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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병약소녀와 신님의 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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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좀써라
작품등록일 :
2020.05.2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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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1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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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03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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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1쪽

312.대기실에서

DUMMY

“이거 봐봥.”

“무슨 일이십니까?”


빨래를 널고 있는데 아가씨가 그림을 한 장 보여주셨습니다.

귀엽게 “헤헤······” 웃으며 자랑스럽게 스마트폰을 들이미는 모습에 순간 넋이 나갈 뻔한 것을 간신히 참았습니다. 이런 공격은 정말이지 반칙이나 다름없다는 걸 모르는 걸까요?

······오히려 좋지만요.


“오······ 어디 커미션이라도 맡기셨습니까?”


아가씨의 방송 캐릭터인 세이 에이야. 그 세이야가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정자에서 두 손에 낀 벙어리장갑을 호~ 불고 있었습니다.

추위 때문인지, 아님 부끄러워서 그러는 건지. 붉게 달아오른 뺨과 세이야 특유의 눈웃음이 무척이나 매력적인 그림이었습니다.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고퀄리티의 정자 배경이 무척이나 잘 어울렸습니다.


확대해서 보면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적당히 보면 흠 잡을 곳 없이 깔끔한 작품이었습니다. 마치 라이트 노벨의 표지 같달까요? 전문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린 것 같았습니다.


“그림 방송에서 받았어.”

“헤에······ 그런가요?”


누구에게 맡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소 몇 만 원 이상은 썼을 거 같습니다.

······비싸면 두 자릿수가 나갔을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이런 쪽 가격은 잘 모르니깐요.


“헤헤······”


그래도 뭐, 아가씨에게 있어 그 정도 금액은 별 거 아니긴 합니다.

고작 그 정도 금액으로 아가씨의 이런 미소를 볼 수 있다면 분명히 남는 장사겠지요.


“이거 만 원으로 받은 거당! 가성비 지리징?”

“네. 그러······ 뭐라고요?!”

“게다가 이거 그리는데 2시간도 안 걸리더라. 뭐, 배경은 미리 그려두긴 했지만, 되게 잘 그리지 않아?”

“······2시간이요?”


순간 그림을 노려보았습니다. 그야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밀한 마감 같은 게 조금 아쉬운 그림이 맞긴 한데······!


“헤헿······ 엄마한테 보여주러 가야지.”

“······”


빤히 아가씨의 손에 쥐인 그림을 바라보던 저는 결심했습니다.

이 기회······ 절대 놓칠 수 없다고!


“······아가씨.”

“왱?”

“영입하죠. 그 사람.”

“······응?”





나 : 라고 하던데 님들 생각은 어떰?


잠시 침대에 누워, 두 손으로 스마트폰을 두드렸다. 어머니는 그러라고 했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의견도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편집3 : 좋은 생각 같습니다.

편집1 : 바로 영입하죠?

편집4 : 그럼 그 분도 서관위에 들어오는 건가요?


나 : ㅇㅇ

나 : 서연튜브 관리 위원회 썸네일러로 영입할 생각임.


여태까지 연튜브 영상의 썸네일은 모두 방송 내용이나 세이야 캐릭터를 사용해 만들어왔다.

허나, 거기에도 한계는 있는 법.


편집2 : 그거 잘 됐네요.

편집2 : 안 그래도 요즘 영상의 썸네일이 비슷해지고 있다는 말이 있었는데······


제아무리 귀여운 것이라도 계속 보면 질리기 마련이다. 제아무리 세이야가 잘 만들어진 캐릭터라 해도, 영상이 늘어감에 있어 썸네일이 비슷해지는 건 결코 좋은 현상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방치할 수도 없는 게 썸네일이라는 건 곧 영상의 얼굴이다. 단적으로 말해 유입과 조회수를 좌지우지하는 역할이라는 거다.


편집2 : 어······ 생각해보니 그럼 저는 잘리는 건가요?


편집2.

그러니까 아마 기존 임시로 썸네일을 담당하는 편집자가 물었다.


나 : ㄴㄴ

나 : 그냥 썸네일 작업만 빼드림.

나 : 이제 다시 편집에 집중하세여~


편집2 : 충성충성 ^^7


나야 상세히는 모르지만, 지금 연튜브에 대한 평가는 그리 나쁘지 않은 편이다.

그 말은 곧 지금 여기 있는 서관위 사람들의 능력이 나쁘지 않다는 거겠지.


나 : 나중에 결정된 거 생기면 다시 알려드리러 올게요.

