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너스(두 개의 두뇌를 가진 사람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이진무
작품등록일 :
2020.03.03 09:45
최근연재일 :
2020.06.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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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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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제 24화 투명망토

DUMMY

제 24화 투명망토



범호는 상재에게 전화를 했다.


“상재야. 잘 있냐?”


“그래, 범호야. 잘 있긴 한데 심심해 미치겠다. 조바심 나기도 하고.”


“조금만 참아. 그런데 큰 일이 생겼어.”


“큰일이라니?”


“너 조 종훈 교수라고 알지?”


“그럼 알지. 몇 번이나 만났는데.”


“조 교수가 살해됐어?”


상재는 놀라서 스마트 폰을 떨어뜨렸다. 잠시 심호흡을 하고 스마트 폰을 주웠다. 등 쪽으로 차가운 냉기가 흐르고 머리카락이 꼿꼿하게 일어섰다. 상재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뭐? 정말이야?”


“대학교 근처 오피스텔에서야.”


상재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가 존경하는 몇 안 되는 사람 중의 하나였다. 최근에는 세컨드브레인이 위험하다는 것에 공감을 하고 상재를 적극적으로 도와주기로 했었다.


“어떻게 돌아가셨어?”


“목을 매달았어. 자살로 위장하려던 것 같아.”


“조 교수는 요즘 드물게 양심적이고 실력 있는 과학자였는데.”


“나도 마음이 아파. 그런데 내가 전화를 한 건 조 교수가 손등에 이상한 문자를 남겨서야. 네가 혹시 알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어서 그래.”


“나에게 전송해줘.”


상재는 이상한 문자를 한참 동안 바라봤다. 무언가 알리려고 한 것일 것이다. 살해를 당했다면 온전히 글자를 적을 시간이 없어서 축약해서 썼을 수도 있다. 마지막까지 알리려고 한 것이 무엇일까? 잠시 후 상재는 무릎을 쳤다.


조 교수는 상재에게 세컨드브레인의 시스템을 교란시키는 전자파 총을 만들어 주겠다고 했었다. 전자파 총이 완성됐고 죽기 전에 그것을 상재에게 알리려한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ㅊ’은 총을 의미하는 것이다. ‘ㅇ’은 연구소, ‘그’는 금고일 것이다. 상재는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조 교수는 죽어가면서도 어떻게든 약속을 지키려고 한 것이다. 상재는 마음을 진정시킨 후 범호에게 전화를 했다.


“범호야. 알 것 같아.”


“그래? 무슨 뜻이었어?”


“그 전에 먼저 내 얘기를 들어봐. 얼마 전 나와 미나 씨는 조 교수를 만났었어. 조 교수가 갑자기 만나자고 했거든. 조 교수는 실험 결과를 보여주며 세컨드브레인에 문제가 있다는 것에 동의했어. 그런데 이미 세컨드브레인을 부착한 사람들의 숫자는 1억 5천만 명이 넘었지. 문제가 있다고 해도 조치를 취하기에는 너무나 늦었어.


조 교수도 걱정이 되지 않을 수가 없었겠지. 더군다나 조 교수 자신이 최초 세컨드브레인 개발의 참가자였기 때문에 책임감도 있었을 거야. 조 교수는 세컨드브레인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전자파 총을 만들겠다고 했어.”


“그렇다면?”


“그래. 아마 전자파 총의 개발을 완료했을 거야. 목이 조이면서도 어떻게든 흔적을 남기려고 했어. 그래서 손톱으로 살갗을 긁어 이니셜을 남긴 거야. ‘ㅊ’은 총, ‘ㅇ’은 연구실, ‘그’는 금고야. 조 교수의 연구실 금고에 무언가 있을 거야.”


“아! 조 교수는 정말······. 뭐라고 말을 잇지 못하겠다. 너무나 아까운 분이다.”


“그래. 너무나 아까운 분이야. 안타까워. 범호야. 이제 나도 움직여야겠어. 더 이상 비겁하게 숨어있지 못하겠어.”


“안 돼. 거리 곳곳에 안면인식프로그램이 깔려있어. 10미터도 못가서 경찰이 달려올 거야.”


“무슨 방법이 없을까? 조 교수를 생각해서라도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알겠어. 기다려봐. 방법을 찾은 후 다시 연락할게.”


범호는 잠시 생각을 한 후 조 동민에게 말했다.


“조 형사. 혹시 박 광조의 행방을 알고 있어?”


“박 광조가 누구죠?”


“그 금고털이 있잖아.”


“아, 투명망토 말이죠? 음, 어디 있는지 알 것 같아요.”


