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너를 살려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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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0.05.11 10:00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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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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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_푸른 장미를 얻는다면

사람이 태어나면 하늘에는 별이 하나 태어나고 땅에는 꽃이 하나 피어난다. 그 별과 꽃의 이야기를 듣는 소녀는 어느 날 슬픈 비밀을 알게 된다.




DUMMY

<프롤로그>

푸른 장미를 얻는다면



* * * * *


꽃잎이 파란색을 띤 장미는 현실에 실존하지 않는다.


식물의 꽃에 푸른색을 내는 색소는 델피니딘인데, 장미에는 델피니딘을 생산하는 유전자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푸른 장미는 일찍부터 '신비로움'이나 '불가능'의 상징이 되었고, 푸른 장미를 얻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설화도 생겨났다.


* * * * *



“도와줘.”


벼리는 꼼짝할 수 없었다.

그러나 정신은 명료해서 모든 소리가 멀리서도 달려와 들리는 것 같았다.


어떤 감각세포의 힘이 약화될 경우, 다른 감각세포가 예민하게 살아난다고 하더니 벼리의 감각세포가 그러했다.

벼리는 있는 힘을 다해 누군가를 불렀다.


“도와줘.”


벼리의 감각은 거의 모두 사라졌다.

통증도 무엇도 육체적인 감각은 없었다.

하지만 청각과 촉각이 가느다랗게, 간신히 살아있었다.


죽음 직전에 가본 사람들이 가장 오랫동안 느낄 수 있었던 감각은 소리였다고 한다.

그래서 임종을 지켜보는 사람에게는 소리를 지르지 않아야 한다.

죽음 직전의 사람이 몸을 비틀고 인상을 쓴다면 큰 소리 때문일 것이다.

소리가 임종을 맞는 사람에게 괴로움이라면 사람들은 죽음을 대하는 태도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사람에게 가장 늦게까지 남아 있는 감각이 청각과 촉각이라더니 죽어가던 벼리는 분명 소리를 느낄 수 있었다.

벼리가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닌 느낄 수 있었다, 하는 것은 소리를 귀가 아닌 온몸의 촉각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소리가 온몸의 세포를 뚫고서 벼리에게 인식되었다.

어쩌면 이것은 소리가 아닌 어떤 특별한 감각이었다.


벼리는 그 느낌을 향해 소리쳤다.

벼리의 소리 역시 소리로 퍼져나가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벼리는 알 수 있었다.

자신의 소리가 어딘가로 퍼져나간다는 것을.


꼼짝할 수 없는 온몸의 감각은 이미 모두 마비되었다.

감각은 어쩌면 죽어버렸다.

그 속에서 벼리의 정신은 명료했고 도움을 요청해야겠다는 절실함이 정신을 더욱 또렷하게 했다.


들을 수 있었다.

청각이 아닌 촉각의 느낌이었다.

벼리는 온몸으로 소리가 들린다고 느꼈다.


후각은 감각 중에서 가장 먼저 잃는 것이다.

하지만 벼리는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후각 역시 이미 마비된 상태였는데 어딘가 향기가 있었다.

후각도 소리처럼 힘은 약했지만 온몸으로 밀려 들어왔다.


소리와 향기를 담은 공기 중의 미세한 파동이 촉각으로 전달되었다.


벼리의 촉각은 청각과 후각의 기능 모두를 대신했다.

촉각으로 소리와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것은 벼리에게만 있는 특별한 감각이었다.


위급했다.

이제 벼리는 무언지 모르겠지만 이들의 회합의 결과 죽음을 당할 것이었다.


아직까지 들은 이야기의 결론은 이러했다.


벼리는 아주 오래 전부터 다른 이의 부활을 위해 준비된 제물이었다.

제물인 벼리를 통해 누군가의 부활은 이루어질 것이었다.


‘이미 죽어버린 사람을 살리는 일이 가능할까?’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벼리는 잠시 후에 부활의 제물로 사라질 것이었다.


“도와 줘.”


“도와 줘.”


“누구든 나를 도와 줘.”


그때 희미하게 어디선가 소리가 들렸다.


