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되어 이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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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물망초
작품등록일 :
2020.05.1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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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7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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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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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되어 이계로 -169.늙은이-

DUMMY

펠리안 제국의 황제는 오늘도 어김없이 점심식사가 끝난 후 산책을 하고 있었다.

오늘은 쟈미르 공작과 게르만 후작이 아닌 쿠보스와 함께였다.


“치누야와 카테오의 행방은 알아냈는가..?”


쿠보스의 질문에 황제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하긴.. 하루아침에 그들을 찾는다는 것은 무리일테니..”


아무리 펠리안 제국이라도 그들의 행방을 하루아침에 찾아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이번에도 쿠보스님을 찾을 때처럼 그분들 또한 제가 찾고 있다는 소문을 퍼뜨리라고 했으니 분명 그분들께서도 저를 찾아오실 거라 생각됩니다.”


황제의 말에 쿠보스가 턱을 매만지며 애매모호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흐음.. 글쎄..? 카테오라면 자신을 찾는다는 소문을 듣고 당장에 이곳으로 달려올 성격이긴 하지만.. 치누야 그 녀석은 웬만한 일에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괴짜 녀석이니..”


괴짜라는 말에 황제가 무언가 생각난 듯 입을 열었다.


“아! 그러고보니 슈베트 왕국에 있는 저희 스파이가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인데 그곳에 괴짜 삼형제가 등장했다고 합니다.”


“괴짜 삼형제..?”


“예. 정확히 그들이 삼형제인지 부자지간인지는 모르겠으나 사람들이 그들을 괴짜 삼형제라고 부른다더군요?”


황제가 전한 소식에도 쿠보스는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괴짜 삼형제인지 뭔지는 내 알바아니니 치누야와 카테오를 찾는 일에나 집중하게..”


“그들이 누군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황제가 그들에게 뭔가가 있다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며 말했다.


“그들이 누군데..?”


“한명의 중년인은 아직 정체를 밝히지 못했으나 나머지 중년인의 이름이 바토스 또다른 늙은이의 이름이 셀트온이라고 하더군요?”


“허억!”


그 말에 쿠보스의 얼굴이 순간 굳어지며 식은땀을 흘렸다.

페르디아노스와 함께 그들을 죽여버리려 했던 당시 은성이 갑자기 자신앞에 나타나 자신을 노려보던 순간이 기억났던 것이다.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그 자가 어딘가에서 자신을 몰래 지켜보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쿠보스님..? 갑자기 왜 그러십니까?”


쿠보스의 급격히 안색이 안좋아지자 황제가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아..아무것도 아니다. 갑자기 악몽이 생각나서..”


쿠보스가 아무렇지 않은척 식은땀을 닦아내며 말했다.

황제는 쿠보스가 무언가 말하길 꺼려한다는 것을 느꼈지만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


“크흠... 그녀석들은 지금 어디에 있다고 하더냐..?”


침음성을 흘리던 쿠보스가 황제에게 물었다.


“그들을 만나보실 생각이십니까?”


“당연하지. 그들에게 빚 진것도 있고하니..”


쿠보스는 페르디아노스를 죽이려했을 당시 자신의 앞을 가로막았던 바토스와 셀트온을 살려둘 생각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황제도 현재 그들의 정확한 위치는 알지 못했다.


“슈베트 왕국을 이곳저곳 떠돌며 호떡장사를 하고 있기에 정확한 위치는 알고 있지 않습니다.”


황제의 말에 쿠보스가 호떡이라는 것에 관심을 보였다.


“호떡..?”


“예. 그렇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인데..?”


“저도 호떡이라는 음식은 처음 들어 봤습니다. 헌데 그 호떡이라는 것이 인기가 어찌나 상당하던지 세시간도 안되어 하루치 호떡을 모조리 팔아치운다고 하더군요?”


“그 정도인가?”


“재료가 없어서 못판다고 합니다. 호떡을 사겠다는 사람들 중에는 호떡하나를 1골드에라도 사겠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황제의 말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슈베트 왕국엔 괴짜 삼형제가 호떡을 판다는 소문이 이미 슈베트 국왕의 귀에도 전달된 사실이었다.


“뭐.. 사실인지 아닌지는 내가 직접 그들을 찾아가 보면 알게 되겠지?”


