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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병약소녀와 신님의 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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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좀써라
작품등록일 :
2020.05.2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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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서연의 지듣노

DUMMY

“자~ 한 번에 쭈욱 들이켜~”

“씨입······!”


입으로는 욕을 내뱉으면서도 녀석은 얌전히 위장약을 받아들였다. 가볍게 그 끝을 툭! 뜯어내더니, 눈을 감고 내용물을 쭈욱 짜서 들이켰다.


“이렇게 조리하는 거 맞죠?”


그런 녀석의 앞에 놓이는 불반도 지옥 볶음밥.

딱 봐도 위장과 통각을 고문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것 같은, 검붉은 빛깔이 눈에 띄었다. 빈 말로라도 서연의 몸으로는 입도 못 댈 녀석이었다.


-와 ㅋㅋ

-색깔 봐 ㅋㅋㅋㅋㅋㅋ

-저거 먹을 수 있는 거 맞냐 ㅋㅋㅋㅋ?

-딱 봐도 못 먹는 거 같은데?

-보기만 해도 맵다!

-스코빌지수 2만의 힘······!


“그으윽······!”


채팅창을 살피던 하이데스의 표정이 굳는다. 스코빌지수 2만이라는 수치는 녀석에게도 큰 압박으로 다가오는 것 같았다.

그런 녀석을 놀리듯이, 하선이가 등을 팡팡 두드렸다.


“이야~ 역시 우리 중 제일 비싼 도시락답네. 땟깔 죽인다.”

“······뭔 소리야? 제일 비싼 도시락이라니?”


표정으로도 똑같이 말하며 강하선을 노려보는 하이데스.


“아니, 연이 도시락은 거저 받은 거니 공짜고, 설화님 도시락은 나름 비싼 걸로 골랐어도 만 원이 안 넘는데, 네 건 무려 2만 원이 넘는 거거든. 정말 부러워~”

“그럼 나랑 바꿔! 이 망할 년아!”

“아쉽지만 그럴 순 없지!”


재빨리 식탁으로 물러난 강하선이 식탁 위에 놓인 음식 중 하나를 입에 집어넣었다. 그저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가지무침이었다.


“우물우물······ 캬아~”

“캬~ 는 무슨 캬~ 야! 누가 보면 맥주라도 마신 줄 알겠다! 고작 가지무침 주제에!”

“가지무침이 너무 맛있어~”

“지랄을 한다! 아주!”


지옥의 문이 열린 하이데스를 능욕하듯이, 젓가락으로 가지무침을 집어먹던 강하선이 죽상이 된 하이데스를 보며 뭔가 떠올랐다는 듯이 말했다.


“아! 그러고 보니 너한테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어. 뭐부터 들을래?”

“······나쁜 소식부터.”


어차피 맞을 매라면 미리 맞는 게 좋겠지.

하이데스의 표정은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좋은 소식은 내가 제품을 잘못 사서 이 도시락의 스코빌지수가 2만은 아니라는 거야. 끽해야 핵불 수준? 만을 조금 넘는데.”

“시발아!”


허나, 이미 정해진 시나리오가 있는지 하이데스의 대답은 대놓고 무시해버리는 강하선.


-ㅋㅋㅋㅋㅋㅋㅋ

-그럼 왜 물어봤누 ㅋㅋㅋㅋㅋ

-ㄹㅇ ㅋㅋㅋㅋㅋ


“······그럼 나쁜 소식은 뭔데?”


그 뻔뻔한 표정에 결국 따지는 걸 포기한 하이데스가 그 시나리오에 입을 맞췄다.

그러자, 강하선이 싱긋벙글 웃으며 그에 대답했다.


“근데 이상하게 체감은 핵불닭 이상으로 훨씬 맵데. 꼭꼭 씹어 먹어야 하는 볶음밥이라서 그런지, 아님 무슨 비법이 따로 있는지. 체감 스코빌지수는 진짜 2만 급이라더라.”

“씨이······바······”

“우물우물······”


정말이지 남의 집 불구경은 재밌다. 창창한 소녀 한 명이 지옥 불구덩이로 들어가는 와중에도 이렇게나 음식이 잘 넘어갈 줄이야. 죽이라 그런가?


“자! 그럼 먹어보자고!”


본격적인 저녁 식사가 시작되었다. 테이블은 넓고 음식은 많았지만, 그 중 대부분은 강하선 녀석의 몫이었다.


“후우······”


숟가락을 쥔 채 크게 한숨을 쉬는 하이데스.

그 앞에 놓인 건 불반도 지옥 볶음밥이라는, 21세기 한국인이 만든 최악의 고문도구.


