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국 6화
“다들 무슨 일이야?”
유레이와 재배수는 카냔의 서글픈 울음소리를 듣고는
황급히 유레이의 뿌리를 타고는 달려 왔지만
이미 병사들은 떠난 뒤였다.
“흐냐아아아! 흐냐앙아!”
카냔은 눈물로 범벅이 되어서 앞이 보이질 않았고
수염까지 잃어버리니 냄새도 잘 인지하지 못하여 수리의
허리를 죽을힘을 하다여 꽉 잡고는 놓지 않고 있었다.
“누가! 누가 이런 거야?!”
“참인 왕국의 병사들이 찾아왔는데 갑자기 카냔을,,,”
수리가 울먹이면서 말하자 유레이는 크게 분노하여
아직 자신의 영역 안에서 감지된다며
복수를 다짐했지만 재배수가 흥분한 유레이를 말렸다.
“복수는 나중에 하고 일단 카냔의 치료가 우선이야”
재배수는 카냔을 등에 업고는 유레이의 뿌리에 올라타며
말했다.
“내 상처에 바르던 연고를 발라도 상관없지?”
“응,,, 아직 많이 남아있어”
유레이는 그렇게 자신이 만든 연고를 수염이 뜯겨나간
부위에 정성을 다하여 발라주었고 연고의 힘인지
피는 금방 멈추게 되었다.
“너무 걱정말라냐아,,, 수염은 나중에 다시 자란다냥”
카냔은 기다리면 수염은 다시 자라지만 기간이 오래 걸리니
당분간은 일상생활도 의지해야 한다며 도움을 청했다.
“카냔, 너무 걱정하지 말고 푹 쉬어”
재배수는 예전에 시력을 잃은 수리를 직접 돌봤던 노하우가
있다며 카냔에게 걱정하지 말고 푹 쉬라며 자리를
비켜주었다.
밥과 샤워는 수리가 담당했고 침대에서 잘 움직이지 못하는
카냔의 말상대는 유레이가 그 외에 어디로 이동을 할 땐
재배수가 거들어주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수리냥? 수리냐아? 어디있다냥?”
방에서 카냔의 애달픈 목소리를 듣게 된 재배수는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는 카냔의 방으로 찾아왔다.
“수리는 잠시 심부름하러 갔는데, 내가 도와줄까?”
“흐냣! 변태! 저리가냥!”
도와준다는 재배수의 말에 카냔의 얼굴이 달아올라
홍당무가 되었고 꼬리까지 바싹 선 모습이었다.
“그렇게 싫으면 나갈게! 나가면 되잖아!”
재배수는 카냔이 더 난동을 피우기 전에 서둘러서
방을 빠져나왔다.
“오빤 도움이 필요한 고양이를 버리는 거다냥!!!”
문을 닫자 바로 다시 방 안쪽에서 카냔의 애달픈 목소리가
울리기 시작했고 재배수는 또 다시 문을 열었다.
“그러니까 내가 도와준다고 하잖아, 뭐든 말해줘”
“화장실이다냐아,,,”
카냔은 부끄러운지 이불속에 머리를 박고는 매우 작은
목소리로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야 너무 달라붙지는 말아줘”
중심을 잡지 못하는 카냔은 재배수에게 의지하여
한발 한발 화장실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흐냐야야야야! 급하다냥!”
이불속에서 얼마나 참았는지 카냔은 몇 발짝 나아가지도
못하고는 급하다며 결국 재배수의 등에 업히고는
화상실로 달려갔다.
“여기서 기다린다? 끝나면 말해줘”
화장실에 도착한 재배수는 눈치 좋게 문 밖으로 나왔지만
카냔의 표정은 뭔가 불안한 눈빛이었다.
“도와달라냥!”
“야, 여기서 뭘 더 도와줘야해?”
“혼자 설 수가 없다냥!”
카냔은 급한지 온몸을 이리저리 꼬면서 빠르게 답했지만
재배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앉으면 되잖아?”
“크흡,,, 중심, 크햐하아아!!!”
카냔은 혼자서 중심을 잡지 못한다고 말하려는 같았지만
결국 재배수의 어깨를 잡고는 소변을 지리게 되었다.
“미안! 여기 갈아입을 옷이랑 수리를 불러올게”
예상치 못한 상황에 재배수는 카냔을 욕조로 옮겨주었고
사과의 말과 목욕을 도와줄 수리를 찾기 위해 서둘러서
뛰어 나갔다.
“흐냐아아아~! 흐냐아앙아아~!”
또 다시 카냔의 서글픈 울음소리가 재배수의 농장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카냔, 오빠도 일부러 그런 건 아닐 거야”
재배수에게 대충 상황을 전달받은 수리는 미쳐 정리를
다 하지도 못하고는 욕실로 들어와 카냔의 목욕을
거들어주며 대화를 하고 있었다.
