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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병약소녀와 신님의 스트...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현대판타지

글좀써라
작품등록일 :
2020.05.23 20:18
최근연재일 :
2022.11.27 00:16
연재수 :
3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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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27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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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310.외전 - 밖으로 (4)

DUMMY

“구에에에엑······”


숙소로 돌아오니 망할 꼬맹이가 다 죽어가고 있었다. 몸을 웅크린 채 헛구역질을 하는 걸 보니 안 그래도 작은 체구가 더욱 작아보였다. 마치 2등신의 SD캐릭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 1시간 남짓한 사이 대체 뭔 일이 있었던 건지. 시선으로 수진 언니에게 물었지만, 수진 언니는 어색한 표정으로 답을 피할 뿐이었다. 아무래도 이 이상 물으면 위험할 거 같았다.


“그럼 난 잠시 저녁 식사를 준비할게. 하얀이가 올 때까지 잠시 아가씨를 잘 보고 있으렴.”

“그러세요.”


이내, 수진 언니가 자리를 떴다. 대체 나의 뭘 믿고 이 망할 꼬맹이와 1:1로 남겨놓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현실 소시민인 나 따위가 천상 공주님을 건들 용기는 없었기에 얌전히 침대 옆에 앉아 옷을 갈아입었다.


스르륵······

“후우······”


옷을 벗고 있자니 슬슬 진정이 된 듯한 꼬맹이가 고개를 내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잠시 빤히 녀석을 쳐다보던 나는, 슬쩍 열린 문 쪽을 내다본 뒤 녀석을 향해 먼저 입을 열었다.


“······야.”

“응? 왜?”


순진하게 녀석이 반응한다. ······정말이지, 생긴 것만 보면 그 협곡의 폭군이 맞나 의심이 되는 녀석이다.

요즘 들어 이 녀석과 같이 지내며 깨달았다. 어째서 이 녀석 주변의 사람들이 이 망할 꼬맹이를 그리 걱정하며 유난을 떠는 지를.


단지 귀여워서······ 라는 문제가 아니다.

그냥 이 녀석의 행동 하나하나가, 사람을 걱정하게 만드는 그런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게 있다는 게 문제다.


예를 들어 걸을 때.

본인은 아마 잘 걷고 있다고 생각할 거다. 별 생각 없어 보이는 녀석의 표정을 보면, 아마 자기는 마치 어른스럽게 또박또박 걷는다고 생각하는 게 뻔히 보인다.

하지만 주변에서 보기엔 전혀 아니다. 마치 아장아장? 몸이 크게 흔들리며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가는 게 잠시 눈을 떼면 곧바로 바닥에 엎어질 것만 같은 그런 걸음이다.


뭐, 대충 그런 식으로.

이 녀석의 행동거지를 보면 주변에서 왜 그리 걱정을 하는지 알 것 같았다. 하얀이 같은 괴물이 상시 녀석의 붙은 것 또한 어느 정도 이해가 될 정도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할 말은 해야 되겠다.


“너, 나중에 이 집에서 독립한다고 했지?”“아마 그렇게 되지 않을까? 진현 오빠나 윤이 언니가 집안을 잇게 되면, 나는 이른바 분가가 되어버리는 셈이니까.”

“······독립할 때 메이드들은 다 데려갈 생각이야?”

“아마도?”


잠시 고개를 갸웃거린 꼬맹이가 허공을 보며 생각하더니 답을 이었다.


“나는 가능하면 따로 독립을 하고 싶은데, 어머니가 따라오신다고 하더라고.”

“음······”


내가 쟤 엄마였어도 그건 허락 못할 거 같았다. 저런 몸으로 혼자 독립하겠다고?

······양심도 없는 년. 최소한 남 걱정은 안 끼치고 그런 소리를 해야지!


“그래서 아마 어머니를 따라오는 메이드들하고, 나를 돌봐주던 메이드들이 같이 올 거 같아. 물론 원하지 않은 이들까지 억지로 데려갈 생각은 없어.”

