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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류.
작품등록일 :
2020.05.11 10:17
최근연재일 :
2020.06.02 23:59
연재수 :
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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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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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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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7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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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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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020. 하얀 재앙 (1)

DUMMY

[주인님, 10분 지났습니다.]

“엉? 뭐가?”

[주인님이 누워서 통장을 보며 히죽거리신 시간이요.]

“허얼, 벌써 그렇게 됐어?”


그루가 몸을 벌떡 일으켰다.


입가엔 미처 지우지 못한 미소가 맺혀 있었다.


“돈 벌기가 이렇게 쉬울 일인가? 헌터가 좋긴 좋구만.”

“한 방에 6억은 헌터에게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마계를 자유롭게 오가실 수 있는 주인님에게나 쉬운 거죠.”

“그건 그래.”


그루가 큐빅의 말에 동의하며 통장 잔고를 하루 종일 바라보고 싶다는 욕구를 겨우 눌렀다.


“진짜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는 게 이런 거구나.”


그루는 자그마치 9년 동안 긴축재정을 이어왔었다. 그러지 않고는 돈을 모으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서러웠던 기억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매번 물건을 사는 시간보다 이걸 사도 되는지 고민하는 시간이 더 길었었지.


치킨 한 마리 마음 편하게 주문하지 못했던 나날들. 이제는 안녕이다.


‘지겨운 가난. 만나서 더러웠고 다시는 보지 말자.’


그렇게 마음먹은 그루는 대형마트를 아예 뒤집어놓았다.


옷과 생필품은 시작에 불과했다.


그간 마계에서 생활하면서 한 번이라도 아쉽다고 생각했던 물건은 다 사버렸다.


특히 지하 식재료 매장은 아주 난리가 났다. 매출액에 놀란 플러스마트 수원점의 지점장이 내려와서 확인하고 갈 정도였다.


덕분에 현재 인벤토리는 더없이 예쁘게 채워진 상태.


마음이 든든하다.


“큐빅. 세상엔 백설취 말고도 좋은 재료들이 잔뜩 있겠지?”

[그럼요. 이제 시작일 뿐인걸요.]

“아주 마음에 드는 대답이야.”


출발 전 인벤토리 점검을 끝낸 그루가 자신의 모습을 거울로 확인했다.


그루는 예전 배낭보다 훨씬 멋진 디자인의 기능성 백팩을 등에 매고 있었다.


고급 아웃도어 매장에서 산 회색 셔츠와 검은 바지를 입고, 장거리 이동에 적합한 전투화까지 신었다.


여러모로 전신이 한껏 업그레이드된 모습이다.


그루는 잠시 화장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에 시선을 보냈다.


‘웬일로 죽상이 아니네.’


거울 속에 어딘가 들떠 보이는 남자가 보인다.


스스로도 오랜만에 보는 표정이다. 확실히 전과는 눈빛부터 다르다는 걸 알겠다.


아마도 작은 확신이 생겼기 때문이겠지.


이대로 쭉 걸어간다면, 분명 언젠가는 서리를 되찾을 수 있다는 확신.


꿈조차 없었던 작은 부품이었던 자신이,


자유롭게 세상을 누비는 폭풍의 눈이 될 수도 있겠다는 확신.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지금 이 확신을 잃지 말자.’


그루가 스스로에게 굳게 다짐했다.


그렇게 거울을 보며 가만히 있는 동안, 큐빅이 의외의 사실을 발견했다는 듯 쫑알거렸다.


[그러고 보니 주인님.]

“응?”

[한쪽 눈은 외꺼풀인데 다른 한쪽은 속쌍꺼풀이시네요?]

“아. 그래서 짝눈이라고 놀림 많이 받았었지.”


‘특히 서리한테.’


뒷 말을 삼키며 그루는 눈을 한번 감았다 떴다.


희망이 생기니 더 이상 서리를 떠올리는 게 고통스럽지만은 않았다.


빨리 힘을 길러서 찾아가야겠다는 마음이 더 강해진다.


그루의 바둑알처럼 새까맣고 또렷한 눈동자가 오랜만에 의욕으로 반짝였다.