“으음······”


뭔가 아쉽다는 듯이 하이데스와 강하선을 번갈아 바라보는 설화님.

그 앞에 놓인 건 편의점 도시락치고는 나름 퀄리티가 높아 보이는 고기 잔뜩 도시락.


“냠냠······”


그리고 내 앞에 놓인 급히 규언이가 공수해온 전복죽과 간장 베이스 양념이 토핑된 연두부 요리.


“그럼 잘 먹을게~ 연아 고마워~!”


그 외에 보이는 수십 종류의 요리는 전부 강하선의 것이었다. 전부 말이다.

평소 저것들을 남기는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저 녀석이 먹는다고 하니까 왠지 조금 아까운 느낌이 들었다. 그냥 하얀이나 줄 걸.


“와······! 씨······ 겁나 맛있네! 진짜!”


-강하선 새끼 며칠 굶었냐?

-먹는 속도가 리얼 배에 거지가 들었다고 해도 믿겠네요.

-근데 진짜 맛있어 보이긴 해.

-맛있어 보이는 게 아니라 맛있는 게 맞을 듯.

-그래서 왜 혼자 먹음?

-복불복이라 그럼 ㅋㅋㅋㅋ

-아니, 왜 나는 안 주냐고.

-??

-널 왜 줘?

-미쳤습니까? 휴먼?


“······잘 먹네.”


강하선의 신들린 먹방에 대한 관심은 거기까지였다. 누가 뭐래도 이번 먹방의 주인공은 따로 있었으니까.


“······”


그 주인공, 하이데스가 자신의 수저 위에 놓인 볶음밥을 노려본다. 남들은 이미 식사의 1/3은 마친 상황에서도 녀석의 볶음밥은 원형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안 먹냐? 있다가 배고플 탠데?”

“······그렇다고 이걸 먹으면 배가 아플 걸?”

“그건 그렇긴 해.”


차마 반박할 수가 없었다. 농담으로라도 내가 먹었다가는 배가 아픈 걸로는 끝나지 않을 음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도중, 옆에서 강하선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너무 무서워할 필요는 없어. 그거 맵기는 해도 맛은 괜찮다는 평가가 주류니까.”

“······다들 먹고 혀가 마비된 거 아니야?”

“충분히 그럴 수 있당.”

“어······ 그건 나야 모르지.”

“한 번 찾아볼까?”


강하선의 말은 사실이었다. 슬쩍 스마트폰으로 검색해보니 매운 것과는 별개로 맛은 상당히 괜찮다는 평이 다수 보였다.

뭐, 물론 대부분은 매운 걸로 어그로를 끄는 우튜버들의 평가긴 했지만······ 그래도 한두 개가 아닌 다수의 평가라면 그럭저럭 믿을만할 터!


“반만 먹으면 된다니까? 그럼 뽑기로 도시락을 바꿀 거야.”

“이거 반 먹는 게 쉬워 보이냐?!”

“아님 조금만이라도 먹어봐. 정 힘들 거 같으면 내가 찬스도 줄게.”

“······찬스?”


찬스라는 말에 하이데스의 눈이 빛났다. 어둠 속에서 이 지옥 같은 상황을 타개할 희망을 찾은 것 같았다.


“간단한 게임을 해서, 네가 이기면 여기에 있는 음식 중 원하는 걸 1~2개 정도 줄게. 매운 걸 중화시킬 수 있는 걸로.”

“······”


두뇌 풀가동!

······이란 자막이 옆에 보이는 것 같았다. 위잉~ 하고 하이데스가 짱구를 굴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왔다. 그 시선이 테이블 위를 훑었다.


“······좋아.”


각오를 다졌는지 스푼을 입에 가져다대는 하이데스.

그 눈에 담긴 건 스트리머의 의지!


“간다!!”

꿀꺽!


녀석의 고독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하이데스의 인상이 찡그러지며, 검붉은 볶음밥이 녀석의 입 안으로 돌진했다. 그 이마에 살짝 땀이 맺혔다.


우물우물······


열심히 움직이는 녀석의 입.

그리고······


“······어라?”

“······?”


구겨졌던 인상이 퍼졌다.

그와 동시에 녀석이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맛있는데······?”

“엥······?”

“리얼루?”

“정말?”


-??

-뭐임?


뭐지? 버근가?

녀석의 표정을 보니 거짓말을 하는 거 같진 않았다. 한 입에 꿀꺽! 하고 볶음밥을 삼킨 것도 아니고, 제대로 우물우물 씹고 있는데도 녀석의 표정은 예상과 달리 무척이나 평온했다.