“찾아서 투명망토를 하나 만들어달라고 해. 내가 부탁했다고 하면 만들어줄 거야.”


“투명망토는 뭐하게요? 설마 형님이 도둑질 하시 게요?”


“이 자식이 아까부터 정말, 자꾸 약 올릴래?”


“농담입니다. 농담. 그런데 왜 필요하죠?”


“상재가 조 교수의 사망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나봐. 직접 움직이고 싶어 해. 그런데 거리 곳곳에 안면인식 프로그램이 깔려있어서 나오면 바로 잡히고 말거야. 안면인식 프로그램을 피하는 방법은 투명망토밖에 없어.”


“알겠습니다.”



박 광조는 무인 경비시스템 개발회사 대표였다. 회사라고 해봤자 고작 직원 2명의 소기업이었으나 프로그램 제작기술은 국내 최고라고 할 수 있었다.


특히 박 광조가 만든 동작감지 센서는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는 기술이었다. 그런데 직원 한 명이 박 광조의 프로그램을 훔쳐 다른 기업에다 팔아먹는 일이 일어났다. 회사는 망했고 박 광조는 빚더미에 올랐다.


박 광조는 고민 끝에 자신의 기술로 도둑질을 해서 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경비시스템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들키지 않고 훔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만든 것이 투명망토였다. 경비 시스템은 대부분 열선이나 적외선 등을 이용한 인체감지센서를 설치하여 움직임이 있으면 바로 경보 신호를 보내도록 되어있다.


반면에 박 광조의 투명망토는 스스로 전자파를 외부로 발산하여 열선이나 적외선이 인체에 부딪치는 것을 방해한다. 인체감지센서에서 발사되는 열선이나 적외선 등은 투명망토의 전자파에 부딪쳐 미끄러져버리기 때문에 경비 시스템이 인식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전자파 에너지 발산 용량을 증가시키면 카메라에 찍히는 얼굴 모양이 변형되기 때문에 안면인식 프로그램도 피할 수 있었다.


박 광조는 투명망토를 이용해서 한 달 동안 12개의 금은방을 털었다. 경비시스템은 그냥 통과했고 감시 카메라에는 그저 얼굴이 보통사람의 두 배 가까이 큰 괴물 같은 것이 찍혔을 뿐이었다. 경비시스템이나 CCTV로는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경찰은 결국 원시적인 방법에 의존해야했다.


범호는 12개의 금은방을 샅샅이 훑다시피 해서 범인의 흔적과 습관을 찾아냈다. 금은방의 털린 순서를 조사해서 그의 동선을 파악했다. 그리고 수집한 자료들을 통해 범인이 일정한 틀에서 움직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다음 목표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었다. 범호는 범인이 나올 가능성이 제일 높은 금은방을 찾아서 잠복하길 수차례 반복했다. 결국 36시간 후 간신히 그를 체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잡고 나서 보니 그는 이제 갓 20대 후반의 청년이었다. 겁먹은 눈을 크게 뜨고 바들바들 떨며 범호를 바라보는 모습에 마음이 약해지고 말았다. 듣고 보니 사정도 딱했다.


투명망토를 만들 수 있는 재능이라면 무엇을 해도 크게 성공했을 청년이 사회에 대한 분노로 도둑이 돼버렸다는 사실이 너무도 안타까웠다. 범호는 훔친 물건을 모두 돌려줄 것과 다시는 도둑질을 안 하는 조건으로 박 광조를 풀어주었다.



조 형사가 알아본 결과 박 광조는 경비회사 연구소에 근무하고 있었다. 조 형사는 김 범호 형사의 부탁이라고 말하며 투명망토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박 광조는 김 형사의 부탁이라는 말을 듣고 선선히 승낙했다.


“안면인식 시스템을 피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죠?”


“예, 맞습니다.”


“카메라로 찍을 수 없다면 경찰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될 텐데요?”


조 형사는 입을 삐죽 내밀고 말했다.


“경찰이라고 항상 양지에서만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박 광조는 그 모습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조 형사님은 재미있으신 분이군요. 나하고 마음이 맞아요. 나이가 어떻게 됩니까?”


“29세입니다.”


“29세요? 나하고 동갑이네요. 우리 친구할까요?”


“좋습니다. 근데 술은 좀 하셔야 합니다.”


“하하, 물론입니다.”


박 광조는 웃음을 거두고 조그만 상자를 내밀었다.


“이 안에 든 것이 투명망토입니다. 사실은 투명망토 기술을 사장시키고 싶지 않아서 계속 연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가장 최근에 만든 것입니다.”