“큐빅, 오늘은 왠지 느낌이 좋아.”

[그거 다행이네요.]

“이제 마계로 돌아가자.”


[네. ’귀환’을 준비합니다. 좌표 설정 중.]

[차원 도약을 시작합니다.]


“제논이 착하게 기다리고 있으려나 모르겠네.”


시야가 순식간에 변하는 것을 느끼며, 그루가 작게 중얼거렸다.







***







“······헉!”


한낮에 텐트 옆에서 팔굽혀펴기를 하던 제논은 깜짝 놀랐다.


갑자기 주위의 공간이 일그러지더니 그루가 뿅 하고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돌아오셨습니까! 주구우우운!!”

“제논. 땀냄새 난다. 거리 유지해.”

“앗, 네. 죄송합니다.”


제논이 머쓱해하며 물러섰다.


그루는 단호했다. 물론 열광적으로 자신을 맞이하는 제논의 반응이 싫은 것은 아니다.


입으로는 땀냄새라고 했지만, 제논에게선 엘프 특유의 풀 향 같은 것이 나고 있었다.


그러나 운동 후 땀에 젖어있는 남자에게 끌어안길 생각은 결단코 없었다.


“제논. 일정은 잘 소화했어?”

“네. 주신 계획표대로 실행하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이상하게 주군이 가신 뒤부터 실력이 느는 속도가 확 떨어진 것 같습니다.”

“흐음.”


역시나 그루의 숙련도 2배 요리가 없어지니 체감이 큰 모양이다. 시스템이 없는 제논이 그걸 알 리가 없는데도 말이다.


자신의 수련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생각했는지, 제논이 시무룩한 얼굴을 했다.


그루는 이쯤에서 기쁜 소식을 하나 알려주기로 했다.


“제논. 기뻐해라. 우리는 이제 주먹밥을 안 먹어도 된다.”

“정말입니까!!!”

“엉. 내가 도시락통 사 왔거든. 무진장 비싼 걸로.”

“오오. 잘 모르겠지만 검은 광택이 흐르는 것이. 엄청난 귀물처럼 보입니다.”


제논은 그루의 생각보다도 더 기뻐했다.


그동안 말을 못 했을 뿐이지 이 녀석도 어지간히 주먹밥이 질렸던 모양이다.


“아참, 백설취 1000개 정도 캐놓았습니다.”

“잘했어!!”


이번에는 그루가 신날 차례였다.


‘역시 주군은 백설취를 정말 좋아하시는구나.’


순식간에 텐션이 올라간 그루를 보며, 제논은 앞으로도 열심히 식물 채집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그렇게 서로의 성과를 체크하는 시간이 끝나자, 두 사람은 임시 거점이었던 캠프를 정리했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 위해서였다. 더는 이 주변에 잡을만한 마물이 없었으니까.


두 사람은 백팩을 하나씩 매고 길을 떠났다.






***






오늘도 날씨는 맑고 선선한 공기가 기분 좋았다.


그루와 제논은 바람 부는 높은 언덕 위에 서 있었다.


언덕 아래로 저 멀리 그림자 숲의 나무들과 정든 해변이 내려다보인다.


“이제 당분간 바다는 못 보겠네.”

[네. 수도는 내륙 쪽에 있으니까요.]


그루는 시원섭섭한 얼굴이었다.


처음 마계에 왔을 때부터 많은 것을 퍼준 시작의 장소. 이제는 졸업이다.


그루는 해변이 보이는 풍경을 가슴에 새기고 돌아섰다.


좀 걷다가 뒤를 돌아보니 제논은 풍광에 감동했는지 아직도 멍한 얼굴로 서 있었다.


만감이 교차할 만도 하다.


처음으로 자신이 살던 그림자 숲 전체를 밖에서 보는 걸 테니까.


그루는 조금 기다려주기로 했다.


“큐빅. 그러고 보니 다음 퀘스트는 왜 안 뜨는 거야?”

[튜토리얼이 끝난 뒤라면 퀘스트는 없는 게 정상입니다. 특수 퀘스트 발동 지역으로 직접 찾아가지 않는 이상은요.]

