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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사성일화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임대협
작품등록일 :
2020.03.14 00:45
최근연재일 :
2021.05.2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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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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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성일화(四星一花) - 6

DUMMY

이현부와 대화를 마친 엽상권은 자신의 짐과 침상을 정리한 뒤 피곤함을 느껴 침상에 누웠다. 고요한 가운데 옆방에서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자 이현부도 누워 쉬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잠을 청했다.


‘이형은 아무래도 내가 누명을 쓴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 너무 근심하지 마시라고 말을 전해야겠다.’


하지만 다음 날 엽상권이 일어나기 전에 이현부의 방은 이미 비워져있었다. 객점에서 일하는 소년이 눈앞에 지나가자 그를 불러 물었다.


“혹시 어제 나와 같이 온 손님은 나가셨나?”

“네. 그 손님은 아침 일찍 나가셨습니다.”

“혹시 따로 남기신 말씀은 없으셨고?”

“네. 따로 말씀은 없으셨어요. 일찍 일어나 식사도 안하시고 무당산 방향으로 가시던데요?”


엽상권은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소년에게 몇 푼의 돈은 쥐어주었다. 소년은 즐거워하며 흥얼거리고 엽상권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형님은 아침 일찍 무당산으로 가셨구나. 그래, 나도 이렇게 한가롭게 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어서 빨리 이형의 사부인 수양검객을 찾아뵈어 이 상황을 설명 드리고 화산으로 가야겠다.’


엽상권은 서둘러 방 값을 계산하고 걸음을 옮겨 화산으로 향했다. 이현부의 사부인 수양검객이 머무는 수양전은 화산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어 빨리 서두르면 십 오,육일 이면 갈 수 있는 거리였다.


‘서두르자.’


화산으로 가는 길은 처음 무당으로 오던 길과 같았다. 여전히 꽃과 나무가 한데 어우러져 초봄의 그윽한 향기를 내 품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가롭게 경치를 즐길 수 없었다. 어서 빨리 수양검객이 있는 수양전에 가야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는 이마에 맺힌 땀을 소매로 닦으며 걸음을 재촉했다.


한참을 걷던 엽상권은 뭔가 이상한 기운이 느껴져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나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만 눈에 들어왔을 뿐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이상하군.’


엽상권은 누군가가 자신을 숨어서 지켜보고 있다 것을 느꼈다. 그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또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가 다시 걷기 시작하자 뒤 따라오는 누군가의 움직임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그는 재빨리 뒤로 돌아 그곳으로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그곳에는 누군가 서있었고 엽상권은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나뭇가지를 치우려고 손을 올렸다.

그러자 숨어있던 누군가는 당황했는지 엽상권에게 일장을 내질렀다. 엽상권은 그 공격을 피하기는 늦었다는 생각에 일권으로 맞받아 쳤다.


“아 흑...”


한 소녀의 신음과 함께 숨어있던 누군가가 뒤로 넘어졌다. 넘어진 그 소녀를 바라본 엽상권은 깜짝 놀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 소녀는 바로 무당파 여섯째 제자 은공비였다.


“아니... 소사매...”


엽상권은 넘어져 있는 은공비를 바라보며 매우 놀라워했다.

넘어져있던 은공비는 재빨리 일어나 아픈 손을 어루만지며 냉랭하게 대꾸했다.


“흥. 누가 소사매에요? 나한테 사매라고 부르지 말아요.”


은공비의 냉랭한 말에 엽상권은 찬물을 얻어맞은 듯 정신을 바짝 차리고 물었다.


“왜 숨어서 나를 지켜본 것이오?”


은공비는 당연하다는 듯이 대꾸했다.


“그걸 몰라서 물어요? 당신이 우리 사부님의 비급을 훔쳐갔잖아요. 당신이 사부님의 비급을 훔쳐가지 않았다면 내가 왜 여기까지 따라왔겠어요? 어서 우리 사부님의 비급을 내 놓아요.”


엽상권은 무당산에서 이어 또 다시 의심을 받게 되자 답답함을 느끼고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비급을 가져가지 않았다고 하지 않았소? 왜 내 말을 못 믿는 것이오?”


엽상권의 호소에도 은공비는 동요하지 않았다.


“그럼 누가 가져갔단 말이에요? 당신은 어제 삼경 무렵 방에서 나왔고, 서고에 들어가 태극십오권 비급을 훔쳤어요. 그리고 조사형을 암습하여 다치게 했죠. 그때 사용한 무공이 화산무공과 태극십오권인데 이래도 계속 발뺌할 셈인가요?”

“그건 모두 말도 안되는...”


하지만 엽상권은 은공비의 말을 반박할 수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이 가져가지 않았다는 증거가 없었다. 모든 증거는 자신이 범인이라는 것을 가리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엽상권은 불연 듯 어제 밤 객점에서 자신의 방이 어질러져 있던 것이 생각났다.


“혹시 객점에서 내방을 뒤진 것이 소사매요?”


은공비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말했다.


“무슨 방을 뒤져요? 무당의 제자인 내가 당신 같은 도둑인줄 알아요?”


