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븐 크로니클 : 1부 판타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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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뮤엘
그림/삽화
rakeneezz
작품등록일 :
2020.03.26 17:01
최근연재일 :
2020.05.16 18:00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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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9
추천수 :
135
글자수 :
142,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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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28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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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1화 - 여긴 어디?

DUMMY

1화- 여긴 어디?


“아우우...”

슬며시 팔을 들어 머리를 문질러 보았다.


“악!”

아무래도 뒷머리에 무언가 박혀있는 모양이다.


쑥!


“아야!”

되게 아프네

“다행히 그렇게 많이 다친 것 같진 않지만.”


휙!

그런 시답잖은 생각을 하고 방금까지 내 머리에 박혀있던 파편을 멀찍이 던졌다.


파지직! 파직!

그런데 그 순간 저 멀리 던진 파편이 갑자기 스파크를 튀기기 시작했다.


‘이 정도는 가볍게 무시...’

파지직! 파지직! 파직!

‘...하면 안 되겠네.’

퍽퍽!

이 이상한 파편은 내가 발로 몇 번을 짓밟은 후에야 작동을 멈추었다.


“에이 씨! 올해 따라 되는 일이 없네!”

그렇게 한참을 뻘짓을 하고 나서

“근데, 대체 여기는 어디지?”

지금 서 있는 이곳이 처음 보는 장소라는 것을 자각했다.


“음...”

분명히 숲의 구조를 하고 있었는데 어딘가 미묘하게 인위적인 느낌이 나는 곳이었다.


‘분명 시엘이 의미 없는 곳으로 이동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렇다면 나랑 시엘이 여기 온 적이 있었나? 아! 잠만 여기가 시엘이랑 와 본 장소면 나 시엘한테 엄청 깨질 텐데...’

그렇게 대체 이곳이 어딘지, 만약 와 본 곳이라면 과연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생각에 잠겨있을 때였다.


“...!”

휙!

갑자기 온몸에 신성한 성수가 끼얹어지는 느낌이 들어 몸을 급히 숙였다.


“...”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쓰윽

몸을 일으켜 보았지만, 마찬가지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에이, 모르겠다.”

약간은 머쓱한 마음에 그냥 몸 주위를 포함하여 주변을 내 마기로 한 번 훑어내었다.


“에휴, 이게 뭐 하는 짓인지. 이게 다 쓸데없는 생각을 해서 그래”

생각해보니 나도 살짝 맛이 간 듯하다.


이런 이상한 곳에 떨어져서 혼자 뻘짓을 하고 있으니...


‘...?’

혼자?

“아!”

시엘!

생각해보니 시엘이 없었다.


분명히 나 혼자 이런 곳에 버리고 갔을 것 같지는 않으니 여기 근처 어딘가에 있어야 한다.

‘아닌가...? 버리고 갔을 수도 있으려나?’


하여튼.

그러나 없었다.

방금 주위를 마기로 훑을 때 이 주변에 시엘로 느껴지는 신성력, 또한 그러한 흔적은 없었다.


단지 어느 종족 것인지 모르겠는 거대한 시설 하나가 감지된 것이 다였다.


“후우... 젠장!”

우선 침착하게 상황을 정리해보았다.


일단 나는 지금 평소와 비하면 약 10%의 힘도 능력도 쓰지 못한다.


‘아니 10%가 뭐야. 거의 다 막혔구만.’

사실 과장을 조금 보태면 거의 격이 떨어졌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마치 커다란 통에서 물을 빼내야 하는데 작디작은 빨대로 그 물을 빼는, 설상가상 그 물에는 물조차 얼마 남아있지 않은, 그런 상황이라고 볼 수 있었다.


그건 시엘도 마찬가지였고.


‘에이 씨, 이런 빌어먹을 독! 젠장!’

만약 이런 상황에서 시엘을 그냥 약해 보이는 하급에서 중급신 정도의 신격을 가진 ‘사람’이나 ‘신’으로 착각한 상급신 이하의 어정쩡한 존재에게 끌려갔다면?


“후우...”

생각하기도 싫었다.


사실 시엘은 굉장히 멀쩡할 것이다.


근데 끌고 간 ‘사람’인지 ‘신’인지 여하튼 그 아이가 멀쩡할지는 미지수였다.

‘아니야. 어쩌면 이 세계 자체를 아예 엎어 놀 수도...’