“으음, 뭔가 불친절하네. 구체적인 성장 커리큘럼은 없는 건가?”

[성장이요? 그건 알아서 하셔야죠.]

“엉?”


[애초에 시스템은 강자를 육성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각 차원을 편하게 관리하기 위한 보조 프로그램일 뿐입니다.]

“게임처럼 내 수준에 맞는 퀘스트가 순서대로 나오진 않는다는 건가?”

[당연하죠. 이 세상은 게임이 아니니까요.]


“그건 알고 있어. 휴, 아직 돌잡이도 안 한 애한테 훈계를 들을 줄은 몰랐다.“

[저는 마지막에 태어났기에, 가장 진화된 타입의 AI입니다. 굳이 약점이 있다면 쌓인 빅데이터가 부족해서 최적화가 덜 되었다는 것뿐이죠.]

“그래, 너 잘났다. 겸손은 안 떨어서 좋네.”


그루는 큐빅과 대화를 마치고 뒤를 돌아봤다.


그 사이 상념에서 벗어난 제논이 이쪽을 향해 후다닥 뛰어오고 있었다.


“앗, 주군! 제가 풍경에 빠져서 그만··· 죄송합니다!”

“괜찮아. 이제 가자.”

“주군, 그러고 보니 노숙할 위치를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곧 해가 집니다.”

“괜찮아. 오늘은 노숙 안 할 거야.”

“네?”


“큐빅 말로는 이 근처에 작은 마을이 있대. 오늘 밤은 거기서 묵고 가자.”

“마을이라··· 제가 사람들 앞에 나서도 괜찮은지 모르겠군요. 혹시 주군께 폐가 된다면···.”


“제논.”

“예, 주군.”

“네 색소가 어떤지 신경 쓰는 건 다크엘프들 뿐이야. 인간 입장에선 그냥 똑같아 보인다고.”

“그렇···습니까?”


그루의 말에 제논이 눈썹을 내리며 약간 안심하는 표정을 지었다.


다른 종족에게는 차별받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신기한 듯했다.


‘왠지 짠하네.’


그루는 이럴 때마다 제논의 과거가 새삼 와 닿았다.


남들은 신경조차 쓰지 않을 문제에도 미리 겁먹고 걱정부터 한다. 평생 배척받으며 산 탓이다.


‘이건 천천히 바꿔 나가야겠지.’


트라우마와 관련된 문제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겠다고 생각하며 그루가 고개를 들었다.


“마침 저 쪽에 보이네. 마을.”

“엇. 생각보다는 작지 않은데요?”

“아무튼 직접 가서 확인해보자고. 사람들 반응이 어떤지.”

“···네.”


그 말에 제논이 다시 긴장했는지 특유의 근엄한 얼굴을 했다.



노을이 질 무렵에 둘은 목책으로 둘러싸인 마을에 들어섰다.


작은 마을이라 그런지 경비병이 입구를 지키고 있지는 않았다. 자유롭게 여행자를 받는 곳인 모양이다.


그루와 제논이 마을에 들어서자, 곧바로 행인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이 집중되었다.


뛰어다니던 아이들도 멈춰 서서 그루와 제논을 빤히 쳐다보고 있다.


‘뭐야, 마계 주민들도 그냥 인간이랑 똑같이 생겼구만. 괜히 쫄았네.’


남들의 시선에도 별생각 없는 그루와 달리, 제논은 완전히 압박감으로 쪼그라들 것처럼 보였다.


잠시 후 둘을 빤히 쳐다보던 남자아이가 슬금슬금 다가와서 입을 열었다.


“저기요! 아저씨는 여행자세요?”

“그래.”

“되게 신기하게 생겼네요.”

“응, 뭐가?”

“그 가방이요. 옷도 좀 이상한 것 같고.”

“짜식, 모르는구나? 요즘 여행자들은 이런 옷이 유행이야.”

“헉, 정말요?”


그루의 넉살 좋은 반응에 아이의 눈이 동그래졌다.


그와 동시에 제논이 아이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그, 그냥 가방 때문에 쳐다봤던 거니?”

“네. 왜요?”

