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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사성일화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임대협
작품등록일 :
2020.03.14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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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2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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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06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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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성일화(四星一花) - 16

DUMMY

“으윽...”


몇 발자국 물러난 은공비와 다르게 엽상권은 뒤로 주저앉아 버렸다. 그렇게 만든 이가 지인화 였는데, 은공비에게 삼 할의 힘을 사용했다면 엽상권에게 칠 할의 힘을 사용했기 때문이었다.


“네 이놈. 이곳이 어디라고 찾아오느냐?”


지인화는 말을 하면서도 도대체 이 어리 숙한 놈이 어떻게 이곳을 찾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은 매우 깊숙한 곳으로 길을 따로 만들지 않으면 들어오는 길이 없는 요새였기 때문이다.

엽상권은 일어나 지인화를 바라보았다. 저번에 은공비를 납치해갔을 때만해도 목소리가 듣기 거북한 괴인이었는데, 이제 보니 차가운 느낌을 갖긴 해도 얼굴에 단아함이 서려있는 한 여인이 아닌가. 엽상권은 전에는 그녀가 이상한 사람인 줄로 알고 있었으나 막상 보니 그리 못 되 보이지 않았다.


“후배는 화산파의 제자 엽상권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지인화는 인사를 받지 않고 얼굴에 노기 충만하며 말했다.


“화산의 제자고 뭐고 간에 어서 썩 꺼져라. 그렇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


지인화는 당장이라도 공격할 것 같은 살기를 띄고 말했지만 엽상권은 오히려 당당하게 말했다.


“선배님. 선배님이 누구신줄 모르고 이곳에 찾아와서 죄송합니다만 저는 소사매를 데리고 떠나야 합니다. 저를 따라 무당산에서 내려왔기 때문에 온전히 무당산으로 데려다주어야 합니다.”


지인화는 엽상권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내공을 끌어올리며 말했다.


“마지막으로 말한다. 당장 꺼지지 않으면 목숨을 내놓아야 할 것이야.”


엽상권은 지인화가 도무지 자기의 이야기를 듣지 않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공격을 받을 준비를 했다. 그녀의 무공이 자신보다 월등히 뛰어났지만 물러설 수는 없지 않은가.


“좋습니다. 선배님께서 정 그러시다면 저도 최선을 다해 가르침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엽상권의 말이 끝나자마자 지인화는 빠르게 공격해 들어갔다. 그녀의 손속은 매우 빨랐다. 그녀의 귀문신수는 무림의 어느 고수라도 쉽게 상대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엽상권은 지인화의 빠른 공격에 일단 뒤로 두 걸음 물러난 뒤 공격 자세를 잡고 일권을 날렸다. 지인화는 고개를 틀어 일권을 피한 뒤 다시 측면으로 일퇴를 날려 엽상권의 몸통을 공격했다. 엽상권은 손을 거둬들여 일퇴를 막고 다른 손으로 공격하려고 했다. 그러나 지인화의 공격을 막은 손이 얼얼하여 빠른 반격을 하지 못하고 또 다시 두 걸음 물러났다.

엽상권은 속으로 생각했다.


‘역시 이 선배의 내공은 대단하구나. 한천몽 대협과 견주어도 쉽게 지지 않을 정도의 내공을 가지고 있다. 나로선 고작 몇 초 버틸 뿐, 적당한 때에 내가 그녀를 붙들어 소사매만이라도 도망칠 수 있게 해야겠다.’


엽상권은 몇 초가 지날 수 록 공격은 커녕 지인화의 공격을 막는 것도 힘들어졌다. 지인화의 귀신같은 기운에 갈수록 숨쉬기 조차 불편했다.

보고있는 은공비는 초조해졌다. 엽상권의 위급함을 옆에서 보면서 그가 혹시라도 다칠까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지인화의 귀문신수 손날이 엽상권의 허리와 어깨에 적중하자 엽상권이 신음을 내며 바닥으로 쓰러졌다.

지인화는 엽상권을 죽이려고 하진 않았기 때문에 쓰러진 엽상권을 공격하진 않았다. 엽상권은 아픈 몸을 일으켜 다시 자세를 잡았다. 그러자 지인화의 공격이 다시 시작되었다.