하여튼

시엘을 끌고 간 사람인지 신인지가 하나의 신화의 ‘신화’를, 저 높은 하늘에서도 하늘 밖에 있다 할 수 있는, 수많은 신이 난립하는 우주에서도 ‘천외천’이라 불리는 최상급 이상의 신격과 신위를 쌓은 놈들이라면 위험했겠지만.

‘근데 그런 애들이 널려있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의 그런 신격들은 소속된 사회에서 나온 적이 없으니까. 그리고 그런 애들이 미쳤다고 혼자서 시엘을, 아무리 힘이 빠졌다고 해도 그 원격(元格) 못 알아보고 건드릴 일도 없을 테고...’


“후우...”

여튼간 시엘은, 아니, 그 천사, 아니 천사인지 나랑 같은 악마인지 모를 괴물은 혼자서 주기적으로 지옥을 엎어놨던 놈이다.


그것도 내가 다른 ‘여신’을 만났다는 그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말이다!


‘우선 빨리 시엘을 찾아야겠네’

“하아...”

진짜 이게 뭐 하는 짓인지!


그렇게 치열한 전장에서 살아나오고도 걸어 다니는 폭탄을 찾아야 하는 나의 신세를 한참 동안 한탄하고 이동하기 위해 날개를 펼친 순간!

휘익! 쾅!

나는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악!”

급하게 뒤를 돌아봐 날개를 확인해 보았더니

“...”

아까 전의 격렬한 격전 때문인지 그곳에는 날개라 이름 붙여진 넝마 조각만이 있을 뿐이었다.


“...”

하는 수 없이 발로 걸어야겠다.


“후우, 젠장!”


그 이후로 짜증이 가득 섞인 음성과 한숨만이 이 ‘숲’에 가득 메아리쳤다.


※ ※ ※


누군가 애꿎은 ‘숲’에게 화풀이를 하고 있을 때.


어느 어두운 방 안.

“그래서, 얼마면 되겠소, 대장?”

“하아, 요즘 ‘감시’가 심하다.”

“아니, 우리가 그런 짐승 새끼들에게 고개 숙일 처지는 아니지 않소?”

두 남자가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따위 짐승 새끼들이 문제가 아니다.”

“그럼 대체 뭐가 문제요?”

“위원회. 이놈의 속 편한 이상주의자들이 문제야.”

위원회란 말에 물어본 남자의 인상이 절로 찌푸려졌다.


“젠장! 그럼 대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소?”

그 말에 답을 해주던 남자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후우, 미안하오. 내가 잠시 흥분했소.”

“...괜찮다. 다만, ‘위’에서는 일단 가만히 지켜보자는 뜻을 보내왔다.”


‘위’라는 말이 나오자 앉아 있는 남자에게 따지던 남자는 입을 닫았다.


“하아, 알겠소. 그럼 나는 이만 물러나도록 하겠소.”

그 말을 끝으로 남자는 다른 남자에게 고개를 숙이고 방을 빠져나왔다.


“...”

남자가 방에서 나간 후 방에 혼자 남은 남자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 눈을 감고 조용히 있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네. 알겠습니다. 제거하도록 하지요.”

갑자기 방에 앉아 있던 남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방금 그 한마디로 방금 나간 남자의 운명이 결정되었다.


“...흠.”

다시 침묵을 지키던 남자는 이내 손을 뻗어 최근에 알게 된 ‘담배’라고 불리는 물건을 집어 들고 불을 붙였다.


“...자네의 성격은 제국의 그림자가 되기에 적합하지 않았네.”

후우우

“자네의 희생은 값진 희생일 걸세. 그럼 모든 인(人)의 삶을 위해...”


하아아


“잘 가시게”

치이익

남자가 탁상 위에 올려져 있던 재떨이에 누군가의 불을 껐다.


그 말과 행동과 함께 잠시 슬픈 얼굴을 지은 남자는 이내 방 한쪽으로 눈을 돌렸다.


놀랍게도 그곳에는 지금 루엘이 애타게 찾고 있는 시엘이 곤히 눕혀져 있었다.


“노예라...”

잠시의 중얼거림을 끝으로 남자의 시선은 다시 그의 탁상위로 옮겨졌다.


그곳에는...


“새로운 소환이라...”


스윽

“다시금 바빠지겠군”

이내 남자의 방 안에는 다 꺼진 담배에서 나왔던 뿌연 담배 연기와

샤락 샤락

남자의 책장 넘기는 소리로 가득 찼다.