“나도 그 정도는 알고있다냥 하지만,,,”
카냔은 고수리의 눈을 한번 쓱 쳐다보고는 말을 끊었다.
“카냔! 우리 사이에 비밀은 없기로 한 약속 기억하지?”
눈치 좋은 수리는 갑자기 이상해진 절친 카냔의 변화를
보고는 걱정 마라는 말로 달래었다.
“수인은 부부가 아니면 영역표시는 안하다냐아
배수 오빠의 몸에 영역표시를 해버렸다냐아“
카냔은 영역표시는 자신의 것임을 나타내는 것으로
실수라도 영역표시를 한다는 것은 자신의 의사를
나타내는 것으로 재배수를 좋아하는 수리에게 일종의
선전포고를 하는 행위라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수인들은 참 매니악하네, 오빠는 인간이잖아”
수리는 그렇게 걱정하는 카냔을 달래었지만 카냔은 뭔가
살짝 불만이라는 표정이었다.
카냔의 치료로 왕정 업무와 우체국관련 일이 점점 지연이
되기 시작했고 이는 사실상 국가의 공백으로 이러한 허점을
노렸는지 갑자기 1층에서 생활하던 수인들이 배틀 타고
수로를 이용하여 대규모로 0층으로 넘어오게 된 것이다.
물론 0층의 통로를 지키던 병사들은 속보로 이런 상황을
왕정으로 보고를 했지만 속보를 전해주는 우체국과
보고를 받고 처리할 왕이 부재중이니 당연히 금방
뚫릴 수밖에 없었다.
“수인들이 갑자기 왜 넘어왔어?”
뒤늦게 보고를 받은 재배수는 크게 당황하여 어이가 없다는
듯이 말했다.
“남의 나라를 무단으로 침범하다니 이건 전쟁이라고!”
“왕이시여 수인들에게도 사정이 있다 하옵니다.”
마을 대표가 전쟁이라며 화를 낸 재배수에게 수인들의
대표인 이장을 불러서 이야기를 들어 볼 것을 요청하였다.
“그래, 요약한다면 참인왕국이 다시 지상2층을 공격했다는
거잖아 맞지?”
“부디 저희 수인들을 보호해주신다면 이 은혜는 후손들이
잊지 않고 반드시 갚을 것입니다.”
수인 대표인 이장이 참인 왕국의 다음 목표는 지상1층이고
최종목표인 0층까지 노리게 될 것이라며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말해주었다.
참인 왕국의 입장에서 자신의 속국이었던 지상 1층과
2층의 국가들이 자신보다 약한 국가와 친하게 지내며
비밀리에 수로까지 연결한다는 것에 크게 분노한 것이다.
“아무런 말없이 타국을 침범한 행위는 용서 할 수 없어요.
리카온을 시켜서,,,”
재배수는 리카온에게 명령하여 수인들을 강제로 고향으로
해산 시킬 작전이었지만 적은 수의 경찰로 그 많은
수인들을 강제로 해산 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거기에 같은 수인이라는 종족을 매몰차게 밀어내는 것은
사실상 서로 불편할 것이다.
수인 이장이 자리를 떠나자 재배수와 0층의 대표들은
모두 난감한 입장으로 머리를 맞대고 있었다.
현재 국가에서 유일한 무력집단은 경찰뿐이었는데
무단 침입한 수인들의 수가 너무나도 많아서 강제로
밀어 낼 수도 없었고 군대 모집에 관한 이야기는
저번 회의를 통해 뒤로 미뤄진 것이 확정되었기 때문이다.
“왕께서 직접 최종승인을 하셨으니 책임을 지셔야 합니다!”
일부 대표들은 최종승인에 관한 문제를 비집고 들어와서
공격하기 시작했지만 대다수의 대표들은 그것이 억지
주장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큰 호응을 받지 못했고
수인을 되돌리지 않으면 참인 왕국과의 전쟁을 피할 수
없다는 입장과 또 수인을 되돌려도 전쟁은 필연적이라며
오히려 우호적인 수인들을 이용해서 방어해야한다는
입장이 대립하였다.
“국가는 국민들이 지켜야합니다! 어디서 용병 따위를,,,”
“이봐요! 국민들을 지킬 군대를 당신들이 반대했잖아요!”
대표들끼리 서로 물어뜯기 시작하자 대화를 통한 회의는
당연히 진전이 없었고 재배수는 다시 수인 이장과의
대화를 요청하였다.
“2층의 인어들은 지형적으로 방어가 유리한 심해 도시에서
농성을 하며 시간을 벌고 있습니다.
