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백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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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휘준
작품등록일 :
2020.05.20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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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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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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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굿바이 브라우닝

DUMMY

내가 아는 큰 사건을 상대가 모를 때 세대 차이를 느낀다.


나에게 충격이 너무 컸기에 상대도 그 정도는 알지 않을까 착각이다. 그러다 대중은 무심하다. 자기가 피부로 못 느낀 것은, 그저 책의 글자. 세대별로 그런 사건들이 있다. 그런 세대 차이는 당신이 아무리 젊어봤자 온다. 똑같이 느낀다. 이제 서해교전을 피부로 느낀 사람들도 구세대가 되어 술상 건너편이 못 알아듣는다. 그러면서 속으로 생각하지.


‘듣기는 들은 것 같은데, 아휴~ 언제 적 이야기야.‘


우리는 그렇게 자기만 아는 이야기를 떠들다 점차 공허해짐으로 늙어갈 것이고, 문득, 아버지도 삼촌도 그렇게 늙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정치적 사회적 사건도 똑같다. 하지만 누가 귀에 계속 떠들어대면 경험하지 못한 것이라고 기억한다. 사령부 예하 각 여단 모두, 1996년을 기억한다. 꼭 교육을 받는 내용이며 홍보영화도 있다. 그 2년 뒤에는 민주지산 사고가 있었다.


’뭐가 이렇게 비슷하냐. 다 이런 길로 가는 건가?‘


소문도 많았고 억측도 난무했던 그 사건.


헬기에 탄 대원들이 봉우리에 내리고 일어난 사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소소한 어디까지가 진짜 일어난 일인지 말은 많지만, 그 밖의 것은 더 생각하지 않는다.


사격의 한계 : 헬기에서 내린 half team 5명이 정상 능선길 소로를 이동하다 공비의 사격. 앞사람들은 조준하는 공비를 봤고 능선길 옆으로 점프했다. 공비는 맨 마지막에 오던 사람에게 날아간 첫발 외에 맞출 수 없었던 일. 맨 뒷사람은 앞의 상황을 못 봤다.


기본적인 의문.

아주 잘 쏠 능력의 정찰조원 왜,

그 사격 거리도 아닌 위치에서 그 정도로 끝났을까.


이 문제에 관해 모두 침묵하는 것이 있다. 국방부 영화에서도 말하지 않는 것. 그러나 전사자가 발생한 부대 사람들에게는 파다했다. 그러면서도 그 부대 역시 쉬쉬했다. 지휘관과 국방부의 공증은 없었고, 그러므로 나머지 네 명, 해당 지역대도 이제 와서 말해봤자 허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말하는 것이 창피하다.


그러므로 결론은 없다. 결론은 공증되지 않는다.


바로, 소로길에 들어선 다섯 명의 K1a 소총의 상태.

분명히 그것은 지시에 따른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이 죽지만 않았지 오발이 여러 부대에서 상당했다.


사건은 1~2초의 찰라였다.


1) 실탄 탄창을 꽂고 약실에 1발 장전. 사격스위치 ‘안전’ 상태

2) 실탄 탄창은 꽂았으나 1발 장전이 안 된 상태.

(3)까지 가고 싶으나 너무한다 싶다. 바로 탄창을 아예 안 꼽은 상태.


어찌 됐건 훌륭한 사수였을 그는 왜 마지막의 한 명만 사격했을까.


그건 모른다. 그 사격자가 북으로 넘어갔는지, 마지막에 사살된 두 명 중 하나였는지 모른다. 북한만 안다.


여기서 다른 조건은 있다. 그들이 처음부터 쏘려고 했는가 아닌가. 피해 부대원들은 아마도 무조건 쏠 생각이 아니었다고 추측한다. 쏠 생각이었으면, 그 좁은 소로에서 첫 병사를 쐈을 경우 적어도 한두 명은 2차 관통이 일어난다. 죽을지까지는 몰라도 무력화된다.


그리고 다른 헬기가 또 날아와 병력이 랜딩한다는 것을 알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 조건을 만족하면, 다섯의 선두였던 두 번째였던 뭘 봤다... 그래야 이 조건들이 부합된다. 헬기가 자기가 있는 봉우리로 날아오는데, 그리고 헬기가 대원들이 뛰어내려도 안전한 높이까지 수평 호버링으로 천천히 내려오는데, 아무리 피-사격 위험 때문에 빨리 랜딩을 한다 해도 기본적으로 엄청 빠를 수 없다. 몇 초면 공비들이 튈 수 있었다. 다른 봉우리나 지역으로 튀어봤자 또 이들을 만난다 생각했다 해도, 일단 튀지 않았겠는가.


