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tuna : 그 남자의 복수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조영김
작품등록일 :
2020.03.25 12:57
최근연재일 :
2022.01.30 07:00
연재수 :
256 회
조회수 :
367,562
추천수 :
3,606
글자수 :
1,293,490

작성
21.08.21 07:00
조회
552
추천
6
글자
11쪽

9-9

DUMMY

“어느 순간에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일본의 부동산은 바람이 잔뜩 들어간 풍선과 비슷합니다. 외부의 자극이 임계시점을 넘어서는 순간에 풍선은 ‘펑’하고 터지게 될 것입니다.”


“일본의 부동산 하락이 꽤 오랜 시간 지속될 수 있다는 이야기군요?”“고국의 일이라서 안타깝지만, 보스가 말씀하시는 [꽤]라는 단어가 10년 이상을 의미할 수도 있다는 것이 저의 판단입니다.”


“10년 이상의 부동산 폭락이라......일본의 국민들에게는 안타깝지만, 정확한 정보 예측을 하게 된다면 우리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겠군요? 관련 투자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보세요. 가능하겠지요?”


“물론입니다, 보스. 이번 휴가로 직원들의 에너지는 풀(Full)로 충전되었습니다. 하하하.”


뉴욕의 사무실에서 또 다른 일본 폭격 계획이 의논되고 있었다.


“[맨해튼 트리뷴]의 인수는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습니까?”


“저쪽에서 2천 5백만 달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3천만 달러를 불렀던 상황에 비해 가격이 많이 내려갔습니다. 아무래도 자금 압박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심한 것 같습니다. 지금 협상 중이니까, 2~3백만 달러 정도는 더 깎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 두 차례 협상을 더 진행해서 우리 쪽 제시 금액을 받아들이면 바로 계약을 진행하셔도 좋습니다. 자금은 여유가 있으니까, 속도를 높여 봅시다. 다른 분야는 어때요, 마이클?”


“잭손 쪽에서 대한 추가 지분 인수 의향이 있는지를 물어보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국제 원유가도 하향세에 있고, 추가 자금을 확보해서 신규 사업 진출을 하고 싶어 하는 분위기입니다.”


“잭손이라면 제가 하는 일에 꽤 도움이 되었었습니다. 향후 원유 쪽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원유 가격만을 놓고 보면 올해 들어서 하락 국면이고, 보스가 가져오신 정보가 아니라면 상승 요인이 마땅히 없습니다. 다만, 아직은 석유를 대체할 만한 에너지원이 원자력 외에는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원유 가격이 안정화를 이루는 것도, 정유 사업에는 나쁘지 않습니다. 장기적 투자의 관점에서 추가 지분을 매입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대략 0.7% 정도를 추가로 인수해서 총계 1% 정도의 지분을 확보한다면 미국 경제계나 정계에서의 발언권을 향상시키는 부차적인 이득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0.7%를 추가 매입하기 위해서는 약 2억 달러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좀 더 상세한 계획을 수립해서 보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알겠습니다, 보스.”


“자, 큰 물고기를 한 마리 잡았습니다. 덕분에 휴가도 즐겼고, 보너스로 지갑도 두둑해졌습니다. 이제 다른 물고기를 잡을 준비를 해봅시다. 다들 맡은 분야의 업무에 대해서 세부적인 보고서를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회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 * *


1990년 4월 2일 월요일.

서울시 강남에 위치한 포르투나 사장실.

정필모는 사장실 책상에 앉아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사진사가 여러 가지 포즈를 요청하고 있었다.

책을 읽고 있는 모습, 결재 서류를 들여다보고 있는 모습, 결재 서류에 서명하는 모습 등 여러 가지 포즈를 취하고 있는 정필모 사장의 표정은 매우 어색했다.

정필모가 생각하기에는 모두가 비슷비슷한 포즈라고 생각했던 사진들을 수십여 장 촬영한 후에 사진사가 카메라를 내리면서 흡족한 미소를 띠었다.


짝.짝.짝.


“고생하셨습니다, 사장님. 이제 소파로 오셔서 편하게 앉으셔도 됩니다. 사진 찍느라 김 기자도 수고했어. 자네는 인터뷰 때에는 자리에 없어도 되니까, 차에 가서 쉬고 있어도 좋아.”


