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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사성일화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임대협
작품등록일 :
2020.03.14 00:45
최근연재일 :
2021.05.2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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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24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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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성일화(四星一花) - 20

DUMMY

편지를 읽는 내내 지인화의 눈물은 마르지 않았다. 읽은 후에도 여전했다. 옆에서 같이 읽던 은공비도 같은 여자의 마음으로 사부의 슬픔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은공비는 사부를 달래주고 싶었으나 어떻게 그녀를 대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

편지를 다 읽은 지인화는 편지를 접고 품안에 넣은 뒤 엽상권에게 말했다.


“그의... 무덤은 어디에 있느냐...”


엽상권은 지인화의 말을 듣고 그녀를 한천몽의 무덤으로 안내하려고 했지만 은공비가 눈짓으로 만류했다. 지인화는 괴팍한 사람이지만 한천몽을 생각하는 마음은 특별해서 그의 무덤 앞에 가면 목 놓아 통곡할 것이 분명한데 혼자서 충분한 마음을 쏟아낼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 뜻을 헤아려 엽상권은 대략적인 위치를 설명했다. 지인화는 이 산에 아주 오래 살았기 때문에 대충 이야기해도 다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는 엽상권의 말을 듣던 중에 걷기 시작하여 숲속으로 사라졌다.

지인화가 그렇게 사라지자 옥빛의 여인은 남편 백의인을 바라보았다. 백의인의 표정도 예사롭지 않았다. 옥빛의 여인이 말했다.


“공비야. 우리도 떠나자꾸나.”


그러고는 남편을 보며 말했다.


“여보. 우리도... 한대협을 만나러 가야죠.”


백의인이 마음을 잡고 말했다.


“그래. 한 대협을 만나러 가야지.”


그의 말투에도 슬픔이 가득했다. 백의인과 한대협의 사연을 알 길 없는 엽상권은 내심 궁금했지만 묻지 못하고 그 둘을 따라갔다.


엽상권의 안내 하에 숲을 헤치고 간곳에 무덤이 있었다. 그 곳에 지인화가 멍하니 서있었다. 앞에 작은 돌탑이 있는 것으로 보아 지인화가 쌓아 놓은 것 같았다.

네 명이 그곳에 당도하자 지인화는 떠날 채비를 했다. 백의인이 그녀를 보고 물었다.


“지여협. 어디로 가시려는 것이오?”


지인화는 혼잣말을 하듯 말했다.


“복수를 해야지... 북빙궁을 되찾아야지...”


백의인이 말했다.


“상황을 알아본 뒤에 출발하는 것이 어떻겠소? 괜찮으시면 우리랑 동행하도록 합시다.”


그러나 지인화는 동의하지 않았다.


“궁의 사정이니 내가 알아서 하겠어요.”


그러자 이번에는 옆에 있던 옥빛의 여인이 나서서 말렸다.


“그대는 한대협의 당부를 잊었나요? 한대협과 북빙궁 사람들은 무공이 약해서 당했나요?”


지인화는 옥빛의 여인이 자신을 질책하자 내심 화가 났다. 좀 전의 대결에서 옥빛의 여인이 자신보다 무공이 높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조언까지 듣고 있자니 그녀의 성격상 더는 이곳에 있고 싶지 않았다.


“내 사정이니 내가 알아서 할 것이에요.”


더는 말릴 수 없을거라는 생각에 백의인과 옥빛의 여인은 할 말을 잃었다.

지인화는 은공비에게 다가갔다. 옥빛의 여인은 지인화가 무슨 짓을 할지 몰라 제지하려고 했으나, 은공비는 옥빛의 여인에게 손을 저어 말리고 지인화에게 걸어갔다.


“공비야. 이 사부는 이제 복수를 하기 위해 북해로 떠날 것이다. 너의 무공은 아직 완벽하지 않으니 부단히 수련하도록 하여라. 너는... 타고난 재주가 좋으니... 열심히만 한다면 이... 이 사부를 뛰어 넘는 고수가 될 것이다.”


