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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용의 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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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김로
작품등록일 :
2020.05.13 16:17
최근연재일 :
2020.11.2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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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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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123화. 종장(終章) 13

DUMMY

현각대사는 괴불 그리고 소림사의 무술승들과 함께 동굴을 빠져나가면서 기묘한 기감을 느꼈다.


동굴 안의 벽면과 천정에 야광석과 함께 박혀 있는 수많은 괴석이 현각대사의 기감을 방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각대사만은 어렴풋이 그 기감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리고 사형인 괴불과 소림사의 무술승들을 먼저 보내고, 홀로 다시 동굴 안으로 들어온 후 그 기묘한 기감을 따라서 여러 갈래 길을 거쳐 지나왔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기감이 분명하게 전해졌다.


처음 전해진 기감은 놀라울 정도로 흉흉한 백귀의 기운이었다.

소림사에서 한번 마주쳤던, 통상의 백귀보다 더 흉흉하고 강력한 백귀의 기운이었다.


현각대사는 일행 중 누군가가 그 백귀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을 직감하고 그곳을 향해 발길을 옮기려고 하였다.


백귀는 두 가지에 의해 움직인다.

하나는 누군가가 최초에 발한 명령.

그리고 상대방의 의지에 호응하는 자체적인 움직임.


여래밀음(如來謐音)을 발동하면 최초의 발해진 명령이 끊기면서 백귀의 움직임이 멎고, 설사 상대방이 살기를 내뿜으면서 백귀가 상대방의 살기나 의지에 호응하면서 자체적인 움직임을 시전한다고 하더라도 그 사이의 짧은 순간 동안 움직임을 멈출 수가 있다.


그것이면 충분했다.

절대고수 사이의 사투에 있어서는 그 찰나의 순간에 모든 것이 결정된다.


그러나 현각대사가 그 백귀에게로 발길을 옮기면서 백귀가 상대하고 있는 자들의 기감까지 현각대사에게 전해졌다.


무림맹의 부맹주 설교와 그 호위무사인 이일표, 박수창.


그 짧은 순간에, 현각대사는 주저했다.

상황이 급박하여 설교를 향해 최신속으로 신형을 날린 후 여래밀음을 발동해야 하였으나, 현각대사에게 설교와 이일표 박수창의 기감이 전해지면서 그 짧은 순간에 무언가가 현각대사의 발목을 잡았다.


그것은 설교에 대한 깊은 의심이었다.

현각대사는 스승인 정법대사의 죽음과 관련하여, 조선무사인 이대웅이 정법대사를 살해하였다는 확증을 보지 못하였다.

무림맹과 소림사의 합동조사를 통하여 조선무사 이대웅이 정법대사를 살해한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그 결론은 가정적인 것으로 기본적으로 증인과 주변정황을 토대로 한 것으로 개연성이 높은 추정일 뿐이다.


조선무사 이대웅의 입장에서 무림의 일과 연을 끊고 깊은 산속의 산사에서 명상과 수행만을 거듭하고 있던 정법대사를 살해할 동기가 무엇인가.

그리고 그 조선무사 이대웅은 왜 무림맹의 맹주 설강석의 오른팔만을 베었는가.

무림맹의 전력이 흰산에 머물러 있었고, 게다가 이미 무림맹이 궤멸에 가깝게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설강석을 살려둔 의미는 무엇인가.

그 자가 어떤 야욕을 가지고 있었다면 설강석을 살려둔 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 자는, 조선무사 이대웅은 무림에 대한 어떠한 야욕이 없는 자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 자가 정법대사와 산사생활을 같이하면서 불현 듯 정법대사와 결투를 하는 과정에서 정법대사를 살해하였다는 것인가.

그것 또한 이치에 맞지 않는다.

당시 정법대사를 모셨던 수행승 동우조차 조선무사가 정법대사와 겨루는 것은 보았어도 그 후는 보지 못하였다.


그렇다면 하나의 가설이 성립할 수가 있다.

조선무사는 정법대사와 겨루기는 하였으나 정법대사를 살해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가설에서 다른 사실이 추론될 수가 있다.

누군가가 조선무사가 정법대사를 살해한 것으로 현장을 왜곡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 자는 누구인가.

정법대사의 살해현장에 누구보다도 최초로 접근한 자.

정법대사가 살해됨에 따라서 무림 내에서 누구보다도 행동의 자유를 획득한 자.

그리고 빙마제 권일교의 척결에 대한 명분을 획득한 자.

현 무림맹의 부맹주이자 신검대 대장 설교.


설교가 정법대사를 살해하였다는 물증은 커녕 그 흔한 증인조차 없지만, 오랜 시간 현각대사의 머릿속에는 설교와 이일표, 박수창이 정법대사를 살해하는 장면이 끝도 없이 되새겨졌다.