소파의 한쪽 끝에서 사진 촬영을 구경하고 있던 선조 일보 경제부 소속인 한동헌 기자가 형식적인 박수를 세 번 정도 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이고, 사진 찍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인 줄 몰랐습니다. 모델들은 예쁘고 잘생기면 다 하는 건 줄 알았는데, 오늘 몇 장 찍어보니까 일반인은 엄두도 내지 못할 직업이었네요. 하하하.”


“이 정도면 짧은 시간에 잘 끝낸 겁니다. 바쁘신 사장님 시간을 많이 뺏을 수는 없으니까요.”


“처음 찍으신다고 들었는데, 프로 모델인 줄 알았습니다, 정 사장님. 특히 결재 서류에 서명하는 모습은 아주 인상적입니다. 성공한 사업가의 표상과 같은 포즈였습니다. 신문에 실리면 팬클럽이 생기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하하하.”


한동헌 기자를 쫓아온 선조 일보 정치부의 오대형 기자가 아부성 멘트를 날렸다.


“하하하, 우리 한 기자님과 오 기자님의 말씀을 듣다 보니까, 두 분의 전문 분야가 확연하게 차이가 납니다그려. 하하하.”


정필모의 말에 한동헌 기자와 오대형 기자가 멋쩍게 웃으며 소파에 자리를 잡았다.


“자, 그럼 지금부터 인터뷰를 시작하겠습니다.”


한동헌 기자가 소파의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녹음기의 녹음 버튼을 누르면서 말문을 열었다.


“우선 정필모 사장님께서는 미국에서 사업을 하다가 귀국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에 관한 이야기를 간략하게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제가 몇 가지 개인적인 사정으로 미국에서 10여 년 정도의 기간 동안 사업을 하게 되었었습니다. 열심히 하기도 했지만, 운도 따르고 해서 남들보다는 짧은 시간에 돈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고국에서 평화로운 정권 교체가 이루어졌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었고 이제 귀국할 때가 되었다 싶은 생각이 들어서 돌아오게 된 것입니다.”


“그러면 지금 하고 계시는 사업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주 사업 분야는 투자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미국에서 벌었던 돈도 있고, 미국에서 사귄 친구들 중에 전문적으로 투자를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의 자금을 모아서 국내의 발전 가능성 높은 분야에 대한 투자를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들 잘 알고 계시겠지만, 우리나라는 자원이 부족한 나라입니다. 대신에 뛰어난 인재들이 많이 있지요. 국내에 부족한 외화를 들여와서 국내의 훌륭한 인재들과 아이디어에 접목한다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었고, 아직까지는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하하.”


“부동산과 경비업에도 진출하신 거로 알고 있는데요?”


“잘 아시다시피 옆 나라 일본은 지난 10년간 엄청난 부동산 시장의 성장을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잠시 기세가 주춤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서 부동산에도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국토에 산이 많고, 활용 가능한 면적이 좁은 우리나라에서는 정부 주도의 거점에 많은 투자를 해서 국토 개발의 균형을 이루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비업은 미국이나 일본 같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활성화가 많이 되고 있는 분야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찰력이 우수한 것이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야기입니다만, 앞으로 경비, 보안 분야에 있어서도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경비업체를 인수했으며, 현재는 일본의 선진 경영 기법을 가진 회사와 제휴해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러셨군요? 대한민국에서 사업을 하는 데 있어서 개선되어야 할 점을 꼽으신다면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