엽상권은 어제 자신의 방을 뒤진 사람이 분명 무당파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은공비는 뒤지지 않았다고 했다. 엽상권은 은공비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했지만 왠지 그녀는 거짓말 할 사람 같진 않았다. 그럼 누가 방을 뒤진 것일까.


‘다른 무당의 제자인가?’


엽상권이 홀로 생각하고 있을 때 은공비는 엽상권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그녀가 얼굴을 너무나 가까이 들이밀자 그들의 얼굴이 두 치 정도 까지 가까워졌다. 엽상권은 순간 당황하여 눈을 어디에 둬야 할 지 몰라 난감했다. 그러나 은공비는 그와 같은 상황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똑바로 말했다.


“잘 들어요. 난 당신에게서 비급을 돌려받을 때까지 따라다닐 거에요. 나를 죽인다면 몰라도 죽이지 않는다면 나를 절대 떨칠 수 없을 테니 잘 알아두도록 해요.”


사실 은공비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무당산을 내려왔다. 엽상권을 따라간다고 말하면 사부님과 여러 사형들이 모두 반대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은공비가 무당산에 내려온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는데 가장 큰 이유는 엽상권이 빼앗아 간 것이라 생각되는 태극십오권의 비급을 찾기 위해서였고, 다른 이유는 무당산이 너무나도 지겹기 때문이었다. 천성이 자유분방한 그녀가 무당산의 규율을 지키며 살아가기엔 너무 답답했다. 무당산에서 지낸 오년이란 시간은 그녀에게 굉장히 참기 어려운 시간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의 이번 하산의 목적은 태극십오권의 비급을 찾은 뒤 유양도장에게 건네주고, 무당파 사람들이 이 일로 인해 자신을 인정하면 무당파에서 하산한 뒤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하려고 했던 것이다.


“저기... 소사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에게 소사매라고 부르지 말아요. 난 진작부터 당신의 사매가 아니에요.”


엽상권은 정말로 억울했지만 그보다 애석함이 앞섰다. 무당산에서 조진령과 여문등이 자신을 괴롭히고자 할 때 그녀가 나서서 도와주었다. 그 말은 은공비는 본래 자신에게 호의적인 감정이 있었다는 말인데 무공비급을 훔쳤다는 오해로 인해 그 감정까지 사라진 것 같아 속이 쓰렸다.

엽상권은 그저 안타까운 마음에 은공비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뭘 그리 빤히 보고 있는 거에요?”


엽상권은 멋쩍어 즉시 고개를 돌렸다. 잠시 후 은공비가 아무 말도 없자 다시 그녀를 바라보았는데, 그녀는 좀 전에 자신과 손을 섞으면서 다친 팔목을 감싸 쥐고 있었다. 손목이 꽤나 부어있었다.


“손목을 다친 것 같은데 괜찮소?”


은공비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내 손목이 부러지든 말든 신경 쓰지 말아요.”


엽상권은 비록 은공비가 먼저 자신을 공격했고 자신은 반격한 것 뿐이지만, 결국에는 자신이 상처를 입혔다는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들어 한 걸음 다가가 말했다.


“내가 상처를 한 번 보겠소.”


그러나 은공비의 태도는 여전했다.


“싫어요. 손이 부러져 다시 쓰지 못한다 해도 당신 같은 도둑에게 도움을 구걸하진 않을 거니까.”


그러고는 분한 듯 말을 이었다.


“나는 당신이 도둑질이나 하는 나쁜 사람인 줄도 모르고 무당산에서 우리 짓궂은 사형들에게 곤란한 일을 당하는 것 같아 사부님께 말씀드려 당신을 도왔는데, 정말 분하기 짝이 없네요. 당신이 이런 사람인줄 알았더라면 사형들한테 개차반으로 얻어맞는다고 해도 관여하지 않았을 것이에요.”


은공비는 말을 하면서도 몹시 분했는지 눈에 눈물이 고였다. 엽상권은 은공비의 말 하나하나 모두 새겨듣고 있었는데, 그녀가 슬퍼하는 모습에 가슴이 아팠다. 비록 자신은 비급을 훔치지 않았지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 맞다. 무당산에서 내가 여문, 조진령과 겨루고 있을 때 그녀는 유양도장에게 진실을 고해 나에게 도움을 주었다. 도움을 받았으면 갚아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훗날 그녀가 나를 더욱 욕한다고 하더라도 나는 그녀의 손을 고쳐 줘야겠다.’


마음을 정한 엽상권은 은공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손을 모아 인사를 한 뒤 말했다.


“이후로 나를 오해해도 좋고 욕해도 좋소. 하지만, 나는 그 손을 봐야 하겠소.”


엽상권은 순간 은공비 어깨 안쪽 쇄골 아래 화개혈, 기사혈을 빠르게 점혈했다. 이는 화산파의 독문 점혈법으로 상대를 무력화 시키는 점혈이었다.

엽상권이 이렇게 나올 줄 모르고 방심하고 있었던 은공비는 엽상권의 점혈을 막지 못하고 그냥 내어주고 말았다.


