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룻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J.H.Kim
작품등록일 :
2014.03.03 03:29
최근연재일 :
2020.06.0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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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2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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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화

DUMMY

「누구?」


「나야. 문은 왜 잠군거야?」


「선물 사왔어?」


리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갑자기 웬 선물 타령인지 모르지만, 뜻하지 않게 얻은 물건이 있는 건 사실이다. 우선 방에 들어가기 위해 있다고 대답했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는데, 문고리가 부드럽게 돌아갔다. 생각해보니 이 방문에는 잠금장치가 없다. 문을 어떻게 잠갔는지는 방에 들어오자 금방 알 수 있었다.


「진짜로 막고 있었네.」


「뭐야, 진짜로 빈손이 아니네?」


순식간에 내가 들고 있던 상자를 날름 낚아 챈 리카는 바로 자리를 잡고 상자를 열었다. 안의 내용물을 보더니 그다지 기뻐하지 않는 표정이었다.


「뭐야? 마음에 안 들어?」


「나한테는 별로 필요 없는 것 같은데···.」


「어째서?」


「이게 어울릴 거라 생각해?」


리카는 목걸이를 들어 자신의 목에 가져다 대며 보여주었다. 목걸이의 장식 부분이 너무 커서 몸집이 작은 리카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그리고 반지 역시도 리카가 끼기에는 상당히 컸다. 엄지손가락에 껴도 약간 헐거웠다.


「차라리 사오지 말지···.」


「산거 아니야, 그거 포상으로 받은 거야.」


「어쨌든 나는 못 쓰잖아!」


정말로 어디든 들러서 선물을 사왔어야 하나 고민 한 순간이었다. 계속 상자를 뒤적거리던 리카는 장갑을 발견하고는 손에 껴보고는 그것마저도 크다는 생각에 벗으려했다.


「이건, 딱 맞네?」


「딱 맞는다고?」


「낄 때는 조금 헐렁했는데, 지금은 딱 맞아. 난 이걸로 할래.」


내가 받아 온 물건을 이미 자신의 선물이라고 판단하고는 마음대로 결정해서 가져가 버렸다. 그 다음 순서는 에울이었다. 당연하다는 듯이 상자를 뒤적거리더니 목걸이와 반지 장갑을 빼내갔다.


「가져도 되지?」


딱히 안 된다고 하지 않았다. 어차피 내가 가지고 있어봐야 크게 쓸모가 없다.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주는 게 맞다. 상자에 남아 있는 물건은 이제 내꺼다.


목걸이의 장식은 상당히 독특했다. 가운데 굵은 보석하나가 박혀있고, 겉에 별모양장식이 있다. 반지는 심플하게 작은 보석 하나가 박혀 있는 디자인이었다.


내가 쓰기에는 이미 반지도 두 개나 있고, 목걸이도 이미 하나 가지고 있다. 나는 이걸 다시 리카에게 주기 전에 한 가지 실험을 해보았다. 물건의 크기를 조절하는 마법. 가능 할지는 모르겠지만, 시도해볼 가치는 있다.


가만히 목걸이와 반지를 손에 올려두고 정신을 집중했다. 평소에도 조용한 방안은 훨씬 더 고요하게 느껴진다. 조금씩 머리가 맑아지고 손 위에 마나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제 명령을 내리기만 하면 된다.


「아우테-라르.」


주문을 읊조리자, 목걸이와 반지로 마나가 빨려 들어가며 빛을 내기 시작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크기를 줄여나갔다. 반지는 간단하게 줄어들었지만, 목걸이는 집요하게 노려도 쉽게 줄어들지 않았다.


우선 반지는 리카에게 건네주었다. 손가락에 껴보더니 딱 맞는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멈추지 않고, 목걸이도 크기를 줄여보겠노라 다짐하고 재차 시도 했다.


세 번이나 해보았다. 목걸이는 마법이 전혀 걸리지 않았다. 방법을 생각해보다가 장식부분의 크기라도 줄여보려고 있는 힘껏 마나를 집중적으로 쏟아 부었다.


원래는 장식물이 보석을 둘러싸고 있었다. 현재는 장식이 보석을 휘감아 안에 가둔 형상이 되었다. 계속 된 실패에 있는 힘껏 힘을 줘버렸더니 이렇게 되었다. 어찌됐든 크기 줄이기는 성공한 셈이다.