“······그래?”

“아! 혹시 너도 나 따라오고 싶은 거야?”

“······뭐?”

“걱정 안 해도 돼. 네 자리는 비워둘 태니까.”

“뭔 개소리야?!”


쓸데없는 소리에 순간 할 말을 놓치고 말았다.

가볍게 머리를 긁적여 생각을 정리한 나는, 싱글벙글 웃는 망할 꼬맹이를 향해 진지한 표정으로 조언했다.


“야.”

“왱?”

“만약에 네가 독립하게 되면······”


슬쩍 문 밖을 살핀다. 아무래도 아직 그 녀석은 오지 않은 모양이었다.

다시 시선을 돌려 망할 꼬맹이를 쳐다본다.


그리고 재빨리 말을 이었다.


“······납치 안 당하게 조심해라. 진짜로.”

“······?”


내 진심 어린 조언에 망할 꼬맹이는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었다.

난 분명 조언했다. 진짜로!






솔직히 말해, 방공호의 생활이라고 해도 내게 부족한 점은 전혀 없었다.

머무는 곳은 내 방과 최대한 비슷하게 꾸며져 있었고, 인터넷은 안 되지만 컴퓨터도 있고 시간을 때울 게임기도 무척이나 많았다.


“식사입니다.”

“오······”


식자재도 풍부하여 메이드들의 손을 거친 맛있는 음식이 매끼마다 제공되었고, 딱히 해야 할 일도 없어 원할 때 움직이고 원할 때 자도 되는 생활이 계속되었다.


말 그대로 백수에게 있어 파라다이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상향!

······이 바로 이 방공호다만.


“······나가고 싶당.”


아무래도 내 몸은 지루함을 못 이기나 보다. 시시해서 죽고 싶어졌다. 라고 말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방공호에 갇힌 지 어느덧 5일째. 고작이라고 표현해도 이상하지 않을 시간이지만, 내 몸은 격렬히 바깥세상을 원하고 있었다.


인터넷이 하고 싶어. 방송도 하고 싶어.

내 방 침대에서 뒹굴고 싶어. 내 발로 카펫 바닥을 걷고 싶어.


그리고······


“······엄마가 보고 싶어.”


소중한 것은 없어져야 그 소중함을 안다고 했던가?

분명 평소 내 삶에 지나치게 간섭한다고 생각했던 엄마가, 이런 상황이 되니 너무나도 보고 싶었다. 품에 안긴 채 쓰담쓰담 당해도 좋고, 마음껏 귀여움 당해도 좋으니까, 어머니와 같은 침대에서 낮잠을 자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다.


“······훌쩍.”

“······그렇게 나가고 싶으십니까?”


옆에서 나를 지켜보던 하얀이가 물었다.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 답했다.


“응······”

“······”


하얀이가 눈을 감는다. 무엇인가를 절실하게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그것도 잠시.


“······밖으로 나가시겠습니까?”

“응? 나갈 수 있어?!”


우리 여기 갇힌 거 아니었어?

원한다면 언제든지 나갈 수 있었던 거야?


“뭐, 직접 가봐야 알긴 합니다만······”


말꼬리를 흐린 하얀이가 슬쩍 시선을 돌렸다.

그 방향은, 우리가 들어온 곳과는 완전히 반대 방향이었다.





일행의 선두에 선 하얀이의 설명은 이랬다.


“보통 방공호는 여러 루트를 준비하기 마련입니다.”


방공호라고 해도 평생 동안 살 거처는 아니다. 물론 이 방공호라면 평생을 살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밖이 진정되면 언젠가는 밖으로 나가야 할 터다.


헌데, 만약 진짜로 방공호 위에 핵이 떨어졌다고 가정해보자.

방공호의 목적상 핵에 방공호는 안전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모종의 사유로 바깥으로 향하는 길이 막힐지도 모르는 일이다.

지나다니는 길이 무너진다거나, 아님 적의를 가진 이들이 입구를 틀어막는다던가. ······해서.


