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ion(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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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냐람
작품등록일 :
2020.05.19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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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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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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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 최후의 날..(2)

DUMMY

“그 이야기를 굳이 지금 하는 이유가 뭐지?”


그림자와 빛의 전쟁, 아비규환의 지옥도가 펼쳐지고 있는 전장의 한가운데서 에콸리스와 대치하고 있던 창은 그의 말을 끊었다.


에콸리스는 입을 벌린 채 아주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가 턱을 쓰다듬고 웃으며 말했다.


“후후, 글쎄.. 진실도 모르고 죽는 머저리가 불쌍해서일까..”

“알 수 없는 짓을 하는군, 에콸리스.”


분명 에콸리스는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말을 입에 담지 않았다. 오히려 그 말을 숨기기 위해 창을 도발했고, 그런 어설픈 도발에 넘어갈 정도로 창은 멍청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싶었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수많은 인간을 집어삼킨 거대한 그림자의 군세.


비록 창이 전장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로 그들은 에콸리스의 힘에 의해 어두운 갑옷을 입고 있는 강직한 에스 병사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그들 하나하나가 이 사태의 피해자임에는 변함이 없었다.


설령 에콸리스가 지닌 평등에 대한 ‘정의’가 훗날, 진정한 정의로 취급될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지금으로서 이 사건은 그저 추정되는 피해자만 10만이 넘어가는 대규모 학살극에 불과했다.


“좋다. 도발에 넘어가주지.”


더 이상의 이야기는 필요 없다. 이 사건의 종지부를 찍기 위해 찾아온 창은 그렇게 다짐하고 방패를 앞세웠다.


방패 뒤에 온 몸을 숨기고 창을 뒤로 움켜쥔 에스 군단병의 전투태세, 에콸리스는 그 모습에 온 몸이 전율하는 것을 느꼈다.


“오래 전.. 아주 오래 전부터 이 날이 오기를 기대했었지..”


에콸리스는 여전히 알 수 없는 말을 하며 자신의 가슴 앞에 검을 바짝 당겨 들었다. 그는 검날을 사이에 둔 눈동자로 창을 집어삼킬 듯 노려보다가 살벌한 미소를 짓고 말했다.


“시작하지.”


그의 입이 문장을 완성시키기 위해 멀어졌다가 다시 붙는 그 순간 에콸리스의 모습은 안개처럼 흩어졌다. 그리고 그 순간 그의 몸에서 솟아오르듯 그의 뒤에 나타난 여섯 자루의 검날 역시 그를 따라 검은 섬광이 되어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창은 방패로 막은 전방에 시선을 둔 채 어디서 시작될 지 모를 에콸리스의 공격에 대비했다.


안개처럼 흩어진 에콸리스가 바로 공격을 시작하지 않자, 창은 후방이나 상단 혹은 측면을 주시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공격이 시작되지 않았기에 무의식적으로 긴장의 끈을 놓친 찰나에 공중에서 에콸리스의 검날이 나타났다.


“큭..!”


공중에서 시작된 에콸리스의 공격은 에콸리스를 따라다니는 검은색 검날이었다. 간신히 몸을 비껴 창으로 검날을 퉁겨낸 창은 이어서 측면으로 돌격해오는 에콸리스의 공격을 마주했다.


“에스 최초의 군단장은 검사였다지..!!”

“어딜..!”


측면에서 빠르게 돌진한 에콸리스의 공격을 땅에 꽂은 방패를 이용해 곡예사처럼 피해냈다. 하지만 그에 이어 공중에 뜬 창에게 에콸리스의 검은 검날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큭.. 젠장..!”

“그는 100여 개의 검을 어검술에 사용했다더군. 어쩌면 너희 집행관들보다도 내가 더 군단장에 가까운지 모르겠어.”

“웃기지마라!”


날아드는 검날을 창으로 막아내고 방패로 쳐내던 창은 그의 창으로 검날을 강하게 휘젓고 쳐내어 멀리 튕겨내고 아주 올곧고 강직한 찌르기로 에콸리스에게 돌격했다.


