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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병약소녀와 신님의 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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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좀써라
작품등록일 :
2020.05.23 20:18
최근연재일 :
2022.11.27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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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24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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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4쪽

317.Real Raft (4)

DUMMY

“어? 저기······”


미역 대걸레를 휘두르던 대형문님의 손이 멈췄다. 그 시선이 저 멀리 수평선을 향하고 있었다.


“응?”

“뭔 일 있어영?”


침상에 옆으로 누운 채, 말린 어포를 뜯으며 대형문님에게 물었다. 대형문님과 내 캐릭 사이 미묘한 거리 때문인지 내 시야에는 보이는 게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저기 뭔가 보이는데요?”

“그게 뭔데영?”

“아직 잘 모르겠어요. 좀 더 다가가 봐야 알 거 같은데요?”

“흠······ 그럼 그 쪽으로 노를 저어보졍?”


마침 조금 전에 설화님이 노를 만들어주셨다. 이걸 사용하면 뗏목의 흐름을 다소나마 제어가 가능할 터.

아니, 노를 만들어서 저게 나타난 건가? 시스템상 그런 알고리즘이 있을 수도?


“······세이야님?”

“왜영?”


대형문님의 눈이 파르르 떨린다.

이유? 간단하다.


내가 대형문님에게 조금 전 받은 노를 내밀었거든.


“이건······?”

“에이~”


다 알면서.


“이런 건 막내의 역할이잖아여?”

“······”


싱긋 웃으며 노를 떠넘겼다. 주섬주섬 그것을 받은 대형문님이 멍하니 노를 내려다본다.


“······”

“······”


아무래도 움직일 생각이 없어 보였다. 왜 내가 이런 걸 해야 하나? 하는 표정. 어제 막 입대한 신병과도 같은 눈빛이랄까?

······이럴 때 답은 간단하지.


“세이야님······?”


스윽······ 창을 꺼내들었다. 이 배에 단 한 자루밖에 없는 유일한 무기였다.

과거 누군가가 그랬지. 가장 훌륭한 협상 수단은 무력이라고.


“······”

“······”

“······열심히 하겠습니다!”

“힘내세영.”


두 손으로 노를 쥔 대형문님이 자신의 자리로 향했다. 그 뒷모습이 조금 처량해 보였지만······ 알빠노?


“오······”

“과연······”


잠시 후, 내게도 보이기 시작했다. 저 멀리, 수평선 끝자락에 얼핏 보이는 검은색의 무언가가.

저건 그러니까······?


“······크루즈?”

“엄청난 크기의 유람선이네.”


일단 얼핏 보기에는 유람선으로 보였다. 어디까지나 얼핏 보기에는 말이다.


“······근데 분위기가 왜 저래?”

“연이 식으로 말하자면······ 몰?루?”


다만 문제가 있다면 하나.

유람선 주변으로 무척이나 짙은 안개가 껴있다는 것 정도겠지.


······딱 봐도 근처로 가면 안 될 것 같은데? 저거?


“저거 뭐임?”


침상에서 상체만 내밀며 물었다.

그러자 노를 젓고 있던 대형문님이 슬쩍 팔을 멈추며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유령선입니다. 이벤트 필드 같은 거죠.”

“호오······?”


딱 봐도 그래 보인다.

저런 음산한 분위기를 내뿜는데 유령선이 아니면 그게 더 이상한 법!


“뭐, 말이 유령선이지 그냥 섬이랑 딱히 다를 것도 없어요. 좀 음산해서 그렇지, 무서운 보스 피해다니면서 파밍하고 나오면 끝이니까.”

“헤에······”


그렇게 들으니 또 별 거 아닌 거 같기도 하고?


“으음······ 굳이 저런 곳에서 파밍을 해야 하는 거예요?”


잠시 사이에서 이야기를 듣던 설화 언니가 나를 살포시 안아주며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에 가볍게 어깨를 으쓱인 대형문님이 침착하게 설명을 재개했다.


“그냥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냥 피해도 그만이지만, 컨트롤 자신 있는 몇 명이 유령선 내부 들어갔다 나오면 꽤나 리턴이 크거든요.”

“음······”


납득이 될 것 같으면서도 납득하기 힘들다는 표정의 설화 언니.


“게다가 중세 캐러밴도 아니고, 저런 크기의 호화 유람선이면 쓸 만한 아이템이 꽤나 많을 탠데, 그냥 거르기엔 조금 아깝긴 하죠.”