조 형사는 상자를 열어보았다. 의외로 얇았다. 옷가게에서 파는 바람막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박 광조는 손바닥만 한 모니터를 주며 말했다.


“투명망토를 입고 모니터를 보세요. 조 형사님의 얼굴이 나타나지요. 그리고 오른 쪽 모서리의 상향버튼을 눌러보세요. 얼굴 모양이 길어질 겁니다. 하향 버튼을 누르면 짧아지고요. 왼쪽에 있는 버튼은 얼굴 모양이 좌우로 조종됩니다. 이 모니터의 얼굴이 안면인식 프로그램에 나타나는 얼굴 모습이 됩니다.”


“뭐라고요? 참, 우리 친구하기로 했으니까 말을 놓자. 이것은 단순히 얼굴을 감추는 것이 아니라 다른 모습으로 오인시키기도 한단 말이야?”


“그래. 나의 발명품이지.”


“너는 천재구나. 너 같은 천재가 어쩌다가 도둑질을 한 거야.”


“그런 소리는 하지 마. 내가 미쳤었지. 생각하기도 싫어. 어쨌든 김 형사님에게 잘 말해줘. 나 박 광조의 이름을 걸고 만든 작품이라고.”



상재는 사방이 막힌 방에서 집중력 훈련을 하는 미나를 보고 있었다. 방 안은 천정에 부착된 환기통이 돌아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조용했다.


미나는 헤드셑을 쓰고 약 3미터쯤 떨어진 곳에 있는 플라스틱 관을 바라보고 있었다. 플라스틱 관의 길이는 대략 2미터는 되었고 원통 속에는 탁구공 정도 크기의 까만 구슬이 들어있었다.


미나가 고개를 까딱하자 까만 구슬은 원통의 끝까지 확 치솟았다가 천천히 내려왔다. 오르내림을 몇 차례 반복한 뒤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자 구슬은 중간에 가만히 멈췄다.


잠시 후 구슬이 조금씩 흔들리며 밑으로 떨어지려하자 미나는 이를 악물고 더욱 눈에 힘을 모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흔들리는 정도는 점점 심해지고 이윽고 바닥에 툭 떨어졌다. 미나는 헤드셑을 벗고 상재를 보며 씩 웃었다. 명선이 박수를 쳤다.


“잘 했어요.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쇠구슬을 중간에 멈추는 것이 가능해졌어요.”


상재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저게 쇠구슬이라고요? 쇳덩어리에요?”


“맞아요. 설마 탁구공이라고 생각한 건 아니겠죠?”


“쇠구슬을 뇌파로 움직인 겁니까?”


“단지 움직이기만 한 것은 아니에요. 보다시피 중간에 멈추게 하는 것이 정말 힘든 거예요. 너무 집중을 해도 안 되고 너무 느슨해도 안 돼요. 중간에 세울 수 있다는 것은 뇌파를 통제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미나가 상재에게 다가왔다.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상재는 손수건을 꺼내 미나의 땀을 닦아줬다.


“많이 힘들어요?”


“괜찮아요. 오히려 아주 재미있어요. 기자님이 보기에 어때요?”


“이제 기자님이라고 부르지 말아요. 그냥 오빠나 상재 씨라고 불러요.”


미나는 웃었다.


“오빠라고 부르는 건 오글거리니까 상재 씨라고 할게요.”


명선이 두 사람의 말을 끊고 걱정스럽게 말했다.


“두 분이 서로 좋아하는 것을 무어라고 할 수는 없는데 조금 자제를 했으면 해요. 집중력을 높이는데 방해가 되요. 사실 한 단계 한 단계 수준을 높이는 데 많은 고비가 찾아와요. 집중력에 방해가 되는 생각이 있으면 그 단계를 넘지 못해요. 단계를 넘지 못하고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답니다.”


상재가 말했다.


“미안합니다. 훈련을 방해할 생각은 없지만 생각이 일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지 않나요? 하지 못하게 하면 할수록 그리움만 점점 쌓이게 되고 오히려 그것이 집중력을 방해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미나가 말했다.


“상재 씨의 말이 맞아요. 그리움이란 것은 멀리 있으면 있을수록, 누가 방해하면 할수록 점점 더 커져요. 거인처럼 말이에요. 가까이 있으면 있을수록 난쟁이처럼 작아지고요. 그리움이 너무 커져버리면 감당할 수 없게 되요.”


명선은 한숨을 내쉬었다.


“두 분의 생각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군요. 훈련에 차질이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미나가 명선의 손을 잡고 걱정 말라는 듯이 웃어보였다.


