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신선이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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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촉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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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9 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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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9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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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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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화 히로인 등장

DUMMY

“으으···.”


여우 요괴 ‘미호’의 갸날픈 목선에 땀 한 방울이 흘렀다. 그녀의 배에는 영기가 깃든 화살 한촉이 꽂혀 있었다.

사건의 발단은 한 수도자 한 명으로 시작되었다.

그는 태산문(太山門)의 수도자 중 하나였는데, 미호의 미색을 보곤 사랑에 빠졌다.


-이리 와! 이년아.

-어머 왜 이러시는 거예요.


수도자는 ‘미호’를 그저 평범한 아낙으로 착각하곤 힘으로 겁간하려 들었다.


-봐라. 이 술법을 나는 수도자다. 내 말만 잘 들으면 너는 평생 호강하면서 살 수 있느니라.


태산문의 수도자는 거만한 미소를 지었다.

범인이나 무림인이나 수도자를 보면 두려워하면서도 은근한 눈빛을 보내온다. 워낙 수도자의 용모가 수려하고 그 힘이 강하기 때문에 동경의 대상이 되니까.

보통의 인간이 범접하기 어려운 위험한 아우라를 풍기는 남자. 그 어떤 여자가 가지고 싶지 않겠는가? 야수를 길들이여 자신에게 봉사케 하는 건 여인이 가진 근원적 욕망이 아닌가?

그는 이 아름다운 아낙 또한 그러리라 생각했다.


‘내 평생 이렇게 색이 넘치는 년은 처음 보는구나.’


겹겹이 걸친 옷으로도 가릴 수 없는 풍만한 몸과 눈빛에서 흘러나오는 뇌색. 마치 학을 보는 것과 같은 우아한 몸짓.

게다가 고양이처럼 앙칼진 성격까지.


-싫다고요! 이 손 안 놓으면 콱 깨물어 버릴거에요.

-허허, 전혀 아프지 않으니. 제발 한 번 해보거라.


모든 것을 갖춘 그녀에게 마음이 가는 것은 당연했다. 미호는 못이기는 척 수도자의 손에 이끌려 한 여관으로 들어갔다.


‘히힛, 걸려들었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미호의 계략이었다.


-허억허억. 더는 못 버티겠다!


태산문의 수도자는 거칠게 미호의 옷을 쥐어뜯었다. 그 풍만한 몸에 얼굴을 파묻고 극상의 쾌감을 얻으려는 찰나.


-커 헉···. 설마···.


미호의 날카로운 손이 수도자의 몸을 관통했다.

그녀는 수도자의 간을 빼내 자기 입에 가져갔다.


-역시 수도자는 맛있어. 이래서 내가 그만두지를 못한다니까?


그때까지 미호는 몰랐다.

자기가 죽인 수도자가 칠대 문파에 속하는 태산문의 수도자인지···.


그 결과.


-네년이 이리 문의 후기지수를···.


한 여성 수도자의 집요한 추적을 받게 되었고 이렇게 화살에 맞아 죽어가고 있던 것이다.


“아···. 그 남자를 잡아먹으면 안 됐어.”


후회가 밀려왔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었다.

미호는 조용히 눈을 감고 죽음을 기다렸다.

승천을 위해서 수백 년 동안 살아왔는데 단 한번의 실수로 물거품이 되었다.


그때, 그녀의 귀에 엄청난 폭발음이 들려왔다.


콰아아아앙-!


“으윽. 뭐야. 그년이 또 왔나? 지독한 년!”


그 여인 수도자가 자신을 죽이러 왔나 생각했지만 다행히 그 장대한 영기는 곧 사라졌다. 이윽고···. 어떤 미약한 기운이 느껴졌다.


‘내공?’


무림인이 자신이 있는 곳 근처에서 내공을 운기하고 있는 것 같았다. 수도자만큼 맛있진 않지만 무림인 또한 좋은 식사 중 하나였다.

그녀는 이 무림인의 등장이 가뭄의 단비처럼 느껴졌다. 어쩌면 꺼져가는 생명의 불씨를 다시 되살릴 수도 있었다.


-도와주세요···. 아파요···.


그녀는 매혹을 술법을 풀어 그 무림인에게 전음을 날렸다. 영기를 익히지 않은 자는 이 술법에 저항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


-도와주세요···. 아파요···.


강력한 매혹 술법이 도일의 머리를 강타했다.

축기기의 수도자라도 이 아름다운 여인의 미성을 들으면 하초를 발딱 세우고 달려들 것이다. 그 정도로 강력한 유혹이다.


“흐음?”


하지만 노인이 된 도일은 달랐다.