“색감 때문에 구별이 잘 안 됐는데 고기하고 새우가 들어있네. 꽤나 매콤하면서도 달달한 감칠맛이 입 안에 퍼지는 게 엄청 맛있는데?”

“어라?”

“······뭔가 이상한데?”


-엥?

-맛있다고?

-매운 게 아니라?

-제품 잘못 사온 거 아님?

-해명해! 강하선!


정말로 안 매운 건지. 재차 녀석의 수저가 볶음밥을 파고들었다. 조금 전엔 수저의 반을 살짝 넘는 수준만을 담았다면, 이번에는 한 숟가락 가득 담아 입으로 가져갔다.

우물우물······ 녀석의 이빨이 재차 들어온 식구를 환영해주었다.


“스코빌지수가 2만이니, 1만이니 해서 걱정했는데 이 정도면 충분히······ 윽?!”


갑자기 바뀌는 녀석의 안색.

얼굴 가득히 솟아나는 땀들.


“자, 잠깐······!”


목에서 불이라도 나는지 황급히 목을 붙잡고는 생수통의 뚜껑을 열어젖혔다. 그리고 그대로 목에 들이 부었다.


“시바아아아알!! 존나 매워!!!!”


아무래도 녀석이 먹은 건 매운 게 한 박자 늦게 찾아오는 타입 같았다. 첫 입을 먹고 ‘어라? 괜찮네?’하고 방심하고 다음 한 입을 먹은 순간 터지는 그런 류 말이다.


“물······! 물······!”


급히 하이데스가 내 몫의 생수병까지 낚아챈다. 병뚜껑을 부셔버릴 기세로 빠르게 열더니, 그것을 한입에 털어 넣었다. 마치 흠뻑쇼 같았다.


“와아······”

“······진짜 맵나 보네.”

“한 박자 늦게 확 몰려오는 스타일인가 보네요.”

“살려줘!! 시발!!”


500ml 생수병 두 개를 원샷해도 매운 게 가라앉지 않는지. 하이데스 녀석이 자존심도 저버린 말투로 긴급 도움을 요청해왔다.


“찬스!! 찬스 준다며!!”

“벌써 찬스가 필요해?”


그에 하선이가 뒤에서 무엇인가를 꺼내보였다. 즉석 제비가 들어있는 통이었다.

제비의 개수는······ 총 4개.


“자! 찬스를 사용하고 싶으면 하나 뽑아봐.”

“헥······ 헥······”


말을 꺼낼 여력도 없는지 다급히 한 장의 제비를 뽑아드는 하이데스.

녀석이 황급히 그것을 펼쳤다. 그 내용이 카메라를 통해 모두에게 공개되었다.


『미션 : 지금 연이가 듣고 있는 곡은?』

『맞출시 보상 : 음식 3개.』


엥? 난 지금 아무것도 듣고 있지 않은데?


“헥······ 헥······ 이게······ 뭐야······?”


그런 내 의문은 대체하듯이 하이데스가 하선이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에 싱긋 웃은 하선이가 공중파 MC처럼 설명조로 대답했다.


“자! 지금부터 연이에게 헤드셋을 씌우고 『엔젤 포디움』의 곡이나 설화님이 커버한 노래를 한 곡 들려줄 거야.”

“오?”

“제 노래요?”

“허억······ 허억······ 그래서······?”


이번엔 내 쪽으로 시선을 돌린 강하선이 살짝 윙크를 해왔다. 왠지 모르게 그 윙크를 보니 약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걸 연이가 설명해주고, 하이데스가 맞추는 거야. 참고로 설명은 몸으로 해도 되고, 말로 해도 돼.”

“엥? 말로 해도 된다고?”

“그럼······ 쉽겠······”

“단!”


강하선이 검지를 들이밀며 하이데스의 말을 끊었다.

그리곤 어림도 없다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가사를 직접 부르는 건 금지! 어디까지나 음정을 흥얼거리거나, 아님 뭐 곡의 분위기를 설명한다거나 하는 것만 허용이야!”

“잠깐!!”


그 말에 하이데스가 발끈하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쾅! 하고 그 손이 책상을 두드렸다.

직후, 그 손가락 끝이 내 쪽을 향했다.


“이 녀석 음치에 박치잖아!! 그런 걸 듣고 대체 어떻게 맞추라는 건데?!”

“푸흡!”

“뭐?! 이 년앙! 싸울랭?”


참고로 나는 음치가 아니다. 박치는 더더욱 아니다.

