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를 찾아서 2화
"어디보자 식량도 챙겼고 비상용 포션이랑
장비 손질도구도 있고 횃불에 사용한 기름이랑 천도 있으니
그만 쉴까?"
제티나를 따라 마을을 한번 수색한 재배수와 고수리는
다시한번 자신의 짐을 확인하고는 더이상 필요한 것이 없자
자유롭게 해산하는 분위기였다.
"아참! 몇 일 씩이나 농장을 비울 거면 한번 상태를
확인해보고 올게요. 밥도 챙겨 줘야하니"
그렇게 고수리와 재배수는 다시 농장으로 돌아왔다.
농장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시 내일 시작의 마을
왕궁으로 이동할 계획이다.
"오빠 달팽이들에게 밥은 다 줬는데 사바거북이들도
제가 줄까요?"
양손 가득 먹이를 들고 있는 고수리의 등 뒤로는
이미 밥을 잔뜩 먹은 달팽이들이지만 그래도 떨어지는
부스러기라도 먹기 위해 수리의 뒤를 따라 삐질삐질
기어오고 있었다.
"미안 거북이는 내가 줄께"
뜨거운 물을 사용할 욕조에 장작을 때고있던 재배수는
자신이 거북이에게 밥을 주고 마무리 한다고 했지만
수리는 함께하자며 같이 먹이통을 하나씩 들고는
거북이가 살고있는 연못으로 찾아왔다.
"수리야 엎드려!"
사바사바 거북이에게 밥을 주는건 생각보다 위험한
작업으로 브리더 특성을 이용하여 사육을 하고 있는
사바사바 거북이지만 먹이 냄새만 맡으면 이성을 잃고는
이렇게 무서운 속도로 휭~! 날아오는 놈들도 있기 때문에
무척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한다.
거북이들에게 밥을 모두 주고는 잠시 허리를 필 겸
연못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유레이씨도 기분이 좋은지 산책을 하고 있나봐"
재배수는 연못 건너편에서 나풀나풀 날아다니는 것이
삼색 나무의 정령인 유레이라고 생각하고는 수리를 불렀다.
"어라? 레이는 저렇게 빛이 나지 않아요. 그리고 뭔가
밝은 것 같지 않아요?"
아직 해가 완전히 떨어져 밤은 아니었지만
노을빛이 비치는 연못에 반사되었다기보다는
훨씬 밝은 빛에 재배수는 천천히 고양이 걸음으로
날아다니는 생물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조심스럽게
접근하자
"어라? 이건 카냔이랑 같이 샀던 형광새잖아."
재배수의 양 어깨에 내려앉은 것은 바로 형광새로
오래전에 모두 같이 시작의 마을에서 쇼핑을 하다가
충동적으로 구입을 했지만 카냔과 제티나가 갑자기
사냥을 하듯 새들에게 달려들어 도망갔던 형광새들이
분명했다.
카냔과 제티나가 없자 얌전한 날갯짓을 하면서 재배수의
어깨 위로 앉는 것이 브리더 특성을 가졌으면 기본적으로
다른 생물들에게 약간의 호감형으로 인식되는 패시브가
생기는 게 아닐까? 하고 재배수는 생각했지만
정확하게 그런 특성이 열렸다고 팝업창이 나온 것은
아니었다.
"먼저다가와 주었는데 정말 미안해"
재배수는 그렇게 새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천천히 느린 걸음으로 오두막까지 들어왔고 순식간에
문을 닫았다.
"오빠? 왜 이리 문을 세게 닫아!"
저녁밥을 준비하던 고수리가 갑자기 쿵! 거리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식칼까지 그대로 들고 있는 모습으로
뛰어나왔다.
"으하악! 갑자기 날뛰지 마라고!!"
문소리에 놀란 것인지 아니면 수리가 들고 있는 식칼이
무서웠는지 형광새들이 하늘을 빙빙 돌면서 날뛰기
시작했다.