편집3 : 하잇!

편집1 : 항상 감사드립니다.

편집1 : (하트 이모티콘)


나 : 그럼 ㅂㅂ


업무 관련 보고는 이걸로 끝.

그럼 이제 내 할 일을 할 차례!


“6시 합방이라고 했지?”


슬쩍 시계를 봤다. 5시 45분. 합방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대였다.

저녁 식사는 합방 도중에 할 거니 그냥 오라던데, 대체 무슨 컨텐츠를 하려는 건지 짐작이 안 갔다. 뭐, 직접 요리라도 해줄 생각인 건가?


“아니, 그보다도······”


슬슬 스튜디오 가야 할 시간인데 하얀이는 어디 간 거야?!

너 없으면 나 아무것도 못해!! 돌아와!!


스으윽······

“어? 하얀······”


방문이 열리는 소리에 시선을 돌린 찰나였다.


“이 몸 등장!”

“안녕하세요~”

“엥?!”


들어온 것은 하얀이가 아니었다. 하선이와 설화님.

즉, 오늘 합방 예정인 GODDESS 멤버들!


“뭐야? 오늘 합방한다며?”

“할 거야! 네 방에서!”

“엥?!”


우리 집에서 한다고?

아니, 그것도 내 방에서?!


“야! 우리 집이 스튜디오로 보이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항의해보았다.

물론, 철면피를 깐 강하선 녀석에게는 씨도 안 먹히는 항의였다.


“네 방은 스튜디오로 보이긴 하는데?”


······라며 내 컴퓨터 주변을 둘러보는 강하선.

확실히, 얼핏 보기에 내 방은 스튜디오로 오해할 법도 하다. 실제로 방 자체가 방음부스의 역할을 해주고 있고, 온갖 방송에 필요한 장비들이 구석에 널려있기도 하니까.


“여기 스튜디오 사용료도 가져왔어요~”


찰랑찰랑~


고급 과일 바구니를 흔들며 내 침대에 걸터앉는 설화님.


“음······”


빤히 과일 바구니를 쳐다봤다. 그러자 싱긋 웃은 설화님이 내게 샤인 머스캣 한 알을 내밀었다.

반투명한 초록 알맹이가 무척이나 맛있어보였다. 마치 날 먹어달라고 하는 거 같아.


“드셔볼래요?”

“냠!”


곧바로 그것을 입에 물었다.

우물우물······ 껍질째로 씹었는데도 단 맛이 혀에 빠르게 퍼져나갔다.


“어때요?”

“······합격!”


이 정도면 훌륭한 뇌물이다. 가히 우리 집 냉장고에 있는 샤인 머스캣과 대등할 정도야!


“오? 그럼 나도 사용해도 되는 거지?”

“넌 나가!”


은근슬쩍 강하선 녀석이 비벼오기에 문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안 그래도 요즘 뻔뻔하게 우리 집에서 자곤 하던데, 이대로 내 방까지 침범하게 내버려둘쏘냐!


“에이~ 너무 그러지 말고~”


슬쩍 내 컴퓨터의 전원 버튼을 누르는 강하선.


“어허······ 당장 내 컴퓨터에서 손 때.”

“음······ 어떻게 하면 허락해줄 거야?”

“어······ 그러니까······”


어떻게 하면 허락해주냐고?


“······지금 당장 설화님 급의 성의를 보일 것! 1분 내로!”

“쿡!”


어? 웃어?

어쩔 수 없군! 뇌물도 안 가져온 녀석은 당장 내 방에서 강퇴시키는 수밖에!


“애초에 이 뇌물은 저하고 하선 언니가 반반씩 부담해서 산거예요.”

“뭐라고?!”


이 과일 바구니에 그런 비밀이······?

젠장! 당했다!


“그러니까 이미 네 조건을 충족했다는 거지. 그럼 잘 쓸게~”

“야 이······!”


타닥타닥!


강하선 녀석이 인터넷을 켠다. 능숙하게 로그인 된 내 아이디로 방송을 세팅했다.

나 말고는 건들 사람이 없어 비밀번호를 걸어놓지 않은 게 패인이었다. 저 녀석 돌아가면 컴퓨터에 비밀번호 걸든가 해야지!


뭐······ 그건 그렇다 치고.


“그래서? 대체 뭘 하려고 내 방까지 온 거야?”


녀석의 고개가 슬쩍 내 쪽을 향한다.

그 입가에는 이미 살짝 미소가 머금어져 있었다.


“연아. 우리가 누구니?”