그 이후 방 안에서는 어떤 소음도 들려오지 않았다.


※ ※ ※


헉헉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허억 허억”

아직 걷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온몸이 신성한 성수로 목욕이라도 한 듯 축 처졌다.


헉헉

“젠장!”

이게 다 빌어먹을 독 때문이다.


대체 무슨 독이 거의 무한하다고 느끼던 내 마기를 고갈시키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전반적인 신체 능력 모두 저하시키는 것일까?


‘후우... 이러다가 격락하는 거 아닌지 몰라.’

피식

내가 생각해도 너무 멀리 갔다.


나와 같은 ‘창조(創造)의 업’을 짊어진 신에게도 통하는 독인 것도 놀라운데 그런 드높은 신의 격을 강제로 깎아내릴 수 있는 독이라니!

아무리 가이아가 나와 시엘과 같이 ‘창조의 업’을 짊어진 신이라 하여도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 독이 있었으면 앞으로 무수히 많은 신이나 기존의 ‘신’의 자리를 노렸던 ‘사람’들, 또한 그러한 자들이 뭉쳐 만들어진 사회인 신계, 뭐 그리고 기타 여러 사회까지. 크게는 전쟁부터 작게는 사소한 분쟁까지. 그러한 일이 일어날 때마다 이 ‘독’을 가지고 있는 편이 무조건 한 발 앞서게 될 것이다.


당초 현재까지 가장 높은 신격(神格)으로 알려진 창조신(創造神)의 신위(神威)를 거의 봉한 것을 보아하니 지금 이 독만 하여도 우리보다 낮은 신격을 가진 대부분의 신은 이 독에 중독되는 순간 무조건 자의든 타의든 봉신(封神), 크게는 완전히 영멸당할 테니.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만일 정말 그런 일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진짜 비밀리에, 혹은 모든 신계의 ‘정보통’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이미 모든 신계에서는 이에 대한 대비를 마친 후일 것이다.


또는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이 불가능한 독이거나.

‘물론 그래도 진짜 말도 안 되기는 하겠지만.’


절레절레

‘우선 중요한 거는 시엘을 찾고 돌아가는 거니까.’

나는 고개를 흔드는 것으로 상념을 털어내고 다시 움직이기 위해 일어섰다.


그런데 그 순간.

툭! 콰직!

“악!”

나는 발을 헛디디며 멋진 퍼포먼스를 숲에게 보여주었다.


“...”

아무래도 이 빌어먹을 독이 자연적으로 해독되거나 적어도 시엘을 찾아서 독을 해독할 방법을 알아내기 전까지는 두 다리로 움직일 필요가 있어 보였다.


※ ※ ※


“후우... 드디어 다 왔다.”

그런 말을 내뱉는 내 눈앞에는 상당히 특이해 보이는 건물이 자리하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둥글어 보이는 돔 형태의 외관에 안쪽까지 비쳐 보이는 유리가 그 멋을 더해주고 있었다.


또한 말끔하고 깔끔해 보이면서도 한 편으로는 형이상학적 아름다움을 갖춘 것이 내가 매일 지겹도록 봤던 신전들의 양식이나 꼭 고풍스러운 것만 고집하는 대부분의 신족들의 집들과는 다른 매력이 있었다.


‘나중에 돌아가면 이런 건축물이나 지어볼까.’

그런 실없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잠시 눈앞에 빛이 반짝이더니 어느 여자 한 명이 서 있었다.


“정지. 이 앞은 위원회 소속 건물입니다. 어떤 이유로 방문하셨습니까?”

“허업!”

순간적으로 놀라서 딱히 마실 필요도 없는 숨이 들이켜졌다.


내가 이렇게 감이 둔해졌나?

어떻게 내 앞으로 이동하는 기척조차 못 읽어냈지?

그런 생각이 잠시 들 때였다.


“방문 목적을 말씀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나는 그제야 여자의 말에 반응할 수 있었다.


“아, 어. 제가 여긴 처음 와 봐서요. 혹시 여기가 어디죠?”

나의 그 말에 여자는 매우 놀란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혹시 길을 잃으신 겁니까?”

“아, 네!”

뭐 넓게 보면 길을 잃은 것은 맞다.


‘다만 그 범위가 몇천 개의 세계랑 저기 외곽의 우주까지 포함해서 그렇지.’

