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 전쟁(惡魔 戰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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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기씨
작품등록일 :
2020.03.2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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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6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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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29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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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1화 - 전쟁의 서막

DUMMY

- 플롤로그 -


죽음은 예고없이 찾아온다


어제 곁에 있던 이들이

오늘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슬픔은 남은 자들의 몫

그마저 하룻밤 꿈처럼 사라진다


해가 뜨고 달이 지는 일처럼

죽음과 슬픔이 끝없이 공전한다.


오늘도 죽지않고 눈을 뜬다면

난 다시 검을 잡아야겠지


나의 소중한, 사랑하는 천사여

내 이 비참한 생이 끝나길 기원한다


나와 함께

죽음으로 돌아가자






1화 - 전쟁의 서막


센드랜과 웨스트랜은 수십 년 동안 좋은 사이를 유지해왔다.


그런 만큼 두 나라의 국경과 수도 사이에는 이렇다 할 군대가 없었다. 침략하는 웨스트랜은 센드랜의 수도 코디스를 향해 파죽지세로 진격할 수 있었다.


웨스트랜의 침공로에 위치한 센드랜의 도시와 마을들은 미처 전쟁이 일어난 것도 모르고 있다가 공격을 당했다.


첫번째로 침략당한 건 국경지대의 소도시 베른이었다. 베른은 불과 1시간만에 함락당했다.


인구 3천의 소도시 나드 역시 마찬가지 운명에 처해 있었다.





나드 수비대 대장 힉스는 지난밤 상가 중앙회의 회식 자리에서 과음한 탓에 머리가 좀 아팠다.


아침부터 줄곧 냉수를 들이켜고 있었지만, 두통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아무래도 잠을 더 자야 없어질 두통이었다.


오전 보고와 근무자 교대까지만 지켜보고 어딘가에서 잠시 눈을 붙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외투를 벗어 옷걸이에 걸고 물을 한잔 마셨을 때 망루 근무자인 데니스가 헐레벌떡 숙직실로 뛰어 들어왔다.


“대장! 서쪽에서 수천의 병사가 접근하고 있습니다!”


“뭐? 그게 무슨 소리야?”


힉스는 데니스가 어제 마신 술이 덜 깨 헛소리를 한다고 생각했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데니스는 잠시 무릎을 잡고 숨을 고르고 있었다.


“데니스! 무슨 말이냐니까?”


“기마대하고··· 대규모 병력이 접근 중이라구요!”


힉스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데니스를 문 옆으로 밀쳐내고 직접 망루 쪽으로 향했다.


기마대를 포함한 대규모 병력이라니, 믿기 어려운 보고였다. 하지만 데니스의 목소리에 묻어있는 다급함이 마음에 걸렸다.


데니스의 말은 사실이었다.


수를 정확하게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병력이 서쪽 골짜기로부터 들판으로 쏟아지는 중이었다.


속도는 빠르지 않았지만, 천천히 걸어도 20여 분이면 나드에 도착할 거리였다.


눈이 좋은 수비대원이 앞쪽 깃발에 웨스트랜의 문장이 새겨져 있는 것을 보고 보고했다.


‘웨스트랜이 저런 대규모 병력을? 대체 왜?’


힉스는 접근 중인 것이 웨스트랜의 군대임을 알자 궁금증이 일었다. 하지만 궁금증 해결은 나중 일이었다.


영주인 레슬리 자작에게 보고하기 위해 말 한 필을 달리고 나머지 수비대원들에게 완전 무장한 뒤 도열할 것을 지시했다.






레슬리 자작이 수비대에 도착했을 때, 웨스트랜 군대는 이미 코앞까지 접근 중이었다.


레슬리는 본인이 먼저 상대를 맞이하러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힉스, 내가 먼저 나가서 무슨 일인지 얘기해 보겠네”


“영주님 너무 위험합니다. 제가 가겠습니다.”


“아니야, 뭣 때문인지 모르지만··· 설마 공격하려는 것은 아닐게야. 내가 직접 나가는 게 훨씬 나을걸세.”


힉스는 레슬리 자작에게 10명의 수비대원을 호위로 붙였다. 큰 의미는 없는 숫자였지만 영주를 혼자 보낼 수는 없었다. 영주 일행은 말을 타고 도시로 접근하는 웨스트랜 군대 쪽으로 나아갔다.


레슬리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병력의 엄청난 규모가 실감이 났다. 마치 온 들판을 뒤덮는 것 같았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대단한 군세였다.


하지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침략일까?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센드랜과 웨스트랜의 사이가 나빠질 일이 있었나? 아니다. 그랬다면 나드 영주인 본인이 가장 먼저 알았을 것이다.


웨스트랜과 나드는 활발한 교역 파트너다. 지금도 웨스트랜 상인들이 수십 명이나 나드에 머물고 있었다.


바로 어젯밤에, 나드의 상가 중앙회가 웨스트랜 상인단을 환영하는 회식을 열었고 본인도 참석했었다. 전혀 이상한 낌새가 없었다.


‘어쩌면 북쪽의 페루스족이나 남쪽의 써던 제국과 문제가 생긴 것인지도 몰라. 무기와 식량을 챙기러 왔을 수도 있다.’


레슬리 자작은 머리가 총명하고 배포가 있는 사람이었다. 지난 20년 동안 나드를 뛰어난 수공업자들의 도시로 만들어 낸 것도 그였다.


나드의 농기구와 무기에 대한 명성이 퍼지면서 그가 영주가 된 이후 나드의 인구는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다른 도시들이 흉년으로 배를 곯아도 나드는 양곡이 풍부한 편이었다.