방어에만 급급한 엽상권은 도무지 손을 쓸 수 없었다. 화산파의 제자로 권법을 연마하여 어느 정도 경지에 올라 무림 십걸 안에 든 그였지만 지인화를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또 한 번의 공격으로 엽상권은 심각한 내상을 입어 선혈을 내뱉고 바닥에 넘어져 움직일 수 없었다.

은공비는 안되겠다 싶어 엽상권에게 달려가 그를 살펴보았다.


“으...”


눈을 뜨지 못한 채 고통에 일그러진 얼굴을 한 엽상권을 보니 심각한 부상을 당한 것이 분명해 보였다. 만약 지인화가 또 한 번 그에게 맹공을 가한다면 목숨조차 부지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엽사형...”


엽상권은 몸을 일으키지 못하고 순을 떠 은공비를 바라보았다.


“소사매... 어서... 도망쳐...”


은공비는 그만 참지 못하고 지인화에게 말했다. 그녀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사부님. 우리 엽사형을 더 이상 괴롭히지 말아주세요. 이러다 죽겠어요.”


그러나 지인화는 단호했다.


“그 녀석이 죽거나 말거나 나는 관심이 없다. 하지만 어서 일어나 이곳에서 떠나 다시는 내 눈 앞에 띄지 않는다면 목숨은 살려주겠다.”


은공비는 엽상권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엽사형. 일단 목숨을 부지하는 것이 중한 일이니, 그만하고 떠나세요.”


심한 부상에 몸을 잘 가누지도 못하는 엽상권은 그럴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은공비는 일단 사람부터 살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사부에게 말했다. 그녀의 말투에서 절실함이 느껴졌다.


“사부님. 엽사형은 떠날거에요. 대신 부상이 조금이라도 치료되어 떠날 수 있게 해주세요. 지금 떠나게 된다면 몸을 가누지 못하여 날짐승에게라도 죽을지도 몰라요. 제발 사부님. 제가 사부님 말을 더 잘 들을게요.”


지금은 비록 마음이 냉정하게 굳어있지만 지인화도 한때는 지극한 사랑을 경험 했던 여인이었다. 그녀가 아끼는 제자 은공비가 애처롭게 말하자 약간은 마음이 동요되었다.


“좋다. 그 녀석에게 말해 걸을 수 있게 되면 떠나라고 해라. 만약 상처가 완화 되었는데도 떠나지 않는다면 그땐 목숨도 지킬 수 없을 것임을 명심해라.”


지인화는 말을 마치고 뒤로 돌아 집으로 들어갔다. 은공비는 한숨을 푹 내쉬고 다행이라는 듯 말했다.


“엽사형. 일단 사부에게서 조금 시간을 벌었으니 잘 요양한 다음에 떠나도록 해요. 고집부리다가 죽을 수도 있으니 내 말을 듣도록 해요.”


엽상권은 위기의 순간이 지났다고 생각되어 은공비의 말을 들으며 그만 긴장이 풀려 정신을 잃고 말았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풀벌레의 울음소리에 잠에서 깬 엽상권은 지극한 통증을 느끼며 아침을 맞았다. 자신이 누워있는 곳이 어딘지 알 수 없어 주위를 둘러보니 곡식과 채소 등이 주변에 놓여있었다.


‘이곳은...’


전 날 은공비는 지인화가 집 안으로 들어가자 정신을 잃은 엽상권을 헛간으로 옮겼다. 지인화 때문에 집 안으로 들일 수가 없어 헛간에 간이로 누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뒤 엽상권이 쉴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은공비는 엽상권의 내상을 치료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그저 편히 쉬게 해줄 수 밖에 없었다.

엽상권은 일어나려고 하다 극심한 통증에 다시 누워야 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부상보다 은공비가 더 걱정되었다. 엽상권은 몸을 돌볼 생각으로 일단 누운 상태에서 몸에 있는 기를 순환시켰다. 자세가 마땅치 않아 단전에 기운을 모으기가 어려웠으나 그럭저럭 한 시진이 지나자 몸이 조금은 나아졌다. 운기를 마치자 몸을 조금이나마 움직일 수 있게 되어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았다. 그때 밖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사부님. 이렇게 하는 것이 맞나요?”