다만 노래를 조오금 못할 뿐이다. 어디까지나 조오금!


“그러니까 미션이지! 나나 설화님이 하면 너무 쉽잖아!”

“쓰읍······!”


그 말에 무심코 침을 삼키는 하이데스.


“쿠엑······! 쿨럭쿨럭······”


허나, 그것은 역효과인 것 같았다. 입 안에 남아있는 고춧가루라도 흡입한 건지, 녀석의 눈에 살짝 눈물이 맺혔다.

이내 눈물을 닦아낸 하이데스가 강하선을 째릿 노려보며 선언했다.


“좋아······ 해보자고!”





“자! 그럼 연이는 헤드셋을 써줘.”

“오케이!”


하얀이가 내 스튜디오에서 가져온 토끼귀 헤드셋을 착용했다. 시중에는 팔지 않는, 나만을 위해 만들어진 서연 전용 미니 헤드셋이었다.

모양새는 다소 부끄럽지만, 성능은 꽤나 훌륭한 편이다. 귀에 착! 하고 감기는 게 무척이나 기분이 좋기도 하고, 내 귀에 딱 맞게 설계돼서 그런지 장시간 사용해도 귀에 전혀 부담이 가지 않는 게 꽤나 마음에 드는 녀석이었다. 방음 설계도 확실하고.


헤드셋의 착용을 마친 뒤 살짝 고개를 들어보았다.

마치 나 혼자 다른 세계에 놓인 것처럼, 완벽하게 외부의 소리가 차단되어 있었다.


“······?”

“······.”

“······!”


열심히 입을 움직여도 전해지는 것은 고요뿐.

혹시나 싶어 시선을 돌려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진짜 나 혼자 이세계에 떨어진 건 아닐까 하는 걱정에 말이다.


-토끼귀 헤드셋 뭔데!!

-왜 고양이귀 헤드셋이 아닌 건데!

-고양이귀가 아니면 어때! 귀여우면 그만이지!

-ㄹㅇ 귀여우면 진리임. 헛소리 자제.

-근데 왠지 귀가 움직이는 거 같다?

-움직이는 거 같은 게 아니라 움직이는데?

-뭐지? 원리가 뭐임?

-저것도 그 뇌파인가 뭔가로 움직이는 그거냐?


그러자 차마 읽기 부끄러운 채팅창이 시야에 들어왔다. 볼이 화끈거리며 절로 몸이 달아오르는 기분이 들었다.

애써 그것들을 무시하고 하선이를 향해 엄지를 들어올렸다. 준비는 다 되었다는, 사전에 미리 정해놓은 사인이었다.


“······!”


마찬가지로 내게 뭔가를 말하며 엄지를 치켜세우는 하선이.

그리고, 노래가 들려왔다. 기타와 드럼 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밴드 곡인 것 같았다.


“오······?”


솔직히 말해 나는 씹덕이다. 요는 인싸들의 전유물인 K-POP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는 뜻이다.

어쩌다 보니 설화님과 같은 그룹이 되긴 했지만, 『엔젤 포디움』이라는 그룹이 어떤 노래를 불렀는지도 잘 모른다.

그냥 마음 한편으로 ‘K-POP이면 평범한 연애 관련 노래나 불렀겠지.’하고 생각했을 정도다.


헌데······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새로운 세계가 펼쳐져 있어.」

“······노래 좋은데?”


절로 몸을 들썩이게 만드는 경쾌한 밴드소리.

뭔가 있어 보이는 그럴싸한 가사를 고막에 직접 때려 박는 설화님의 노래.

그리고······


“······!”


······내게 무언가를 전하려는 듯이 열심히 몸짓을 하는 하선이?

답답한 듯이 나를 노려보는 하이데스······?


“······아?”


······맞다. 미션.

생각해보니 이건 단순한 노래 감상 시간이 아니었다. 하이데스의 찬스를 위한 미션이었지.


-ㅋㅋㅋㅋ

-드디어 깨달은 듯.

-님 그거 설명해야 돼요.

-몸으로!

-아님 말로!


“어······ 그러니까······”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직접 가사를 부르는 건 금지. 가능한 건 노래를 흥얼거리거나 노래를 표현하는 몸동작뿐?


“······!”

“······!”

“어······”


그런 나를 재촉하듯이 뭔가 소리치는 하이데스. 어······ 그러니까······

······

······에라, 모르겠당!


「예에에에에에에~」


때마침 노래는 마지막 하이라이트를 앞둔 시점!

대충 방금 들었던 1절과 2절의 후렴구를 떠올리며, 나는 하이라이트의 음정과 박자에 맞춰 열심히 몸과 팔을 좌우로 움직였다.