“그, 혹시 내 얼굴이 이상하다거나···.”

“형이 다크엘프인 거요? 에이, 그 정도로는 안 놀라죠.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


아이는 자신의 식견을 자랑하듯이 어깨를 쫙 폈다.


“잠깐. 왜 나는 아저씨인데 얘는 형이냐?”

“저 형은 엄청 잘생겼잖아요. 아저씨는 좀 애매하고.”

“얌마, 나도 나름대로 먹어주는 얼굴이거든? 이건 그냥 상대성 오징어 이론이라고 해서···.”


그루가 엉뚱한 이유로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투닥거리는 아이와 그루를 보는 제논의 안색이 점차 밝아지기 시작했다.


아까 그루가 했던 말이 사실임을 확인한 것이다.


“역시 주군의 말씀은 항상 옳군요.”

“오냐, 믿고 따르거라.”

“믿습니다!”


둘은 교주와 신도 같은 대화를 나누며 중앙 광장에 도달했다.


아까 그 아이에게는 사탕을 잔뜩 쥐어준 뒤였다.


그루는 마을 광장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작은 우물과 마을 회관처럼 보이는 건물이 보인다.


건물 앞에서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대화를 하고 있었다.


다들 어찌나 심각한 표정인지, 특이한 여행자들을 보고도 잠시 수군거리기만 하는 정도로 끝나버렸다.


뭔가가 있다.


그루는 아주머니들 틈에 슬그머니 끼어들어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십니까. 하룻밤 묵어가려는 여행객입니다.”

“아··· 안녕하세요. 여행자는 오랜만이네요.”

“마을 분위기가 좋지 않은데, 혹시 무슨 일이 있습니까?”

“내일 떠나실 분께는 큰 상관이 없는 문제랍니다.”


한 아주머니가 경계심 서린 얼굴로 선을 그었다.


그러나 다른 아주머니는 생각이 좀 달랐는지, 그녀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알토 엄마, 그러지 말고 그냥 얘기해 드리자. 여행자들은 해결법을 알지도 모르잖아?”

“굳이 알려서 뭐하겠어요? 이 촌구석에 의사가 올 리도 없는데.”

“의사? 혹시 아픈 사람이 있는 겁니까?”

“아휴, 그게 말이죠···.”


결국 그녀들은 지금 마을에 일어나는 일을 설명해주었다.


상황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얼마 전부터 마을 밖에 나갔다 온 사람들이 하나둘씩 앓아눕기 시작했다.


원인은 불명. 다들 얼굴빛에 푸른기가 돌다가 픽 쓰러지더니 잠든 상태에서 깨어나질 않는다.


그렇게 우후죽순 생겨난 환자들을 지금 마을 회관에 눕혀놨다는 것이다.


혹시라도 전염병일지 몰라서 격리한 것이다.


그러다 어제 새벽, 한 나무꾼이 마을 근처의 숲에서 공중을 떠다니는 희뿌연 물체를 발견했다고 한다.


나무꾼은 거의 시체 같은 안색으로 마을로 돌아와 ‘하얀 재앙’을 보았다고 말하고 정신을 잃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마을 밖에 병을 일으키는 뭔가가 있다.


마을 사람들은 그 미지의 존재를 ‘하얀 재앙’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사람을 잠들게 하는 재앙이라···.’


그루는 눈을 굴렸다.


안타까운 사연이지만 하룻밤 여행자인 자신이 굳이 끼어들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그루는 알려준 주민들에게 유감을 표하고는 돌아섰다.


“제논, 그냥 노숙하자. 아무래도 여행객을 받을 분위기가 아닌 거 같아.”

“네. 전염병이라니··· 환자와 가족들이 안타깝네요.”


오늘은 침대 위에 오리털 침낭 깔고 편하게 잘 생각이었는데 안 되겠다.


그렇게 마을 밖으로 막 나가려던 차였다.


마치 가지 말라는 듯이, 눈 앞에 시스템 메시지가 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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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007. 튜토리얼이 자비를 숨김 (2) +3 20.05.13 326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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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005. 마계로 +4 20.05.11 555 4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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