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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tDrag..
작품등록일 :
2020.05.06 23:13
최근연재일 :
2020.05.15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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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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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1cm 다이빙> 저자 문정, 태수

DUMMY

저자 ‘태수’의 이야기는 회사를 퇴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결혼을 4개월 앞두고 퇴사했다는 구절을 읽는다면 모두가 놀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사람들은 행복의 절대적 지표가 돈이 아니라고 말들 하지만, 지금의 세상에서 돈은 곧 신이다. 돈 때문에 친한 친구 사이가 갈라서는 건 일수요, 가정이 파탄 나거나, 폭력 혹은 살인도 예삿일이 아니게 됐다.

행복을 어느 기준점에 두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소한의 물질적 자원도 없이 삶을 영위할 수 없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돈은 최소한의 행복을 보장한다. 그래, 돈은 건축자재 같은 거다. 없어도 죽지는 않지만 없으면 삶의 토대를 쌓아올리지 못한다고, 그렇게 나는 생각한다.

나이 30. 당연하게도 그는 욕을 먹었더랬다. 어쩜 그리 생각 없는 사람이냐고 수도 없이 질타를 받았을 게 눈에 훤하다. 그런 문장은 나오지 않았지만 너만 힘든 게 아니라고, 참고 견뎌야 하는 거라고 이야기도 나왔을 것다. 심지어는 부지런히 놀고 살라며 조언을 해주었던 할머님조차도 며칠 지나지 않아 말을 번복했다. 당연한 일이다. 나이 서른은 일을 그만두는 게 아니라 가장 부지런히 일 할 때니까. 인생을 모르는 나조차도 그를 힐난했다. 앞으로 가정을 꾸릴 사람이 직장을 관두는 건 너무 무책임한 일 같아서 그랬다. 그 저물어가는 감정을 이해 못 할 것도 없었지만, 그래도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면 자신을 혹사하는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붙잡고 늘어져야 한다는 거다.

그런 그가 저자 ‘문정’에게 전화를 걸어 이야기했다. ‘재밌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요.’ ‘태수’는 ‘문정’의 사정을 알지 못했을 거다. ‘문정’은 한동안 우울했었다고 이야기한다. 이것저것 문제는 많았지만 정확히 뭐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런 모습에서 나를 보았다. 정확히는 내 미래의 모습이자, 전형적인 현대인의 모습이었다. 그는 인생 처음으로 심리상담을 하러 갔고, 50분에 6만 원이라는 가격을 들었다고 한다.

나는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 그래서 상담을 하러 갔을 때의 그 기분을 잘 알았다. 상담이나 치료를 하러 가면 그런다. 죽을 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데 시간은 돈으로 값을 매긴다. 물론 상담사나 의사도 직업이니 돈을 벌어야 한다지만, 나를 위로해주는 말들이 가식으로 느껴져 그들을 진심으로 대 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도 비슷한 감정을 도서에 저술해놨는데 그렇게 서서히 무너져가는 와중에 ‘태수’의 전화를 받고 1cm 다이빙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때 나이 ‘문정’은 스물여섯이었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이 프롤로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계기가 상세하게 적혀 있으니까. 이 프로젝트에서 그들의 감정을 따라가려면 프롤로그 부분을 깊이 이해하는 것은 필수라고 할 수 있었다. 프롤로그를 보면서, 뒷내용을 궁금해 했던 내가 있었다. 하지만 그 기대는 금방 시들었다.

뒷내용은 여타 힐링 도서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다.

행복하지 않은 이유가 뭘까요,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러니 우리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 봐요. 이런 말들.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그 사소한 것. 그것이 책의 제목이 <1cm 다이빙>인 이유이고, 내가 이 책을 두고 용감하지 않은 용기라고 표현한 이유이기도 하다.

힐링 도서를 보면은 항상 생각한다. 나는 비관적인 사람이고, 하루종일 우울감에 젖어 행복하지 않은 인생을 살아간다고 느끼고 싶은 게 아니냐고. 그냥 그런 행동을 하면서 자기를 위로해 버틸 힘을 얻으려는 거 아니냐고. 내가 보기엔 그건 단순한 도망이지 다른 그 무엇도 아니었다. 도망이 무조건 나쁘다는 건 아니다. 때때로 달아날 필요도 있다는 걸 안다. 하지만 그 도주가 체화되어서 습관이 되고, 그리고 일상이 되어버린다면 나는 도전할 용기를 잃어버리고 말 거다. 이미 반쯤은 그리 되었다. 저자는 말했다. 사소한 것부터 차근차근 이뤄나가자고. 그런 사람이 이런 인생을 싫다며 결혼을 4개월 앞두고 퇴사를 했다. 책을 두 번 정독하고 여러 번 다시 펼쳐봤지만, 그 감정은 나의 삶과 그리 다를 게 없었다. 그는 나처럼 맞서기를 포기한 사람이었다.

일상으로부터 달아나고 있다. 내가 싫어하는 일은 하지 않으며, 감정을 회복하기 위해 진력을 낸다. 때로는 하루를 멍하니 보내다가 ‘왜 이러고 있지.’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울며 지쳐 잠들어 전날의 나를 부끄러워한다. 휴학계를 내고 1년쯤 어디 먼 곳으로 훌쩍 떠나버리거나 어쩌다 한번쯤 그냥 콱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이미 도망치고 도망치고 또 도망치는데 언제쯤에 현실과 맞닥뜨려 부딪힐 수 있을지를 알 수가 없다.

‘용감하지 않은 용기’를 부린들, 나는 이미 스스로에게 만족할 수 없는 인간이라고. 그럼 그는 말할 것이다. 사소한 행복으로 시작하라고. 실천을 해 본다. 스마트폰 시간을 줄이고, 고양이를 못 기르니 햄스터를 가져다가 기르면서, 운동을 하고, 약을 먹고, 하루의 목표를 채우고, 일기를 쓰고, 주말에 꼭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나씩 채우다가, 게임도 몇 판하고, 음악으로 일주일을 마감한다. 그게 내 <1cm 다이빙>이다. 그리고 이 실천은 굉장히 오래 되었고, 때문에 일상이 되었고, 일상 속에서 나는 새로운 것을 필요로 한다.

이 책이 나에게 남긴 것은 별 게 아니다. 내가 행복하지 않고, 행복하지 않으니, 행복하지 않으므로 맞서 현실과 맞서 싸워야한다는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뿐이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도망치고 싶은 나에게 ‘태수’ 씨가 책의 마지막 언저리에서 이야기했다. 자신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을 굉장히 좋아한단다. 책에서 그 말이 나오면 앞에 어떤 암담한 상황이 와도 결말이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가 생겨서 그 말을 좋아한단다. 그는 주인공이 그 역경을 헤쳐 나갈 거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래서 나는 책의 마지막을 덮으며 그에게 꼭 이렇게 말해 주고 싶었다. 나는 이 세상의 주인공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행복하지 않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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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cm 다이빙> 저자 문정, 태수 20.05.06 61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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