도리어 내가 묻고 싶었다.


“혹시 이곳이 어디인지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음...”

그런데 갑자기 여자의 표정이 설마 하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혹시 이 세계에 처음 오셨습니까?”

‘어? 이 세계의 기술이나 마법 수준이 다른 세계를 인지하고 오갈 수 있는 수준인가? 아무리 봐도 그렇게는 안 보였는데?’

그런 의문을 가질 때였다.


“저기...”

“아, 네! 아마 처음 맞을 거예요.”

그 말을 끝으로 여자는 잠시 충격받은 표정을 짓더니

“마지막으로 묻겠습니다. 혹시 ‘판타즈마(Fantasma)’가 무슨 뜻인지 알고 계신가요?”

‘판타즈마? 그 단어는 환상이나 뭐 그런 것을 지칭하는 단어 아니었나?’

“환상이나 뭐 그런 걸 뜻하지 않았나요?”

그렇게 고개를 갸웃거리며 대답했을 때였다.


갑자기 여자가 경악한 듯한 표정을 보이며

“잠시 여기서 기다려 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 말을 끝으로 등장할 때와 같은 방법으로 사라졌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이상한데...’

그러나 그런 생각과는 별개로 일단은 잠시 자리에 앉아 기다리기로 했다.

‘어차피 시엘을 찾으려면 여기가 어딘지 알아야 하니까. 저 여자한테서 여기의 지형이나 뭐 그런 거 물어봐서 나쁠 건 없지.’


이미 저 건물 내부를 마기로 싹 훑은 뒤다.

저 건물 안에 있는 인원이나 무기나 실력, 그 어떤 것으로 보았을 때 나에게 해를 끼칠 만한 것은 없었다.


다만 몇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은

‘대체 어떻게 내가 눈치 못 채게 내 앞으로 온 거지?’

방금 내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여자와

‘아무리 봐도 타 세계를 인지할 수준은 아닌데?’

이 세계에 대한 끝나지 않는 의문뿐이었다.


※ ※ ※


“...그래서 지금 뭐라고 했습니까?”

“분명 새로운 소환으로 추정됩니다.”

그 말에 눈앞의 남자는 헛숨을 들이켰다.


“허어... 하필 이럴 때...”

그러고는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로 앞에 놓인 물로 손을 가져갔다.


벌컥벌컥

목이 탄다는 듯 남자는 컵에 담긴 물은 한 번에 들이켰다.


“후우... 그래서 추정 종족은 무엇입니까?”

“...조인족(鳥人族)으로 추정됩니다.”

“조인족. 조인족이라. 후우, 다행이라면 다행인가.”

그러고는 다시 물을 찾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미 비어버린 컵에는 물이 들어있지 않았다.


“후우...”

그렇게 잠시 한숨을 내쉬던 남자는

풀썩

갑자기 기절이라도 한 듯 고개를 꺾고 축 늘어졌다.


그리고 그 모습을 여자는 바로 앞에서 가만히 지켜보았다.

그렇게 짧은 시간이 지나고

휙!

남자가 다시금 고개를 들었다.


그런데 그 짧은 사이에 남자의 눈빛이 바뀌어 있었다.

남자는 이내 다시 의자에 몸을 기대고 말을 꺼냈다.

“후우... 안녕 가브. 오랜만이네”


그러자 마치 이 상황을 알았다는 여자도 말투도 상당히 친한 사람과 대화하듯 바꿨다.

“...그러네. 제붑, 오랜만이야.”

그 말을 하는 여자의 표정은 일순 슬퍼 보였다.


그러나 남자는 여자의 표정을 보지 못한 것인지 말을 이어갔다.

“갑자기 날 왜 부른 거야? 가뜩이나 ‘지혜’께서도 이 일은 개입하면 어그러지니 되도록 개입하지 말고 두 분 힘으로 헤쳐나가시도록 안배하셨잖아.”

“하아... 나도 되도록 부르고 싶지 않았어.”

“무슨 일인데?”

잠시 숨을 고른 여자, 가브가 말을 이었다.


“흐름과 다른 일이 발생했어.”

“뭔데?”

‘흐름’이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갑자기 남자, 정확히는 남자의 탈을 쓴 ‘무언가’의 표정과 말투가 심각해졌다.