새들은 그렇게 요리하고 있던 식탁까지 날아가자
"이것들이! 먼지 날리잖아!!!!"
고수리는 카냔의 점프력 마냥 민첩하게 하늘을 날고 있는
형광새를 순식간에 낚아서는 빈 유리병에 한 마리씩
쏙쏙 넣고는 손을 씻기 시작했고 그 장면을 보고 있던
재배수는 말없이 박수만 쳐줄 수밖에는 없었다.
항상 수리가 해주는 평범한 저녁밥으로 특별한 반찬과
맥주는 없지만 그래도 수리와 즐겁게 또 하루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평소 같았으면 카냔과 같이 목욕을 할 시간으로 수리는
목욕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저 먼저 샤워할게요."
"어 알았어~ 물 차갑거나 뜨거우면 언제든지 말해"
재배수는 카냔이 없으니 간만에 자신과 함께 들어가자는
줄 알고 내심 기대를 했지만 수리는 끝까지 혼자서
여유롭게 샤워를 끝내고 나왔다.
수리가 나온 뒤에야 멀뚱하게 언제 들어가지 기다리고 있던
재배수가 멋쩍은 웃음을 지어보이면서 혼자서 샤워를
끝내고 나오자 많이 피곤했는지 수리는 재배수가 오는 것을
기다리지도 못하고 먼저 잠에 빠져있었다.
"에휴,,, 잘려면 불이라도 끄지"
재배수는 그런 수리의 모습에 살짝 귀엽다 라는 감정을
느끼면서 수리가 잠에서 깨지 않도록 살며시 촛불을 끄고는
이불속으로 들어가며 내일 있을 모험을 대비하며
푹 잠에 빠졌다.
"모두 최대한 붙어서 이동하고 절대로 개인행동은 금지니까
이상한 물건이나 자신이 잘 모르겠다고 판단되면
나에게 보고부터 해줘"
드디어 왕궁 소각장을 통해 지하로 내려갈 준비가
모두 끝이 났으며 제티나는 다시한번 지하로 내려갈 때의
주의할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내려가기 시작했다.
제티나는 가장 선두로 먼저 나아갔고 카냔과 재배수 고수리
는 중앙 정도로 안전하게 앞 사람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뭐 지하의 모습은 특별한 것이라고는 없는 그냥 땅굴을
상상하면 편할 것이다.
그래도 아직은 깊이 들어가지 않았는지 왕궁에서 사용했던
줄이나 장작들이 바닥에 버려져있는 것이 간간히 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조금만 더 안쪽으로 내려가서 횃불을 사용할게
인간들에게는 어둡겠지만 아직 수인들의 눈으로는
무리 없으니 앞에서 가는 수인들을 따라 조심히 이동해줘"
인간인 재배수와 수리에게는 충분히 어둡다고 느낄 정도로
어두운 골목에 가로등까지 나가서 꺼져있는데 양 옆에 있는
자그마한 집 창문에서 비쳐 나오는 불빛정도로
무서워지기 시작하는 어두움이었다.
"잠깐 멈출게요."
앞에서 가던 제티나는 땅굴 벽면에 이상하게 자연스럽게
파여 있는 게 아니고 뭔가 감추기 위해서 살짝 흙으로만
덮어놓은 듯한 위치를 발견하고는 다른 수인들과 함께
의심스러운 벽면을 파기 시작했다.
"헐,,,이게 왕궁의 돈 줄이었군요."
구멍이 만들어지자 의심스러운 방으로 들어가니 커다란
기계와 함께 한쪽에는 잘 정돈된 수많은 화폐들이
쌓여있었다.
단순히 돈을 저장하는 금고 수준을 넘어서 돈을 만들어내는
공정이 있는 곳으로 지난 사건이후 종이 지폐는 모두
없어진 상태로 한쪽에는 동전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각종
가공된 광석들이 쌓여있었다.
