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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사성일화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임대협
작품등록일 :
2020.03.14 00:45
최근연재일 :
2021.05.2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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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10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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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성일화(四星一花) - 17

DUMMY

은공비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고마워요. 나를 잊지 않아줘서...”


엽상권은 은공비의 고맙다는 말에 그간 그녀를 찾아다니며 고생했던 날들의 피로가 한 번에 눈 녹듯 녹아내리는 느낌이 들었다.


“네가 나를 따라 무당산에서 내려왔는데 어찌 외면할 수 있겠어.”


엽상권의 말에 은공비가 조금은 심술 맞은 표정으로 대꾸했다.


“뭐에요? 고작 그 이유 때문이에요?”


엽상권은 은공비가 서운한 듯 말하자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 그 모습을 보는 은공비가 우습다는 듯이 말했다.


“엽사형은 정말 한결같은 사람이에요. 너무나 순진하고 다정해요.”


그러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엽사형. 저 사부는 엽사형을 매우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으니 여기 오래있을 수 없어요. 일단 몸을 돌보고 회복에만 집중 하도록 해요. 내가 혹시라도 도움이 될 만한 음식이나 약초 등을 찾게 되면 가지고 올게요. 오래 같이 있을 수 없으니 이해해줘요.”

“응. 그래 어서 나가봐. 괜히 나와 같이 있다 혼쭐이 날 수도 있으니 말야.”


은공비는 엽상권에게 해맑은 웃음을 보인 뒤 문을 열고 나갔다. 나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엽상권은 마음이 뒤숭숭해졌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그녀가 자기에게 잘해주는 것은 분명 기분이 좋은 일이지만, 지금 이곳은 매우 위험한 곳이 틀림없기 때문이었다.

만약 그 괴이한 여인이 없고 자신과 은공비 둘이 이 집에 살고 있다면 얼마나 행복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생각만 해도 너무나 즐거운 일이라 부상의 통증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잠시 시간이 지나자 지금의 처지가 생각되어 너무나 괴로웠다.


‘무당파 사람들은 아직도 나를 도둑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서둘러 태극십오권의 비급을 훔친 이를 잡아 누명을 벗어야 하는데, 이현부 형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수양전에 있는 사람들과 수양검객이 죽었다는 것을 알면 견디기 힘들 것인데...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구나.’


그가 생각하는 사안은 당장 지금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니 일단 은공비 말대로 몸을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했다. 그는 운기를 하며 하루 빨리 자신의 몸이 빨리 회복되기를 빌었다.



이틀이 지났다.

이틀 동안 엽상권의 몸은 상당부분 회복되었다. 본래 타고난 체력이 좋아 회복이 빠르기도 했지만 은공비가 먹을 것과 부상에 필요한 약초 등을 틈틈이 잘 챙겨주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이제는 일어서서 조금은 걸을 수 있을 정도까지 회복되었지만 지인화에게 당한 내상은 상대적으로 회복이 더뎠다.

한편 은공비는 계속해서 지인화에게 귀문신수를 배웠고 배움이 빨라 날로 달로 진보하여 이제 귀문신수를 전개하면 주변의 기운이 차가워지는 단계 까지 올라왔다.

엽상권은 은공비와 고작 하루에 한 번 만나면서도 내심 빨리 회복하여 은공비와 같이 이곳에서 도망쳐야겠다는 생각을 지우지 않았다. 처음에는 지인화에게 가서 그녀를 설득시키려고 마음먹었다가 은공비가 절대 그러면 안 된다며 때를 기다리자고 하여 하루 종일 헛간에서 무공수련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갔다. 그날은 은공비가 밤에 몰래 나와 먹을 것을 챙겨준 뒤 돌아가자 엽상권은 다시 홀로 남았다. 홀로 남은 엽상권은 여느 때처럼 운기를 하며 내상을 조금이라도 치료하고자 정좌를 하고 앉으려고 할 때 무언가 인기척이 들려 이상하다 생각하고 귀를 기울였다. 어떤 남자의 목소리가 조용하지만 청명하게 들려왔다.