비록 그 조선무사가 백귀를 이끌고 전 무림의 공통의 적으로 떠오르면서 그러한 생각에 문득 회의가 들기도 하였으나, 그 생각의 합리성 자체가 무너져 내린 것은 아니었고, 잠시 덮어두는 상황이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현각대사는 그 특유의 기감으로 누구보다도 설교의 깊고 깊은 곳에 잠재되어 있는 어두운 살기를 알고 있었다.


위험한 자다.

무림맹의 맹주 설강석과 아들이면서도 설강석이 품고 있는 그것과는 결이 사뭇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 모든 생각이 현각대사가 설교와 이일표, 박수창을 위해 신형을 날리려고 하는 찰나, 현각대사의 발목을 잡았다.


그리고 그 짧은 순간에,

현각대사가 설교가 사투를 벌이고 있는 방향으로 몸을 날리고 여래밀음을 발동하기도 전에, 설교와 이일표, 박수창의 합검, 현각대사조차 눈이 번뜩 뜨여질 정도의 합검으로 저 흉흉한 백귀를 베어낸 것이었다.


그러나, 베인 것은 백귀였지만, 자칫하면 설교와 이일표 박수창이 모두 백귀의 검에 베여질 수가 있었다.

그 모든 것이 종이 한 장의 차이였다.


그 모든 것을 본 현각대사의 마음에 자리 잡은 것은.

아쉬움.

설교가 죽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

그리고.

자신의 추악한 감정에 대한 끝도 없는 죄책감.


평생을 탈아와 해탈의 경지를 위해 수행을 했건만, 그 짧고 짧은 순간에 설교에 대한 어두운 감정이 자신의 발목을 잡아 여래밀음의 발동을 막은 것이었다.


현각대사의 깊고 투명한 마음 속에서 잿빛의 그림자 하나가 솟아나는 순간이었다.


현각대사는 눈 앞에 백귀에게 왼쪽 눈을 잃고, 그 눈에 천을 감고는 전신에 비록 치명상은 아니었지만, 무수한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며 무릎을 꿇고 몸을 떨고 있는 설교와, 그 설교의 옆으로 쓰디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일표와 박수창을 바라보았다.


난 이 자들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인가.




현각대사는 끝없는 자책감에 사로잡혀 있는 가운데 동굴 곳곳에 박혀있는 괴석에서 기묘한 기운이 감도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동굴의 저편에서 누군가가 걸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현각대사로는 한번 마주친 기운이었고, 잊을 수 없는 기운이었다.


“이거. 이거. 멀리 가지는 못했구나......"

"아니 못 간 것이 아니라 가지 않은 것인가. 크. 크. 크. 크. 크. ”

동굴 저편에서 두 눈에 푸른 안광을 뿜어내면서 천천히 걸어오고 있는 그 자는.

대마교의 삼교주 중 한명인 청안의 마술사, 곡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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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130화. 종장(終章) 20 +1 20.11.26 75 4 9쪽
130 129화. 종장(終章) 19 +4 20.11.19 63 2 7쪽
129 128화. 종장(終章) 18 +2 20.11.18 66 2 8쪽
128 127화. 종장(終章) 17 +4 20.11.16 59 3 8쪽
127 126화. 종장(終章) 16 +2 20.11.14 73 3 8쪽
126 125화. 종장(終章) 15 20.11.13 69 3 7쪽
125 124화. 종장(終章) 14 20.11.12 69 3 7쪽
» 123화. 종장(終章) 13 +2 20.11.11 71 3 7쪽
123 122화. 종장(終章) 12 20.11.10 59 2 8쪽
122 121화. 종장(終章) 11 +2 20.11.09 75 2 7쪽
121 120화. 종장(終章) 10 +2 20.11.07 65 2 8쪽
120 119화. 종장(終章) 9 20.11.06 66 2 10쪽
119 118화. 종장(終章) 8 20.11.05 69 2 10쪽
118 117화. 종장(終章) 7 20.11.04 68 2 7쪽
117 116화. 종장(終章) 6 +2 20.11.03 75 2 7쪽
116 115화. 종장(終章) 5 +2 20.11.02 72 2 9쪽
115 114화. 종장(終章) 4 +2 20.10.31 80 2 7쪽
114 113화. 종장(終章) 3 +2 20.10.30 79 2 8쪽
113 112화. 종장(終章) 2 20.10.29 86 3 8쪽
112 111화. 종장(終章) 1 +4 20.10.28 92 2 8쪽
111 110화. 전쟁의 시작 5 20.10.23 80 2 8쪽
110 109화. 전쟁의 시작 4 20.10.22 76 3 8쪽
109 108화. 전쟁의 시작 3 20.10.21 80 3 9쪽
108 107화. 전쟁의 시작 2 +2 20.10.20 83 3 7쪽
107 106화. 전쟁의 시작 1 +2 20.10.19 88 2 8쪽
106 105화. 무월곡(霧月谷) 8 20.10.16 89 3 9쪽
105 104화. 무월곡(霧月谷) 7 +4 20.10.15 85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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