐."


남량은 이리저리 움직이더니 이내 환하게 웃어 보였고, 연마견은 그런 남량을 안아서 세류의 품에 주었다.


그러자 남량이 웃으면서 마구 손을 뻗었고, 연마견은 그런 남량의 따듯하고 부드러운 손을 한 번 잡고 놓았다.


그런 그가 한참 동안 눈을 감았다 뜨기를 반복하던 그때, 설화는 품 속에 손을 넣었고, 이내 비취색 옥을 꺼내서 세류에게 주며 입을 열었다.


"형수는 아이가 잘 먹고 잘 자라게 해주시오. 형씨랑 내가 할 일이 있소."


설화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가볍게 눈짓을 하자 그도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났고, 천천히 마을을 돌아다녔다.


더 이상 사람이 살지 않는 마을에는 나무와 수풀이 무성했고, 눈에 뒤덮여서 더욱 신비하게 보이게 만들었다.


한 식경 동안 이리저리 걸음을 옮기던 그때, 설화는 연마견을 보며 수염이 자란 턱을 만지면서 입을 열었다.


"형씨, 지금까지 맹회에서 못 하는 일을 전부 해 주었다는 거는 처음 알았소. 고맙소."


느닷없이 한 말은 아니었기에 연마견은 외모는 늙지 않았지만 여느 사람보다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고, 설화는 연마견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맹주가 되고 겪은 일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하나도 잊지 않았던 연마견은 수염이 잔뜩 자란 설화의 턱을 가볍게 치면서 입을 열었다.


"맹주가 되면서 많이 힘들었을 텐데 잘 했다."


"형씨, 그러면 내 부탁이나 하나 들어 주시오."


"무엇이냐."


"··· 맹회에서 같이 지내면서 조금 도와주시오. 형씨가 없어서 혼자서 하고 있는데 모르는 일이 너무 많소."


"안 하겠다고 말했다."


대답과 함께 연마견이 입을 다물자 설화는 한숨과 함께 머리를 긁적였고,두 시진 동안 걸어서 마을을 벗어나자 설화는 도를 꺼내 들었다.


갑자기 도를 꺼내 들은 설화를 보며 연마견은 천천히 검을 꺼내 들었고, 그런 설화에게 검을 들이밀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째서 나랑 싸우고 싶은 거냐?"


"형씨, 예전부터 한 번 싸우고 싶었는데 들어 줄 수 있겠소?"


"··· 그래."


지금껏 제대로 싸우지 않았던 설화가 맹주로서 하고 싶었던 것을 짐작하고 있던 연마견의 팔은 점차 새까만 연기로 뒤덮였고, 설화도 몸을 숙이고 검을 붙잡았다.


새까만 연기 속에서 새하얀 빛이 번뜩인 순간에 연마견이 마치 새처럼 날아서 검을 찔렀고, 설화는 옆으로 피하면서 도를 휘둘렀다.


"예전부터 형씨가 궁금했소. 도대체 어떻게 그런 많은 일을 겪고 태연하게 사는지 말이오. 그리고 형수도 두 명이나 있는 게 신기했소."


말과 함께 설화의 도가 목을 스치고 피가 흐르자 연마견은 단번에 도를 발로 걷어차고 검을 휘둘렀다.


새하얀 빛이 번뜩이고 연마견의 검은 순식간에 빗장뼈에서 한 촌 정도 아래를 찔렀고, 단번에 목을 향해서 검을 찔렀다.


그러나 목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피한 설화는 연마견의 얼굴을 팔꿈치로 힘껏 쳤고, 인상을 쓰고 살기를 품은 목소리로 말했다.


"일 년 동안 형씨가 사라지고 일어난 일이 전부 형씨가 했다는 거는 알고 있었소. 그래서 더 궁금한 거요. 도대체 어디를 보면서 그렇게 가는 거요?"


"··· 적어도 내가 갈 곳에 너는 못 간다."


"그래서 궁금하다는 거요! 형수를 대하는 태도부터 전부 이상했소!"


말과 함께 설화와 연마견의 도는 허공에서 수차례 부딪혔고, 서로 발로 팔을 걷어차고 뒤로 물러났다.


서로 노려보면서 말없이 몸을 숙이고 있던 그때, 설화는 도를 던지고 발로 걷어차서 연마견에게 날렸다.


굉음과 함께 도가 날아가고 연마견이 검을 들어서 막자마자 설화는 몸을 날렸고, 단숨에 도를 힘껏 걷어차자 연마견은 뒤로 물러나면서 도를 피했다.


싸늘한 바람이 불고 새하얀 눈 위에 도가 박히자 연마견은 설화의 목에 검을 들이밀고 나지막하게 물었다.


"··· 어째서 싸우자는 거냐. 네가 맹주로서 어울리는지 묻고 싶은 거냐?"


"만약에 내가 언젠가 미쳐서 술이나 마시면 형씨가 죽여 줄 거요?"