일부 저희 쪽 수인들이 수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니
시간만 더 주어진다면 금방 인어들도 0층까지
대피 할 수 있을 겁니다.”
이장은 자신이 생각한 작전을 구상을 재배수에게
말해주었지만 재배수는 그렇게 인어들까지 대피를 한 뒤에
가장 중요한 참인 왕국의 병사들을 어떤 식으로 방어를
할지가 남아있었다.
“동맹국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서신을 당장 보내세요.”
재배수는 유일한 동맹인 쉬머쉬국에게 병력 지원을
요청하는 서신부터 지체하지 않고 빠르게 보내었다.
그리고 유일한 출입구인 0층의 통로를 방어하기 위하여
일단 경찰과 수인들을 보내었고
수인 이장도 이에 협조한다는 입장이었다.
“국민 동원령을 실시합니다. 대표들은 자신의 구역의
국민들에게 사실을 알리고 병력 동원은 물론
무기 제작과 같은 부분까지 신속하게 진행합니다.”
재배수는 지금 이상태면 참인 왕국이 공격해오면 발버둥도
쳐보지 못하고는 그대로 유린당한다며 큰 소리로 강하게
대표들을 나무라며 외쳤다.
“하지만 국민들의 불만이 엄청날 것입니다!”
“불만이요? 모두 살아서 불만이라도 한다면 저야 좋죠.
징병은 물론 무기제작과 같이 사소한 부분도 놓치지 말고
확실하게 방어선을 구축하세요!”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자 대표들은 더 이상 반발하지
못하고 서둘러서 자신의 구역으로 돌아가 명을 시행했다.
무기장인인 수인들의 도움으로 생각보다 질이 좋은
칼, 창, 활과 같은 무기들은 제작했으며
특히 방어구인 방패나 갑옷들은 사바사바 껍질을 사용하여
무척 튼튼한 상급의 품질이 보장되었다.
“드디어 길이 뚫렸습니다!”
2층과의 수로연결이 되었는지 첫 번째로 탈출에 성공한
인어가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고 인어들은 참인 왕국에 대한
정보를 말해주었다.
“수로가 좁아서 최소한의 인어들만이 이동하고 있어요.
참인 왕국은 번개 마법사까지 이용하여 공격해서
상황이 매우 불리합니다.“
인어들은 그렇게 임시로 재배수의 농장으로 대피했고
참인 왕국의 군대가 보통 힘이 아니라는 정보를 바탕으로
0층 통로에 대한 보강으로 성벽을 쌓기 시작했다.
시간이 촉박하여 튼튼하고 높게는 불가능 하겠지만
없는 것보다는 분명 허접하지만 있는 것이 좋을 것이다.
재배수의 동원령에 임시 군대가 창설되었는데
60명 단위 1개 중대로 20명씩 한 개 소대
3소대로 구분되었고 중대장 위치에 실제로 육군 현역
대위 출신의 모험가를 앉혔다,
“현재 0층 래브라두들국에 남아있는 외국인들은 모두
자국으로 대피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재배수는 전쟁의 여파에 다른 국민들이 연루되면 전쟁이
확대될 것이 농후했기에 외국인들에게 자국으로 철수 할
것을 명령했지만 전쟁이라는 공포에 다들 패닉 상태로
빠져 혼란스러워 통제되지 않았다.
“저가 마지막 인어입니다!”
드디어 마지막 인어가 수로를 타고 도착하였고
자신이 마지막이며 남은 인어들은 끝까지 방어선을
사수한다는 소식을 전해주자 병사들이 연결된 수로를
틀어막기 시작하였다.
통로가 막히자 자연스럽게 물 유입량이 줄어들었고
인어들이 지낼 수 있는 공간이 매우 협소하게 좁아졌다.
“장소가 너무 좁죠?”
재배수는 낑겨있는 인어들에게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슬쩍 말을 걸었다.
“아닙니다.
이렇게 대피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는데 무슨 불만이요.”
하지만 인어들은 슬쩍 흘러들어온 물이 지하를 채우면
그쪽으로 임시로 대피하면 자리 걱정을 줄어들 것 같다며
재배수에게 말했고 재배수도 전시 상황에서 임시로 이를
허락하였다.
모든 자원과 능력이 0층 통로에 집중되어
쉬는 시간도 없이 바쁘게 방어선을 구축하였다.
물론 이러한 상황에도 불만의 목소리는 나왔지만
사소한 불만 따윈 전쟁이라는 공포 앞에서는
다들 무시하게 되었다.
1층에서도 참인 왕국과의 전투가 시작되었다는 소식이
육로를 통해 피난해온 이들에게 전해 들었고
점점 가까워지는 전쟁의 피 냄새에 다들 예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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