혼백의 크기가 너무 거대했기 때문에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았다. 그저 누군가가 자신을 부르고 있구나 생각할 뿐이다.


“여우 요괴인가?”


여우 요괴는 사람을 꾀어 간을 뜯어먹는다

척이면 척이었다.

왜냐하면 전에 만난 여성 수도사가 ‘여우’를 찾고 있었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도일은 일단 그곳으로 가보기로 했다.


“어차피 잡아먹힐 일도 없고.”


미호가 제일 싫어하는 것은 늙은 인간.

그중에서도 남자 노인.


“흐음···. 어디 보자.”


여우 요괴는 여러 술법을 익혔으니 자신이 겪는 단전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지도 몰랐다. 여우 요괴는 여러 공법과 술법에 해박하기로 소문이 났으니까.


“단전이 손상되었지만 나는 일단 수도자다.”


물론 위험한 일이다.

여우 요괴는 수도자의 간을 좋아한다.

그녀는 단전을 고쳐준 후에 자신을 잡아먹을 계획을 세울지도 몰랐다.


‘뒷일은 나중에 생각한다.’


수십 년을 기다리기엔 인내심이 부족했으니까.


*


도일은 발걸음을 옮겼다.

산의 깊숙한 곳으로 걸어가자···.

그는 무언가 얇은 막을 스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아무래도 여우 요괴가 만들어 놓은 진법 안으로 들어 온 듯했다.


-흑흑. 도와주세요.


도일은 전음을 듣고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거기서 오른쪽! 그리고 왼쪽이에요!


진법의 안은 사람의 키보다 큰 초목이 무성하게 뻗어 있었는데, 그 안에서 영기가 매우 복잡하게 섞여 있는 것이 느껴졌다.


‘길을 잃으면 죽겠군.’


아마도 여우 요괴가 자신의 거처를 보호하기 위해서 만든 결계인 것 같았다.


-참 잘하셨어요. 왼쪽으로 쭉 걸으세요.


관절이 욱신거려서 한 번 발을 헛디디니 옷자락이 잘려갔다. 역시나! 이 진법안에는 온갖 함정이 설치되어 있었다.


서걱-!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여우 요괴의 말을 집중해 잘 따라야 했다.


-자, 이제 오른쪽! 멋져요.


별것이 아닌 일에도 여우 요괴는 요란하게 칭찬하며 길을 알려주었다. 그 얄팍한 술책에 웃음이 나왔다.


‘크게 실망할 텐데.’


공을 들여 꼬신 남자가 노인이라니.

어쨌거나 그런 것도 모른 채 여우 요괴는 열심히 전음을 날렸다.


-쭉! 쭉! 옳지!


안으로 갈수록 강한 영기가 피부로 느껴졌다.


‘설마 비경인가?’


이렇게 강력한 진법으로 보호해놓은 곳이라면 역시 비경이 틀림없었다. 이렇게 좋은 곳을 차치하고 있다면 아마 강대한 요괴일 것이다.

단전을 고치겠다는 목표가 점점 더 현실성 있는 계획이 되어가고 있었다.


‘좋았어!’


도일의 표정이 밝아졌다.

사실 그가 가는 문제는 단전뿐만이 아니다.

첫 번째로 어떠한 영근을 가졌는지 빙의 회귀한 지 일 년이 되어가는 이 시점까지도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기서공을 무작정 익혀서 영기를 쌓은 것은 기적 중의 기적이었다.

두 번째, 거인의 피를 마셨다는 것이다.

물론 아무런 생각 없이 그런 짓을 벌인 것은 아니다.


‘음기가 강한 영약을 마시면 거인의 피의 부작용이 사라지지.’


거진은 이 세상에 단 몇십 마리뿐이다.

이 조나라의 끝에서 끝으로 걸어가려면 자그마치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릴 정도로 그 면적이 방대하니까. 이 조나라는 십억 명이 살아가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나라다.


‘물론 나라 꼴이 말이 아니지.’


외진 산속 마을은 낭인들이나 도적이 점령하고 지배한다. 좀 큰 도시나 마을은 무림 문파나 정체를 숨긴 수도자의 차지다.

그 사이에서 요괴들이 숨어들어 사람들을 잡아 먹으며, 재앙이 일어나 백만의 거대도시가 하루아침에 사라지기도 한다.

황제는 그저 유명무실한 존재.

수도 하나를 지배하는 영주와 같은 신세일 뿐.

따라서.

거진과 마주칠 확률은 극히 아주 극히 희박하다.


‘그래도 위험한 건 사실이야.’


여우 요괴는 강한 음기를 지닌 대표적인 요괴다.

도일은 아마 이 요괴가 자신이 처한 문제의 대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가지고 있다고 믿었다.


-자 이제 거의 다 왔어요.


