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굴레 :
1. 말이나 소 따위를 부리기 위하여 머리와 목에서 고삐에 걸쳐 얽어매는 줄
2. 부자연스럽게 얽매이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인간족의 예리한 칼이 뱀피르족의 복부를 찢어발기자, 안에 있던 창자가 뜨거운 증기와 함께 쏟아져 나온다.
뱀피르족의 날카로운 손톱이 인간족의 흉부를 관통하여 고동치는 심장을 뽑아낸다.
'기억의시작점'부터 끝없이 이어지는
영겁의 굴레...
지평선까지 범람하며 하늘과 맞닿아 버린
두 종족의 혈액...
그들은 그렇게, 서로를 증오하며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그렇다.
뱀피르족과 인간족은 각자의 목에 굴레가 걸려 있었다.
두 종족은 그렇게 의식의 시발점에서부터 아니, 그보다 더 이전부터 부자연스럽게 서로 얽매여 있었다.
이 끝없는 지옥은 어디에서 왔는가,
기억의 저편에는 무엇이 있는가,
그들을 옭아맨 굴레의 끝자락에는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가,
지금 여기에
저주받은 두 종족의 운명을 짊어지고 나아가는
그들의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다.
'헉헉... 이런 제기랄... 여기까지... 여기까지 와서... 크으윽...'
에트른은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체력은 한계에 다다랐는지 의식은 흐릿했고, 이마를 타고내리는 피에 가려, 앞은 점점 보이지 않았다.
"그래 여기까지다. 너희들로서는 이 정도가 한계겠지..."
정체불명의 존재가 공허한 목소리로 말했다.
“정신 차려 에테른... 헉헉... 포기하면... 안돼...”
에브리라레가 떨리는 손으로 에테른을 부축하며 겨우겨우 말을 내뱉었다.
하지만 에테른의 정신은 점점 아득해 지며 주위에 모든 소리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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