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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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광이
작품등록일 :
2020.05.1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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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7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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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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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탈출

DUMMY

“크아악. 이 자식 무슨 짓이냐?”

오늘은 스승을 죽이는 날이다.

“몰라서 물어? 당신이 그동안 잡아 먹은 제자들을 생각해봐. 우리 같은 고아들을 주어와서 흑마력을 수련시켜 그 마력을 갈취했잖아.”

“끄으윽. 네 녀석이 ··· 끅 그걸 어떻게.”

폐를 찔린 스승. 비먼트가 말을 하면 공기가 빠지는 소리가 났다.

“흥. 난 진작에 알고 있었어. 10살에 눈치채고 오늘 까지 숨죽이며 기다렸어. 매일 매일이 불안의 연속이었지. 그 많던 형들이 외부로 일을 하러 나갔다고 당신은 말했지만 나는 안 속아. 모두 네가 잡아 먹은 거잖아. 망할. 미친 새끼.”

말을 하며 감정이 격해진 제노는 왼팔에 힘을 더 꽉 주었다. 스승의 등뒤에서 폐를 찌른후 왼팔로 목을 조르는 중이었다.

뇌로 가는 산소가 부족해 기절할 만도 한데 망할 비먼트는 좀처럼 쓰러지지 않았다.

시간이 없다. 스승을 빨리 죽이고 사람들이 몰려오기 전에 도망을 가야한다.

스승. 아니 미친 괴물의 발버둥이 몸으로 전해져왔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조금만 조금만 더하면 된다.

폐를 찌른 칼을 빼내어 다시한번 찔렀다.

“크으윽. 그만. 으윽. 그만.”

비먼트는 갈라지는 목소리로 애원을 했다. 말을 하기가 쉽지 않다. 호흡이 너무 가빴다.

헉허헉헉

“어디 너도 한번 당해봐라. 괴물아. 평생 모은 마력을 빼앗기고 말라 죽는 경험을.”

제노가 비먼트의 흑마력을 빨아 들이기 시작했다.

쪼르르륵.

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아직 마력 갈취 스킬이 능숙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흡수 속도가 느렸다.

하지만 비먼트에게는 이 마저도 너무 큰 충격이었다. 자신이 지금 기습을 당해 심각한 부상을 입었음에도 쓰러지지 않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흑마력 덕분이었다.

‘크으윽. 제자들에겐 절대 알려주지 않은 마력 갈취 스킬을 이 녀석이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안돼. 안돼. 더 이상 마력을 빼앗기면 간신히 ···. 유지 하고. ··· 있는······. 의시..ㄱ···이······. 의···.식······이············’

비먼트의 몸이 축 늘어졌다.

그러자 확실히 마력 흡수가 빨라졌다. 하지만 애초에 제노의 마나홀은 그렇게 크지 않았기에 비먼트가 가진 마력의 10퍼센트밖에 흡수 할 수 없었다.

아쉬운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은 이런 감정에 휘둘려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니다.

제노는 지체없이 비먼트의 심장에 검을 박아 넣고는 도망을 준비했다.

몇가지 아이템과 마법서를 가방에 담아 둘러 메었다.

다행히 밖에선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하지만 그것도 이젠 한계일터 놈들이 들어오기전 움직여야한다.

천장을 몸이 들어갈 만큼 뜯어 내었다.

쾅쾅쾅.

“스승님. 스승님.”

뭔가 이상함을 눈치챈 제자들이 문을 두드리며 비먼트를 불렀지만 이미 죽은 사람이 대답할 수는 없는 법.

“문이 안에서 잠겼습니다.”

“부셔라 시간이 없다.”

억지로 문을 부수고 안으로 들어선 일단의 남자들. 그들이 들어서자 구멍난 천장에서 하얀 유리병이 하나 떨어졌다.

파사삭 소리를 내며 병이 깨어지자 내용물이 쏟아져나오며 짙은 녹색의 운무를 만들어내었다.

“독이다. 모두 호흡을 멈춰라. 질론은 빨리 독무를 걷어내어라. 저기 스승님이 계신다. 빨리 신병을 확보해라.”

대사형 쉴트의 말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사제들. 곧 연기가 모두 사라졌고 일행은 스승의 주검을 맞이하게 되었다.

“대사형. 스승님이 돌아가셨습니다. 제노 그 개자식이 감히 스승님을 칼로 찔렀어요. 빨리 잡아야 합니다.”

바닥을 적신 흥건한 피를 보며 제자들은 피가 거꾸로 솟아 오르는 분노를 느꼈다.

“환풍구다 . 놈이 환풍구로 도망을 갔어. 키윰은 환풍구로 들어가 놈을 쫓아라. 질론 너는 건물 설계도를 찾아와. 나머지는 밖으로 나가 예상경로를 뒤진다. 지금부터 특급 경계령을 내리고 건물을 봉쇄한다. 개미새끼 한 마리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해.”

쉴트의 살기 돋친 목소리가 공기를 울리자 지시를 받은 사제들이 일제히 몸을 날렸다.

명령을 받은 키윰은 즉시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펑 소리와 함께 그의 몸이 검은 연기로 변하더니 동통구로 날아갔다.

