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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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이센세
그림/삽화
냥이센세
작품등록일 :
2020.03.09 16:43
최근연재일 :
2020.03.2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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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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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9화 아리아

DUMMY

나도 사람들 속에 들어가서 딱딱한 가죽으로 되어있는 갑옷을 만지고 시동어를 외쳤다.


“표시”


Leather Amor - 가죽 갑옷

가죽 여러 장에 기름을 바르면서 덧대어 만든 갑옷. 가죽으로 만든 것치고는 단단하여 단검으로는 찌르기에는 힘들어 보인다.


이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알 수가 없어서 똑같이 생긴 가죽갑옷을 들고 시동어를 외쳤다.


“표시”


Leather Amor - 가죽 갑옷

가죽 여러 장에 기름을 바르면서 덧대어 만든 갑옷. 가죽으로 만든 것치고는 단단하여 단검으로는 찌르기에는 힘들어 보인다. 제작자가 꼼꼼한 성격인지 세심한 부분까지 매끄럽게 만들어서, 움직임에 큰 불편이 없도록 되어있다.


‘다 똑같네....’


한참을 그렇게 뒤져 보아도 그다지 달라 보이지 않았다. 무거운 갑옷은 뭔가 단단해 보였지만 이거입고 뛰어다니기에는 정말 힘들어 보였고, 가벼운 것은 위험해보였다. 무기를 뒤져 보아도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도리어 부서졌다든지 낡았다든지 설명이 붙어서 곧 부서질 거라고 쓰여 있지나 않았으면 다행이었다.


머리에 먼지가 붙고, 주위에 있었던 사람이 다시 처음 보는 사람이 바뀔 때까지 뒤지다가 왠지 모르게 구석에서 번뜩이면서 빛나는 무기가 있어서 들어보았다. 무기는 마치 초승달처럼 휘어져 있는 칼이었다. 칼을 들고 시동어를 외쳤다.


“표시”


Scimitar - 언월도


도신이 점점 휘어서 마치 초승달처럼 보인다하여 붙여진 검. 찌르기보다는 베는 데에 최적으로 디자인 되어있다.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지 세월에 의한 빛만 바랬을 뿐 만들었을 때의 날카로움은 여전한 것 같다.


새 물건이라는 설명에 시미터를 그대로 검 집에 넣고 손에 들었다. 그리고 연병장에서 검을 꺼내어 몇 번 휘둘러보았다.


‘휙, 휙’


검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 느낌이 너무나도 새롭고 긴장되게 해서 나도 모르게 호승심이 생겼다. 빨리 몬스터를 사냥하고 강해져서 멋진 갑옷을 얻고 퀘스트를 하고 사람들에게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


보았던 가죽갑옷 중에 가장 나았던 가죽갑옷을 챙겨 입었다. 팔 움직임이 이상한 느낌이었지만 불편하지는 않았다. 사람들이 하나씩 들고 가던 가죽가방을 들고 시동어를 외쳐보았다.


“표시”


가죽가방


여자가 들고 다니기에는 조금은 커 보이는 커다란 가죽가방. 안에는 공기가 통하지 않아서 이러저러한 이상한남새가 나지만, 물건을 담거나 보호하기에는 좋아 보인다.


가죽가방을 메었다. 냄새가 난다기에 혹시나 해서 맡아보았더니 진짜 고약한 냄새가 났다. 완전군장 절반 쯤 가서 쉴 때 벗은 내 전투화와 비슷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 으.........’


도저히 이곳에 음식을 넣을 수 없을 것 같아서 또 가방을 뒤지고 뒤져서 겨우 냄새가 나지 않는 가방을 찾았다. 시동어를 외쳐서 확인해보기로 했다.


“표시”


가죽가방


여자가 들고 다니기에는 조금은 커 보이는 커다란 가죽가방. 뛰어난 기술자가 종례에 있던 냄새가 나는 가죽가방의 단점을 보안하기 위해서 밑 부분에 가죽을 하나 더 덧대고 구멍을 뚫어 공기순환이 되도록 고안했다. 또한 깔끔하게 기름질이 되어서 가죽치고는 꽤 부드럽다.


‘오.. 좋다’


“오 좋다. 이걸로 해야지”


사람들도 저마다 맘에 드는 가방을 집어서 나갔다. 나도 손에 들고 있는 가방을 메고 식당으로 향했다.


“아주머니 여기다가 빵 좀 담아주시면 안되나요?”


“에!? 그렇게나 많이?”


“예!”