쿠보스의 말에 황제가 의외라는 듯 물었다.


“쿠보스님께서 직접 가시려고요? 제가 사람들을 시켜 그 분들을 모셔오라고 지시하겠습니다.”


황제의 말에 쿠보스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니야. 나도 그 호떡이라는게 먹고 싶어졌네. 그러니 내가 직접 그들을 만나고 오겠네.”


그가 정말로 호떡이 먹고싶어 그곳으로 가는지 아니면 그들이 더 이상 호떡을 팔수없게 하려고 가는지는 불명확했다.

쿠보스가 떠난 정원에는 놀랍게도 황제외에 또다른 인물이 있었다.

은성이 황제의 바로 근처에 있는대도 황제는 전혀 눈치채지 못한 듯 혼잣말을 중얼거릴 뿐이었다.


“쿠보스 저 녀석.. 바토스와 셀트온과 무슨 안좋은 일이라도 있었나..?”


그의 입에서 방금까지 쿠보스를 공경하는듯한 말투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다.


‘황제녀석.. 완전 이중인격자로군..? 그나저나 쿠보스 저녀석이 바토스와 셀트온을 만나면 그들이 위험할텐데...’


황제를 이중인격자로 인식한 은성은 슬슬 바토스와 셀트온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분명 그들도 마족이긴 했으나 왠지 그들이 쿠보스에게 당하는 것을 가만히 두고만 보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 생각을 끝으로 은성이 이내 그곳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바토스와 셀트온이 있는 슈베트 왕국으로 순간이동한 것이다.


한편 슈베트 왕국엔 형형색색으로 꾸민 마차 앞에 수많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고 있었다.

이곳저곳을 옮겨다니는 그들의 특성상 그들은 마차를 개조해서 호떡 굽는 가게를 차린 것이었다.

블랙문이 호떡을 구우면 바토스가 포장과 계산을 도맡았다.

셀트온은 길게 늘어선 사람들에게 번호표를 돌리느라 바빴다.

한참동안 번호표를 돌리던 셀트온이 미안한 표정으로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손님. 순번표가 다 떨어졌습니다.”


하루 호떡 천개가 한정수량이었기에 그 뒤로 줄선 사람들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자네 갈수록 실력이 느는 것 같구만..?”


호떡을 포장하던 바토스가 블랙문이 호떡굽는 모습을 힐끔 쳐다보더니 칭찬했다.


“손에 착착 감기는게 아무래도 제 천직인 듯 싶습니다.”


블랙문도 만약 자신이 어쌔신 활동을 그만두게 된다면 제 2의 직업으로 호떡장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을 정도였다.


“이제 호떡에 대해선 자네에게 더 이상 가르쳐 줄게 없는대도 계속 우리와 함께 할 생각인가..?”


계약은 계약이었지만 블랙문을 오랫동안 잡아두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미 블랙문은 호떡 굽는 일에 정신이 팔려 바토스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바토스님. 죄송하지만 지금 정신이 없어서 그러니 좀 있다 얘기 하시죠?”


“크흠.. 알겠네.”


바토스도 바쁜건 마찬가지였기에 그들의 대화는 그렇게 흐지부지 끝이났다.

그때 그들의 귀로 어디선가 언성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손님?! 순번표가 없으면 대기해도 소용없다니까요?”


셀트온이 한 늙은이에게 말했다.


“난 왜 안된다는 건가?”


늙은이의 물음에 셀트온이 그 이유를 알려주었다.


“저희 가게는 하루에 호떡을 천개밖에 팔지 않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기다려봤자 호떡을 드실 수 없다 이 말입니다.”


그러자 늙은이가 버럭 소리를 지르며 자신이 짚고 있던 지팡이로 셀트온의 머리를 냅다 후려쳤다.


“뭣이?! 어쩌고 어째? 자네들이 이곳에서 장사를 한다길래 하나라도 더 팔아주려고 먼곳에서 이곳까지 왔더니...”


지팡이에 이마를 정통으로 맞은 셀트온이 자신의 이마에 난 혹을 두손으로 매만지며 반박했다.


“으윽.. 할아버지 같은 사람한테는 호떡이 남아도 팔일 없으니 그런 줄 아쇼!”