“벼리야.”


어디선가 들렸다.

아주 작은 소리였다.

벼리는 소리가 사라질까봐 온 힘을 다해 다시 불렀다.


“도와 줘.”


이들의 회합에선 생화가 사용되지 않았다.

살아 있는 것들은 어떻든 서로 작용을 했다.

살아있는 것들이 이들의 회합에 끼어들지 못하는 이유다.


부활의 밤은 예외였다.

살아있는 것들의 작용이 필요한 밤이었다.

부활의 밤은 다시 살아날 사람을 대신하는 것이 필요했다.


푸른 블루문 장미가 부활의 꽃으로 사용되었다.


“벼리야.”


다시 희미한 소리와 함께 희미한 향기가 느껴졌다.

블루문 장미의 향기였다.

블루문 장미의 소리였다.


블루문.

벼리가 가장 사랑하는 꽃이었다.

블루문 장미가 이들의 제의에 있는 것은 벼리가 사랑하는 꽃이기 때문이었다.


벼리는 그때서야 그를 처음 만났던 날이 생각났다.

아주 어린 시절의 이야기였다.

이제 겨우 말을 시작했던 다섯 살이었었다.


잊고 있었던 사연이었다.

하지만 이제 알 것 같았다.

자신이 왜 부활의 제물이 되었는지.