“원래의 흐름 속에는 두 분께서 저런 독에 당하는 일이 없었어. 그런데 웬일이신지 독에 당하셨어. 그것도 우리가 전혀 모르는 독이야.”

“...확실해?”

“확실해. 내가 ‘지혜’께서 넘겨주신 모든 관련 자료를 찾아봤어. 하지만 저 독과 관련된 ‘도서관’의 어디에도 없어.”

그 말을 끝으로 방 안에는 잠시 침묵이 흘렀다.


“...우선 내가 ‘지혜’께 말씀드려볼게. 다만...”

“나도 알아. 이 부분은 내 담당이라는 것과...”

지혜께서 지금 그렇게 멀쩡하신 상태가 아니란 것을.


그러나 그 말은 그저 여자의 입가를 맴돌다 사라졌다.


“후우... 알았어. 대강 네 방식이 뭔지는 아니까 말이야. 그럼 언제 귀환할 거야?”

“우선 우리의 폐하께 이곳을 설명해 주면 바로 이곳을 뜰 거야. 그러니 내가”

“아아, 그만해. 더 안 들어도 알 것 같아.”


그 말을 듣고 여자는 처음으로 방긋 웃었다.


“다행이네. 그럼 이만 잘 가”

“잠깐! 가브 조금만 더...”

분명 뒤에 다른 말들이 들렸지만


휙!

가브는 그것조차 못 들었다는 듯 슬며시 미소지으며 허공에다 손을 그었다.


그러자

꾸물꾸물

남자의 몸속에서 구더기와 비슷하게 생긴 기생충이 기어 나왔고

스르륵

이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추욱

동시에 남자 또한 처음에 기절한 것과 같이 늘어졌다.


“후후. 그런 이야기들은 이제 곧 다시 만나면 원 없이 하자, 제붑”

그러나 방 안에는 그 누구도 없었기에 그 혼잣말을 듣는 사람은 없었다.


“자, 그럼”

저벅저벅

“모든 것은 세 분이시되 오롯하신 한 분이신...”

그렇게 말을 마친 가브가 슬쩍 한 걸음을 내딛자


사라졌다.


이후 그곳에서는 ‘가브’라는 여자를 다시 볼 수 없었다.


다만

“끝내 모두를 사랑하셨던 분을 위하여”

라는 의미 모를 ‘가브’의 뒷말 만이 허공에 메아리치며 남아있을 뿐이었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지난번 프롤로그 때에 인사를 못 드려 이렇게 인사드립니다.

혹시라도 궁금하신 점이나 지적하실 점이 있으시면 바로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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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4화 - 새로운 도시 +3 20.05.16 46 4 9쪽
24 23화 - 도둑의 승리 +2 20.05.05 35 5 10쪽
23 22화 - 도둑질 20.05.02 33 2 12쪽
22 21화 - 초대하지 않은 손님 20.04.30 32 2 9쪽
21 20화 - 자금 +2 20.04.28 32 2 11쪽
20 19화 - 갈취 20.04.25 51 3 10쪽
19 18화 – 무투가 20.04.23 33 3 12쪽
18 17화 - 경기장 20.04.21 146 5 14쪽
17 16화 - 콜로세움 20.04.18 34 3 12쪽
16 15화 - 후원 +2 20.04.16 39 2 11쪽
15 14화 - 자작(子爵) +2 20.04.14 47 3 12쪽
14 13화 - 제국의 귀족 +6 20.04.11 56 3 10쪽
13 12화 - 제국(帝國) +2 20.04.08 60 8 12쪽
12 11화 - 거처 +2 20.04.07 47 7 16쪽
11 10화 - 체류 +4 20.04.06 52 7 13쪽
10 9화 - 왕국의 아이들 20.04.05 50 5 11쪽
9 8화 - 반목 +4 20.04.04 51 7 12쪽
8 7화 - 구출 20.04.03 50 6 14쪽
7 6화 - 버림받은 자들을 위한 환상 20.04.02 42 6 12쪽
6 5화 - 제국의 수도 20.04.01 48 6 16쪽
5 4화 - 이름 없는 연금술사 20.03.31 60 7 15쪽
4 3화 - 빛이 없는 밤 20.03.30 62 6 17쪽
3 2화 - 판타즈마 (Fantasma) +5 20.03.29 107 5 18쪽
» 1화 - 여긴 어디? +4 20.03.28 179 12 17쪽
1 프롤로그 +4 20.03.26 280 1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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