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tuna : 그 남자의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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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김
작품등록일 :
2020.03.25 12:57
최근연재일 :
2022.01.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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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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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8-22

DUMMY

조영의 뜻대로 움직일 수 있는 자금이 많아졌다는 것만이 중요한 사실이었다.

조영과 여한모가 옷을 갈아입고, 호텔 식당으로 내려오자 몇 명의 직원들이 식사하고 있다가 조영을 향해 일어나서 인사를 건넸다.


정필모와 황문달은 보이지 않았다.

창가로 자리를 잡고 앉은 조영이 간단한 아메리카식 조식 메뉴를 주문했고, 여한모도 같은 것을 주문했다.


“어젯밤은 정말이지 대단했어요, 보스. 흐흐흐.”


“두 번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파티였다. 크크크.”


“정 사장님과 황 사장님은 아무래도 체력이 달리나 보네요. 흐흐흐.”


“아무래도 나이를 무시할 수는 없겠지. 내가 어제 뉴욕 직원들 휴가 보낸다고 한 것을 얘기해줬던가?”


“보스 바로 옆에서 전화 통화를 함께 듣고 있었습니다.”


“싱가포르에도 연락해줬나? 그쪽 직원들도 고생했는데, 1주일 정도 휴가를 주도록 해. 보너스는 다시 정산한 후에 결정하자. 일단 휴가 보너스로 1인당 10만 달러 정도씩 줄까?”


“그 정도면 모두 기쁜 마음으로 휴가를 보낼 수 있을 겁니다. 보스. 흐흐흐.”


아침 식사를 하면서 조영과 여한모도 점차 일상으로 되돌아올 수 있었다.


* * *


조지 카우프만은 마피아였다.

뉴욕의 빈민가에서 태어난 조지는 중학교를 졸업한 후에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았다. 이탈리아계 이민자의 후손인 아버지의 수입은 일정치 않았고, 그나마 가끔 벌어오는 돈으로는 술을 사는 일이 빈번했다.

어린 시절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항상 배가 고팠다.

어려서부터 눈치가 빨랐던 조지는 동네 형들을 뒤쫓아 다니면서 형들이 사주는 음식으로 배를 불리고는 했었다.

빈민가의 형들은 장래가 밝지 않았었고, 술과 마약에 찌들어 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형들의 잔심부름을 해주면 먹다 남은 음식들을 건네주고는 했는데, 조지가 마음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학창 시절에 몇 번의 패싸움에 휘말렸던 조지가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뒷골목의 형들과 어울리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주위에서 잘 생겼다는 칭찬을 여러 번 들은 조지는 한때 배우의 길을 꿈꾸기도 했었다. 어렵게 모은 돈으로 할리우드에 가서 2년여를 서성였지만, 할리우드에는 조지보다 훨씬 더 잘생긴 청년들이 셀 수 없이 많이 있었다.

가끔씩 나오는 엑스트라 일을 하면서 배우의 꿈을 키워보기도 했지만, 2년여 만에 포기하고 뉴욕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할리우드에서의 생활은 조지에게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겨 주었다.

촬영장에서 만났던 유명한 배우들의 뒷이야기들은 주변 사람들이 조지의 곁에서 떠나지 않게끔 해주었다.

어린 시절 조지에게 심부름을 시키고 음식을 건네주던 형들 사이로 되돌아간 조지는 또다시 그들의 심부름을 해주게 되었다.

성인이 된 조지는 술 심부름도 할 수 있게 되었고, 어느 날부터는 작은 마약을 운반하는 일도 맡아서 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경찰에 잡혀서 감옥에도 다녀왔다.

배운 것 없고, 전과까지 생긴 조지가 구할 수 있는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었다.


그때, 우연히 다시 만난 어린 시절에 한동네에 살던 형이 일거리를 주겠다고 했다.

여전히 배가 고팠던 조지에게는 그 일이 어떤 일이어도 상관이 없었다.

검은 양복을 입고 나타난 동네 형의 모습이 멋있어 보였던 조지는 그렇게 프랑크 레케제의 말단 조직원이 되었다.

큰돈을 벌 수는 없었지만, 예전처럼 배를 곯지는 않았다.

조지는 무엇보다 눈치가 빨랐기 때문에, 선배 조직원들의 비위를 맞춰주는 데 탁월했다.