“부상을 입었는가?”


헛간 밖에서 벽을 사이에 두고 누군가가 자신에게 말을 걸어왔다. 엽상권은 이곳에서 지인화와 은공비 외에는 그 누구도 보지 못했기 때문에 흠칫 놀라 소리가나는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누구십니까?”


헛간 밖의 사람은 엽상권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다시 말했다.


“몇 가지 물어볼 것이 있네. 자네가 손해 볼 일은 아니니 대답해주게.”


목소리만 들었을 때에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중년 남성인 것 같았다. 엽상권은 그 사람이 누군지 모르지만 혹시나 지인화에게 걸린다면 큰일이 날 것이라고 생각되어 경고를 했다.


“이곳에는 무서운 사람이 있습니다. 누구신지 모르오나 야밤에 길을 잘 못 들었다면 이집 주인에게 들키기 전에 가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중년 남성은 엽상권의 당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재차 물었다.


“부상을 당했는가?”


엽상권은 며칠 간 헛간 밖을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해 매우 심심하던 차였는데 중년 남자가 말을 걸어오자 말그대로 손해 볼 것은 없을 것 같아 대꾸했다.


“네. 부상을 입었습니다. 그러나 움직일 수 있는 정도입니다.”


중년인은 잠시 뭔가 생각하고는 말했다.


“잠시 조금 떨어져 계시게.”


그러더니 헛간 벽면 사이에 갈라진 틈에서 손이 하나 보였다. 그 손은 갈라진 틈을 벌려 손 하나가 겨우 통과할 수 있을 만큼의 구멍을 만들어 내었다.

중년인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


“자네의 손은 주어 내가 잡을 수 있게 해주게.”


엽상권은 난생 처음 본 사람이 얼굴도 보이지 않은 채 손부터 내밀라고 하자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누구십니까?”


엽상권이 다시 묻자 중년인은 같은 말을 반복했다.


“내가 말했지 않은가. 손해 볼 일은 없을 것이니 손을 내밀어 보라고. 혹시 내가 누구인지 걱정이 된다면, 나는 화산의 구장문하고도 안면이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네.”


엽상권은 중년인이 이미 자신이 화산파 제자인 것을 알고 있고, 자신의 사부이자 화산파의 장문인을 안다고 말하자 혹시라도 사부가 자신의 처지를 알고 사람을 보내온 것인지 궁금하여 즉시 손을 내밀며 말했다.


“저희 사부님을 어찌 아십니까? 혹시 저희 사부님께서 보내셨습니까? 사부님은 잘 지내십니까?”


중년인은 엽상권의 손을 와락 잡은 뒤 맥을 짚으며 말했다.


“일단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시게. 그보다 먼저 자네의 상태를 확인해보겠네.”


중년인은 한참동안 엽상권의 맥을 짚더니 그의 손을 놓고 말했다.


“젊은이. 자네의 내상은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군. 내가 자네를 치료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네. 허나 내가 묻는 말에 솔직히 대답을 해주게.”


엽상권은 왜인지는 모르지만 중년인의 말에서 무한한 신뢰가 느껴졌다.


“물어보시지요. 제가 아는 바는 다 말씀드리겠습니다.”


중년인이 말했다.


“자네는 무당파에서 태극십오권을 훔쳤는가?”


생각지도 못한 질문에 엽상권은 잠시 할말을 잃었지만 뭔가 연유가 있다고 생각되어 사실대로 말했다.


“아닙니다. 저는 아무것도 훔치지 않았습니다.”


중년인이 두 번째 질문을 했다.


“보자니 어떤 괴이한 여인이 한 소녀에게 무공을 전수해 주던데 그 둘은 무슨 관계인가?”

“저 또한 아는바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 소녀가 그 여인에게 사부라고 부르는 것이 사부와 제자의 연을 맺은 것 같습니다.”


중년인이 세 번째 질문을 했다.


“자네는 어떻게 하려고 이곳에 있는 것인가? 걸을 수가 있다면 혼자의 몸이니 밤에 몰래 도망치면 되지 않겠나?”