“어······ 멋대로 우리라는 단어로 묶지 말아줄래영? 남의 컴퓨터를 함부로 켜는 사람과 엮이고 싶지 않아영.”

“SKY TV 0기 그룹! GODDESS 아니겠냐!”

“음······ 탈퇴할게영.”

“아니아니! 이런 만담은 카메라 켠 뒤에 해주지 않을래? 제발?”


반쯤은 진담인데······

뭐, 반은 농담이지만.


“그래서 뭔데? 또 GODDESS로 컨텐츠 하나 뽑게? 그 녀석도 없는데?”


여기서 말하는 그 녀석이란 당연히 국대로 차출된 하이데스를 가리키는 것.


“쯧쯧······!”

“······?”


허나, 강하선 녀석은 그걸 예상했다는 듯이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혀를 찼다. 마치 날 비웃는 거 같은 그 눈매가 무척이나 꼴받았다.


“슬프게도 지금 우리의 소중한 동료 한 명이 이 자리에 없잖아?”

“······별로 소중하진 않은데.”

“에이~ 소중하죠~”


작게 부정해봤지만 설화님에 의해 금방 묻혀버렸다. 그 환한 미소를 보니 차마 그 이상 부정할 수가 없었다.

그런 우리를 본 강하선이 내 쪽으로 모니터를 보여줬다.


그곳에 적힌 건······


<U-20 리오히 국가대항전>


“······어?”


저건······ 그러니까 분명······

슬쩍 고개를 돌려 강하선 녀석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녀석이 주먹을 들어올리며 내게 말했다.


“셋이서 응원하자고! 하이데스를!”

“······”


······굳이?






“후······”


긴장된다.

긴장할 게 없는 상대인데도, 꽤나 긴장이 됐다.


이유는 안다. 모를 수가 없다.

하지만······


“······”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고작 이 정도의 중압감에 긴장을 한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상대는 별 거 아닌 녀석들이다. 맨날 상대하는 그 녀석은 물론, 평소 솔랭에서 만나던 상대들보다도 약한 놈들이다.

팀원이 약하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이번 대회의 우승 팀인 중국에 비해서일 뿐.


전력 차는 확연하다.

막말로, 딱히 그녀가 캐리하지 않더라도 위아래에서 알아서 이겨줄 만한 격차였다.


솔랭이었다면 ‘한 손으로 해야 밸런스가 맞지 않을까?’하고 고민할 정도의 격차.

승률 제로 급인 망할 꼬맹이와 1:1 매치에서도 긴장하지 않는 그녀가 할 고민이 아니었다. 망할 꼬맹이가 지금 장면을 봤다? 분명 평생 비웃음 당할 것이 틀림없었다.


“······아, 그건 못 참지.”

짝짝!


뺨을 두드려 자신을 일깨웠다.

물론 이 자리에 그 녀석은 없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순간 분노가 치솟아 올랐다.


이제 겨우 그 격차를 조금이나마 좁혔는데!

고작 그런 이유로 녀석에게 비웃음을 당한다고?


그게 말이 돼?!


“야, 아직도 준비 안 됐어?”

“······됐어.”


누군지 돌아보지 않아도 안다.

투갓. 본명 이신.


망할 꼬맹이가 리오히 업계 1위고, 내가 그 꼬맹이에게 밀려 리오히 업계 2위라 불린다면.


“준비 다 되면 나오래. 경기 전 가볍게 미팅이나 가지잔다.”


이 녀석이 바로 우리의 뒤를 잇는 업계 3위 녀석이다.

얼핏 보기엔 뺀질뺀질해 보이지만, 그 실력은 그녀도 나름 인정하는 바였다.


뭐······ 내가 더 잘하긴 하지만!


“후······ 귀찮게시리.”

“뭐, 어쩔 수 있겠냐? 아마추어인 우리가 맞춰주자고. 프로에게!”

“그게 귀찮다는 거야······”


생각해보면 이번 국대에서 그나마 말이 통하는 녀석이 이 녀석밖에 없었다.

기존 프로씬에서 차출된 녀석들······ 예를 들어 마스터라던가, 강희라던가, 코리아 같은 녀석들은 이상할 정도로 그녀를 곱게 보지 않고 있었으니까.


뭐, 생각해보면 딱히 이상한 일도 아니려나?

리오히 프로들이 전 대리기사 전력이 있는 사람을 좋아할 이유는 없긴 하다. 실제로 옛날의 그녀는 상상 이상으로 프로들의 어그로를 끄는 발언을 많이 내뱉기도 했고.