은공비의 목소리였다. 자세히 들어보니 지인화가 뭔가 가르치는 중이고 은공비는 그것을 배우는 것 같았다. 엽상권은 불연 듯 어제 은공비가 지인화에게 ‘사부님’이라고 부르는 것이 떠올랐다.


‘소사매가 그 괴이한 선배님을 사부로 모시기로 했나보다. 분명 사연이 있었겠지.’


무당의 제자가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인을 사부로 모셨다고 한다면 사문에서 비난을 받을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엽상권은 은공비를 좋게 생각하려 했다. 어찌되었든 그녀가 자신을 따라 무당산에 내려와 이런 힘든 일을 겪고 있다고 생각되었고, 한편으로는 그녀를 좋아하여 그녀에 대해 안 좋은 생각을 하고 싶지 않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엽상권은 밖에서 들리는 소리를 주시했다. 은공비가 뭔가를 물으면 지인화가 대답해 주었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무공을 가르쳐 주는 것 같았다. 엽상권은 은공비가 당당한 무당의 제자로 괴이한 사람에게 무공을 배우는 것이 조금 우려스러웠다.

은공비는 그날 아침에 일부러 지인화에게 더 많은 것을 물어봤고 목소리도 평소보다 배는 크게 질렀다. 그런 이유는 엽상권을 의식하고 그를 안심시키기 위해서였다. 자신이 지인화에게 괴롭힘을 당하지 않고 있고, 오히려 무공을 배우며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엽상권에게 알려주어 그가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자신의 몸만을 돌보길 바랐기 때문이었다.

은공비의 무공은 날로 달로 진보했다. 무당산을 내려 온지 불과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무공 수위만 놓고 본다면 그 전보다 몇 단계는 더 올라가 있었다. 배우기 싫은 무당무공과는 달리 귀문신수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재미가 있었다. 그녀는 지인화가 좋지도 싫지도 않았지만 무공하나만큼은 제대로 배웠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는 지인화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그들이 무공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을 한참 듣고 있던 엽상권은 은공비의 의도대로 그녀가 안전하게 생활하고 있다고 생각되어 안심이 되었다.


‘그래. 일단 내 몸을 회복하자. 회복해야 나중에 소사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엽상권의 장점은 마음먹었으면 꾸준히 그 일을 해내는 것이었다. 화산의 막내 제자인 그가 무림 십걸 안에 들었던 이유도 바로 그의 끈기 때문이었다. 항상 반복하고 되새기며 그의 무공을 천천히 다져왔다. 그는 언제나처럼 무공을 수련하며 머리 속으로 초식을 운용했다.


‘응... 이건...’


엽상권이 화산 권법의 초식운용을 하고 있을 때 뭔가 혼란스러움을 느꼈다. 초식을 연이어 전개하는 데 전과 다르게 뭔가 이상한 위화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왜... 여기서 이런 초식을 전개해야 하는 것일까?’


엽상권은 수백 번도 더 연마했던 화산 권법이 뭔지 모르게 어색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일정한 틀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공격에 제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몸을 움직이지 못해 생각이 많아서 그런 것일까?’


엽상권이 조금 더 총명했다면 이는 한천몽에게 백무진을 배웠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겠지만 아직은 그 사실을 눈치 채지 못했다.

혼란스러운 엽상권은 화산권법의 초식을 생각하는 것을 관두고 한천몽이 일러준 백무진을 한 번 더 되새겼다. 한천몽과의 약속에 따라 훗날 누구한테 알려주기 위해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되새긴 것이었지만 그는 그러한 과정이 자신도 모르게 백무진을 몸과 뇌리에 강력하게 각인시키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르고 문이 ‘끼익’ 열리며 은공비가 헛간 안으로 들어왔다. 은공비는 엽상권이 앉아있는 것을 보고 조금은 다행이라는 생각에 안도의 한 숨을 내쉬며 말했다.


“엽사형. 몸은 좀 어떤가요?”