끼-이이익-!


에콸리스는 그의 검을 가슴에 당겨 든 최초의 자세로 검날에 창끝을 맞춰 창의 공격을 막아냈다. 창은 놀라울 정도로 정확한 힘의 균형으로 자신의 공격을 막아낸 에콸리스에게 순간 경의를 느꼈지만, 이내 힘으로 그를 밀어내고 다시 자세를 잡았다.


그 순간 창은 에콸리스의 검에 유난히도 청명하고 맑은 기운을 느꼈다. 그들의 주변에서 아시리아를 향해 끝없이 절망어린 진격을 하는 그림자의 병사들에게서 느껴지는 기운과는 달리 아주 청명한 검사의 기운 말이다.


창은 문득 아시리아에서 그와 겨뤘을 때, 그가 마지막에 했던 말을 떠올리고 소리쳤다.


“지난 번 아시리아 때의 말은 뭐였지? 결국 이렇게 될 거라면 왜 그런 소리를 한거냐?!”

“...”


에콸리스는 그의 얼굴 한가운데를 지나는 검날 너머로 창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지그시 눈을 감았다 다시 뜨며 말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 부질없는 목숨을 구제하려 헛소리를 하는 말이라면 실망이다, 정의의 대행자.”

“무슨..”


창은 그 날의 일을 에콸리스에게 따지려했지만, 한순간 자신을 주시하던 에콸리스의 눈동자가 공허한 허공을 향한 것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에콸리스나 창 정도로 뛰어난 전사가 전투에서 한 눈을 파는 일은 좀처럼 없다. 그 질문에서 에콸리스 역시 어느 정도 동요한 것은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렇다면 그의 행동에 대해선 한 가지 결론밖에 낼 수 없었다. 과거의 일이야 어쨌든 지금은 싸울 수밖에 없다. 싸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물론 어떤 대답이 나왔더라도 창이 전투를 멈추진 않았을 테지만..


창은 다시 한 번 전투태세를 갖췄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 상대라면 더는 지체할 이유도 없었다.


[창.. ..세..? ..창씨..? 창씨 들리세요?!]


그 때 창의 머릿속에 아시리아군 총사령관 나히타의 목소리가 전해져왔다. 비록 창의 몸에 간섭하는 마력은 그의 완전한 허락 없이 제대로 도착할 수 없었지만, 다행히 그 순간 전투가 진행되지 않고 있던 덕이었다.


[네, 들립니다.]

[다행이네요. 방금 창씨의 병사가 무찌른 병사들의 잔해에서 세이비어 기사단원이 생존한 채로 발견됐다고 합니다. 저 검은 기운 속에 잠식된 자들은 아직 죽지 않은 모양이에요.]


나히타의 목소리가 끊기자 창은 고개를 돌려 전장을 살폈다. 일당백의 기세로 그림자의 군세를 밀고 나아가는 6,000명의 군단병과 그들을 도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 아시리아군과 라비의 병사들이 보였다.


그리고 창과 에콸리스의 머리 위로 리슈나가 빠르게 지나쳐 전장을 누비며 성스러운 불꽃을 쉴 새 없이 내뿜고 있었다.


하지만 그림자의 군세는 전선이 밀리더라도 뒤에서 다시 일어나 진격하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힘의 중심은 눈앞의 검사, 에콸리스에게서 느껴지고 있었다.


‘결국 이 싸움이 이 전쟁의 종착지라는 말이군.’


창은 마음을 다잡고 에콸리스를 노려봤다. 좀 더 빠르게 전투를 끝내는 것이 더 많은 사람을 구할 길이라고 한다면 이렇게 여유를 부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더 입을 놀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조금 더 빠르게, 조금 더 강하게 에콸리스를 향해 돌격할 뿐.


에콸리스 역시 그의 공격이 시작되자 다시 한 번 광기에 몸을 맡기 듯 소름끼치는 미소로 그를 맞이했다.