“하긴······”


대충 멀리서 봐도 이런 임시 뗏목하고는 차원이 다른 배다.

만약 가능하다면, 내부에 있는 적들을 싹 쓸어버려서라도 빼앗아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그래서 어떻게 할까요? 그냥 피할까요? 아님······”

“연이는 어떻게 할래?”

“음······”


두 사람의 시선이 나를 향한다.

그에 가볍게 턱을 붙잡고 생각해봤다.


“······일단 가보졍?”


솔직히 말해 딱히 끌리지는 않았다. 유령선이라니? 딱 봐도 무서울 거 같잖아?

하지만 그럼에도 가는 이유? 이츠 베리 심플!


“······여차하면 막내만 밀어 넣으면 되니까.”

“뭐요?!”

“아, 들렸나영?”

“······”


이런, 목소리가 컸나 보다.

들어가기 직전에 몰래 밀어 넣었어야 했는데······


“농담이에영~ 제가 설마 저런 곳에 대형문님만 밀어 넣을까······”

“아······ 역시 그렇죠?”


내 말에 살짝 안도의 한숨을 쉬는 대형문님.

나는 그에 걱정하지 말라는 듯이 싱긋 미소 지으며 얘기했다.


“넹! 혹시라도 넣게 되면 하선이도 같이 보내드릴게여.”

“세이야님!!”

“뭐야?! 거기서 내가 왜 나와?!”


이번엔 강하선이 내 쪽을 노려본다. 그 손에 쥐인 낚싯대가 팽팽하게 당겨지며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했지만, 녀석은 내 쪽을 노려보느라 그것을 눈치 채지 못한 모양이다.


“내가 알기로 저런 이벤트 필드는 보스를 피해서 파밍해야 되는데, 똥손인 나보다 컨트롤 좋은 네가 가야지!”


오히려 내 쪽으로 삿대질을 할 정도다.

낚싯대 녀석의 허리가 활처럼 휘어진 걸 보니, 아무래도 조만간 낚싯대 녀석에게 애도를 표해야 할 거 같았다.


“그치만······ 내가 들어가기에는 조금 무서운 걸?”

“야! 우리는 안 무섭냐!”

“어른이잖아? 이럴 때야 말로 어른의 용기를 보여 달라고!”

“이럴 때만 어린애 코스프레하기 있냐!”

“헷!”


안 그래도 맨날 어린애 취급 받는데, 이럴 때라도 좀 써먹어보자!


“다들 그럴 때가 아닌 거 같은데요?”

“어?”


고개를 돌리니 어느덧 유령선이 바로 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너무 가까이 다가간 탓인지 눈에 보이는 건 온통 새까맣게 도색된 철제 벽뿐이었다.

잘 보니, 그 거대한 철의 벽 사이로 낡아빠진 사다리가 하나 보였다. 아무래도 저것을 통해 입장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누가 들어갈래?”


하선이의 제안에 모두가 시선을 돌린다. 어차피 사람은 넷. 나만 아니면 돼~! 라는 거겠지.


“공평하게 4명 다 들어가는 건 어때요?”


결국 보다 못한 설화 언니가 손가락을 내세우며 제안했다. 어떻게 보면 나름 합리적인 제안이었지만, 경험자 둘의 반응은 그리 좋지 못했다.


“안 돼. 누군가는 배를 지켜야지.”

“게다가 많이 들어가 봐야 별 의미도 없습니다. 끽해야 2명? 정도만 들어가도 충분하거든요.”

“음······ 그럼 제비라도 뽑을까요?”

“그거 좋징!”


제비라면 나름 자신이 있었다. 이것도 게임인데, 내 운빨로 찍어눌러주마!


“아니, 제비를 뽑을 이유가 어디 있어.”

“응?”


헌데 강하선 녀석이 그걸 거부했다.

가볍게 내 쪽을 쳐다보더니, 씌익 웃으며 말을 이었다.


“생각해보면 들어갈 사람은 이미 정해져있는데.”

“??”


이게 뭔 소리래?


“그게 누군데요?”

“당연히 잡무 담당인 막내와······”

“뭐요?!”


지명당한 대형문님이 발끈하며 한 발 앞으로 나섰다.

허나, 강하선 녀석은 그것조차도 무시한 채 내 쪽을 보며 말했다.


“······저 녀석이지.”