게다가 술자리에서 예전 할리우드의 이야기들을 해주면 대부분 즐거워했다.

프랑크 레케제의 조직이 감비노 조직에 밀려서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을 때였다.


그러던 중, 빅보스인 레케제가 동양인 친구를 사귀었다는 소문과 함께 새로운 무기들이 조직원들에게 공급되었다.

선배들은 빅보스의 새로운 친구가 엄청난 부자이며, 빅보스에게 많은 돈을 투자해주고 있다는 소문을 신이 나서 떠들어댔다.

그중에는 빅보스를 따라나섰다가 동양인을 먼발치에서 본 적이 있다고 자랑하는 선배들도 있었다.

맨 밑바닥 조직원이었던 조지에게는 먼 나라의 이야기였다.


그러던 어느 날, 조직의 상부에서 저 멀리 라스베이거스에 가서 일할 인원을 뽑는다는 공지가 내려왔다.

지원자 우선이며, 합격자들은 모처에 가서 일련의 교육과 훈련을 받은 이후에 라스베이거스에 새롭게 시작하는 카지노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뉴욕에 별다른 애정이 없던, 조지는 바로 지원했고 운이 좋았는지 합격할 수 있었다.

함께 선발된 100여 명 정도의 인원이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한적한 곳에 위치한 훈련소로 향했다.


훈련소의 생활은 어려운 성장기를 거쳐 온 조지에게는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우선 식당에서 제공하는 음식들이 맛있고, 양도 많았다.

신선한 재료로 만든 음식들이 훈련생들이 원하는 만큼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제공되었다.

조지와 다른 동료들은 레케제 빅보스를 칭송했다.

이어지는 훈련 프로그램들은 학교에서는 배우지 못한 것들이었다.

고객을 응대하는 법과, 말썽을 일으키는 고객을 격리하는 방법, 고객을 대할 때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예절에 대한 교육들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카지노에서 행해지는 기본적인 게임에 대한 설명과, 여러 가지 운영 방침을 교육받았다.

총기 사용 훈련 시간도 있었다.

여러 종류의 권총과 소총에 대한 기본정보가 제공되었고, 각 총기류에 대한 특성과 사용법을 교육받은 후에는 실제 사격도 이루어졌다.

훈련소의 시설은 미군 특수부대의 최신 훈련 프로그램을 수행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는 자랑이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다양한 상황에서의 사격 훈련을 체험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함께 진행되는 기초 체력 훈련이 힘들기는 했지만, 훈련만 받고 있을 뿐임에도 불구하고 주급이 지급되었다.


정해진 날짜에 꼬박꼬박 지급되는 급여는 조지의 지갑을 배부르게 했지만, 무엇보다도 조지의 마음이 안정되었다.

주급을 두 번째 받았을 때, 조지는 규칙적으로 받게 될 돈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다.

주급을 세 번째 받았을 때, 조지는 현금이 수북하게 쌓인 지갑을 보면서 은행에 계좌를 만들어서 저금을 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훈련소의 프로그램은 아침부터 밤까지 꽉 차 있어서, 돈을 쓸 만한 시간이 없었다.

다음날 조지가 훈련장의 사무실을 방문해서, 은행 계좌를 만들고 싶다는 뜻을 전달하자 사무실 직원이 조지를 시내의 은행까지 태워다 주고, 계좌를 만드는 것을 도와주었다.

그날 밤 조지는 평생 처음으로 만든 자신의 통장을 끌어안고 잠자리에 들었다.

통장을 매만지며, 자신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준 빅보스에게 충성을 다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네 번째 주급을 받은 날, 점심 식사를 마친 후에 모든 훈련생들이 사무실 앞의 운동장에 모였다.

지난 한 달간의 훈련을 주관했던, 맥스 미첼 교관이 단상으로 올라오자 웅성거리던 소음이 점차 잦아들었다.


“제군들. 지난 한 달간의 훈련을 받느라 대단히 고생 많았다. 이제 여러분은 모든 훈련 과정을 마쳤고, 실제 업무에 투입되기 위해서 내일 이동할 것이다. 내일부터 3일간 뉴욕에서 휴가가 주어질 것이다. 휴가 동안 가족과 애인들을 만난 후에, 라스베이거스로 이동해서 본격적인 업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의 수고와 노력에 대해서 박수를 보낸다. 이상. 짝짝짝.”