bl-2.jpg




소멸하고 싶지 않은 자와 소멸이 되고 싶은 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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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77화_자스민과 블루문 로즈의 사연 +2 20.06.18 430 35 12쪽
77 76화_제물에 손상은 안 돼 +11 20.06.17 522 44 9쪽
76 75화_푸른 수염을 사랑을 지킬 것이다 +8 20.06.16 562 44 13쪽
75 74화_푸른 수염의 여자들은 무사한가 +8 20.06.15 659 46 12쪽
74 73화_그린섬 지하의 베르 자르당(2) +6 20.06.14 703 55 12쪽
73 72화_그린섬 지하의 베르 자르당(1) +4 20.06.14 681 47 7쪽
72 71화_향기를 잃은 겨울의 아이 +14 20.06.13 766 56 11쪽
71 70화_넌 누굴 잃은 거니 +4 20.06.13 758 55 9쪽
70 69화_절 구해야죠, 남편인데 +8 20.06.12 767 54 10쪽
69 68화_블루문 회합의 완성 +8 20.06.12 810 61 12쪽
68 67화_우주가 내 것이 된 거죠 +4 20.06.11 804 52 9쪽
67 66화_벼리씨 위로가 가장 필요해 +8 20.06.11 844 51 12쪽
66 65화_괜찮아요, 무엇이든 +2 20.06.10 851 51 12쪽
65 64화-네 것이 뭔데 +11 20.06.10 889 57 14쪽
64 63화_내 것은 건들지 말라고 했을 텐데 +2 20.06.09 903 57 15쪽
63 62화_치자꽃 설화와 의문의 실종 +6 20.06.09 939 56 13쪽
62 61화_부활 의식의 밤 +14 20.06.08 1,008 60 11쪽
61 60화_사랑에 온 우주를 쏟아 부었다 +4 20.06.08 1,015 59 13쪽
60 59화_비밀스런 사랑 +5 20.06.07 1,007 57 14쪽
59 58화_아카시아나무가 있었다 +11 20.06.07 1,047 62 11쪽
58 57화_사랑일 리가 없잖아 +9 20.06.06 1,053 57 9쪽
57 56화_치자꽃 설화 +7 20.06.06 1,085 58 15쪽
56 55화_만약 죽는다면 꽃으로 태어날 거예요 +12 20.06.05 1,083 57 17쪽
55 54화_사유는 내 곁에 살아 있어 +11 20.06.05 1,119 57 13쪽
54 53화_새로운 나무 한 그루 +12 20.06.04 1,139 57 13쪽
53 52화_원더랜드가 원더랜드가 아닐 때 +10 20.06.04 1,160 58 11쪽
52 51화_실종의 종착지는 그린섬이었다 +7 20.06.03 1,167 59 15쪽
51 50화_내 남자와 누군가 가까이 지냈다면 +8 20.06.03 1,206 63 13쪽
50 49화_슬픈 나무가 되고 싶지 않아 +12 20.06.02 1,211 61 10쪽
49 48화_서주병원 설계 도면과 그린섬 +10 20.06.02 1,264 65 9쪽
48 47화_들키고 싶지 않은 욕망 +4 20.06.01 1,270 65 8쪽
47 46화_내 남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면 +9 20.06.01 1,290 6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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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5화_눈처럼 하얀 수국꽃을 주세요 +6 20.05.26 1,463 60 12쪽
35 34화_그린섬 지하는 비밀통로가 있다 +4 20.05.26 1,493 61 15쪽
34 33화_라일라와 준희, 제이 +4 20.05.25 1,505 57 14쪽
33 32화_랑데부 셰프 +8 20.05.25 1,567 62 12쪽
32 31화_핵인싸의 갑작스런 잠적 +12 20.05.24 1,523 61 13쪽
31 30화_그린섬의 비밀 공간 +14 20.05.24 1,544 63 12쪽
30 29화_첫사랑은 라일락 여린 빛깔 +12 20.05.23 1,534 61 12쪽
29 28화_때죽나무 꽃이 정원에 피다 +6 20.05.23 1,543 62 14쪽
28 27화_사랑처럼 자랑스러운 것이 있을까 +10 20.05.22 1,520 64 14쪽
27 26화_가지 말아요, 오늘밤은 +10 20.05.22 1,540 62 15쪽
26 25화_제주도 푸른 숲 사이 +10 20.05.21 1,536 63 12쪽
25 24화_연못에 잠긴 그믐달 +10 20.05.21 1,568 65 15쪽
24 23화_랜디의 경고 +14 20.05.20 1,592 65 18쪽
23 22화_정민의 실종 +12 20.05.20 1,640 66 11쪽
22 21화_우연은 없다 +12 20.05.19 1,626 64 15쪽
21 20화_자스민, 아름다운 여인 +8 20.05.19 1,667 66 15쪽
20 19화_그린섬 설계의 비밀 +13 20.05.18 1,697 69 12쪽
19 18화_가상 연애 모드에서 현실 결혼 모드 +11 20.05.18 1,689 65 14쪽
18 17화_나랑 진짜 연애할래요 +8 20.05.17 1,696 62 13쪽
17 16화_연애계약서 양식 +12 20.05.17 1,729 68 12쪽
16 15화_결혼할 사람 따로 있어 +10 20.05.16 1,726 71 9쪽
15 14화_우리 계약연애하자 +4 20.05.16 1,740 72 10쪽
14 13화_누구 맘대로 상견례를 +9 20.05.15 1,737 75 12쪽
13 12화_향기의 세계를 잃어버린 아이 +6 20.05.15 1,749 75 9쪽
12 11화_재인의 섬, 그린섬 +6 20.05.14 1,743 75 10쪽
11 10화_수상한 비밀정원 +20 20.05.14 1,766 75 12쪽
10 9화_그냥 사랑이라고 하자 +5 20.05.13 1,834 89 11쪽
9 8화_우연과 운명은 한 끗 차이(2) +12 20.05.13 1,796 85 9쪽
8 7화_우연과 운명은 한 끗 차이(1) +11 20.05.12 1,863 91 12쪽
7 6화_그린섬 아지트 멤버 +8 20.05.12 1,854 95 15쪽
6 5화_초록 머리 나무 아저씨 +18 20.05.11 1,975 108 13쪽
5 4화_제 마음은 털리지 않을 거예요 +12 20.05.11 1,952 109 13쪽
4 3화_이번 학기 폭망인가 +13 20.05.11 2,011 110 11쪽
3 2화_모태솔로 인생에 수상한 두 남자 +14 20.05.11 2,080 119 13쪽
2 1화_꽃의 향기를 듣는 소녀 +19 20.05.11 2,353 132 12쪽
» 프롤로그_푸른 장미를 얻는다면 +15 20.05.11 3,033 187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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