그는 일단 웨스트랜 군대의 총지휘관과 얘기를 좀 나누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떻게든 적 지휘관과 잘 협상해 시의 피해를 줄이는 것이 중요했다.


지난 20년 동안 자신의 인생을 바쳐 나드를 살만한 도시로 만들어 왔다. 웨스트랜과 우호를 쌓기 위해 무던히도 애써왔다.


여기까지 생각한 레슬리는 다소간 마음이 안정되며 자신감이 생겼다. 그는 크게 심호흡을 했다.


‘그래, 최악의 경우라도, 백성들이 이 겨울을 지낼 최소한의 식량 정도는 남겨둘 수 있을 거야.’


레슬리 일행과 웨스트랜 선두 기마대와의 거리가 50여 보 정도까지 가까워졌을 때였다.


웨스트랜 기마대가 갑자기 속도를 올렸다. 순식간에 레슬리 일행과 거리가 좁혀졌다.


‘어?’ 하는 순간 레슬리는 하늘로 붕 하고 날아올랐다고 느꼈다.


하늘과 땅이 휙휙 돌며 번갈아 눈에 들어왔다. 저 멀리 웨스트랜의 군대 한가운데에 지휘관의 깃발이 보였다.


‘지휘관과 얘기를 나눠야 하는데’


이것이 레슬리의 마지막 생각이었다.






힉스는 믿을 수 없는 광경에 잠시 사고가 정지됐다.


갑자기 속도를 올린 웨스트랜 기마대가 그대로 레슬리 자작 일행을 덮쳤다. 눈 깜짝할 사이에 자작 일행은 기마대 속에 파묻혔다.


레슬리의 머리가 몸에서 떨어져 피를 흩날리며 하늘로 날아간 모습을 본 것은 힉스의 착각이 아니었다.


기마대와 나드 초입과의 거리는 불과 100여 보. 적 기마대는 무서운 속도로 접근해 왔다. 곧 수비대를 덮칠 것이었다.


‘끝이다.’


끝이라는 생각이 든 순간, 힉스는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자신이 지금 해야 할 마지막 일을 깨달았다.


“데니스! 말을 타고 코디스로 달려! 뒤도 돌아보지 마! 웨스트랜이 쳐들어왔다!”


그는 웨스트랜의 침공을 코디스에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이 정도 적군이 들이 닥친다면 코디스도 멀쩡하지 못하리라.


하지만 그의 생각은 틀렸다. 이미 그때 코디스에서는 5천 500여 명의 군대가 출정식을 진행하고 있었다.




웨스트랜 군대가 나드를 잿더미로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반나절이었다.


그 반나절 동안 나드는 지옥이었다.


그들은 아무런 통제 없이 나드를 마음껏 약탈했다. 칼끝에는 자비가 없었다.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조차도 이를 피해 가지 못했다. 수백 명의 아이들이 교실에서 죽임을 당했다.


갓 태어난 신생아까지 단 한 명의 시민도 살아남지 못했다.


데니스는 힉스의 명령을 받고 나드를 빠져나가려 했지만, 차마 남아있는 사람들을 외면하지 못하고 기수를 돌렸다.


그는 도시 한가운데의 광장에서 목에 칼이 찔려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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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54화 휴재공지 20.08.29 49 0 -
58 58화 –동쪽으로 (1부 마지막 화) 20.09.16 20 0 11쪽
57 57화 – 검은 암살자 2 20.09.13 26 0 11쪽
56 56화 – 검은 암살자 1 20.09.09 22 0 11쪽
55 55화 – 에이럼 원정 7 20.09.06 24 0 11쪽
54 54화 – 에이럼 원정 6 20.09.01 25 0 10쪽
53 53화 – 에이럼 원정 5 20.08.26 41 0 11쪽
52 52화 – 에이럼 원정 4 20.08.23 25 0 13쪽
51 51화 – 에이럼 원정 3 20.08.19 25 0 10쪽
50 50화 – 에이럼 원정 2 20.08.16 35 0 10쪽
49 49화 – 에이럼 원정 1 20.08.12 36 1 12쪽
48 48화 – 여행에 필요한 것 3 20.08.09 38 0 10쪽
47 47화 – 여행에 필요한 것 2 20.08.05 74 0 11쪽
46 46화 – 여행에 필요한 것 1 20.08.02 38 0 10쪽
45 45화 – 벨디무스의 파멸의 서 2 20.07.29 36 0 10쪽
44 44화 - 벨디무스의 파멸의 서 1 20.07.26 48 0 10쪽
43 43화 - 나 대신 약속을 지켜줘 3 20.07.22 41 2 10쪽
42 42화 - 나 대신 약속을 지켜줘 2 20.07.19 49 2 12쪽
41 41화 - 나 대신 약속을 지켜줘 1 20.07.15 45 1 10쪽
40 40화 - 지옥으로부터의 습격 5 20.07.12 53 0 13쪽
39 39화 - 지옥으로부터의 습격 4 20.07.08 48 1 9쪽
38 38화 - 지옥으로부터의 습격 3 20.07.05 46 1 10쪽
37 37화 - 지옥으로부터의 습격 2 20.07.01 50 1 9쪽
36 36화 - 지옥으로부터의 습격 1 20.06.28 59 1 11쪽
35 35화 - 불타는 광산 2 20.06.24 48 0 13쪽
34 34화 - 불타는 광산 1 20.06.21 53 0 10쪽
33 33화 - 검사 한 2 20.06.17 55 0 9쪽
32 32화 - 검사 한 1 20.06.14 58 0 9쪽
31 31화 - 세튼신의 성녀 3 20.06.10 54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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