그럴 때를 대비해 보통 방공호들은 지상으로 향하는 루트를 여러 개 준비해놓는다고 한다.

이 방공호의 경우에도, 제1루트는 내 방 침대에서 이어지는 길이지만, 여차할 때를 대비하여 다른 루트를 준비를 해놨다고 한다.

그게 지금 우리가 향해야 할 곳.


그곳은 바로······


“아마 마님의 방으로 이어지는 루트가 하나 있을 겁니다. 거기를 통해 나가보도록 하죠.”

“오······!”


우주 비행사 스킨을 입은 채로 오른팔을 들어 그에 호응해주었다.

조용히 그 설명을 듣던 하이데스가 그런 하얀이를 빤히 노려보며 물었다.


“······그럼 우린 여태까지 여기에 왜 갇혀있던 거냐? 혹시 셀프감금을 저지르는 마조히스트 같은 취미라도 있는 거야?”

“······”


누가 보더라도 굉장히 타당한 의문과 독설.

그에 하이데스가 설명하기 귀찮다는 표정으로 한숨을 쉬었다. 끼이익······! 소름 끼치는 소리를 내뱉는 합금문을 여는 것으로 자신의 설명을 일부 대신했다.


“······대충 보시면 아실 겁니다.”

“······”


그 내부를 본 하이데스의 입이 다물어졌다.

이유? 매우 간단했다.


“이 방공호가 지어진 건 꽤 예전의 이야기지만 제대로 정비를 한 건 마님이 당주가 된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

“마님께선 아가씨를 무척이나 아끼기 때문에,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길 때 아가씨를 먼저 대피시킬 수 있도록 그쪽 길을 우선해서 정비했습니다.”

“······”

“그 결과, 이쪽의 길은 보시다시피······”


달칵!


라이트가 합금문 내부를 비춘다. 어둠이 드리운 검은 장막을, 하얀 빛이 거침없이 벗겨낸다.

그곳에 있는 건 누군가 거칠게 헤집어놓은 동굴이었다. 녀석은 마치 우리보고 어서 오라는 듯이 싸늘한 바람을 내뱉고 있었다.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인공 동굴 같은 길.

조심해서 걷지 않으면, 옆으로 미끄러질 것 같은 바닥이 시야에 들어왔다. 일부러 이렇게 만든 건지, 아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이런 건지는 알 방도가 없었다.


“······”

“······”

“뭐, 그런 겁니다.”


입이 다물어진 우리를 본 하얀이가 가볍게 어깨를 으쓱였다.

그리곤 마저 설명을 이었다.


“이 길이 온전히 마님의 방으로 이어져있는가도 확실치 않은데, 아가씨를 데리고 다닐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습니까?”

“······”

“뭐, 조금 전 안쪽에서 바람이 불어온 걸 보면 아마 밖으로 연결은 되어있을 거 같은데, 가보시겠습니까?”

“······”


마지막 질문은 나를 향한 질문이었다. 제아무리 여태껏 하얀이나 수진 언니에게 생활을 맡겨왔다고 해도, 결국 이 자리에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람은 나 자신이었다.


휘이잉~

“······”


솔직히 말해 무섭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두컴컴한 동굴을, 뭐가 있을지도 모르는 곳을 라이트 하나에 의존해서 나아가야 하다니.


“······그냥 구조나 기다리는 게 어때? 솔직히 이건 개에바 같은데?”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제아무리 보호 장비를 착용했다고 해도 아가씨의 몸을 고려하면 이런 길을 지나가는 건 옳은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하이데스와 수진 언니도 나를 재촉해온다.

고개를 들자 하얀이 또한 걱정스런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아가씨.”


각오를 다지려는데 하얀이가 나를 불러왔다.

시선을 돌리자, 하얀이와 그 시선을 마주쳤다.


“······왜?”

“미리 말해두지만, 동굴은 무척이나 위험한 곳입니다. 제가 아무리 운동 신경이 좋다고 해도, 100% 아가씨를 지켜준다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

“······그 위험을 감수하고도 나가실 생각이십니까? 며칠만 기다리면 구조가 올 탠데?”

