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씨 1화
이정도로 달팽이를 포함한 자른 자원들이 시장에 등록되기
무섭게 팔려나갈 정도로 큰 인기를 끌자 너도나도 돈을 벌기위한 모험가들이 필드로 24시간 쉬지 않고 사냥을 했고
결국 씨가 마르자 대박이 난 것은 역시나
사육스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사육과 농사 관련된 기술을 가진 사람은 재배수 말고도
여러 명이 가지고 있었고 몇몇 다른 소규모 농장들이
재배하여 시장에 팔아 공급을 계속했지만 날이 갈수록
부족해지는 공급량을 맞출 수 있는 사람은
재배수 뿐이었다.
재배수와 다른 농사스킬을 가진 사람과의 차이라면
바로 산란촉진이었다.
재배수는 브리더로 꾸준하게 달팽이의 성장을 관찰하고
병에 걸릴 때의 처방까지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여 얻어낸
산란촉진은 한 쌍의 달팽이로 수백 추천마리의
새끼 달팽이를 낳을 수 있을 정도로 원기옥적인 공급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달팽이의 살은 저번과도 같이 고기에 사용되었고 껍질은
가구와 장신구, 갑옷 등 등 안 들어가는 곳이 없었다.
또한 사람들의 소비가 늘어나자 자연스럽게 폐기물 또한
증가하여 저번에 망했던 청소업을 다시 시작하여
밀린 일정에매일 매일 바쁘게 생활했지만
고수리와 재배수는 서로 땀을 뻘뻘 흘리고 헤헤 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서로 놀리고 웃는 재미에 하루가
순식간에 끝났다.
"오빠, 샤워 끝났으니 탕에 들어가"
"아참 수리야 상의할게 있는데 잠시 시간될까?"
재배수는 따뜻한 우유를 한잔을 머리를 털고 있는 수리에게
건네주자 고맙다는 말 대신에 웃음으로 우유를 받았다.
"그래서 무슨 일로 상의?"
"그게 지금 우리가 너무 바쁘고 힘들게 일하잖아
그래서 좀 어떻게 하면 편할까 생각하다가 NPC나 다른
모험가들을 고용해서 일을 하면 좀 더 수월하지 않을까?"
사업이 계속 확장되면 사실상 개인이 할 수 있는 한계를
넘기 마련이다.
수리가 항상 같이 협력을 해준다고는 하지만 이미 2명이
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설 정도로 농장이 번영을 하고 있는 상황에 재배수는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는 방식이나
길드에 아웃소싱처럼 의뢰를 통해 일을 덜어내는
방법은 어떨까하고 상의한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직 다른 사람을 못 믿겠어요.
내가 좀 예민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의뢰를 받은 모험가가
대충하면 불만족한 고객들은 오빠에게 항의를 하겠지?
그건 좀 아닌 것 같아"
말은 이렇게 하고 있지만 사실 고수리는 항상 자신만을
의지하고 다른 사람의 방해 없이 둘이 같이 붙어 다닐
수 있는 현재 상황에 매우 만족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이 틈을 파고 들어오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었다.
물론 어느 정도는 시력을 잃었을 때 버림받은 아픈 상처도
있었지만 지금은 재배수가 가장 큰 이유였다.
"하지만 너도 많이 힘들어 하는 것 같아서"
"아닌데?! 나는 완전 튼튼하고 멀쩡 멀쩡인데!"
고수리는 바로 팔을 접어서 근육을 보여주는 듯한
모션을 취하며 장난을 쳤지만 재배수의 계속되는 걱정에
결국
달팽이의 먹이로 재배하던 잡초는 모두 갈아엎어 포기하고
먹이는 다른 농장이나 길드에 의뢰를 하여
모험가들이 채집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농사하는 시간을 줄이면 그만큼 좀 편하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그 빈 시간에 또 다른 일이 생기면서
전과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수리야 준비 다했어?"
"조금만 기다려줘"
"오빠, 모자 어떤 거? 왼쪽? 오른쪽? 쓰고 있는 거?"
오늘은 드디어 수리가 시력이 돌아온 뒤로
처음으로 시작의 마을로 가는 날이다.