어제는 지인화와 같이 있었기에 긴장상태였으나 지금은 단 둘이 있기 때문에 은공비의 이런 태도가 굉장히 반가웠다.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조금 나아진 듯 해. 그런데 소사매 아까 들어보니 그... 선배님에게 무공을 배우고 있는 것 같던데...”


엽상권은 조금 우려스러운 말투로 말했으나 은공비는 밝게 대답했다.


“네. 무공을 배우고 있어요. 처음에는 그러고 싶지 않았는데 어쩔 수 없이 배우게 되었어요. 막상 배우다 보니 무공이 굉장히 오묘해 재미가 있어요. 그나저나 엽사형.”


헤어지기 전 까지만 해도 자신을 도둑으로 알고 막 대했는데 다정하게 ‘엽사형’이라고 부르자 조금은 어색했다.


“응”

“내가 사매도 아닌데 계속 사매라고 부를 거에요? 내 이름은 은공비. 공비라고 불러 줘요.”

“아... 응. 알겠어.”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엽상권은 은공비의 말이 듣기 좋았다. 이제는 자신을 도둑으로 생각하고 욕하지 않을 것임이 틀림없었다. 몸은 아프지만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그런데...”

“네.”

“어떻게 된 일이야? 그때 그 폭포가 있던 곳에서 사라진 후 이곳으로 온 것인가?”


은공비는 그날 이 후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지인화에게 납치를 당했고 이곳으로 온 뒤에 무공을 익히게 된 일을 전부 말했다. 은공비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 뒤 엽상권에게도 물었다.


“엽사형은 어떻게 지내다 이곳까지 온 것이에요? 나를... 계속 찾아다녔던 것이에요?”

“그래. 나는 그날 이후 너를 찾아 이 산을 다 뒤졌지.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아 산을 내려간 것이라 생각했어. 마지막 한군데 찾아보지 않은 곳이 있었는데, 사람의 손길이 전혀 미치지 않은 곳 같아서 아닌 것 같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풀숲을 해치고 오게 된 것이지. 그런데 이곳에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어.”


은공비는 도둑으로 오인하고 막 대한 엽상권이 자신을 포기하지 않고 찾아 다녔다고 하니 너무나 감동스러웠다. 그녀는 어찌 할 줄을 모르다 앞에 있는 엽상권의 손을 꼬옥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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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사성일화(四星一花) - 23 21.05.21 90 2 12쪽
23 사성일화(四星一花) - 22 21.05.20 81 2 12쪽
22 사성일화(四星一花) - 21 21.04.13 126 2 13쪽
21 사성일화(四星一花) - 20 21.03.24 187 2 12쪽
20 사성일화(四星一花) - 19 21.03.16 184 2 13쪽
19 사성일화(四星一花) - 18 +2 21.02.23 185 3 14쪽
18 사성일화(四星一花) - 17 21.02.10 214 2 13쪽
» 사성일화(四星一花) - 16 +2 21.02.06 192 3 13쪽
16 사성일화(四星一花) - 15 +1 21.01.26 235 4 14쪽
15 사성일화(四星一花) - 14 +1 21.01.19 208 4 14쪽
14 사성일화(四星一花) - 13 +1 21.01.14 220 4 14쪽
13 사성일화(四星一花) - 12 21.01.06 244 4 13쪽
12 사성일화(四星一花) - 11 21.01.03 282 4 15쪽
11 사성일화(四星一花) - 10 20.12.28 302 4 12쪽
10 사성일화(四星一花) - 9 +1 20.12.20 290 3 11쪽
9 사성일화(四星一花) - 8 +1 20.12.15 293 5 14쪽
8 사성일화(四星一花) - 7 +1 20.12.12 299 6 12쪽
7 사성일화(四星一花) - 6 +1 20.12.07 329 6 12쪽
6 사성일화(四星一花) - 5 +2 20.12.02 339 6 14쪽
5 사성일화(四星一花) - 4 +3 20.11.30 377 7 14쪽
4 사성일화(四星一花) - 3 +3 20.11.28 411 10 13쪽
3 사성일화(四星一花) - 2 +6 20.11.25 517 8 14쪽
2 사성일화(四星一花) - 1 +6 20.11.22 887 11 12쪽
1 사성일화(四星一花) - 0 +3 20.11.21 1,172 15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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