엽상권이 담담하게 말했다.


“사내로 태어나 어찌 여자를 두고 홀로 도망가겠습니까? 뉘신지 모르오나 단순한 호기심으로 이렇게 묻는다면 그만하시지요.”


중년인이 무언가 생각하는 듯 잠시 침묵한 뒤 네 번째 질문을 했다.


“소녀와 자네는 서로 아끼는 것 같네만... 자네는 혹시 그 소녀를 좋아하는가?


점점 물음이 이상해져간다고 생각되어 엽상권은 딱 잘라 말했다.


“뉘신지 모르나 저를 어떻게 알고 있으며 저와 소사매의 관계를 왜 묻는 것입니까? 저희 사부님이 혹시 저를 도와주라고 보내신 것이면 반가운 손님이나, 뭔가 얻어내려고 하시는 것이라면 잘못 찾아 오셨습니다.”


중년인은 아무 말도 없었지만 엽상권은 그가 왠지 웃고 있는 것 같이 느껴졌다. 잠시 후 중년인의 말이 다시 들렸다.


“아직 더 알아볼 것이 있으니 내일 다시 오겠네. 부상은 심각한 것이 아니니 걱정하지 말고 편히 쉬시게.”


그 말을 끝으로 그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엽상권은 그 중년인이 누군지 너무 궁금했다. 그리고 그가 했던 의미심장한 이야기들도 궁금했다. 하지만 그가 다시 나타나지 않는 한 알 길은 없었다.


또 하루가 밝았다. 엽상권은 여느 날처럼 일어나 운기조식을 하며 아침을 맞았다. 잠시 후 헛간 문이 열리더니 은공비가 빼꼼히 헛간 안을 바라보았다.


“엽사형.”


엽상권은 그녀를 반가이 맞았다.


“공비야.”


은공비는 문을 닫고 들어와 엽상권 앞에 앉아 이곳저곳 살피며 말했다.


“엽사형. 많이 고생스럽지요? 몸은 좀 어때요?”


엽상권과 은공비의 관계가 좋아진 이후에 엽상권은 그녀가 사실 속내가 굉장히 다정하고 착한소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다.


“이제 괜찮아. 내 걱정하지 않아도 되. 그나저나 공비는 좀 어때? 무공배우는 것이 힘들진 않아?”

“네... 힘들진 않지만...”


은공비가 말을 흐리자 엽상권이 물었다.


“무슨 일 있어? 혹시 너의 새로운 사부가 너를 괴롭히기라도 하는거야?”


은공비는 손사레를 치며 말했다.


“아니요. 괴롭히긴요. 나의 새로운 사부는 나에게는 아주 잘 대해줘요.”


은공비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엽상권이 보기에 무슨 걱정이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엽상권은 굳이 다그쳐 묻지 않았다. 말을 하기 힘들 때 다그쳐 물으면 은공비가 더 힘들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저 어깨에 손을 올려 토닥이며 그녀를 달래주었다.

은공비는 엽상권이 달래주자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그에게 몸을 기대고 옆에 앉았다. 엽상권은 은공비가 갑자기 자기 품을 기대고 앉아 그녀의 체취가 느껴져 잠시 정신을 잃을 것 같았다.


“엽사형. 우리 도망갈까요?”


한쪽을 멍하니 응시하던 은공비가 뜬금없이 말했다. 은공비의 체취에 취해 정신을 못 차리던 엽상권이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


“그래. 도망가자. 이곳에서 하루 종일 있는 것도 그렇고 네가 힘들게 지내는 것 같아 마음도 아프고 그래.”


은공비는 쓴웃음을 지었다.


“말이라도 참 기분 좋네요. 말마따나 도망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둘이 대화를 나누던 그때였다. 헛간 밖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어딜 간 것이야? 또 그놈에게 갔구나?”


밖에서 지인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의 목소리는 매우 화가나 있었다. 은공비는 그 목소리에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말했다.


“엽사형. 사부가 일어났어요. 빨리 가봐야되요.”


그러고선 헛간 문을 열고 뛰어나갔다. 엽상권은 달려 나가는 그녀만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조용히 말했다.