놀러가는 건 아니고 늘어나는 달팽이 때문에 더욱 많은
식량을 구입할 거래처를 찾기 위해 내려가는 것이지만
고수리는 무척 들떠서 신이 난 상태이다.
전에도 몇 번 마을로 내려가자고 말은 했었지만
그때마다 아직 자신은 준비가 덜 되었다며 피했지만
드디어 오늘에야 마음의 준비가 끝났는지
신이 나서 모자를 고르고 있었다.
"갑자기 모자는 왜?
오늘은 뭔가 구름이 흐린 게 비올 것 같은데?"
"비는 무슨! 벌써 2달 동안 비가 안와서 가뭄이라고
달팽이 먹이가 부족해서 마을로 가는 거잖아?"
맞는 말이다.
비가 내리지 않아 가뭄이 지속되자 기존의 거래처에서
오는 달팽이밥이 줄어서 시작의 마을로 가는 것이다.
하지만 재배수는 뭔가 느낌이 오늘은 드디어
그동안 축적했던 비가 한 번에 내릴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짠~! 준비 끝!"
"이렇게 준비를 하면서 전에 만났을 때는
왜 이리 일찍 나오는 거야?"
"참 오빠도 이럴 때는 그냥 예쁘다고 칭찬하는 거야 흐흠~!"
고수리가 그렇게 대놓고 눈치를 주자 재배수는 늦어서
미안하다며 칭찬을 해주었고 그 뒤에야 농장에서
빠져나올 수가 있었다.
"우와~ 저 시계탑은 뭐야 언제 생겼어?
뭐여 이제는 핫도그도 팔아?"
간만에 찾은 시작의 마을의 변화된 모습에 몹시 흥분한
고수리는 이곳저곳 개구리 마냥 폴짝 폴짝 날아다닐 때마다
간식이 하나 둘 수리의 양손 가득을 넘어서
재배수의 손까지 침범하게 되었다.
"오하 이거 너뮤 달어"
"다 먹고 말해 한때는 천사 마스코트였던 놈이
무슨 거지같이 그렇게 먹어 ㅠㅠ"
재배수는 마을에 들어올 때 약간 걱정되는 것이 있다면
물론 고수리의 안전도 있었지만 혹시나 수리를 알아보고는
또 이상하게 접근하거나 무슨 사고가 일어나지는 않을까
고민되었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그동안 농장에서 은둔하며
지내온 시간동안에 더 이상 수리는 시작의 마을의
마스코트가 아니었다.
새로운 마스코트는 벌써 동상까지 만들어져서 마치 아이돌
마냥 활동하고 있었고 천사라고 마들 귀여운 생물을
바라보듯이 보았던 고수리는 그동안 밍밍한 음식만을
먹다가 드디어 사람다운 음식들이 가득해지자
침을 흘리며 정말로 좋게 표현하면
복스럽게 뜯어먹었기 때문이다.
"흐으라럇!"
갑자기 옷을 잡아당기는 고수리에 재배수는 이젠
당황하지도 않고 지갑을 열며 말했다.
"그래, 그래 이번에는 또 뭐가 먹고 싶은거야?"
"정말! 또 먹는 거라고 생각한거야?"
고수리가 끌고 온 천막에는 다양한 장신구들이
걸려있는 곳으로 재배수가 키웠던 달팽이들의
껍질을 이용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흠 이건 어때?"
고수리가 반짝 반짝한 눈으로 진열장에 있는
장신구들을 눈이 빠져라 보고 있자
배수는 근처에서 어울릴 법한 헤어핀을 하나 건네주었다.
"파란색과 빨간색이 눈과 매칭되서 좋을 것 같은데?
마음에 안 들면 다른 거 골라도 괜찮아"
재배수는 자신 넘치게 헤어핀을 가져왔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는 고수리의 모습에 풀이 죽어서
돌아갈려는 순간
"아니에요, 저에게 맞는 걸 골라주다니 오빤 참아암~!
이걸루 할께요 사장님"
순간 망설였던 것은 고수리 나름대로 설레는
감정을 느껴서 그런 것 같았다.
"오메 손님 오드아이시네 이제 컬러렌즈는 사라졌으니
혹시 수인족이신가요?"
하지만 사장님은 말이 끝나자 바로
"아차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실례되는 말을 했네요.