“소사매. 정말 미안하오. 하지만 내가 일단 그대의 손을 치료한 뒤 나중에 그대가 때리면 맞고, 욕하면 욕을 먹도록 하겠소.”


엽상권은 은공비의 섬섬옥수 오른손을 들어 상태를 살펴보았다. 비록 치료를 위한 것이었으나 처음으로 은공비의 곱고 아름다운 손을 만지니 가슴이 뛰었다.


‘아니다. 정신 차리자. 지금은 소사매의 손을 치료해주려는 것이다. 만약 다른 생각을 한다면 나는 금수만도 못한 사람이다.’


엽상권은 은공비의 손목 뼈마디와 관절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엽상권의 주먹에 의해 다친 손목은 통증으로 인해 부어있었지만, 뼈가 부러진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엽상권은 즉시 나뭇가지 두 개를 잘라와 부목을 하여 은공비 손목을 고정 시켰다. 그리고는 품에서 작은 통을 꺼낸 뒤 연고를 은공비의 손목에 발랐다. 그 연고는 화산파의 상처 치료약이었는데 외상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약이었다. 잠시 뒤 천을 꺼내 은공비의 손목을 정성스레 감아주었다.

엽상권은 은공비의 손목을 급하게 치료하고 나서 은공비의 혈을 풀어주었다. 은공비는 엽상권이 짚은 혈이 따끔거려 혈도가 풀린 이후에 두 혈을 손으로 문질렀다. 그녀의 얼굴에는 화난 기색이 역력하였지만 쏘아 붙이진 않았다.


“좀... 어떠시오?”


엽상권이 조심스레 물었다.


“누가 치료해달라고 했나요? 난 당신이 훔쳐간 비급을 찾기 위해 온 것이니 비급을 내놓던지 아니면 갈 길 가세요. 다만 나는 당신을 따라다니며 감시할 것이에요.”


엽상권은 자신은 갈 길이 멀고, 또 급히 가야 하는데 은공비가 계속 따라다니면 불편한 일이 생길 것 같아 꺼려졌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생각해보니 이렇게 자신을 계속 따라다니다 보면, 자연스레 옆에서 자신을 잘 관찰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자신이 비급을 훔칠만한 위인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니 오히려 좋은 점도 있을 것 같았다.


“좋소. 하고 싶은 대로 하시오. 뭔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이야기 하시오. 다만 나는 이형과 한 약속이 있기에 보름 안에 수양전으로 가서 수양검색을 만나야 하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는 그대가 훔쳐간 비급을 돌려받을 때 까지 따라다닐 것이니 조심하는 것이 좋을 거에요.”


엽상권은 은공비의 이런 독한 성격에 갑자기 그녀의 부모가 누구인지 궁금함을 느꼈다. 그러다 이내 생각을 지우고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엽상권은 걸었고 은공비는 뒤따랐다. 둘의 긴 여정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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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31 악지유
    작성일
    21.05.21 05:48
    No. 1

    일화, 은공비가 이리도 멍청하고 단순무식할 줄이야..ㅉ
    엽상권도 차라리 몸수색을 해보라고 하지.
    몸에 없다면 믿을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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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사성일화(四星一花) - 22 21.05.20 81 2 12쪽
22 사성일화(四星一花) - 21 21.04.13 129 2 13쪽
21 사성일화(四星一花) - 20 21.03.24 187 2 12쪽
20 사성일화(四星一花) - 19 21.03.16 184 2 13쪽
19 사성일화(四星一花) - 18 +2 21.02.23 186 3 14쪽
18 사성일화(四星一花) - 17 21.02.10 214 2 13쪽
17 사성일화(四星一花) - 16 +2 21.02.06 192 3 13쪽
16 사성일화(四星一花) - 15 +1 21.01.26 235 4 14쪽
15 사성일화(四星一花) - 14 +1 21.01.19 209 4 14쪽
14 사성일화(四星一花) - 13 +1 21.01.14 220 4 14쪽
13 사성일화(四星一花) - 12 21.01.06 244 4 13쪽
12 사성일화(四星一花) - 11 21.01.03 282 4 15쪽
11 사성일화(四星一花) - 10 20.12.28 304 4 12쪽
10 사성일화(四星一花) - 9 +1 20.12.20 291 3 11쪽
9 사성일화(四星一花) - 8 +1 20.12.15 294 5 14쪽
8 사성일화(四星一花) - 7 +1 20.12.12 299 6 12쪽
» 사성일화(四星一花) - 6 +1 20.12.07 330 6 12쪽
6 사성일화(四星一花) - 5 +2 20.12.02 340 6 14쪽
5 사성일화(四星一花) - 4 +3 20.11.30 377 7 14쪽
4 사성일화(四星一花) - 3 +3 20.11.28 411 10 13쪽
3 사성일화(四星一花) - 2 +6 20.11.25 517 8 14쪽
2 사성일화(四星一花) - 1 +6 20.11.22 887 11 12쪽
1 사성일화(四星一花) - 0 +3 20.11.21 1,173 15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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