부모가 옆에 있는데도 아랑곳 하지 않고 앞으로의 무공에 대한 조언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그리고 만약 내가 죽는다면 나의 조카이자 내 동생의 딸인 지빙고를 찾아 힘을 합해 나와 내 동생의 복수를 해주었으면 한다.”


말을 끝내고 은공비에게 대답을 듣기위해 잠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은공비가 봤을 때 지인화는 이제 예전의 차갑고 귀신같은 사람이 아니었다. 뭔지 모를 뭉클함이 일어 대답했다.


“나 은공비는 의리가 있는 사람이에요. 원했던 원하지 않았던 우리는 사부와 제자의 연을 맺었으니 훗날 사부가 좋지 않은 일을 당한다면 꼭 복수 할 것이에요.”


지인화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은공비의 손을 꼭 쥐었다. 그녀의 그러한 행동은 은공비에게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따뜻한 행동이었다.

지인화는 은공비의 손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도약하여 멀리멀리 사라졌다. 그녀의 무공이 은공비의 모친인 옥빛의 여인만 못했으나 소리 없이 사라지는 귀신행의 경공만은 옥빛의 여인도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지인화가 사라지자 백의인은 한천몽의 무덤 앞에 앉아 눈을 감았다. 옥빛의 여인 또한 백의인의 옆에 서서 잠시 한천몽의 무덤을 바라보았다.

엽상권은 이 둘의 태도를 보자 한 대협과 이들의 관계가 어떤 관계인지 궁금해졌다. 가만히 그들을 보고 있는데 백의인의 입이 열렸다.


“한선배님. 처음 만나 무량전에서 무공을 겨루었던 때가 생각납니다. 우리는 물위에서 겨루었었죠. 껄끄러웠던 저를 넓은 마음으로 받아들여주셔서 오늘의 제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잠시 말을 멈춘 뒤 다시 말을 이어갔다. 말투가 좀 전과 다르게 엄중했다.


“백무사. 비록 방내의 일은 복잡하게 되었지만, 그대가 청해신방을 얼마나 지키려고 애썼는지 나는 잘 알고 있소. 그대의 공로는 잊지 않겠소. 부디 편히 가시오.”


백의인의 아리송한 말에 엽상권은 궁금함이 더해만 갔다. 백의인은 한선배님이라고 부르며 한마디 말을 하고 그 다음에는 백무사라고 부르며 한마디 말을 보탰다.

백의인은 말을 마치고 난 후 뒤로 돌아 엽상권을 바라보았다. 그의 체구, 어깨, 주먹까지 찬찬히 훑어본 뒤에 얼굴에 미소를 띄며 말했다.


“한선배님이 자네에게 왜 백무진을 전수해 주었는지 잘 알 것 같군. 내가 나중에 시간이 된다면 자네에게 많은 것을 알려줄 수 있을 것이야. 허나 그 전에... 궁금한 것이 많을 테지.”


백의인의 말마따나 엽상권은 궁금한 것이 참 많았다. 엽상권은 묻지 않았지만 백의인의 말은 이어졌다.


“나와 내 처는 알다시피 공비의 부모이네. 얼마 전 우리는 공비가 무당산에서 내려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 무당산에서 있었던 사정을 듣고 우리는 공비가 자네를 따라갔을 것이라고 확신했지. 그래서 화산으로 오게 된 것이네. 헌데 우리가 화산에 도착했을 때 자네랑 공비가 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 하여 나와 내 처는 다시 화산에서 무당산으로 가는 길을 훑어보기로 했다네. 다행이 이곳에서 자네와 공비를 만나게 되었군. 잘못했으면 엇갈릴 뻔 했네.”


엽상권은 고개를 끄덕이며 백의인의 말을 들었다. 그러다 갑자기 무당산에서 자신이 도둑으로 몰린 일이 떠올라 말했다.