그게 전 대리기사였던 업보라면 못 받아들일 것도 없겠지만······

······왠지 모르게 그런 이유가 아닌 것 같다고 해야 하나?


“그나저나 오늘 탑갱 안 가도 되지?”


화제도 돌릴 겸 가볍게 노갱을 선언해보았다.

그러자 녀석이 인상을 찡그리며 곧바로 반박해왔다.


“지랄 마. 오늘 상대는 탑갱으로 푸는 게 베스트라는 것 정도는 너도 알잖아?”


흠······ 역시 쉽게 속일 수는 없는 모양이다. 탑신병자라 그런가?

녀석의 말대로 이번 상대는 탑이 구멍이었다. 막말로 그녀가 탑이 억까당하는 상황만 막아주면, 이 녀석의 역량상 혼자서 사이드를 뚫고 승리를 가져다줄 게 자명했다.


하지만······


“바텀 듀오는 바텀 게임하면 날먹 가능하다던데?”


그걸 인정하기는 싫었다. 인정했다가는 녀석이 필요할 때마다 뒤를 봐줘야 할 태니까.


천상천하 유아독존.

그 여덟 글자의 삶을 그대로 실천해온 그녀가 협곡에서 누구의 지시를 따를 수 있을 리 만무했다. 심지어 그게 꼬맹이어도 전신에 경련이 일어날 탠데, 자기보다 못하는 이의 명령을 들으며 게임을 하고 싶진 않았다.


허나, 상대 역시 만만치 않은 자존심 덩어리!


“구라 핑 보소. 걔네가 너한테 그런 말을 하겠냐?”

“시발놈이?!”


순간 욕이 튀어나왔다.

저 말의 속뜻은, “걔네들이 너 같은 왕따에게 그런 말을 하겠냐?”였으니까.


“뭐, 근데 오히려 그게 너한테도 편하지 않아?”

“······뭐가?”


뺀질거리는 얼굴이 씌익 미소를 지었다.

악당이 순진무구한 이에게 마수를 뻗듯이, 진지한 표정과 함께 손이 내밀어졌다.


“네 명한테 시달릴 바에야 그냥 왕따 당한 상태로 나하고 둘이 판을 굴리는 게?”

“······조까.”


분명 그건 나쁘지 않은 제안이 맞다.

근데, 굳이 그러고 싶진 않았다.


이유?

왠지 모르게 녀석에게 지는 거 같으니까!


그거면 충분한 이유였다. 그녀에게는.


“어이~ 둘 다 준비 안 됐어?”


바깥에서 코치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뺀질거리던 녀석이 곧바로 그쪽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대답했다.


“다 됐데요~ 금방 나갑니다~”

“후······”

“먼저 나갈 태니까 너도 빨리 나와라. 궁상맞게 대기실에서 그러지 말고.”

“알았으니까 닥쳐. 금방 나갈 태니까.”


무대에 오르기까지 대략 15분.

미팅 시간을 감안해도 5분 정도는 더 써도 되겠지.


“······”


무의식적으로 손이 스마트폰을 잡는다.

그리고······ 인터넷을 켠다.


“······그 녀석이 이러지 말랬는데.”


망할 꼬맹이가 그랬다. 어차피 자신이 나가는 게 아닌 이상 널 막을 수 있는 녀석은 없을 거라고.

비록 급하게 포지션 변경을 했다고는 해도, 네 실력이라면 누구를 만나더라도 하드캐리가 가능할 거라고.


그러니 중요한 건 하나.

경기 전에 반드시 잡념을 지울 것!


쓸데없이 인터넷 같은 것을 켜지 말 것!!


“그래야······ 하는데······”


지금 인터넷을 보는 건 그런 녀석의 조언을 무시하는 행위다.

분명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온갖 악의가 담긴 채팅을 보게 되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엥?”


꼬맹이의 방송이 켜져 있었다.

망할 꼬맹이의 방송에, 하선이와 유키하나까지 합류했다고 한다.


“3인 합방이었던 거냐······”


자신이 빠진 틈을 타서 3인 합방이라니······

뭔가 배신감이 느껴졌다. 나름 GODDESS라는 그룹으로 같이 데뷔했다면, 이런 건 미리 말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대체 뭘······”


손가락을 망할 꼬맹이 방송으로 가져다 댄 순간이었다.

그녀의 손가락에 닿은 화면이, 작게 방송 정보를 내뱉었다.


『U-20 리오히 국가대항전 응원방.(하이데스 편파응원!)』


“······풋.”