“언니, 저 훈련은 언제까지 해야 되요?”


“헤드셑을 벗고 쇠구슬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해.”


“헤드셑 없이 어떻게 움직여요?”


“너는 충분히 할 수 있어. 집중을 하되 전신에서 힘을 빼고 정신을 깨어있는 상태로 만들어야 해. 그 상태로 감정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최고로 집중력이 높아지게 돼있어. 할 수 있지?”


“예, 언니. 해볼게요.”


명선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리고 상재를 한 번 쏘아보고 말했다.


“미나야. 상재 씨가 네게 할 말이 있대.”


“상재 씨가 저에게요?”


상재는 미나의 손을 꼭 잡았다. 얼굴을 바라보며 잠시 뜸을 들이다가 천천히 말했다.


“사실은 조 종훈 교수님이 사망했습니다. 어제 범호에게 들었는데 정황을 보니 살해당한 것 같다고 해요.”


미나의 눈이 금방 빨개지며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 좋은 분이 살해당했단 말인가요? 범인이 누군지 알아요?”


“십중팔구 사이버크루 짓일 거예요.”


상재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이어서 말했다.


“그래서 잠시 나가볼 생각입니다. 죽기 전에 암호를 남기셨는데 우리에게 만들어 주기로 한 전자파 총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것을 찾아야 해요. 우리에게 큰 힘이 될 겁니다.”


“하지만 상재 씨는 수배령이 내려져 있잖아요. 잡히면 어떻게 하려고요.”


“범호가 대책을 세워주기로 했습니다. 걱정할 것 없습니다.”


미나는 상재를 꽉 끌어안았다.


“빨리 돌아와요. 절대로 다치면 안 돼요. 다치면 내가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


“알았어요. 빨리, 무사히 돌아오겠습니다.”



상재는 일부러 별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범호를 만나기로 했다. 프시케 본부를 노출시키지 않으려는 생각이었다. 등산복을 빌려 입고 몇 개의 산을 넘어 시골 마을의 외진 식당으로 갔다.


범호와 조 형사는 상재가 식당으로 들어오자 손을 꼭 잡았다. 표정은 굳어있었지만 앙다문 입에서 그들의 의지가 잘 보였다. 지금부터 하는 일은 하나하나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범호는 상재에게 말했다.


“긴 말은 못하겠다. 준비됐냐?”


“물론이지.”


조 형사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머리를 툭툭 치며 말했다.


“왜 그렇게 심각합니까? 우리는 목숨을 걸었다. 이유는 필요 없어. 왜냐하면 우리는 전우니까. 그렇게 말하면 되는 거죠.”


범호는 웃으며 조 형사의 어깨를 툭 쳤다.


“그래. 누가 뭐래도 조 형사는 나의 가장 든든한 전우지.”


범호는 상재에게 투명망토를 내밀었다.


“이것을 입어라. 감시카메라에도 찍히지 않고 안면인식 프로그램에도 걸리지 않아.”


범호는 투명망토 작동 방법을 설명했다. 상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고맙다. 범호야.”


“고맙긴. 조 형사 말대로 우리는 전우야. 이제 출발하자.”



범호 일행은 늦은 저녁 조 교수의 연구실이 있는 대학교에 도착했다. 오가는 학생들의 수는 점점 줄어들었고 건물들의 불빛도 하나 둘씩 사라지고 있었다. 12시가 넘자 불빛이 모두 꺼졌고 학생들도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일행은 조심스럽게 조 교수의 연구실을 향해서 갔다. 달빛이 희미하게 길을 밝혀주고 있었지만 몹시 어두웠다. 사이버크루가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최대한 조심해야했다.


그런데 일행이 연구실 앞에 도착해서 손잡이를 돌리자 문이 스르르 열렸다. 조용히 들어가려했으나 유리조각이 발에 밟혀 부서지는 소리가 요란했다.


조 형사는 불빛이 바깥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커튼을 친 후 연구실의 불을 켰다. 책상 서랍이 열려있었고 온갖 서류들이 바닥에 흩어져 있었다. 컴퓨터는 데이터 저장장치가 뜯긴 채 눕혀져 제멋대로 뒹굴고 있었다. 누군가 이미 침입했던 것 같았다.


상재는 연구실을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어떻게 된 거지? 누가 이렇게 했을까?”


범호는 땅에 떨어진 서류들을 뒤적거리며 말했다.


“조 교수가 살해되기 전에 엔터그룹에 다녀온 것을 확인했어. 혹시나 해서 엔터그룹 앞의 CCTV를 돌려봤거든. 조 교수의 표정은 굉장히 심각했어. 엔터그룹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아. 아마도 그 일로 조 교수의 연구실을 뒤진 것이 아닐까 생각이 돼.”


