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로 종말을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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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0.05.11 22:47
최근연재일 :
2020.05.28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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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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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 3화. >

DUMMY

< 3화. >






[스톡디멘션 H.T.S(human trading system) 상태창이 활성화 됩니다.]


알 수 없는 상태창 활성화 메시지가 끝으로, 알록달록 형형색색의 반투명한 슬롯머신이 태수의 눈앞에 나타났다.


[눈앞에 보이는 슬롯머신을 이용해주세요. 공평한 균형을 위해 스톡디멘션에서 제공하는 능력 각성 & 스타터 패키지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스톡디멘션? 공평한 균형? 슬롯머신? 대체 무슨 말이지?’


이때까지 살면서 강원랜드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지만,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았던 슬롯머신을 못 알아볼 정도로 바보는 아니다.


다른 버튼은 보이지 않고 레버만 보인다. 저 레버를 돌리라는 소리겠지. 태수는 무의식적으로 눈앞에 있는 레버를 당겼다.


딸칵!

드르르르륵!

드르르르륵!


레버를 당기자마자 3개로 나누어져 있는 돌림판 그림들이 하나씩 조합된다.


띠링! 띠링! 띠링!


3개의 돌림판이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됐다. 완성된 그림의 조합은 보물섬의 상자처럼 낡은 나무상자가 보인다.


슬롯머신 그림이 완성된 후 선택에 대한 메시지가 떴다.


[3개의 선택지 중 택1 하세요. 능력 각성과 스타터 패키지 아이템이 무작위로 지급됩니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홀리듯이 중앙에 있는 가운데 상자를 선택했다. 상자를 선택함과 동시에 밝은 빛이 터지며 상자가 열렸다.


상자가 열림과 동시에 게임에서나 볼법한 화려한 이펙트와 함께 반투명한 상태창이 나타났다.


말도 안 되는 상황이지만, 지금 느끼기에 꿈이 아닌 현실이다.


[이용자님의 각성 능력은 ‘다중인격’입니다.]

[스타터 패키지 아이템으로 ‘무엇인가 봉인된 낡은 항아리’가 지급됩니다.]

[스톡디멘션 H.T.S(human trading system) 투자 정보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합니다.]


-각성 케이스 : 다중인격.

-각성 타입 : 성장 진화형.

-각성 스킬 : 자아성찰.

자아를 컨트롤할 수 있습니다.

-특성 : 다양한 인격을 사용할 수 있다.

자아성찰을 통해 정신계 공격 방어에 강하다.

-설명 : 정신계 특성에 특화되었기 때문에

무력과 무관한 능력이다.


-김태수 님의 능력치가 등록됩니다.


[체력 : 0, 힘 : 5 / 민첩 : 3 / 정신력 : 20 / 속성력 : 0]

능력치는 아이템 및 추가 속성에 따라 추가될 수 있습니다.


-김태수 님의 연동 계좌가 설정됩니다.


[스톡디멘션 H.T.S(human trading system)]


-김태수 님의 연동 계좌 등록 번호 : U0178899

-보유 포인트 : 0 포인트. (상점 전용 공용 화폐)

-보유 코인 : 0 코인. (지구 주식 거래 전용 화폐)

-지구 상장 발행 주식 수 : 100,000,000,000주.


(코인과 포인트는 1:1 교환이 가능합니다.)

(지구 상장가격이 책정되지 않았습니다.)

(지구 지분 거래는 타 차원 주민들이 자원채굴을 통해 변환한 포인트로 거래가 진행됩니다. 현재는 지구의 자원채굴 진행이 되지 않아 거래 및 이용이 불가합니다.)


이 어처구니없는 능력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무력도 없으면서 무슨 각성이라 하겠는가 말이다.


‘하···. 미쳐버리겠네.’


마치 게임의 능력치처럼 보이는 문구도 이해가가지 않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그리고 H.T.S는 대체 뭐야? 대체 지구 주식을 어떻게 거래하라는 거지?’


내가 기존에 알고 있던 주식프로그램과는 달라 보인다.

그리고 ‘다중인격’각성이라니? 무력도 없이 정신분열 일으켜 미쳐버리라는 걸까? 생존과 전혀 상관없는 능력으로 보일 뿐이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궁금함도 잠시.

생각해보니 나와는, 각성이고 뭐고 상관없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닌가?


어차피 6개월도 채 살지 못할 시한부 인생이니 말이다.

체력의 능력치도 0으로 표기되지 않았는가.


태수는 반투명한 상태창 메시지에 정신이 팔려 있어, 스타터패키지 아이템으로 나온 ‘낡은 항아리’를 미처 확인할 겨를도 없었다.