순간 어이가 없어 웃음이 터져 나왔다.

내 응원방이라고? 그것도 편파응원?


내가 그런 게 필요할 거 같아?!

이 망할 꼬맹아!


“그래도······”


궁금하니 방에 들어가 보긴 했다.

이전에 부캐로 로그인을 한 터라, 자신도 모르는 사이 부캐로 입장을 하고 말았다.


<‘asdf1234’님이 입장하셨습니다.>


-근데 하이데스가 국대감이 맞음?

-뭐 나름 잘하긴 하는데 굳이······구지······ 라는 느낌 아님?

-마치 연이의 뭔가······몬가······ 같은 느낌이지.

-ㄹㅇ. 괜히 논란만 키우는 느낌인데.


“하······”


역시나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것은 자신의 국대 자격에 대한 이야기들.


“뭐, 저는 이쪽을 잘 몰라서······”

“야! 아무리 그래도 하이데스가 랭킹 2위인데 나갈만하지!”


이쪽 업계를 잘 몰라서 답을 회피하는 설화님.

그리고 무지성으로 랭킹을 들먹이며 실드를 치는 하선이.


“······”


그 둘에 비해 망할 꼬맹이는 꾹 입을 다물고 있었다. 아니, 뭔가 화난 것 같기도 했다.

평소보다 눈가가 가늘고, 입술을 오물오물 거린다. 마치 뭔가 하고픈 말을 참을 때 나오는 습관이었다.

이내, 가볍게 한숨을 쉰 꼬맹이가 입을 열었다.


-연이 의견은 어떰?

-하이데스가 국대 캐리 가능할 거 같음?


“······뭐, 여기 그 녀석이 없으니 말하는 건데.”

“······”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순간 긴장이 등을 타고 흘렀다.

그 감각은 조금 전 그녀가 받던 중압감과 비교할 바가 못 되는 긴장감이었다.


“없는 거 맞아?”

“조금 전에 내가 확인했어.”

“그래?”


쓸데없는 소리에 시간이 끌린다.

그것은 곧 경기 전 쓸데없는 일로 그녀의 신경이 좀 더 소모됨을 뜻했다.


“내가 그 녀석을 놀리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걔가 진짜 만만해 보이냥?”


꼬맹이가 질책하듯이 채팅창을 향해 묻는다.

평소의 꼬맹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강한 어조였다. ······그래봤자 혀가 짧아 귀여운 건 변함없지만.


-아니······

-그야 물론 걔가 솔랭 2위는 맞긴 한데

-그래도 솔랭하고 프로는 다르지 않아? 프로들이 말하는 거 보면 솔랭은 그냥 쉬는 곳이라던데?

-제대로 하면 하이데스 정도는 털 수 있다는 프로들 좀 있긴 함.

-물론 제대로 턴 녀석은 없지만 ㅋㅋ

-소신발언하면 하이데스 너무 솔랭형 게이머라 프로 같은 팀게임에 맞을지 의문임.

-나도 그럼.


“······”


채팅창의 분위기는 그녀에게 그리 우호적이지 못했다.

단 한 명. 꼬맹이를 제외하곤 말이다.


“······프로는 솔랭을 진지하게 안 한다고?”


-그러지 않음?

-대부분 그렇다고 들음.


채팅창의 반응에 꼬맹이가 피식 비웃음을 날렸다. 누가 보더라도 명백히, 채팅창을 비웃는 비웃음이었다.


“뭐, 그 말이 맞을 수도 있긴 해. 근데 걔네들이 진지하게 해도 나나 하이데스 녀석을 이기진 못할 걸?”


-하지만 그래도 솔랭과 팀 게임은 다른데?

-하이데스 플레이 보면 팀워크라는 게 전혀 없잖아?

-근대 생각해보면 그건 연이도······ 읍읍!


“팀워크? 너희들이 뭔가 하나 착각하고 있는데 말이양······”


꼬맹이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재차 채팅창을 비웃었다.

가늘어진 눈이 채팅창을 흘겼다.


“팀워크를 맞춰야 하는 건 하이데스가 아니야. 다른 팀원들이지.”


-??

-어째서?


“객관적으로 봐도 하이데스가 수준이 훨씬 높은데, 걔가 왜 굳이 팀원한테 플레이를 맞춰?”


-엥?

-그 정도임?

-솔랭이 아니라 팀 게임 기준으로도?


“너희들······ 아까부터 팀 게임 팀 게임 하는데······ 리오히라는 게임에 대해서 너무 모르는 거 아니야?”