영기가 점점 더 강렬해지고 있었다.

키보다 더 큰 풀은 사라지고 밝은 빛이 내리쬈다.

그 순간 도일은 진법에서 벗어났다.


*


그곳은 폭포가 흐르는 계곡이었다.

풍수지리의 원리와 완벽하게 합치하는 곳으로 언제나 봄인 장소. 화사한 꽃들이 피어있어 오색찬란한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왔다.

그 꽃밭 한가운데에 꼬리가 다섯 개나 달린 여우가 화살에 맞은 채 쓰러져 있는 것이 보였다.


“이런···. 뭐야! 너, 웬 노인네 하나가 들어온 거야.”


도일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뭐야, 다쳤던 건가?’


그러자 한 가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아 맞다! 그 여자가 활을 들고 있었지?’


아마 그 여인에게 화살을 맞은 여우 요괴는 자신의 비경으로 들어와 은신하고 있는 듯했다. 이러면 일이 수월하게 진행될 듯싶었다.


“에휴, 그냥 가라.”


여우 요괴는 누워서 얼굴을 찡그렸다.

그 모습조차 매혹적이라, 흑심이 마음속에서 일어날 정도였다. 역시 그 색기가 만만치 않았다. 잘 여민 옷 안에서 뽀얀 살이 드러났을 땐 정말 유혹당할 뻔했다.


“많이 다친 것 같은데, 내가 도와줄게.”

“흥, 다 늙어빠진 무림인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나한테 죽고 싶지 않으면 얼른 꺼져.”


여우 요괴는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송곳니를 드러내며 으르릉대는 것을 보니, 진짜로 얼른 물러나지 않으면 크게 당할 것 같았다.

하지만.

도일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그녀에게 걸어갔다.


“어어? 내 술법이 통하지 않는 건가?”


미호의 잔뜩 찡그린 얼굴에서 놀람이 번져나갔다.

그녀의 매혹에 도일이 걸려들지 않았으니까.


“이럴 리가 없는데···. 하찮은 무림인 따위가 내 술법에 걸리지 않는다니.”


저벅, 저벅.


그 와중에 도일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미호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큰일인데···.‘


미호는 그 모습이 마치 악귀가 웃는 것처럼 보였다.

지금껏 항상 남자를 술법으로 휘둘러 왔던 미호는 미증유의 공포를 느끼는 중이었다. 왜냐하면, 지금 화살이 배에 박혀 사용할 수 있는 영기가 매우 제한적이었으니까.


’무서워···.‘


저 노인네가 갑자기 흥분해서 자신을 덮친다면?

이 상태로는 저항하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오지마! 저리 꺼져!”


그녀는 콧잔등에 힘을 주며 위협했지만, 순식간에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다.



‘큰일이다. 내가 화를 내면 남자들은 더 좋아하는데?’


갑자기 식은땀이 몸에서 흘렀다.

본능적으로 쇄골을 따라 흐르는 땀을 닦아냈다.

남자를 유혹하려다 보니 생긴 습관.


‘이런! 또 실수했다.’


이런 행동조차 남자를 자극하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노인은 이 와중에도 자신의 앞으로 걸어오는 중이었다.


‘다가오지 말라고 이 변태야!’


반드시 순결을 지켜야 했으니까.

하지만 곧 그녀는 깨달았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하든 그것은 남자의 음심을 자극하는 기폭제가 될 뿐이라는 것을···. 두려워서 몸이 덜덜 떨렸다.

평생 처음 경험하는 경험이었다.

남자의 앞에서 항상 그녀는 심리적 우위를 차치하고, 자기 몸에 발정하는 그들을 보며 비웃어 왔으니까. 두려움에 몸이 부르르 떨렸다.

다리가 후들후들거렸다.


“아아아···.”


끝났다! 완전히 끝났어!

이렇게 뭔가를 두려워하는 듯 가녀린 모습을 보면 남자들은 더욱 미쳐 날뛴다. 눈에서 불길이 나오고 미친 듯이 달려드니까.

그리고 왜 신음 소린 왜 낸 거야?


짝-! 짝-!


미호는 자기 입이 원망스러워 몇 대 때렸다.


“도와준다니까, 넌 무슨 상상을 하는 거야?”


도일이 말했다.


“어···?”


미호는 그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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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1화 노인 +1 22.07.24 285 1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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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화. 간떨리는 순간. +1 22.07.22 345 1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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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화 비경에서의 전투 (2) +1 22.07.20 298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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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화 비경진입 +1 22.07.18 335 9 14쪽
23 23화 새로운 비경 +1 22.07.18 345 10 14쪽
22 22화. 흑적쌍도 +1 22.07.17 327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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