“뭐영?!”


왜?! 왜?!

어째서 난데?!


“아니, 애초에 나는 낚시 담당이고, 유키하나는 제작 및 테크 올리는 걸로 바쁘잖아?”

“그렇게 따지면 배를 지키는 건 본래 내 역할인뎅?”


분명 시작할 때 정했잖아.

낚시 담당은 강하선! 제작 담당은 설화 언니!


그리고 배를 지키는 건 내 역할로!


“응~ 여태까지 실컷 놀았잖아~ 그냥 갔다 와~”

“아닝······ 논 게 아니라······”

“애초에 당분간 창도 설화님이 계속 써야 되잖아. 창도 없는 녀석이 뭔 배를 지킨다고 그래?”

“······”

“계속 침상에서 뒹굴뒹굴 백수로 있을 바에야, 그냥 막내 데리고 유령선에서 템이나 주어오렴.”

“난 대체 왜!!”

“······”


차마 할 말이 없었다. 강하선 녀석의 말이 너무나도 정론이기 때문이었다.

꼭 보면 저 녀석은 이럴 때만 말을 잘하더라. 시부레.


“그럼 창이라도 내놔. 보스인가 뭔가 하는 녀석이라도 때려잡게.”


손을 내밀며 무기를 요구했지만, 강하선 녀석이 그 손을 찰싹! 하고 쳐냈다.

그와 동시에 녀석의 얼굴이 다가왔다. 그 표정엔 어림도 없다는 표정이 담겨있었다.


“창은 유키하나가 제작에 써야 된다니까? 그리고 저기에 창 들고 가는 거 아무런 의미도 없어.”

“······설마?”


불길한 느낌이 등골을 타고 흐른다.

녀석이 말하려고 하는 바가 무엇인지 대충 짐작이 갔다.


“응. 저기 있는 보스는 창으로 못 잡는데~”

“어이어이! 5252! 그거 완전 공포게임이잖아?”

“어떻게 보면 그렇지? 애초에 저 유령선 관련 컨텐츠는 과거 유명 공포게임 제작사가 담당한 파트라고 들었어.”

“······”

“제목이 뭐였지? 몬스터······ 어쩌구였던 거 같은데? 꽤나 명작이라고 소문난.”


재빨리 침상에서 몸을 내렸다.

하선이 앞으로 달려가 그대로 무릎을 꿇는다. 그리고 똇목에 머리를 박았다.


“살려주세영! 공포게임은 시러영!!”

“어, 안 돼.”


단호하다. 단호박인 줄 알았다.

아니, 이게 아니라······


“병약한 세이야를 괴롭히지 마세영!”


고개를 들며 그렇게 소리쳤지만, 강하선 녀석은 경멸의 시선으로 날 내려다볼 뿐이었다.


“아니······ 너도 평소에 우리 겁나 괴롭히잖아?”

"잘못했어영!"

"이제 와서 사과하기엔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니?"

“안 돼영! 싫어영! 하지 마세영!”

“끈질기네······ 이 녀석.”


온 몸으로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씨도 안 먹히는 분위기.

낚싯대를 내려놓은 강하선 녀석이 내 작은 몸을 두 손으로 들어올렸다. 강아지마냥 허공에 들린 나는 애처로운 시선으로 녀석에게 살려달라고 빌었다.


“얘 억지로 집어넣으려면 어떻게 해야······ 아, 사다리에 던지면 된다고?”

“히익?!”


아무리 멸망한 세계관의 게임이라고 해도 인류애가 너무 없는 거 아닌가 싶다.

결국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긴급 탈출밖에 없었다.


“끼요오오오옷!!”

“야!!”


순간적으로 몸을 비틀어 녀석의 손을 벗어났다. 다시 한 번 강하선 녀석의 마수가 뻗쳐오기 전에 재빨리 뗏목의 반대편으로 달려갔다.

아니,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어차피 좁아터진 뗏목 위. 녀석이 좀만 움직여도 재차 잡힐 건 눈에 선한 상황.


이렇게 된 이상······!


“뗏목에 잘 있어라! 난 간다!”

풍덩~!


내 선택은 바다로 뛰어드는 것이었다. 저런 유령선에 들어가 공포게임을 할 바에야 차라리 맨 몸으로 바다를 표류하는 게······


<System : 바다를 떠도는 유령선, ‘크루지오 호’로 끌려갑니다.>


······뭐?