“따랄라라라라라라라따라따라따라라~”


-??

-ㅋㅋ?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충 봐도 ‘ㅋ’로 도배된 채팅창.

허나, 난 굴하지 않았다. 빨라지는 노래와 가사에 맞춰 좀 더 빠르게 몸을 흔들어주었다.


“따라라라라라라라라라랄라라라라라라라~”


-시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치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이게 사람의 귀여움이 맞냐 ㅋㅋㅋㅋㅋㅋㅋ

-뭔 노래인지는 전혀 모르겠는데 그냥 연이가 열심히 팔 흔드는 동작이 너무 귀엽다 ㅋㅋㅋㅋ

-난 그냥 따라라라라라 흥얼거리는 게 존나 귀여운데 ㅋㅋㅋㅋㅋㅋ


“따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따라따라라~”

“······!”

“······!”


슬쩍 정면을 보니 하이데스 녀석이 내 쪽으로 뭔가 열심히 소리치고 있었다. 강하선 녀석은 대놓고 배를 붙잡은 채 바닥을 구르고 있었다.

아무래도 지금의 몸동작과 음정에는 다소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나는 적당한 타이밍에 동작과 패턴을 살짝 바꿔주었다. 노래에 맞춰서.


“따럇~ 따랏쮸르쮸~ 땨우럇~ 따럇뚜따뚜~”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리얼 클립각이다 ㅋㅋㅋㅋㅋㅋ


“뚜뚜루띠릿~ 뚜윗~ 뚜잇~ 뚜잇~!”


노래가 끝났다.

동작과 흥얼거림을 멈춘 나는 토끼귀 헤드셋을 벗어서 옆에 내려놓았다.


“어땠어? 나의 힌트?!”


하이데스를 향해 따봉을 날리며 물었다.

나름 열심히 힌트를 전했다고 자부한다. 비록 답을 맞추진 못하더라도, 아마 진심 정도는 전해졌을 거다!


“시발! 이걸 대체 어떻게 맞춰!!”

“뭣?!”

“너 일부러 트롤한 거지?! 나 맞추지 말라고!!”

“아닌뎅?!”


······는 어디까지나 나만의 생각.

하이데스 녀석이 머리를 싸매고 채팅창을 노려봤다. 혹시라도 누군가 답이나 힌트를 적어놓지 않았나? 기대하는 눈빛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치겠다 ㅋㅋㅋㅋㅋ

-나도 전혀 뭔 노래인지 짐작이 안 가 ㅋㅋㅋㅋ

-애초에 연이가 귀여워서 맞출 생각조차 안 듬 ㅋㅋㅋㅋ

-ㄹㅇ ㅋㅋ

-이것만 듣고 노래 맞추면 절대음감 ㅇㅈ한다 ㅋㅋㅋㅋㅋ

-놀라운 건 부른 설화님조차도 뭔 노래인지 모름 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엔젤포디움 찐팬인데 뭔 노래인지 모르겠는데 말 다했지 ㅋㅋㅋ

-대단하다! 세이야!

-이거 정규편성 가면 안 됩니까?

-그럼 우린 즐겁지 ㅋㅋㅋㅋ

-대신 하이데스는 씹 고통 ㅋㅋㅋㅋㅋ


하지만 채팅창 역시 답을 모르기는 마찬가지.


“크윽······!”


짧게 침을 삼킨 하이데스가 시선을 설화님 쪽으로 돌렸다.


도리도리!


······허나, 설화님에게서 돌아오는 대답은 모르겠다는 제스처뿐.


“······어라?”


그렇게나 내 힌트가 어려웠나?

분명 있는 그대로 흥얼거렸는데? 음정과 박자에 맞춰서?


“그럼 정답은?”

“······”


강하선의 요구에 하이데스가 입을 꾹 다문다.

그리곤 잠시 나와 강하선 쪽을 째릿 노려보더니, 내려놓은 수저를 들었다.


“시발······ 믿은 내가 바보지······”


그러더니 그대로 불반도 지옥 볶음밥의 절반을 입 안으로 털어 넣는 하이데스.


-포기 ㅋㅋㅋㅋㅋㅋㅋ

-난죽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맞추는 걸 포기하겠다! 강하선!


“······”


그 모습에 연민이라도 느낀 건지. 강하선이 녀석의 뒤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그냥 원하는 거 3개 가져가. 맞춘 걸로 해줄게.”


작가의말


오늘 2화 연속으로 올리고

299화는 다음주 수요일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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