느닷없는 설화의 물음에 그가 고개를 젓자 설화는 천천히 몸을 숙였고, 무릎을 꿇고 주먹으로 바닥을 치며 말했다.


"분명히 맹주가 좋다는 거는 알겠는데··· 오기 전에도 만나고 온 자들이 있소."


이제야 굳이 싸우면서 말을 했던 이유를 털어 놓는 설화를 보며 연마견은 검을 거두고 물었다.


"누구냐."


"맹회를 만들려고 했던 자들이오. 못 이길 것 같아서 형씨와 싸우고 싶었던 거요. 형씨와 싸우면 알 것 같아서 그런 거요."


"··· 이미 전부 죽이지 않았냐."


"··· 남아 있었소. 자식도 있어서 계속 끊이지 않는 거요."


"황제도 죽였는데 뭐가 그렇게 두려워서 나랑 싸워서 알려고 하는 거냐?"


그러자 설화는 한 차례 입을 꾹 다물어서 입술에서 피를 흘리고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연마견의 몸은 점차 돌처럼 굳었다.


싸늘한 바람이 불고 눈이 내리면서 설화가 말한 것 중에서 연마견이 들은 것은 단 한 가지였다.


'수천 명의 병사들이 맹회를 손에 넣으려고 계략을 벌이고 있다.'


천천히 검을 꺼내서 만지작거리며 손에서 피를 흘리던 연마견은 눈을 감고 깊은 생각에 빠져들었다.


일 년 전, 맹회를 떠나고 나서 홀로 수백 명을 죽이면서 정처 없는 걸음을 옮겼다. 얼굴을 가린 채 죽이고 달아나서 다행히 아무도 그를 몰랐고, 덕분에 편안하게 죽이기 시작했다.


맹회를 없애려는 자들을 소문을 듣고 찾아서 죽이자 사람들이 숨었고, 그렇게 사라진 줄 알았는데 정작 맹회로 향하고 있었다.


"··· 그러면 어떻게 할 거냐. 수천 명과 싸우기 시작하면 끝이 없을 거다."


"그래서 형씨에게 부탁을 하는 거요."


설화가 말과 함께 품에서 서신을 꺼내서 보이자 연마견은 조심스럽게 받았고, 펼쳐 보고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옷 속에 넣었다.


사람들의 이름과 사는 곳까지 적힌 서신을 보며 연마견이 걸음을 옮기려고 하자 설화가 크게 소리를 질렀다.


"형씨··· 아니 연 부맹주! 앞으로 잘 부탁하겠소!"


"··· 하여간 너도 특이한 구석이 있는 놈이다."


이제 색이 바랜 낡은 옷으로 얼굴을 가리고 새하얀 눈을 밟고 연마견이 사라지자 설화도 사라졌고, 엽무곡에는 새하얀 눈이 쏟아졌다.


끝이 보이지 않는 눈을 맞으면서 걸음을 옮기자 어느덧 다섯 시진이 지났고, 연마견은 한 마을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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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마지막 장. 무연(無緣) 그리고 마견(魔牽) (終) 20.06.13 99 0 11쪽
120 120. 무연(無緣) 그리고 마견(魔牽) (2) 20.06.12 32 1 12쪽
119 119. 무연(無緣) 그리고 마견(魔牽) (1) 20.06.11 38 1 10쪽
118 118. 종전(終戰) (終) +2 20.06.10 33 2 9쪽
117 117. 종전(終戰) (1) 20.06.09 33 1 11쪽
116 116. 생사(生死) (終) 20.06.08 36 1 11쪽
115 115. 생사(生死) (1) 20.06.07 35 1 12쪽
114 114. 천하제일악인(天下第一惡人) (終) +2 20.06.06 33 3 11쪽
113 113. 천하제일악인(天下第一惡人) (1) 20.06.05 27 1 11쪽
112 112. 독양문(獨楊門) (終) 20.06.04 34 1 11쪽
111 111. 독양문(獨楊門) (1) 20.06.03 37 1 12쪽
110 110. 아난(雅暖) (終) 20.06.03 37 1 11쪽
109 109. 아난(雅暖) (2) 20.06.02 33 1 11쪽
108 108. 아난(雅暖) (1) 20.05.31 33 1 10쪽
107 107. 천하제일인(天下第一人) 연마견(燃魔牽) (終) 20.05.31 33 1 10쪽
106 106. 천하제일인(天下第一人) 연마견(燃魔牽) (2) +2 20.05.30 37 2 10쪽
105 105. 천하제일인(天下第一人) 연마견(燃魔牽) (1) 20.05.29 38 1 11쪽
104 104. 취향(就向) (終) 20.05.27 31 3 10쪽
103 103. 취향(就向) (1) 20.05.27 37 2 10쪽
102 102. 방랑자의 삶 (終) 20.05.26 33 3 11쪽
101 101. 방랑자의 삶 (2) 20.05.25 4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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