<System : ‘Seiya’님이 ‘크루지오 호’에 끌려갔습니다.>


“······가버렸는데?”

“······”


아는 것이 힘이오. 모르는 것이 병이니라.

······라는 속담이 떠오르는 상황이었다. 그녀는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애써 참으며 재차 내려놓은 낚싯대를 손에 쥐었다.


유령선에 꼬맹이가 끌려갔지만······ 알빠노?

그녀가 살면서 느낀 건데, 게임에서 꼬맹이 걱정만큼이나 쓸데없는 걱정이 없다. 공포게임은 못한다고? 깨는 걸 못할 뿐이지 도망치는 건 베스트 오브 베스트가 바로 꼬맹이다.


즉, 이런 식으로 끌려가도 걱정할 필요는 1도 없다는 거다.

때가 되면 알아서 돌아오겠지. 그 때까지 얌전히 낚시나 하고 있자.


“뭐에요?! 이게 어떻게 된 거?!”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설화가 당황한 표정으로 세이야가 빠진 바다를 내려다보았다.

허나, 그곳에 있는 건 잔잔한 파동뿐. 세이야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이게 유령선에 들어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거든요.”


옆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조심스레 대형문이 설명을 시작했다.

뗏목 가장자리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던 설화의 고개가 대형문을 향해 돌아갔다.


“두 가지?”

“하나는 사다리를 통해 들어가는 거고, 하나는 유령선의 영향 범위에서 바다에 빠져 끌려가는 겁니다.”

“어······ 뭐가 다른 거죠?”

“사다리를 통해 들어가면 지정된 위치에서 시작하고, 아이템을 가지고 들어갈 수 있죠.”

“······바다에 빠지면요?”

“랜덤 위치에서 시작하고, 아이템이 없는 상태로 시작해야 합니다.”

“연아!!!!”


설화가 바다를 향해 목이 찢어져라 외쳤다. 정말이지 쓸데없는 걱정에 절로 한숨이 쉬어 나왔다.

지금 걱정해야 할 건 그게 아닌데. 저런 곳에서 힘을 빼면 쓰나.


“뭐, 어쨌거나 세이야님이 들어가서 다행이네요. 세이야님이라면 분명 좋은 템들을 들고 나오겠죠.”

“암암······ 우리 세이야라면 또 신화 유물 하나쯤 들고 나와 주겠지.”


가볍게 대형문의 말에 동조해주며 슬쩍 녀석을 쳐다봤다.

왜 너는 거기서 그러고 있냐는 시선을.


“어······ 근데 왜 저를······”


그 시선을 느낀 건지. 대형문이 조심스레 몸을 사리며 말꼬리를 흐렸다.

그에 그녀는 가볍게 유령선을 가리켰다. 그 손짓에 곧바로 대형문의 표정이 굳었다.


“······마사카.”

“뭔 설마야. 빨리 너도 들어가.”

“······”


애초에 말하지 않았는가? 유령선에 들어가는 건 연이와 대형문 두 사람이라고.

그런데 왜 자기는 아니라는 듯이 말하는 걸까? 분명 이야기한 지 3분도 안 됐는데?


“어······”


대형문이 열심히 눈동자를 굴린다. 어떻게 해야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지 궁리하는 모양이었다.


“······살려주세요.”


하지만 그런 게 있을 리가 있나.

결국 그가 할 수 있는 건 연이마냥 무릎을 꿇고 비는 것뿐이었다.


뭐, 귀여운 연이도 내친 그녀에게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행동이었지만.


퍽!

“어?!”


가볍게 발로 대형문을 밀쳤다. 대형문의 몸이 잠시 공중에 뜨더니, 그대로 바다를 향해 날아갔다.


“이 썩을 아줌마가!!”

“올 때 메로나.”

풍덩~!


이내, 그 몸이 바다로 추락한다. 녀석의 유언은 풍덩~! 하고 날아온 바닷물에 묻혀 금세 사라졌다.


<System : ‘bigdoor’님이 ‘크루지오 호’에 끌려갔습니다.>


떠오르는 시스템 메시지를 감상하며, 그녀는 팽팽해진 낚싯줄을 감아올렸다.


“후······ 이게 힐링 게임이지.”


작가의말


조금 더 쓰고 싶었는데 분량이 너무 애매해서 컷.


다음화는 바둑 듀오의 유령선 파밍.

일 가능성이 99%.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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