“······”


하얀이도 이 앞으로 나아가고 싶진 않나보다. 아마 걱정하는 건 자신의 위험이 아닐 것이다.

······나의 위험이겠지. 보나마나.


“······”


고개를 숙이고 잠시 고민해봤다. 분명 이 길을 뚫고 나가자는 건 나의 욕심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나가자.”

“······네.”


내 말에 하얀이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끄에에에에엑!! 망할!!”


슬쩍 뒤를 돌아보니, 하이데스가 머리를 붙잡고 허공을 향해 저주를 내뱉고 있었다.

그런 녀석을 향해, 나는 한 손을 내밀며 말했다.


“가자! 밖으로!”






뭔가 이상하다.

연이를 데리고 방공호로 내려간 하얀이가, 태풍이 그쳤는데도 돌아오지 않는다.


그것도 며칠이나. 마치 뭔가 문제라도 생긴 것처럼.


“그래서?”

“내부에서 문이 잠긴 거 같습니다. 아마 들어갈 때 매뉴얼대로 행동한 모양입니다.”


그렇겠지.

그걸 지시한 건 다름 아닌 그녀 본인이었으니까.


하지만 생각해보니 굳이 그럴 이유까지 있나 싶기도 했다. 제아무리 강한 태풍이 온다고 해도, 굳이 안에서 문을 잠글 이유까지는 없을 탠데.

어째서 자신은 그런 지시를 내렸을까? 어째서······?


‘이번 기회에 아가씨의 메이드들을 데리고 방공호 대피 훈련까지 해보겠습니다.’

‘그래······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


“······설마?”


연이 방에 설치된 합금문은 안에서 잠그면 밖에서는 열 수 없도록 설계된 구조다. 서 씨 가문의 모든 힘을 쓴다면 억지로 여는 게 불가능하진 않겠지만, 최소한 전문 장비를 동원해 연이 방을 밀어버린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기에 굳이 그러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만약······


혹시라도 내일까지 연이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그 때는 연이의 방을 밀어서라도 방공호로 향해야 되겠다. 방공호의 물자는 풍족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연이가 걱정되지 않는 건 아니었으니까.

일주일이나 연이를 못 보는 건 그녀에게 있어 일종의 고문이나 다름이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그녀의 방 밑에 준비하고 있는 통로를 개척해서라도 방공호로 향하고 싶었다.


“······괜찮은 거니? 연아?”


그런 생각을 하며 창밖으로 시선을 돌린 순간이었다.


불쑥!

“······”

“마, 마님!”


바닥의 카펫이 솟아났다. 형태를 보니······ 방공호의 합금문이었다.


“카펫을 치워! 빨리!”

“네, 넵!”


황급히 보고를 하던 메이드가 불쑥 올라온 카펫을 치웠다.

그러자, 그 안에서 한 소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휴~”


가벼운 발걸음으로 날아오른 하얀이가 방 안에 착지했다.

그 등에는 보호 장비를 입은 소녀가 업혀있었다.


“야! 나도 나가야 돼!”

“······”


그 뒤를 이어 줄줄이 다른 메이드들이 올라온다. 비록, 입고 있는 복장은 메이드복이 아닌 편해 보이는 트레이닝 복이었지만, 복장이 조금 바뀌었다고 그들을 못 알아볼 그녀가 아니었다.


“나왔다!!”


이윽고, 그 모두가 방 안으로 나온 뒤.


끼이익!


합금문이 닫혔다.

그리고 하얀이의 등에서 업힌 소녀가 카펫이 치워진 바닥에 두 다리를 붙였다.


“흐에에에엥······”


아장아장······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발걸음으로 우주복 소녀가 다가온다.

비록 밖에서는 그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게 누구인지는 안 봐도 뻔했기에 그녀는 팔을 벌려 자신의 딸을 받아주었다.