리카에게 크기를 줄인 목걸이까지 건네주자, 에울이 그걸 보더니 자기 것도 줄여달라고 건네 왔다. 장식부분을 망가트리긴 했지만, 그 모양이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이번에는 보다 쉽게 장식 부위의 크기를 쉽게 줄일 수 있었다. 이제 보니, 보석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마법이 통했다. 대충 조금 전과 비슷한 모양으로 만들어서 에울에게 주었다.


「조금 다른 거 같은데?」


「최대한 줄였어. 해보니까, 보석 부분은 내가 줄일 수가 없어. 그러니까 똑같을 거야, 아마···.」


이제 남은 건 금 사슬에 대한 의문뿐이다. 길이는 대략 2미터가 약간 넘는다. 사슬이 굵지 않고, 얇은 걸로 봐서는 무언가를 고정하거나, 묶는 용도는 아닌 것 같았다. 혹시 몸에 두르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봤다. 별다른 이득이 있을 것 같지는 않아보였다. 금 사슬에 관한 건 나중으로 미뤄두기로 했다.


「너희 대련 해보고 싶다고 했지?」


「해도 돼?」


「가자.」


조만간 큰 전투가 벌어진다고 한다면, 지금부터 준비해도 늦을지도 모른다. 그전까지 확실히 둘의 실력은 지금 보다 더욱 향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둘의 실력을 알아야 한다. 리카의 실력은 대략 짐작이 가지만, 에울은 여전히 측정이 애매하다.


둘을 데리고 지난 번 공터로 향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콜도 함께 동행 했다. 가본적 있는 공터라고는 해도, 뒷골목에 존재했기에 길을 잃기 십상이다.


「이쯤에서 잠복하고 있다가, 알지?」


「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콜은 처음 보는 칼을 꺼내들며 안심하라고 이야기했다. 분명 예전에 쓰던 칼은 이가 다 빠져서 낡을 대로 낡은 칼이, 지금은 희미하게 빛을 품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특이한 검이네?」


「전에 쓰던 게, 부러져서 새로 맞췄습니다.」


「적응하려면 힘들겠네.」


콜이 지난번에 쓰던 칼은 일종의 도 형태였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저 검을 만든 자는 상당히 실력이 뛰어나 보였다. 검이 약간 구부러져 있는 게 언뜻 보면 도처럼 보였다.


공터에서는 이미 리카와 에울이 몸을 풀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둘은 마주서서 있지 않고, 같이 나란히 서 있었다. 그렇다, 이번 대결은 훈련이 목적이었기에 나와 붙는다.


리카와 에울은 상당히 여유 있어보였다. 긴장을 하고 있는 쪽은 오히려 나였다. 에울의 방어 능력은 내가 직접 가르치고 보았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 리카의 능력은 계속 올라가고 있다. 어쩌면 필사적으로 둘을 상대해야 할지도 모른다.


「시작할까?」


「공터에 발을 들인 순간부터가 시작이야.」


에울이 앞장서면서 이야기했다. 단도를 꺼낼 틈도 없이 에울의 뒤편에서 튀어나온 리카의 낫을 피하기 위해 몸을 굴렸다. 생각했던 것보다 둘이 호흡을 잘 맞추고 있다.


놀라웠던 건 리카가 일부러 에울의 뒤에 숨어 있다는 점이다. 평소라면 먼저 공격해왔을 텐데 말이다. 허튼 수로 떠보면 당할 수 있겠다 싶었다.


공격을 들어가면, 에울에게 막힌다. 그리고 곧바로 리카의 공격이 들어온다. 근거리에서는 도저히 승산이 보이지 않아서, 공략을 바꾸기로 했다.


마나로 이루어진 화살을 수십 개 만들어냈다. 과연 둘은 이걸 어떻게 받아 낼지 궁금했다. 화살을 하나하나 날려 보냈다. 처음에는 여유롭게 막아 내는 것 같았다. 그 숫자가 열을 넘어가자 버티기 힘겨워하는 게 보였다.