아니.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태수가 각성 능력에 대해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는 사이 어두웠던 하늘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어두웠던 하늘은 어느새 붉은빛이 붉게 물들었다. 불길함을 잔뜩 머금은 선홍빛깔로 말이다.


동시에 반투명한 상태창 메인화면에 메시지가 송출되기 시작했다.


[스톡디멘션 소속 차원 채널 대표 운영자 ‘가라크’입니다. 스톡디멘션 거래소에 지구가 정식으로 상장됨과 동시에 타 차원과의 채널이 이어집니다.]


[‘차원주식회사’소속 타 차원의 주민들과 공존 및 편입이 되느냐, 아니면 자력구원을 통해 지구를 지키는 결정은 전적으로 지구 주민 여러분들의 몫입니다.]


[거래소와 상점에 대한 상세 내용은 사용설명서를 오픈하여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언어대통합’ 업데이트 진행 완료. 울트라넷 통합 커뮤니티를 통해 ‘국가’와 ‘종족’을 초월하여 대화가 가능합니다.]


[차원 포탈 채널이 개방됩니다. 타 차원의 주민들이 정식으로 입장합니다.]


[추후 업데이트 패치 진행 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공지를 통해 안내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입니다.]


안내 방식이 마치 게임 공지 내용과 비슷한 모양새다.


운영자 ‘가라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기다렸다는 듯이 붉은 빛들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어두침침한 하늘에서 붉은 빛줄기가 지상에 내리 꽂혔다.


한참이나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붉은 빛줄기가 내리는 것을 보니 이쪽에서만 발생하는 현상이 아닌 것 같았다.


주위에 바람도 불지 않건만, 벌떼 수천마리가 우는 것 마냥 윙윙 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붉은 빛줄기는 점점 세력을 넓히며 입구가 열리기 시작했다. 만약 지옥의 입구가 있다면 저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저기서 나오는 것들이 타차원의 주민들이란 건가?’


건물 옥상에서 보기에는 검은 점들이 쏟아지듯 기어 나오는 게 확연히 보였다. 멀리서 지켜보니 마치 개미떼처럼 보인다.


막상 직접 눈으로 확인하니, 두려움보다 신기함이 앞섰다.

영화나 게임에서나 볼법한 장면이 아닌가? 긴장감 때문이었는지, 나도 모르게 닭살이 오소소 돋는 건 덤이다.


‘대체 저것들은 뭐지?’


멀리 떨어져있기에 정확히 어떤 생명체들인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다만, 몰려오는 것들이 정상적이지 않은 존재들이라는 건 확실히 느껴졌다.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 돌아가는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지만, 무언가 불길한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건 확실해 보였다.


태수가 붉은 빛줄기에 정신이 팔려있는 사이, 기억에서 잠시 잊고 있었던 ‘무엇인가 봉인된 낡은 항아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애송이.]


귓가에 작게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봤다. 주위에는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고시원 옥상뿐이었다.

두리번거리던 태수의 시야에, 잠시 잊고 있던 것이 눈에 띄었다.


아까 슬롯머신을 통해 얻은 ‘무엇인가 봉인된 낡은 항아리’다.


‘설마···. 지금 들린 목소리가 저 낡은 항아리에서?’


내 시선은 낡은 항아리에 고정됐다.

낡은 항아리에 의문스런 눈빛을 보내는 사이, 내 속마음을 읽은 것처럼 의문의 상대에게 대답이 튀어나왔다.


[그래! 이 멍청한 놈아! 어르신께서 아까부터 말씀하시는데 귓구멍을 닫아놔?]


사람도 아닌 항아리가 말을 걸어오니, 억울한 마음보다 당황함이 더 컸다.

뭐라고 대답해야할까?


의문의 낡은 항아리는 계속해서 말을 걸어왔다.


[탐이 나는구나. 탐이나. 이 지긋지긋하게 답답한 곳을 한시라도 빨리 나가고 싶구나.]


답답하다고 말한 항아리는 거칠게 들썩이기 시작했다.

당황한 나와 상관없이, 의문의 항아리는 들썩이며 정신없이 질문하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여기는 어디인가?]


대답을 할까 말까 망설이다 결국은 대답했다.


“한국... 노량진이요.”


내 대답을 들은 의문의 목소리는 잠시 침묵했다.

태수는 지금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디서 말하는겁니까? 얼굴도 안보이는데...”


잠시지간 침묵했던 의문의 목소리는 나에게 뜻밖의 제안을 했다.


[나와 계약 하겠나?]


"계... 계약? 무슨 계약을?"


의문의 존재는 당황한 나를 무시하고, 자기 할 말만 한다.