왜냐하면, 회피 & 기동에 들어간 특수전 대원은 교전을 극도로 꺼린다. 그러면 지도에 점이 찍힌다. 그러면 상대의 백지에 방법이 생긴다. 도주 중인 특수전대원이 안전하려면 그 백지에 아무 점도 안 찍혀야 한다. 점을 찍었다면 이유가 있는 것.


하지만 이 사건은 강릉사건 초기였고, 그 타임 스케줄을 보면 아직 (소문대로) 정찰조원 1명을 정해서 북으로 올려보내고 나머지는 후위에서 눈길을 끌거나 위장작전을 벌일 시점이 아니다. 그리고 마지막 공비 2인조 지점보다 남쪽이다.


그 마지막 조건을 구성하면 이렇다 : 초탄 장전도 했다. 쏘려고 위장하고 수풀 속에 조준하고 대기했다. 그런데 사격 스위치를 까먹고 ‘안전’에 놓고 있었다. M-16은 AK에 비해 매우 민감하다. 장전된 상태에서 툭 치면, 땅에 떨어트리면 바로 격발되어 총알이 나간다. 물론 AK도 그럴 가능성이 있지만, 내구성은 AK가 훨씬 강하다.


방아쇠를 당겼으나 나가지 않았고, 문득 사격 스위치를 돌렸고, 거기서 방아쇠 당기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을 것이나 사격 스위치를 모른다. 1번이나 2번이 그걸 듣거나 느낀 거다. 그 정찰조원은 반드시 얼굴이 안 보였다. 수풀의 작음 틈에 총구와 눈만 내밀고 있었을 것이다. 소리 아니면 총구를 본 거다. 그리고 앞에서는 뛰어내렸다.


모든 조건을 차치하고 왜.


결론 : 총은 M-16 수동 가늠자(쇠) 사격. 무 조준경 사격은 아무리 연습해도 1발 저격이다. 2탄 3탄이 적중하려면 사격연습처럼 표적이 계속 서 있어 가늠쇠 위에 걸려 있어야 한다. 1탄을 쐈는데 다른 표적들이 사라졌다면, 가늠쇠에 초점을 풀고 – 조준 시각이 아닌 일반시각으로 ‘어디로 갔나. 다른 목표는 없나’ 찾고 나서 다시 쏴야 한다.


그런데 보병이건 특전사건, 첫발. 고요한 가운데 총성이 때렸는데 누가 서 있나. 옆으로 뛰어내릴 공간이 없었어도 벌써 (자동) 땅에 바짝 엎드렸고, 바로 엄폐물을 찾아 긴다. 총성의 방향을 알았고, 훈련소 기본훈련만 받고 총을 알면, 알아서 숨는다.

그리고 몇 초 후에 바로 응사한다. ‘그냥’ 군인이라면 알아서, 살기 위해서라도.


상대는 첫 총성과 함께 빠른 속도로 은폐하고 움직이고, 2탄을 제대로 못 쏜다. 상당한 사격훈련을 했을 사람도 그렇다. M-16으로 여러 명을 거의 동시에 조준사격으로 쏘려면 ‘다’ ‘계속’ 서 있어야 한다. 웅크려도 보여야 한다.


무 스코프 수동사격.


한 명을 조준하는 순간, 가늠자 위의 그림자는 실물은 구체적인 모양을 잃고 흐려지며 - 흐려지면서 축소되어 보인다.


쐈다. 다른 사람은 안 보인다. 또한, 가늠자 위에 목표가 흐려지는 만큼 대상은 실제 크기보다 작아지는 느낌으로 걸린다. 쏘고 나서 대상을 그냥 눈으로 다시 보면 생각보다 엄청 가깝고 더 크다.


사람들의 일반적인 착각인데, 만약 거리가 5m인데 꼭 조준이 필요한가?...


필요하다.


아니면 지향사격으로 갈기면서 탄착을 보고 총알을 이동시켜 적중시켜야 한다.


정확히 맞추려면 5m도 가늠자 위에 정확히 올려야 한다. 그렇게 올릴 때 5m라면 가늠자가 인간 그림자 중간에 들어갈 정도로 목표가 크기는 하다.


여기서 착각에 찬물을 끼얹는 말을 하면, 훈련소에서 총 쏴본 사람은 알아듣는다.