"이것만해도 건물을 수십개는 만들겠다냥"
카냔도 거대한 광석덩어리는 보면서 신기한지 한번
만져보기도 하고 심지어는 혀를 대고는 맛도 보았지만
"퀫! 맛없다냥!"
고수리와 구경하고 있던 수인과 사람들은 그런 카냔을
보고는 웃으면서 모험의 긴장을 풀고 있을 때
재배수는 카냔의 그런 행동을 보고는 심각하게 생각했다.
"흐냥? 무슨 일이다냥?"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이 다른 곳으로 흩어지고는 조심히
카냔을 불러서는
"평소에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어?"
재배수는 질문을 하기 시작했고 미네랄블록이라는 것을
지구에서 가축이나 애완동물들에게 사용했는데
카냔도 저런 광석을 맛보는 게 아마 영양소 결핍일지
모른다며 걱정을 하자 카냔은 그냥 장난이었다며
너무 진지하다며 비웃었다.
"저거 봐 이런 장난을 하는 게 카냔 너 혼자는 아니잖아"
수인들 중에서 몇몇은 자연스럽게 광석들을 맛보며
기분 좋은 듯이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곳은 그다지 특별한 것은 더 없나봐
더 안쪽으로 들어갈 테니 모두 불 연기에 주의해줘"
그렇게 점점 안쪽으로 더 깊이 내려가자 통로는 점점
줄어들어 이제는 2명 정도가 지나가면 딱 달라붙을 정도로
순식간에 밀폐되기 시작했다.
수인들 중에서는 이런 굴이라는 환경이 익숙한 종들은
큰 불편은 없었지만 무엇보다 인간들은 서서히 불안에
떠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었다.
재배수와 고수리 또한 막 참을 수 없어 도망칠 정도는
아니었지만 약간의 두통과 속이 일렁거리는 이상증세가
나타날 정도로 불이 없다면 바로 앞사람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둡고 좁은 통로에 긴장을 바싹하고 있는 것이다.
깊이 들어가자 잘 안보였던 평범한 달팽이들이기 보이기
시작했고 다들 이런 달팽이는 그리 부족하여 급하지 않아
무시하고는 안쪽으로 더욱 빠르게 진입하였다.
재배수도 평범한 달팽이들은 이미 농장에 널려있기 때문에
큰 관심도 주지 않고는 서둘러서 앞으로 바싹 붙어
내려갔다.
"정말로 더 안쪽으로 들어가나요?"
어디까지 들어왔는지 지도도 없지만 바닥이나 벽면의
흔적을 찾아보면
분명 누군가가 왔다 갔다 한 흔적이 보였기에 왕정에서
사용했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제티나가 있는 최선두에서는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
이제는 완전 좁아서 1명이 들어가도 바싹 비좁은 길에
천장까지 낮아 연기를 뿜어대는 횃불을 사용할 수도 없자
뒤에서 따라오는 사람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좁은 건 이해하겠는데 우리 인간들은 수인과는 다르게
어두우면 아무것도 안보여 지금도 돌아버릴 것 같은데
불도 없이 간다고?"
사람들이 불만이 섞인 언성이 점점 높아지자
결국 제티나는 재배수에게 형광새를 꺼내라고 하였다.
"저게 말로만 듣던 형광새야?"
재배수는 앞쪽에 있는 제티나에게 형광새를 건네주자
건네받는 동료들은 형광새를 보고는 엄청 진귀한
물건이라도 되는 것 마냥 눈동자를 크게 뜨고는 반짝거리는
깃털을 감상을 하면서 조심스럽게 제티나에게 형광새를
건네주었다.
"자! 횃불은 쓸 수 없지만 형광새가 있습니다.
모두 조금만 더 내려가 봐요."
형광새가 없었다면 다들 그만하자고 돌아갈 분위기였지만
형광새의 등장으로 모두 여기까지 왔으니 조금만 더
들어가자는 의견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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