상재가 말을 했다.


“조 교수는 죽기 전에 우리에게 실험 자료를 보여주며 세컨드브레인의 위험성에 대해 얘기를 했어. 강직한 양반이니 틀림없이 엔터그룹을 찾아가서 항의를 했을 거야.


당황한 엔터그룹에서는 조 교수를 죽이고 싶었을 테지. 그렇다면 엔터그룹에서 그 실험 자료를 찾아 없애려던 것이 분명해. 그러나 아직 전자파총에 대해서는 모를 수도 있어.”


범호가 말했다.


“전자파총이 아직 여기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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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제 60화 사생결단 20.06.17 39 0 16쪽
59 제 59화 기계인간 20.06.15 36 0 15쪽
58 제 58화 황제컴퓨터 20.06.13 34 0 17쪽
57 제 57화 신비의 청년 레몬 20.06.12 42 0 14쪽
56 제 56화 먼지폭풍 20.06.10 31 0 18쪽
55 제 55화 백발의 대장 20.06.08 46 0 15쪽
54 제 54화 윤 부의 최후 20.06.06 54 0 16쪽
53 제 53화 암릉지대 20.06.05 39 0 14쪽
52 제 52화 백두대간 20.06.03 31 0 15쪽
51 제 51화 안반데기 마을(2) 20.06.01 43 0 14쪽
50 제 50화 안반데기 마을(1) 20.05.30 43 0 16쪽
49 제 49화 후퇴 20.05.29 42 0 15쪽
48 제 48화 두물머리 전투(3) 20.05.27 46 0 16쪽
47 제 47화 두물머리 전투(2) 20.05.25 57 0 16쪽
46 제 46화 두물머리 전투(1) 20.05.23 43 0 17쪽
45 제 45화 브레이너 도살자 20.05.22 44 0 17쪽
44 제 44화 나블라와 사이버크루 20.05.20 33 0 17쪽
43 제 43화 전멸 20.05.18 47 0 18쪽
42 제 42화 엔터빌딩 전투(4) 20.05.16 54 0 15쪽
41 제 41화 엔터빌딩 전투(3) 20.05.15 40 0 15쪽
40 제 40화 엔터빌딩 전투(2) 20.05.13 48 0 16쪽
39 제 39화 엔터빌딩 전투(1) 20.05.11 49 0 16쪽
38 제 38화 프랑켄슈타인 바이러스 20.05.09 44 0 16쪽
37 제 37화 범호의 귀환 20.05.08 58 0 17쪽
36 제 36화 로봇 3원칙 20.05.06 44 0 16쪽
35 제 35화 킬러로봇 20.05.04 46 0 15쪽
34 제 34화 대혼란의 시작 20.05.02 44 0 14쪽
33 제 33화 프시케의 여신 20.05.01 68 0 17쪽
32 제 32화 사이버킬러 20.04.29 45 0 15쪽
31 제 31화 명진의 위기 20.04.27 46 0 15쪽
30 제 30화 체포되는 범호 20.04.25 48 0 15쪽
29 제 29화 사라진 신재 20.04.24 49 0 16쪽
28 제 28화 바이오교 20.04.22 60 0 15쪽
27 제 27화 모략 20.04.20 51 0 16쪽
26 제 26화 양심의 소리 20.04.18 49 0 15쪽
25 제 25화 전자파총 20.04.17 55 0 16쪽
» 제 24화 투명망토 20.04.15 63 0 17쪽
23 제 23화 안타까운 죽음 20.04.13 56 1 15쪽
22 제 22화 살인 용의자 20.04.11 59 0 16쪽
21 제 21화 구사일생 20.04.10 63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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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제 17화 박 세웅 회장 20.04.03 65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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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제 15화 드러나는 사실 20.03.30 73 0 16쪽
14 제 14화 프시케 20.03.28 68 0 15쪽
13 제 13화 염복동 소령 20.03.27 75 0 15쪽
12 제 12화 사이버크루 20.03.25 72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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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제 8화 추적 전문가 20.03.18 85 0 16쪽
7 제 7화 황태자의 실종 20.03.16 104 0 15쪽
6 제 6화 부작용 20.03.14 130 0 16쪽
5 제 5화 전자그물망 20.03.13 134 0 16쪽
4 제 4화 부검실에서 20.03.11 154 0 14쪽
3 제 3화 사이배슬론 대회 20.03.09 199 0 16쪽
2 제 2화 무서운 노인 20.03.06 255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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