“조심해.”


밖으로 나간 은공비는 자신을 노려보는 사부의 표정을 보고 털이 곤두서는 느낌이 들었다. 지인화는 귀문신수를 수십 년간 익혀왔기 때문에 몸에서 풍기는 기운만 해도 야밤에 묘지를 연상케 했기 때문이었다. 은공비 역시 귀문신수를 익혔지만 지인화의 기운에 마음이 이상해졌다.

지인화가 화가난 상태로 말했다.


“애초에 약속하기를 그자가 걸을 수 있게 되면 떠나기로 했다. 이미 걸을 수 있을 정도는 되었을 것이니 빨리 그에게 말해 떠나게 해라.”


엽상권의 몸은 사실 삼사할 정도도 회복하지 못했다. 물론 조금은 걸을 수 있지만 아직은 무리였다. 은공비는 그를 이렇게 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지인화에게 조심히 말했다.


“사부님. 조금만 더 시간을 주시면 안될까요? 아직 회복이 안되서...”

“거짓말. 내가 모를 줄 아느냐. 내가 공격한 것으로 그자가 내상을 입었지만 죽을 정도는 아니란 것을 모를 줄 알고? 어서 그자보고 떠나라고 해라. 안 그러면 너도 가만두지 않겠다.”


은공비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방법을 강구하고 있었다. 사부를 어떻게든 설득시켜야 엽사형을 조금 더 편하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때 헛간 문이 열리며 엽상권이 터벅터벅 걸어 나왔다.


“선배님. 사내가 태어나 죽음을 두려워하겠소이까? 감히 말씀드리건데 나와 공비를 같이 떠나게 해 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지인화는 엽상권의 말에 터무니 없다는 듯이 웃었다.


“죽으려고 작정을 했구나. 너의 목숨을 살려준 것도 모자라 나에게서 제자를 뺏어 가려고? 어림없다. 지금 당장 떠나라. 떠나지 않으면 저번처럼 손에 사정을 봐주는 일은 다신 없을 것이다.”


엽상권은 물러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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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사성일화(四星一花) - 23 21.05.21 87 2 12쪽
23 사성일화(四星一花) - 22 21.05.20 77 2 12쪽
22 사성일화(四星一花) - 21 21.04.13 124 2 13쪽
21 사성일화(四星一花) - 20 21.03.24 185 2 12쪽
20 사성일화(四星一花) - 19 21.03.16 183 2 13쪽
19 사성일화(四星一花) - 18 +2 21.02.23 184 3 14쪽
» 사성일화(四星一花) - 17 21.02.10 213 2 13쪽
17 사성일화(四星一花) - 16 +2 21.02.06 191 3 13쪽
16 사성일화(四星一花) - 15 +1 21.01.26 235 4 14쪽
15 사성일화(四星一花) - 14 +1 21.01.19 206 4 14쪽
14 사성일화(四星一花) - 13 +1 21.01.14 218 4 14쪽
13 사성일화(四星一花) - 12 21.01.06 243 4 13쪽
12 사성일화(四星一花) - 11 21.01.03 282 4 15쪽
11 사성일화(四星一花) - 10 20.12.28 299 4 12쪽
10 사성일화(四星一花) - 9 +1 20.12.20 290 3 11쪽
9 사성일화(四星一花) - 8 +1 20.12.15 292 5 14쪽
8 사성일화(四星一花) - 7 +1 20.12.12 299 6 12쪽
7 사성일화(四星一花) - 6 +1 20.12.07 329 6 12쪽
6 사성일화(四星一花) - 5 +2 20.12.02 338 6 14쪽
5 사성일화(四星一花) - 4 +3 20.11.30 376 7 14쪽
4 사성일화(四星一花) - 3 +3 20.11.28 409 10 13쪽
3 사성일화(四星一花) - 2 +6 20.11.25 515 8 14쪽
2 사성일화(四星一花) - 1 +6 20.11.22 885 11 12쪽
1 사성일화(四星一花) - 0 +3 20.11.21 1,168 15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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