사과의 의미와 함께 손님 눈이 너무 아름다우시니
이정도만 받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
머리에 헤어핀을 달면서 좋아하는 표정이 정말로
수인이었다면 꼬리를 마구 흔들면서 날아갔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좋아?"
"응! 오빤 나에게 감사해야해~ 가격도 깎아주었잖아"
신이 잔뜩 올라왔으니 이때를 노려서 서둘러서
농산물 시장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게 우리도 물건만 있으면 팔고야싶은데
비가 안와가지구 말이여"
하지만 이미 농산물의 가격은 많이 오른 상태였고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서 파는 사람입장에서는 골라서
팔았기 때문에 비싼 값을 받고 싶어 했다.
"품질이 떨어진 것도 상관없어요.
사람이 먹을 게 아니라 가축이 먹을 거라서요."
재배수는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계약하고 싶어서
다양한 수법을 사용했지만
"글쎄요,,, 지금 사람 먹을 것도 부족한 마당에"
판매자는 크게 호응해주지 않았다.
"옆에 계신 분은 사모님이신가요?"
갑자기 들어 온 질문에 지루한 계약 내용을 듣다가 옆에서
자고 있던 고수리가 화들짝 놀라며 눈을 번쩍 뜨고는
쳐다보았다.
"어머 저분은 오드아이시네
저희에게 이런 행운을 내려주시다니
계약하겠습니다.
징조가 좋네요, 앞으로 서로의 사업이 번창하기를,,,"
그렇게 순식간에 계약서에 서명이 끝났다.
"하아아아아아함 으뮤 으뮤뮤뮴"
늘어져라 하품을 하는 고수리였지만 재배수는 덕분에
계약을 할 수 있었다고 옆에서 먹을 것을 건네주었지만
피곤하고 귀찮다는 듯이 배수를 밀치면서 걸어갔다.
그 뒤로는 그래도 혹시 부족할 수도 있으니
보험으로 모험가 길드에 잡초 채집 의뢰를 하기 위해
길드에 방문했다.
"어서오세요~ 무슨 용무로 오셨나요?"
접수원은 상냥한 표정으로 말을 걸어서
배수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아 채집 의뢰를 맡기려고요"
그때 윗 층에서 술에 취해 터벅터벅 큰 소리로 계단을
내려온 자가 있었지만
아무도 뭐라고 제지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그는 바로 이곳 뽕길드의 길드마스터였으며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이세계 전이에 관한 이야기를
했던 그자였다.
그자는 정말로 게임과 애니 만화를 폐인마냥
보거나 했던 사람 수준을 넘어서
실제로 어느 정도 실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한국 유저라면 다들 어느 정도 게임이 상향평준화가
된 상태에 그런 상황에서도 실력있는 진또배기였다.
남들 몰래 자신만의 공략법을 발견하고
그것을 루트로 완성하여 돈을 긁어모아서
길드마스터라는 신분과 지위를 구입했고
맨 처음부터 자신의 이세계 전이에 열광했던
맴버들을 이곳 길드의 간부로 채용하고는
매일 매일 유흥에 빠져 지내는 생활을 하였다.
"뭘봐?! 니들은 술 꺼어어억! 안묵어?!"
재배수는 뭔가 분위기가 이러니 아무리 달팽이밥이
급하다곤 하지만 이런 곳에 의뢰를 맡기는 것이
믿음직스럽지 않아 서둘러서 길드를 빠져 나올려는 순간
"어이 아가씨? 어디서 일하고 있어? 우리 길드로 들어와!
돈은 널려있으니 돈이 필요하면 내 방으로 오라구!!!"
나가려는 고수리의 팔을 잡아당기며 희롱하는 길마였지만
주변에 있는 이곳 길드원들은 눈을 돌리기 시작했고
분명 상냥하게 재배수를 맞이해주었던
접수원마저 난처하다는 눈빛으로 슬쩍 시선을 돌렸다.
"망할! 니들이 사람이야!!!"
재배수는 처음 고수리를 공터에서 구해주었을 때처럼
황급히 달려 나갔고 그때와는 다르게 더욱 더 흥분하고
자신감이 넘친 상태로 좋아하는 수리에게 이런 짓을
했다는 사실에 길마를 순식간에 밀쳐서 넘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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