“우리나라는 내수 시장이 크지 않습니다. 그 이야기는 외국에 수출을 해서 달러를 벌어들여 와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달러가 많이 들어와야 그 돈으로 필요한 원자재를 수입하기도 하고, 국토의 개발도 이루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달러를 국내로 들여오는 방법은 수출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의 투자자들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관 투자자들이 운용하는 금액이 천문학적인 것이야 말할 것도 없겠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움직이는 금액도 여러분이 들으시면 놀랄 만한 금액입니다. 미국에 있는 제 친구들도 [아시아의 4마리 용]이라고 불리는 한국에 대해서 관심이 많더군요. 다만 아쉬운 것은 국내법상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정부와 정치권에서 이런 부분에 관심을 두고, 국내법을 손질한다면 더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에 손쉽게 자금을 투자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들어온 달러를 이용해서 우리나라의 산업 발전이 조금 더 빠르게 진행되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인 투자 확대를 위한 관련 규정의 손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관계 법령이 빠르게 갖추어질수록 더 많은 달러가 들어올 수 있을 것입니다. 싱가포르나 홍콩 등의 사례를 참고해보신다면 제가 왜 이런 이야기를 드리는지 이해하시기에 쉬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몇 달 전에는 목포에 내려가셔서 불우한 형편의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후원하셨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그에 관해서도 한 말씀 해주시겠습니까?”


“저는 목포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래도 미국물을 먹고, 나름 어깨에 힘주고 살 만큼 되었는데 어느 날 생각해보니 고향을 위해서 한 일이 없었습니다. 마땅한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에 목포 시청 관계자분께서 어려운 처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다가, 제가 그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작은 도움이겠지만,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그들이 사회의 주역으로 성장했을 때 또 다른 후배들에게 오늘 받은 것을 되돌려주는 그런 인재들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뷰는 매끄럽게 진행이 되었다.

한동헌 기자의 질문은 날카롭다기보다는 우호적인 질문이 대다수였고, 처음에는 녹음기를 신경 쓰면서 긴장한 듯했던 정필모도 인터뷰 중반부터는 여유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몇 가지 간단한 질문과 답변이 오간 후에 한동헌 기자가 녹음기의 작동을 중단시켰다.


“오늘 감사합니다. 이것으로 인터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신문사로 돌아가서 기사 초고를 만든 후에 한 부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바쁘신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고, 한 기자님이 더 수고가 많으셨지요. 자, 이거 약소합니다만 돌아가시는 길에 식사라도 하고 들어가십시오. 아까 사진 찍으신 기자님 봉투도 여기 따로 준비해두었습니다.”


“뭐 이런걸......감사합니다. 아마 기사는 다음 주 정도에 나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만, 혹시 변동 사항이 생기면 따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허형모 경제 부장님께도 안부 전해주십시오.”


짐을 챙겨서 자리에서 일어나는 한동헌 기자의 뒤를 따라 정필모가 일어나서 악수를 건넸다.


“한 기자, 먼저 나가서 기다리고 있을래? 나는 여기 정 사장님께 잠시 드릴 말씀이 있어서....”




※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한 것으로 허구임을 말씀드립니다. ※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Fortuna : 그 남자의 복수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휴재 안내 22.02.04 179 0 -
공지 토,일 연재로 전환 20.05.24 2,115 0 -
256 11-6 22.01.30 226 7 11쪽
255 11-5 22.01.29 173 4 11쪽
254 11-4 22.01.23 180 7 11쪽
253 11-3 22.01.22 193 6 12쪽
252 11-2 22.01.16 203 7 11쪽
251 11-1 22.01.15 203 5 11쪽
250 10-25 22.01.09 232 7 11쪽
249 10-24 22.01.08 223 7 11쪽
248 10-23 22.01.02 222 6 11쪽
247 10-22 22.01.01 215 7 11쪽
246 10-21 21.12.26 238 6 11쪽
245 10-20 21.12.25 225 6 11쪽
244 10-19 21.12.19 267 7 11쪽
243 10-18 21.12.18 256 7 11쪽
242 10-17 21.12.12 288 8 11쪽
241 10-16 21.12.11 280 5 11쪽
240 10-15 21.12.05 294 6 11쪽
239 10-14 21.12.04 294 6 11쪽
238 10-13 21.11.28 316 7 11쪽
237 10-12 21.11.27 311 6 11쪽
236 10-11 21.11.21 331 7 11쪽
235 10-10 21.11.20 335 6 11쪽
234 10-9 +1 21.11.14 340 8 11쪽
233 10-8 21.11.13 343 6 11쪽
232 10-7 21.11.07 368 5 11쪽
231 10-6 21.11.06 365 5 11쪽
230 10-5 21.10.31 385 7 11쪽
229 10-4 21.10.30 381 6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