-죄송합니다.

-연이가 그러니까 할 말이 없다.

-ㄹㅇ 승률 100%한테 누가 반박 가능함 ㅋㅋ

-머리박겠습니다.


가벼운 질책으로 채팅창을 진정시킨 꼬맹이가 팔짱을 끼며 마저 말을 이었다.


“압도적인 기량 차이는 그 자체로도 게임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절대적 옵션이야. 제아무리 마스터나 강희가 요즘 잘 나간다고 해도, 코리아님이 서폿 유망주라 해도, 녀석하고 비교하면 답도 없어. ······설령 그것이 프로 기준 팀 게임이라 해도.”


-헉······

-그 정도라고? 걔가?


“막말로 나도 요즘 상대해주기 힘들 정도야. 정말 까다로워.”


-ㄷㄷ

-연이가 그 정도로 말할 정도면······

-리얼 연이와 비빌 정도야? 걔가?

-이건 진짜 생각지도 못했는데?


연이가 황급히 채팅창을 향해 손가락을 들어올렸다. 땍! 하고 입단속을 시키는 모양새였다.


“아······! 이건 그 녀석이 없으니까 말한 거야. 녀석한테는 절대 말하지 마. 괜히 콧대 올라가니까.”


-충성충성 ^^7

-그건 우리에게 맡겨달라고 ㅋㅋ

-ㄹㅇ ㅋㅋ


“풋······”


내 앞에서 말하지 말라고? 그걸?


“······정말이지 성격 나쁜 꼬맹이야.”


그걸 말해줬다면 이런 쓸데없는 따위는 안 해도 됐을 탠데.

괜히 녀석의 조언이 빈 말이 아닐까? 라고 생각했던 자신을 바보같이 느낄 이유도 없었을 테고.


“뭐, 됐다.”


어찌됐건.

이런 식으로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다. 조금은 편하게 경기장에 입장할 수 있겠어.


“그럼 가볼까?”


누구에게 하는 건지도 모를 말을 내뱉으며, 개인 장비가 든 가방을 어깨에 멘 뒤 대기실을 나섰다.


“오? 나왔냐?”

“······뭐냐? 보고 있었냐? 스토커 새끼야?”

방문 옆에. 녀석이 서있었다.

먼저 간다고 말했던 투갓 녀석이 말이다.


“그나저나 꽤나 걱정되겠다?”

“······대체 뭐가?”


투갓 녀석이 스마트폰을 흔들었다.

그 화면에 보이는 것은······ 망할 꼬맹이의 방송이었다.


“괜찮겠어? 여신님의 기대치가 엄청 높은 거 같은데?”

“······날 뭘로 보고.”


딱히 상대할 가치도 없는 질문에 그녀의 발걸음이 절로 녀석을 지나 회의실 쪽으로 향했다.

그리곤, 살짝 발걸음을 멈춘 뒤 뒤를 돌아보았다.


“내 목표는 망할 꼬맹이야. 고작 이런 곳에서 발목 잡힐 생각 없으니까······”


딱히 카메라도 없겠다.

그녀는 건방진 미소와 함께 선언했다.


그녀의 팀원에게.

그리고······ 이 대회를 보는 이들에게!


“뒤쳐지고 싶지 않으면 알아서 잘 따라와라. 너희들 하나하나 케어하면서 맞춰줄 생각 없으니까.”

“네이네이~ 어련하시겠습니까!”


작가의말


냉장고에서 떨어지는 물건을 받으려다가 오른쪽 새끼 손가락을 ㅈㄴ 쌔게 부딪혔습니다.

손가락이 앞뒤로 반씩 검게 물들었는데, 다행히도 2일 동안 계속 얼음찜질을 해주니 검게 물든 부분이 붉은 색으로 돌아왔네요.(검은 피멍 -> 붉은 피멍?)


미리 좀 써둬서 다행입니다.

오늘 못 올릴뻔~


오타/오역 검수를 잘 못해서 혹시 있으면 달아주세요.


얼음찜질하다가 보면 수정하겠습니다.


수요일날은 가급적 와보고, 못 올 거 같으면 여기 댓글에 댓글 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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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5 335.공약 +5 23.01.19 133 9 19쪽
334 334.시나리오 퀘스트 +5 23.01.16 141 9 13쪽
333 333.외전 - 크리스마스 +8 23.01.09 187 8 22쪽
332 332.지도 +4 22.12.30 196 8 18쪽
331 331.고유 스킬 +5 22.12.29 151 6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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