“날강도네 이건. 그려 그래도 우리한테 말 걸어주면서 부탁하는 모습을 봐서 특별히 준다. 여기 받아”


아주머니는 아까 먹었던 밤이 들어있던 빵이 아니라 조금은 딱딱한 바게트를 주셨다. 그러나 왠지 모르게 아까 밤이 들어있던 빵보다는 오래 되어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마 아주머니께서 많이 가져 달리는 내 부탁에 오래 동안 먹을 것이라고 생각하시고 알아서 주셨을 것 같았다.


‘설마 맛없어서 주시는 건?’


별 쓸모없는 생각은 하지 않기로 했다. 먹을 것을 주시는 것도 감사하기로 했다. 가죽가방 안에 가득 찬 바게트를 보니 왠지 모르게 앞으로 한동안은 굶지 않을 것 같았다.


“감사합니다. 아주머니”


“그려 청년, 나중에 잘되면 여기 잠깐 얼굴이라도 비춰”


“네 아주머니 안녕히 계세요.”


“그려 나중에 꼭 와야 돼.”


“예~”


아주머니의 마중을 받으면서 배급소를 벗어났다.


빵이 가득 든 가죽가방이 조금은 거치적거렸지만, 그래도 먹을 것이 많이 생겨서 너무나도 행복했다. 이제 꿈속에서나 바라던 그 게임세상에서 멋지게 등장하여 많은 몬스터를 물리치면서 아이템도 얻고 명성도 얻을 일만 남은 것 같았다.


마을을 걸어도 이제 아까보다는 의기양양해져서 조금은 거만한 자세로 있었다. 마치 다른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 것 같았고 나는 그 기분을 즐겼다.


‘아 이래서 게임을 하는구나..’


마을 광장을 벗어나 도시의 서문으로 나갔다. 해도 서서히 중천에서 조금은 내려왔지만 여전히 따스한 햇살은 나를 반겼다.


“이제 사냥을....”


사냥을 하려고 보니 무얼 잡아야하는지 몰랐다. 생각해보니 게임을 해본 적이 없어서 뭐가 몬스터인지 잘 몰랐다. 화면에서 보았던 흉측한 괴물들은 보이기는커녕 도시 주변은 너무나도 조용하고 평화로웠다.


그렇게 무기는 꺼내볼 일도 없이 들녘을 걸었다. 바람도 불고 따스한 햇살도 좋았지만 무언가 허전했다. 호승심이 절로 일어났지만 도데체가 싸울 일이 생기지도 않았다. 가끔 지나가는 토끼가 나를 보고 놀라서 땅굴로 숨어버린 일을 빼고는 몬스터는커녕 동물 사람도 못 봤다.


해가 뉘엿뉘엿 되어 갈 때 즈음에 5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몰려서 어떠한 숲으로 향하는 것을 보았다. 그 모습을 보자 저 사람들에 끼거나 혹은 따라가 보면 몬스터를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저기요 저도..”


사람들은 못 들었는지 그대로 숲으로 들어갔다. 나도 그대로 숲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들녘을 달렸다. 숲 언저리에 도착을 했는데 사람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사람들이 지나간 흔적이 남아 있었고 그 흔적을 빠르게 따라가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드디어... 나도 칼을 ..’


그들이 들어간 숲을 따라서 들어갔다. 숲은 잔나무가 많아서 울창했고 지척이 잘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위로 솟은 나무들이 햇살을 가려서 조금은 어두웠고 으슥했다.


‘바스락.. 바스락..’


떨어진 잎들이 많은지 신고 있는 가죽신발에 맞춰 나뭇잎이 부셔지는 소리가 났다. 방금 전에 보았던 사람들이 이쯤 가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숲길을 걸었지만 보이지가 않았다. 게다가 길을 잃었는지 숲의 어디쯤인지 알 수도 없었다.


‘바스락.. 바스락..’


‘바스락 바스락.. 바스락 바스락..’


분명히 근처에 나밖에 없을 텐데 내 발에서 난 나뭇잎소리 말고 다른 나뭇잎소리가 들렸다.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나 이외에는 아무것도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왠지 모르게 불안한데다가 길도 잃고 점점 어두워지고 불안했다. 방금 전 사람들도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서 같이 온 것을 봐서 무언가에 대비해서 온 것처럼 생각되었다. 그렇게 생각되자 이곳이 무서운 곳같이 느껴졌다.


아까 숲으로 들어왔던 곳으로 생각되는 방향으로 다시 걸음을 옮겼다. 바스락 소리가 불길하게 들렸다.


‘바스락 .. 바스락..’