“무당산에서 있었던 일은...”


엽상권이 말을 꺼내려고 하자 백의인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자네를 알기 전에는 나도 의심을 했었지만 자네를 보고 나니 그것의 사정이 어찌되었건 자네와 관련이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드는군. 아마 그렇기 때문에 무당의 유양도장도 자네를 보내주었던 것이 아니겠나.”


엽상권은 두 손을 모아 예를 보이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저를 믿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백의인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엽상권은 은공비를 바라보았다. 이제 은공비는 그녀의 부모를 만났으니 부모를 따라 떠나야했고 자신은 화산파로 돌아가야 했다.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이제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 한켠에서 아려오는 아쉬움을 멈출 수가 없었다. 그는 은공비와 헤어지기 전에 그녀의 부모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었다.


“실례가 안 된다면 여쭤볼 것이 있습니다.”


백의인은 온화한 얼굴로 엽상권에게 말했다.


“무엇인가?”


엽상권은 은공비를 생각하는 마음에 용기 내어 말했다.


“제가 보았을 때 공비의 부모님이신 선배님들은 무공이 훌륭하신 대선배님으로 보입니다만 왜 공비를 무당산에 맡겨 두셨는지 궁금합니다. 공비는 툴툴대긴 하지만 마음이 어린아이입니다. 어린 나이에 부모와 떨어져 무당산에서 힘들게 지내온 것을 생각하니 너무하신 처사가 아닌가 감히 말씀드려봅니다.”


백의인은 부모 앞에서 자식을 두둔하자 잠시 멈칫 했지만 이내 껄껄 웃고 말했다.


“나와 공비의 어미를 책망하는 것이로군. 허허 그것은... 말이야. 나중에 자네가 내 사위가 된다면 말해주겠네.”


백의인의 말에 옥빛의 여인은 백의인을 향해 눈을 흘겼고 은공비는 ‘사위’라는 말에 깜짝 놀라 백의인에게 뭐라 말 하려다가 관두었다.

엽상권은 집안문제에 깊게 끼어들고 싶지 않은 마음에 이제 인사를 나누고 떠나려고 했다. 그는 두 손을 모으고 인사하를 했다.

엽상권이 인사하고 떠나려고 하자 백의인이 엽상권의 손을 잡고는 말했다.


“화산에 들른 뒤 훗날 천불산에 한번 들르게. 기회가 된다면 내가 무공을 봐주지.”


엽상권은 백의인에 호의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다시 인사를 하려다가 ‘천불산’이라는 말에 뭔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천불산? 천불산... 천불산...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말이다. 천불산... 은공비... 은... 천불산...’


그러다 갑자기 눈이 동그랗게 떠지고 뒤로 한 발짝 물러나며 백의인을 바라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아니... 그렇다면... 설마... 선배님은 옥... 옥...”


백의인이 말했다.


“맞네. 내가 옥절군이자 공비의 아비되는 사람일세.”


엽상권은 도무지 이와 같은 현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엽상권은 은공비 옆에 있는 은공비의 모친을 바라보았다. 옥빛의 고운 자태, 은공비와 느낌은 다르지만 너무나도 아름다운 얼굴, 천불산의 옥절낭.

은공비는 그녀 자신의 부모가 무림에서 얼마나 유명한지 알 수 없었다. 워낙 어렸을 때 무당산으로 들어가 무당산에만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엽상권은 옥절군과 옥절낭을 자세히 알고 있었다.


옥절군과 옥절낭. 은유향과 여청. 이는 무림의 역사에서 유명하기로 손에 꼽는 사람들이었다. 옥절군은 흑도제일의 방, 청해신방의 방주였고 청해신방의 신공 현양기의 최고수였다. 옥절낭은 옥절군보다 먼저 무림에 이름을 날린 여고수로 녹림을 하나로 통일한 천불산 옥녀채의 채주였다. 그녀는 녹림십팔채와 장강수로채를 비롯한 녹림의 수장으로 십여 년 전 오악검파의 악랄한 계략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모두 괴멸시킨 인물이었다.