자신의 이마에 혹을 선물한 늙은이에게 고운말이 오갈리 없는 셀트온이었다.


“아니? 이놈이 아까부터 태도가 불량하네..?”


늙은이의 지팡이가 또다시 셀트온의 이마에 가격했다.


“으윽.. 이 늙은이가 정말..?!”


아까보다 더 아픈 듯 셀트온의 눈에 눈물까지 고여 있었다.

하지만 그는 끝내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자신의 이마를 가격한 늙은이의 뒤로 언제나타났는지 한 청년이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랜만이군..?”


그는 다름아닌 상급마족 쿠보스였다.


“다..당신이 어떻게 여기에..?”


늙은이에게 맞은 것은 까맣게 잊은 듯 셀트온이 당황한 얼굴로 쿠보스를 바라보며 물었다.

바토스또한 쿠보스의 등장을 알아챘기에 긴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어떻게 오긴..? 호떡이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왔지.”


“크윽.. 젠장.”


셀트온이 침음성을 흘렸다.

쿠보스가 찾아올 줄 알았으면 호떡 장사를 안했을 것이었다.

아니.. 최소한 자신들의 본명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미 후회해도 소용없었다.


“손님이 왔는데 호떡 맛은 볼 수 있겠지..”


아무리 셀트온일지라도 쿠보스의 말을 거역할 수 없었기에 결국 힘없이 대답했다.


“이익..! 크흠.. 기다리시오.”


그러자 자신의 바로 앞에 있던 늙은이가 상황파악을 못하고 또다시 셀트온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니 이놈아? 나는 안되고 내 뒤에 온 저 놈은 왜 되는 것이냐?”


늙은이의 고함에 셀트온이 짜증섞인 말투로 늙은이에게 대꾸했다.


“아무것도 모르면 가만히 계시오!”


만약 자신이 쿠보스에게 호떡을 가져다 주지 않으면 쿠보스 그 자가 어떻게 나올지 몰랐다.

그리되면 이곳에 있는 사람들의 목숨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노인은 가만히 있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이 녀석이 자꾸 이 늙은이를 무시하네?”


사람들의 이목이 늙은이에게 집중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쿠보스도 단연 늙은이에게 시선이 갈 수 밖에 없었다.


“이봐! 늙은이.. 자꾸 내 앞에서 얼쩡거리지 말고 썩 꺼지게..”


쿠보스가 귀찮은 듯 노인을 향해 말했다.

그러자 노인이 뒤를 돌아보며 쿠보스를 바라보았다.


“아니? 어린놈의 자식이 뭐가 어쩌고 어째? 네 놈도 이 지팡이 맛 좀 볼텐가..?”


늙은이가 쿠보스를 바라보며 지팡이를 허공에 휘두르자 쿠보스가 흠칫 놀란 표정을 지어보였다.


“허억!”


모두들 그가 노인의 지팡이 공격에 깜짝 놀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쿠보스가 놀란 이유는 따로 있었다.

늙은이가 뒤돌아서며 자신에게 고개를 돌린 순간 그의 얼굴이 변했기 때문이었다.

얼굴만 원래대로 폴리모프한 은성이 웃음섞인 표정으로 말했다.


“내 지팡이 맛을 보고 싶다면 계속 이곳에 있어도 좋네만..?”


그가 은성이라는 것을 알게된 쿠보스가 계속 그곳에 있을리 없었다.

이곳에 나타난 것보다 더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 쿠보스였다.

만족한 얼굴로 다시 셀트온 일행쪽으로 고개를 돌린 은성은 어느새 늙은이의 얼굴로 되돌아와 있었다.


“...?”


셀트온은 왜 쿠보스가 황급히 사라졌는지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

상급마족인 쿠보스가 눈 앞에 있는 늙은이가 무서워서 도망갔다고는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번거롭지만 이 방법이 나을지도 몰라. 아직은 이들에게 내가 살아있다는 걸 밝힐 필요는 없을테니..’


은성의 생각이었다.


“에잇! 나도 더럽고 치사해서 안 먹겠네..”


그렇게 늙은이가 사라졌지만 쿠보스가 왔다간 충격에 셀트온과 바토스는 그가 사라졌다는 것도 느끼지 못했다.

바토스와 셀트온은 그 늙은이가 은성이라는 사실은 영영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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