「치사하게···.」


「천계에도 궁수부대는 있어. 이 정도까지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집중되면 화살이 수백 수천 발은 날아와.」


마법으로 막아 낼 수 있는 나와 달리, 다른 이들은 쏟아지는 화살을 막아내는 기술이 필요하다. 사실상 맨몸으로 막는 건 불가능하다. 그래서 방패가 필요하다. 에울이 제 아무리 살아 있는 방벽이라고 해도, 그 한계는 존재한다.


결국 둘은 마나로 만든 화살을 피하기 위해 서로 거리를 벌리게 되었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에울부터 제압하려고 나섰다. 단도를 휘둘러 가며 거리를 좁혔다. 움직임이 지난 번 보다 더 유연해져 있다.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도 에울은 방어에만 몰두하고 있다. 기회는 놓치지 않는다. 나는 덥석 에울의 손목을 잡았다.


「앗···.」


에울은 그 자리에 주저앉으며 정신을 잃었다. 몸속에 있던 마나를 흘려보내는 것만으로도 이전 마나원소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 모습을 본 리카는 금방 양손을 들며 항복을 선언했다.


「너, 실제 전투에서도 그럴 거야?」


「상황을 봐가면서 해야지. 너무 필사적인 거 아니야?」


「그랬었나? 너희가 꽤 뚫기 힘들어서 말이야. 아무튼 이정도면 50점이야. 서로 합은 좋은데, 공격할 때 만이고, 방어는 전혀 아니야.」


「또, 훈련이야?」

리카는 질렸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리카에게 나는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잠시 후 에울이 정신을 차릴 때까지 기다렸다.


「일어났어?」


「방심했을 뿐이야. 이제는 안 당해!」


「아니, 이제부터 너희 둘만의 대련이야. 가장 좋은 훈련법을 생각해봐.」


이번 훈련은 내가 참여하지 않는다, 지시도 하지 않는다. 내가 알려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둘은 이미 서로 다르지만 각자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 그걸 하나로 합치는 방법은 누가 알려준다고 해서 알 수 없다.


창과 방패의 승부. 둘이 부딪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훈련이 된다. 이상할 정도로 한 쪽으로 성향들이 치우쳐 있다. 둘이 합심한다면 뛰어난 실력자 하나를 상대할 수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조금 더 깊이 있고 강한 상대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훈련이 필요하다.


「자, 시작!」


이 승부는 보나마나다. 나는 충분히 에울에게 공격법을 가르쳐 주었었다. 하지만 도통 사용을 하지 못한다. 방어만 할 뿐이면 결국 리카의 창에 뚫리게 되리라.


어설프지만, 리카는 그 사이 방어에 적응하고 있었다. 물론 이 대련에서가 아니라 좀 전에 나와의 대련에서 익혔을 거다. 상당히 느린 대련이다. 중간 중간 서로 공격하지 않고, 방어를 하는 순간도 보였다.


「생각했던 대로 실력은 꽤 있네?」


「너야 말로···. 그 창···.」


에울은 상당히 애를 먹고 있는 모양이었다. 아무래도 맨손으로 날붙이를 상대하려니 쉽사리 반격할 수 없나 보다. 솔직히 나라도 지금 리카의 공격을 뚫고 안으로 파고들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지구력의 승부였다. 먼저 지치는 쪽이 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에울에게도 기회는 충분히 있다. 공격이라는 건 계속 무한히 할 수 없다. 언젠가 지치는 순간 빈틈이 생긴다. 그걸 노리기에는 리카의 공격은 너무도 매섭다.


계속해서 거리를 유지하는 리카와 어떻게든 거리를 좁히려는 에울. 슬슬 둘 중 한 명이 지칠 때가 되었다. 리카도 숨이 좀 차는지 어깨가 크게 움직이고 있었고, 에울도 호흡이 제법 거칠어졌다.


「간다!」


「얼마든지.」


리카가 자세를 잡았다. 어떤 공격을 할지 알 수 없는 자세였다. 에울은 두세 수를 앞서 보지 못한다면 진다. 저 공격은 나도 막아 내지 못 했다.


무엇보다 너무 변칙적이어서 읽어내기가 어렵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찌르기다. 하지만 순간 낫 공격으로 바꿀 수도 있다. 정말 예지 능력이라도 있는 게 아니면 막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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