[나를 만난 것도 보통 인연이 아니다. 다시 한 번 묻지. 나와 계약하겠나?]


태수는 뭐라 대답해야할지 난처했다. 보통인연이 아니라며 계약하자는 꼴은, 길가에 마주치는 사이비밖에 없었는데 말이다.


‘밑도 끝도 없이 계약을 하자고?’


[지금 너의 상태를 보아하니 낭떠러지 끝에 서 있는 형국이구나. 내가 너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무척이나 많다. 너의 몸속에 있는 혹 덩이의 제거와 새로운 힘을 얻게 할 수 있다, 이 말이다. 새로운 세상이 열릴 수 있음이야.]


말투는 이상했지만, 뭔가 알고 있다는 투로 말한다. 뭐라 말을 해야 하긴 하는데,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 다만, 상대의 말에 무슨 힘이 있던 건지, 악마의 속삭임처럼 달콤하게 들려왔다.


'혹시···. 사기일까? 에라 모르겠다!'


태수의 고민은 그리 길지 않았다. 어차피 이판사판인 마당이었다.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보니, 무언가 하긴 해야겠다는 생각에 수락했다. 의문의 존재와의 계약을 말이다. 왜 그랬는지 나 자신도 이해를 못했다.


“계약하겠습니다.”


과연, 내가 잘한 선택인 걸까? 지금의 내 선택이 정답인지 오답인지의 판단은 이후에 생각할 일이었다. 내겐 지금의 상황이 더 중요했다.


내 대답과 동시에 의문의 존재는 후련하다는 듯이 웃어재끼기 시작했다. 그동안 많이 답답했던 모양이다.


[드디어···. 드디어! 봉인의 구속에서 해방되는구나! 으하하하하하하하하.]


잠깐의 웃음도 잠시.

의문의 목소리는 확고한 목소리로 답했다.


[좋다. 맹세의 계약은 직접 만나서하지.]


'직접만나서 계약한다고? 어떻게?'


의문의 목소리는 그 말을 끝으로 다시 조용해졌다.


쩌적.

쩌적.

쩌저적.


‘무엇인가 봉인된 낡은 항아리’가 갈라지며 나는 소리였다.


‘음?’


조금씩 갈라지던 낡은 항아리는 결국 ‘쨍’소리와 함께 산산조각 깨지고 말았다.


깨진 항아리 틈새사이로 검은 연기가 슬금슬금 새어나왔다. 검은 연기는 순식간에 뭉치며, 점점 사람의 형태로 변하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두 팔과 두 다리가 있는 형태의 모습이다. 얼굴에는 이목구비가 보이지 않고서, 눈가에 노란빛만 새어나오고 있었다.


마치 상상속의 그림자인간이 있다면, 딱 저런 형태의 모습일 것 같았다.


[후아~ 이제야 살 것 같군. 애송이. 구두계약도 명백한 계약이다. 나와 계약을 하기로 한 이상 뒤로 무를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도록.]


생긴 것과 어울리지 않게 거만함이 몸에 배어 있었다.


딱히 거부감이 들지 않는 게 마냥 신기하다. 아마도 저 존재는 저런 말투가 자연스러워서 그런 게 아닐까, 조심스레 예상했다.


내가 뭐라 답할 사이도 없이, 검은 그림자는 기분이 별로인 듯 눈가를 찌푸렸다. 코와 입이 없으니 찡그린 눈빛으로 감정이 살짝 엿보였다.


[이제 시작인가보군. 잡것들이 꼬이는 것을 보니 말이야. 조용히 대화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동하지.]


‘조용히 대화할 수 있는 공간?’


내가 ‘어어’ 반응할 틈도 없이, 의문의 그림자와 나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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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 13화. > +5 20.05.25 132 8 10쪽
13 < 12화. > +10 20.05.22 152 8 11쪽
12 < 11화. > +12 20.05.20 167 9 11쪽
11 < 10화. > +9 20.05.20 169 10 11쪽
10 < 9화. > +9 20.05.19 187 9 12쪽
9 < 8화. > +6 20.05.18 223 11 12쪽
8 < 7화. > +5 20.05.16 242 18 9쪽
7 < 6화. > +2 20.05.15 279 20 10쪽
6 < 5화. > 20.05.14 301 20 12쪽
5 < 4화. > +2 20.05.13 353 18 13쪽
» < 3화. > 20.05.12 404 15 12쪽
3 < 2화. > +2 20.05.11 483 25 12쪽
2 < 1화. > +2 20.05.11 521 23 11쪽
1 < 프롤로그. > +5 20.05.11 689 74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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