속도가 그렇게 빠르진 않았지만 기어갔을 제노보다는 훨씬 빨랐다.

‘놈 너는 독안에 든 쥐다. 금방 따라 잡아주마.’

곧이어 요란한 비상벨이 울리고 거친 목소리의 방송이 흘러나왔다.

“긴급상황. 긴급상황. 제노가 배신을 했다. 제노가 현재 도주중이니 건물의 모든 문을 봉쇄하고 경계를 시작한다. 절대 놈을 놓쳐서는 안된다. 다시한번 말한다············”

두 번 같은 방송이 나오고 끝이났다.

쉴트는 건물 설계도를 보며 제노가 숨어 있을 만한 장소를 유추했다. 그리고는 그 지역마다 경비를 배치 시켰다.

지상 오층 지하 이층의 큰 건물 이다보니 예상보다 숨어 있을만한 장소가 많았다.

통풍구, 엘리베이터, 세탁실, 조리실, 창고, 청소 공구실, 음식물 재료실, 자재창고, 실험실, ·········.

‘놈 반드시 찾아내 주마. 감히 스승의 먹이로 키워진 저급한 놈이 내가 물려 받아야 할 마법책을 들고 튀어? 그것을 얻기위해 성격 더러운 스승에게 온갖 아양을 떨었는데 네깟놈이 중간에서 채어 가? 잡아서 마법 실험용으로 사용해주마. 크크크클. 눈알, 혓바닥, 귀, 심지어 혈관까지 하나도 버리지 않고 말이야. 한가지는 칭찬해주마. 네가 스승을 죽여서 이젠 이 곳은 내 차지가 되게 되었어. 카카카카카카. 아주 고맙구나.'


쉴트는 빠르게 옮겨다니며 제노가 숨어 있을 만한 장소를 샅샅이 뒤졌다.

하지만 그의 탐지 마법에 걸리는 생물은 작은 쥐 같은 형태뿐이었다.

통풍구를 뒤지는 키윰은 제노의 옷자락 조차 보지 못했다.

제노는 자신의 차분함에 놀라고 있었다.

7년간 탈출 계획을 준비하며 늘 오늘을 상상했었다. 그럼 가장 먼저 드는 감정이 두려움이었다.

과연 내가 살아서 나갈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함 때문에 생기는.

아직까지는 자신의 생각대로 모든 일이 진행되어왔다.

스승의 등에 칼을 꽃아 넣기 전까지는 심장이 미칠 듯이 뛰더니 이제는 편안한 마음이다.

잡히면 죽는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지만 왠지 공포심이 들지 않았다.

제노가 커튼 뒤에서 슬며시 모습을 드러냈다.

놀랍게도 이곳은 아직 비먼트의 방이었다.

애초에 제노는 통풍구로 도망가지 않았다. 적들의 생각을 통풍구로 유도하기 위해 천장에 구멍을 뚫어 놓고 커튼 뒤에 숨어 있었다.

작전은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졌다.

놈들은 모두 자신의 유인작전에 말려 다른 곳을 수색하는 중이었다.

이번 작전의 핵심은 놈들이 방으로 들어 섰을 때 떨어진 독연 유리병이었다.

유리병이 떨어져 깨지는 장면을 목격한 제자들은 제노의 옷자락조차 보지 못했지만 제노가 유리병을 던지고 통풍구로 도망갔음을 일말의 의심도 없이 믿어버렸다.

이렇게 사람들의 주의를 통풍구로 돌리는 것이 유리병의 역할이었다.

그렇다면 독연의 역할은 무엇일까?

그냥 보기 좋아라고 힘들게 만든 독을 이렇게 사용했을까?

당연히 아니다.

독연의 역할은 제자들의 주의력을 분산시키고 소리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만약 제자들이 조용히 소리에 집중했다면 통풍구가 너무 조용하다는 것을 눈치 챘을 것이다.

아무런 소음 없이 통풍구를 이동하는 일은 불가능.

그렇다면 제노가 퉁풍구로 도망가지 않았다는 뜻.

통풍구로 가지 않았다면 숨어 있을 장소는 방안 뿐.

당연히 제자들은 먼저 방안을 수색했을 것이다.

하지만 제자들은 유리병과 독연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제노의 속임수를 눈치채지 못했다.

제노는 이 모든 광경을 커튼 뒤에 숨어 쿵쾅대는 심장을 부여잡고 지켜보았다.

혹시나 누군가가 커튼을 들쳐보지 않을까하고 너무 걱정해 오줌을 질끔 지릴 정도.

다행히 제자들은 모두 방을 나갔고 제노는 안심을 할 수 있었다.

이번 계획의 제일 중요한 역할은 유리병을 떨어뜨린 스켈레톤 쥐가 담당했다.

스켈레톤 쥐가 없었다면 계획은 실패했으리라.

남들이 보기에는 뼈만 남은 괴상하게 생긴 녀석이지만 자신에겐 세상 그 무엇보다 예뻐 보이는 녀석이었다.


제노는 서두르지 않았다. 마음은 초조했지만 적당한 타이밍을 기다렸다. 너무 빨리 움직여도 안되고 너무 늦어도 안된다.

‘자 움직여 보자. 이제 2단계 작전을 시행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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