“엄마······ 보고 싶었어영······”

“그러니······”


슬쩍 고개를 드니 트레이닝 복의 메이드들이 자신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그들 중 일부는 그녀와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고 옆쪽을 보고 있었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대충은 알 거 같기에, 그녀는 시선으로 그들에게 나가도 좋다는 신호를 던져주었다.


단, 한 명은 제외하고.


“······하얀이는 남으렴.”

“······”


······아무래도 사건의 전모는 알아야 할 거 같았다.

그래야만, 오늘 밤 귀여운 딸과 편안한 수면을 취할 수 있을 거 같으니 말이다.






“으헤헤······”


얼굴 가득 행복한 미소가 걸린 천사를 보는 건 무척이나 기분이 좋은 일이었다. 잠든 연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녀는 잠시 행복한 미소를 입가에 걸었다.

허나, 그것과는 별개로 그녀에게는 해야 할 일이 있었다.


“······그래서?”

“비상시 매뉴얼대로 행동했는데, 실수로 두 번째 문의 배터리를 고장 낸 것 같습니다.”

“정말 우연이구나. 얼마 전 정비했을 때는 별 문제가 없었던 거 같은데?”

“······제가 좀 기계치이지 않습니까? 아마 잘못 건드렸나 봅니다.”

“······”


확실히, 것도 그랬다.

요즘 들어 연이와 어울리기 위해 전자기기를 좀 배우고는 있지만, 하얀이는 근본적으로 기계치 속성이다. 그 점을 생각하면 확실히 하얀이의 증언은 딱히 이상한 점이 없었다.


다만, 그녀에게는 짐작이 가는 바가 있었다.

하얀이가 인정할지는 모르지만, 높은 확률로 맞을 거라고 생각되는 하나의 가설이.


아니, 그게 틀림없을 것이다.


“······솔직히 말해보렴. 어디까지가 공범이니?”

“······무슨 소리신지?”


능청스럽게 반문하는 하얀이.

그에 흔들림 없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 이상 거짓말을 하면 꽤나 쌘 벌을 줄 수밖에 없단다. 하얀아.”

“······”


하얀이의 입이 다물어진다. 속으로 분명 엄청난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게 눈에 선했다.

아마 그 짧은 사이 하얀이의 망상 속에서 그녀와 하얀이는 수많은 토론을 했을 게 틀림없었다. 그리고 그 모든 토론은, 분명 그녀의 승리로 끝났겠지.


그걸 증명하듯이 하얀이가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전원입니다.”

“······”


그 말에 순간 어안이 벙벙했다.

나름 연이를 위해, 연이를 아낀다고 생각해 모은 애들인데. 그런 녀석들에게 이렇게 통수를 맞다니.

아니, 오히려 연이를 아끼기 때문에 그런 걸까? 위험할 정도로?


잠깐, 그보다······


“전부라면······ 하이데스도?”

“······아뇨. 그 분은 무죄입니다.”

“······그래?”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번 사건에 그 녀석까지 가담했을 거 같진 않았다.

반응을 보면 나중에 회유를 당하거나 한 거 같긴 하지만, 그거까지 뭐라고 질책하기에는 먼저 처벌해야 할 이가 너무나도 많았다.


“하아······”


머리가 지끈거렸다. 이 지나친 충성심과 애정을 지닌 메이드 녀석을 어떻게 처벌해야 할지 꽤나 고민이 되었다.


“······일단 나가보렴.”

“······네.”


꾸벅!


고개를 숙이고 나가는 하얀이의 등에, 그녀는 추가로 주동자인 그녀에게 내릴 한 가지 벌을 전해주었다.


“······당분간 연이는 나랑 잘 거니, 잘 때 들어오지 마렴.”


작가의말


원래 좀 더 쓰고 수정 작업을 거치려고 했는데

갑자기 예식장에 가게 되며 과식을 하게 된 터라 졸음이 쏟아지네요. 혹시라도 못 올리고 자게 될 수도 있으니 차라리 일찍 올리고 자겠습니다.


수요일날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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