검이 그리는 검은색 그림자의 궤적, 창이 그리는 푸른색 창날의 궤적. 그리고 그 중간 중간에 흐름을 끊는 방패의 육중한 소리가 그 둘 사이에 울려퍼졌다.


“그 날.. 그 날이었다..!!”

“갑자기..!! 뭔 소리냐!!”


에콸리스는 자신의 검과 그의 명령을 따르는 여섯 개의 검날을 이용해 거침없는 공격을 몰아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에스의 마지막 날.. 그 날이 바로 평등의 집행관의 주술이 집행된 날이란 말이다!!”


어둠 속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대답한 이후에도 에콸리스는 절망에 부딪치며 끊임없이 검술을 연마했다. 그리고 마침내 평등의 집행관을 선출하기 위한 주술이 개최되었을 때, 그는 수많은 에스인들 사이에서 유일한 라비 출신의 검사로 그 자리에 서게 되었다.


황야에 만들어진 도시 수준의 거대한 주술진 위에 자신보다 강하다고 생각되는 수많은 전사들과 함께 서자 에콸리스는 온 몸에 차갑게 이는 긴장을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주술이 시작되기 전, 높은 고지에 당대의 군단장이 나타나 이들을 격려하기 시작했다.


“이 세상의 평등을 지키는 숭고한 역할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영혼을 바치기로 한 용맹한 전사들이여, 부디 그대들 스스로 납득하고 섬길 수 있는 우수한 집행관을 결정할 수 있길 바랍니다.”


라비를 정복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따스하고 온화하지만 강한 그녀의 목소리에 에콸리스의 몸을 덮는 긴장마저 서서히 녹아내렸다. 그리고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주술진의 끝에서부터 차오르는 어둠 속에 그 셀 수 없이 많은 전사들과 에콸리스는 갇혔다고 한다.


이야기를 듣던 창은 에콸리스의 모든 공격을 방패로 막아내며 틈이 날 때마다 창끝으로 에콸리스를 노리다가 소리쳤다.


“이제와서 그런 얘기를 하는 이유가 뭐냐!!”


에콸리스는 여전히 광기어린 미소를 짓고 웃으며 대답했다.


“너만 숭고한 줄 알고, 너만 고행을 겪은 줄 아는 그 꼴불견의 모습이 역겨워서 말하는거다!!”


역정을 낸 그는 방어를 굳힌 창에게 그가 가진 모든 공격수단을 활용한 맹공을 가했다. 때로는 검날이 땅의 모래를 긁어 창의 얼굴에 뿌리거나 발목처럼 방어하기 어려운 곳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승리’만을 위한 공격이었다.


창은 다시 한 번 그의 창을 크게 휘둘러 날아드는 여섯 개의 검날을 튕겨내고 에콸리스의 모습을 찾았다. 하지만 그 사이 에콸리스는 창의 시야에서 완전하게 벗어났다.


“그리고 나는 그 어둠 속에서 수많은 에스인들과 목숨을 건 사투를 벌였지.”

“...!”


에콸리스는 어느새 창의 뒤에 나타나 창을 노렸다. 무방비의 창은 그의 검을 그대로 가슴으로 받아내야만 했고, 갑옷을 입고 있었음에도 강렬한 그의 일격 탓에 창은 정신이 아찔해지는 고통을 느끼며 멀리 나가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크헉..!”


요란한 소리를 내며 땅에 자빠진 창을 추격하여 공격할 수도 있었지만, 에콸리스는 여유를 부렸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자신의 검을 가슴까지 잡아당기고, 날아가버린 여섯 개의 검날을 자신에게로 끌어온 뒤 천천히 창을 향해 걸어가며 말했다.


“네 놈도 같은 주술 속에서 이겨낸거겠지. 하지만 에스인이 아닌 내게 그 주술은 끔찍했다.”


오감이 마비된 듯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는 주술의 공간 속에서 집행관이 되기 위해 모인 이천 명의 전사가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인다. 죽은 이의 영혼은 주술에 갇히게 되고, 마지막에 살아남은 이가 그들의 모든 힘을 취한 집행관이 된다.