맥스 교관이 훈련생들을 향해서 박수를 쳐 주었고, 맥스 교관 뒤쪽에 모여 있던 훈련소의 직원들도 함께 박수를 쳐 주었다.

조지와 동료들도 환호성을 지르며, 훈련을 마친 것을 자축했다.

그날 밤에는 술과 고기가 제공되었고, 훈련소의 마지막 밤을 즐겁게 보낸 일행들은 다음 날 뉴욕의 가족에게로 돌아갈 수 있었다.


* * *

1990년 3월 23일 금요일.

미국 네바다 주(州) 라스베이거스 호텔 럭키(Lucky).

훈련이 끝나고 받은 2박 3일 동안의 뉴욕 휴가를 동네 친구들과 술을 마시느라 사용한 조지는 이곳 라스베이거스로 건너와서 업무에 투입되었다.

새롭게 개장 준비를 하고 있는 호텔은 객실이 무려 250개나 된다고 들었다.

조지와 다른 보안 요원들은 호텔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위치를 파악하고, 비상 대피로와 주요 상황 발생 시의 방어 거점 등에 대한 사전 교육을 받았다.

호텔과 카지노는 24시간 운영되기 때문에, 조지와 동료들도 하루 8시간씩 3교대의 근무를 하게 되었다.


조지는 카지노 입구에서 입장객을 확인하는 업무에 배정받았다.

잘생긴 얼굴 덕분에 고객들을 맞이하는 중요한 자리에 뽑혔다고 동료들이 부러워했다.

조지는 오늘의 근무 파트너인 잭과 함께 검은색 양복을 차려입고 단정하게 자리를 지키고 서 있었다.

오늘은 카지노 오픈 리허설을 하는 날이었다.

하루 후인 토요일에 성대한 오픈 파티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점검을 하는 날이었다.

저녁 시간에는 빅보스도 이곳을 방문할 거라는 연락이 있었다.


“이봐, 조지. 너무 미소를 짓지 말라고. 카지노에 들어오는 여자 손님들이 자네 얼굴을 쳐다보느라고, 게임을 하지 않으면 우리 카지노가 돈을 벌 수가 없단 말이야.”


함께 근무를 서는 잭이 농담을 건넸다.

무표정한 얼굴의 조지가 어깨를 으쓱였다.


“잭, 여자들은 나의 미소에 반하는 게 아니야. 그냥 나의 얼굴이 자석이라고. 세상 여자들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자석 말이야.”


“오우~ 조지. 할리우드에 있다가 온 친구들은 모두 자네처럼 입에 기름을 칠하는 건가? 나도 휴가를 받으면 할리우드에 다녀올까 봐. 크크크.”


잭이 제가 한 말이 웃기는지 하얀 치아를 보이면서 밝게 웃을 때였다.


조지의 귀에 연결된 이어잭에서 무전이 들려왔다.


[VIP 호텔 로비 도착. 잠시 후 카지노 입구 통과할 예정임. 이동 동선의 직원 정위치할 것.]


무전을 받은 조지와 잭이 자세를 바로잡았다.

카지노 서비스 파트에서 나와 있던 직원들도 무전을 받았는지 단정한 자세를 취하고, 곧 다가올 VIP를 기다렸다.


잠시 후.

수십 명의 수행원을 대동한 세 명의 사내가 앞장서서 카지노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다가오는 VIP의 얼굴을 확인한 조지의 두 눈에 힘이 바짝 들어갔다.

뉴욕의 빅보스인 프랑크 레케제가 다가오고 있었다.


“이곳이 카지노의 입구입니다. 서비스 파트 직원들이 입장하는 고객들을 확인하게 됩니다. 유사시에는 함께 있는 보안 요원들이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설치되어 있는 CCTV를 통해서 통제 센터에서도 입구의 상황을 24시간 체크하게 됩니다.”


카지노의 사장을 맡은 리츠드 포트먼이 프랑크 레케제와 조영에게 설명을 해주고 있었다.


“오우~ 이곳에 있는 우리 형제들은 정말 잘 생겼는걸? 자네 이름이 뭐였더라...아....잭이었지? 부모님은 건강하신가, 잭?”




※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한 것으로 허구임을 말씀드립니다. ※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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