‘바스락바스락.. 바스락바스락..’


이제는 분명하게도 뒤에서 들려왔다. 뭔지도 모르는 것이 내 등 뒤를 따라 온다는 생각에 왠지 모르게 두려웠다. 도시에서 검을 얻고 방어구를 착용 했을 때의 호승감은 어딜 갔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그렇게 빨라진 걸음은 점차 달리기로 변했고 정신없이 달렸다. 내 달리기에 나는 내 발자국 소리인지 아니면 무언가가 쫒아오면서 나는 소리인지 모르지만 나뭇잎이 부서지는 소리가 정신없이 들렸다.


아무리 달려도 숲이 끝날 기미는 보이지도 않았고, 달리다보니 여기저기가 나뭇가지에 부딪혀서 상처가 났다. 상처가 나서 신경이 쓰일 법도 했으나 뒤에서 무언가가 쫒아온다는 기분에 신경이 쓰일 틈도 없었다. 한참을 달렸다. 숲을 나가고도 남을 시간 내내 달렸는데, 숲만 더 울창해진 느낌이었다.


달리는 것도 지쳤다. 대충 40kg정도 나가는 갑옷과 검 그리고 배낭을 메고 달렸으니 아무리 나라도 지친다. 헐떡거리는 숨을 나무에 기댄 채 내쉬었다. 아무래도 바스락거리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다행이었다.


애당초 게임이라고 처음하면서 사람들에게 무얼 어떻게 해야 할지 묻지도 않은 채 사냥만을 하겠다는 의지로 밖에 나온 것이 잘못이었다. 그러고 보니 게임 속에서 만약에 죽으면 어떻게 되는 것인지 자드라는 그 사람은 안 알려줬다.


‘그 사람 왠지 사기꾼...’


그렇게 뭔가 정보도 너무 조금 주는 자드를 생각하자 조금은 화가 났다. 아니. 그보다는 내가 안 물어본 것이 잘못이었다. 게임을 끄면 꼭 인터넷에서 이것저것 다 찾아보겠다고 생각했다.


“바스락.”


‘!!!!!!!!!!!!!!’


무언가 들린 소리에 고개를 들어 소리가 난 방향을 보았다.


그곳에는 거미가 있었다. 거미는 거미인데 마치 내가 개미라도 되는 마냥 엄청나게 큰 거미였다. 그리고 저게 몬스터라는 생각은 들지도 않았다. 실제로 이렇게 조우하고 보니 이제 죽을 일만 남은 것 같았다. 칼집에서 검을 조심스럽게 꺼내면서 가방을 내려놓았다. 죽을 때 죽더라도 그냥 죽을 수는 없었다. 대한민국 남자의 자존심이 있지.


검을 꺼내서 영화처럼 두 손으로 쥐고, 거미를 겨눴다. 거미를 향해서 검을 휘두르려고 달려 나갈 때 거미의 앞다리가 나를 향해 덮쳐왔다. 거미의 앞다리는 마치 창처럼 보였고 창같이 생긴 앞다리에 찍히면 그대로 죽을 것같이 보였다. 옆으로 몸을 던져 겨우 피했다. 땅바닥에 넘어져 있는데 바로 위에 거미의 다른 다리가 보였다. 생각도 할 것 없이 거미의 다리를 향해서 검을 휘둘렀다.


거미의 다리에서 황녹색 진액이 흘러 나왔다. 잘라지지는 않았지만 상처가 생긴 것 같았다. 그러나 거미는 마치 하찮은 게 귀찮게 한다는 듯이 긴 두 앞다리를 나를 향해서 휘둘렀다. 피하지 못한 채 거미의 다리에 맞았고 몸은 그대로 날아갔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쿵..”


나무에 부딪혔는지 허리가 깨질 듯이 아팠고, 정신도 없었다. 거미는 나를 향해서 달려왔고 어찌나 빠른지 눈앞에 거미가 다가오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검을 쥐려고 검을 찾았으나 검은 보이지도 않았다. 단지 손에서 빛이 나기에 그 순간에 무의식적으로 봤던 반지에서 나오는 빛에는 혼절이라는 단어가 쓰여 있다. 희미하게 보이는 반지 불빛이 기절이라고 바뀌는 것까지는 얼마 시간이 걸리지도 않았다.


‘아.....이렇게 거미한테 먹혀서 죽는구나... 참 별 볼일 없는 인생.........’


그렇게 정신을 잃었다.




소 키웁니다. 시골놈이 심심해서 없는 재주 최대한 살려 글을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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