주술이 시작되고 에콸리스가 처음으로 느낀 감정은 끝없는 공포였다. 아무 것도 느낄 수 없는 공간에서 자신보다 압도적으로 우월한 포식자, 에스인들과 목숨을 건 사투를 겪어야한다는 사실.


그 사실은 이미 각오를 굳혔음에도 불구하고 당장이라도 도망가고 싶을 만큼 무서운 것이었다.


하지만 오감이 마비된 그 곳에서 유일하게 빛을 발한 것은 다름 아닌 죽도록 갈고닦은 검술의 힘이었다.


에콸리스의 날선 감각은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는 공간 속에서도 자신의 적이 어디 있는지 알려주었고, 그 감각을 쫓아 자신의 적을 베고 또 베는 끝없는 전투 속에서 오감뿐만 아니라 시간감각마저 무뎌지자 그는 무언가를 느꼈다고 한다.


“이 공간에는 이제 두 사람밖에 남아있지 않다.”


창이 자리에서 일어서려하자 에콸리스는 그의 가슴을 지려밟고 그를 다시 눕히고 그의 머리 옆에 칼을 꽂은 채 여섯 개의 검날로 그의 급소를 노리며 말을 이었다.


그렇게 어둠을 헤치고 헤쳐 마지막 남은 상대의 앞에 섰을 때, 에콸리스는 날카롭게 선 그의 본능으로 상대에 대해 직감했다고 한다.


이 자는 이길 수 없다.


보이지 않아도, 들리지 않아도 그 앞에 서있는 자가 얼마나 강렬한 투기를 내뿜는지 느낄 수 있었다.


오감이 마비된 그 공간 탓에 이제는 목적마저 잃어버릴 정도로 무뎌지고 지친 그의 정신은 그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패배를 인정하듯 고개를 숙여버렸고, 정신이 꺾인 그의 육신 역시 이내 무릎을 꿇고야 말았다.


그는 한걸음씩 천천히 에콸리스에게 다가왔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발걸음 소리가 천천히 들리기 시작하듯 오감의 정적이 사라져갈 때, 에콸리스는 자신이 집행관에 한없이 가까웠던 ‘뛰어난 검사’임에 자긍심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게 천천히 긴장과 공포로 가득 찼던 자신의 안쪽에서 자긍심이라는 따뜻한 기운이 퍼져나가던 그 때, 몸속을 뒤덮는 차가운 감각이 돌연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 기운은 에콸리스의 머리까지 차올라 귓가에 이렇게 말했다.


[분명 ‘무엇이든지’ 라고 했었지?]


그리고 그 기운은 에콸리스의 몸에서부터 뿜어져나가 그의 앞에 선 전사의 몸을 덮쳤다고 한다. 그 공허한 공간 속에선 집행관이 됐어야했던 그 전사의 처절한 절규와 고통에 찬 끔찍한 비명소리만이 가득 찼고, 아득해지는 정신을 붙잡지 못하고 기절한 에콸리스는 이내 따사로운 햇살 아래 정신을 차렸다고 한다.


“지금 평등의 집행관이 탄생했습니다!!”


에콸리스를 중심으로 즐거운 축제의 분위기가 한창인 가운데, 에콸리스는 몸속에서부터 올라오는 이물감과 구역질을 억지로 누르며 자신을 인도하는 에스인을 따라 걸었다고 한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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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하루 중 가장 어두운 때(1) 21.01.25 72 2 13쪽
175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3) 21.01.22 70 2 14쪽
174 오판 : 매듭짓는 운명의 가닥(5) 21.01.21 70 2 15쪽
173 오판 : 매듭짓는 운명의 가닥(4) 21.01.20 73 2 13쪽
172 오판 : 매듭짓는 운명의 가닥(3) 21.01.19 68 2 14쪽
171 오판 : 매듭짓는 운명의 가닥(2) 21.01.18 65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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