옥절군은 십여 년 전 열린 정사무림대연에서 만천하에 ‘또 겨룰자 있소?’ 라는 말을 세 번 외친 일화로 유명해졌지만, 일찍이 옥절군이라는 별호가 옥절낭에게서 비롯되었다. 이 둘은 정사무림대연 이후에 천불산에 은거하여 무림에는 나오지 않았다.


엽상권은 이제야 옥절군 은유향과 한천몽의 관계를 알게 되었다. 은유향은 청해신방의 방주였고 한천몽은 당시 청해신방의 사대제자로 은유향을 보필했었다. 엽상권은 당시 청해신방의 사대제자 모두 알고 있었다. 백무신권 한천몽, 한청검 맹무룡, 적운신장 영언정, 흑백괴 화복위 이 넷은 청해신방의 사대제자로 무림에 이름을 날렸었고 엽상권은 화산파 장문인 구마용을 통해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었다.

엽상권은 은공비의 부모가 이렇게 대단한 사람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는 즉시 예를 취해 인사를 했다.

옥절군 은유향이 겸허해하며 말했다.


“자네는 나와 나의 부인이 활동했던 때에 간난 아기에 불과했을 터인데 우리의 이름을 들어봤다니 다소 놀라울 따름이네. 하지만 화산파의 제자분이 나에게 이렇게 예를 다한다면 구장문이 그리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네. 하하하”


엽상권이 아니라며 말했다.


“아닙니다. 저희 사부님께서는 과거 무림에 대한 이야기를 저에게 자주 들려주셨는데, 두 분을 언급할 때면 대단하신 분들이라는 말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엽상권의 말에 옥절낭 여청이 못 믿겠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구장문이 나를 대단하다고 했다니, 세월이 많이 흐르긴 흘렀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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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사성일화(四星一花) - 23 21.05.21 91 2 12쪽
23 사성일화(四星一花) - 22 21.05.20 81 2 12쪽
22 사성일화(四星一花) - 21 21.04.13 130 2 13쪽
» 사성일화(四星一花) - 20 21.03.24 188 2 12쪽
20 사성일화(四星一花) - 19 21.03.16 184 2 13쪽
19 사성일화(四星一花) - 18 +2 21.02.23 186 3 14쪽
18 사성일화(四星一花) - 17 21.02.10 215 2 13쪽
17 사성일화(四星一花) - 16 +2 21.02.06 192 3 13쪽
16 사성일화(四星一花) - 15 +1 21.01.26 236 4 14쪽
15 사성일화(四星一花) - 14 +1 21.01.19 212 4 14쪽
14 사성일화(四星一花) - 13 +1 21.01.14 220 4 14쪽
13 사성일화(四星一花) - 12 21.01.06 245 4 13쪽
12 사성일화(四星一花) - 11 21.01.03 282 4 15쪽
11 사성일화(四星一花) - 10 20.12.28 304 4 12쪽
10 사성일화(四星一花) - 9 +1 20.12.20 291 3 11쪽
9 사성일화(四星一花) - 8 +1 20.12.15 294 5 14쪽
8 사성일화(四星一花) - 7 +1 20.12.12 299 6 12쪽
7 사성일화(四星一花) - 6 +1 20.12.07 330 6 12쪽
6 사성일화(四星一花) - 5 +2 20.12.02 340 6 14쪽
5 사성일화(四星一花) - 4 +3 20.11.30 377 7 14쪽
4 사성일화(四星一花) - 3 +3 20.11.28 411 10 13쪽
3 사성일화(四星一花) - 2 +6 20.11.25 517 8 14쪽
2 사성일화(四星一花) - 1 +6 20.11.22 887 11 12쪽
1 사성일화(四星一花) - 0 +3 20.11.21 1,173 15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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