영점사격장 저 앞에 사람 크기보다 약간 두툼한 표적이 서 있다.

그 표적이 가늠자 가늠쇠에 얼마만 한 크기로 보였는가.


물론 그 크기 안에서 영점 표적지를 조준하지만,

표적이 그렇게 크게 보였나? 그게 10m다.


그런 가늠자 가늠쇠 사격에서 심장을 정확히 쏜다고 그 그림자 안에서 가늠자를 이동시키는 것은 글쎄?... 하고 싶으면 하는 것이겠지. 아마도 그림자 안에 가늠자가 ‘중앙쯤’ 들어가면 바로 당길 것으로 생각한다. 10m에서 어느 정도 가능한가.


하지만 목숨을 교환하는 전장에서 병사는,


[몸통에 정확히 가늠자가 들어갔어!] 그러면 바로 당긴다. 그리고 또 당긴다.


지향사격을 연습해서 높은 적중률을 보였다 하더라도, 1탄 정도는 지향사격으로 적중시키지 못할 각오를 해야 한다. 2탄이 안 들어가면 다시 따라가야 한다. 인간의 사격자세는 로봇이 아니다. 내가 상대 측후방에 나타나 상대를 봤고, 상대가 날 보지 있지 않고, 날 모르고 등이나 측면을 노출하고 있을 때는 조준해서 첫 방에 적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향사격으로 확실히 공탄 없이 목표에 넣으려면 아마도 5m 이내로 붙어야 한다. 지향사격으로 10m가 넘어가면 총구를 이동해서 좌우로 삐져난다. 지향사격도 연습을 해보지 않으면 쉽게 안 된다. 표적 뒤가 하늘이면, 그게 아니라도 첫 탄을 못 맞출 가능성이 크면, 약간 내려서 땅부터 때리며 탄착을 보면서 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초탄 정확히 쐈다. 다시 수동사격으로 2탄을 다른 그림자에 올리려면 초점을 풀면 안 된다. 그 상태에서 다른 그림자에 얹어 당겨야 한다.


눈을 풀면,


가늠자 위에 금방 올리지 못하고, 약간이라도 시간이 걸린다. 그것도 태양 볕으로 하얀 벌판에 그림자 여럿이 가만히 서 있을 때나 빨리 가능하다. 태양이 내 등 뒤에 있을 때와 앞쪽에 있을 때가 다르다. 해가 등 뒤에 있으면 내 총의 표적이 밝아져서 흐릿하게 보인다. 정면에 있으면 표적은 보다 잘 보이지만 내 눈이 부시다. 그래서 태양이 내 등 뒤에 있을 때 미군의 거의 하얀 전투복은 심하게 움직이지 않을 때 조준경 없이 조준이 무척 힘들다.


그래서 해가 중천일 때 서로가 조준하기 편하다.


눈으로는 보이지만 가늠자에 검게 안 잡히는 경우가 있다. 사람 그림자가 밝으면 상대의 뿌연 가운데를 확증해야 한다.


상대 무리는 1탄 총성과 함께 카메라가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은폐 엄폐했다.


그래서 조준경인 것이다.


거꾸로, 조준경은 오히려 3~5m 안으로 들어갔을 때, 상대가 날 향해 다가올 때 무익해진다. 그러므로 조준경을 부착한 총은 5m 거리 정도에서 지향사격을 따로 연습해야 한다. 조준경으로 영점사격장의 10m나 100m 이상의 기지거리 사격만 연습하다가는, 상대와 아주 가깝게 붙었을 때 정신적인 미아가 된다. 너무 가까우면 잎사귀 하나가 조준경 안에 가득 찬다.


고로 가장 훌륭한 연습은, 영점사격장을 길게 만들어 20m에서 조준경으로 정확히 쏘면서 타깃에게 계속 걸어가면서 쏘고, 마지막에 3~5m까지 접근하면 조준경에서 눈을 떼고 총을 수평 - 지향사격으로 확인사살하는 것까지 해야 한다.


실전 말이다.


최고의 사격훈련이란 없다.

다양하게 모든 상황을 가정해 쏴보는 수밖에 없다.


밤에,

자기 총에서 연속으로 나가는 총알,

갑작스런 조우는 일단 방아쇠를 당기게 된다.


기다란 총구 화염이 앞으로 드르르륵 이어지면서 맞출 사람을 향해 영점조정을 하듯이 따라간다. 나도 모르게 계속 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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