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병약소녀와 신님의 스트리밍 일지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현대판타지

글좀써라
작품등록일 :
2020.05.23 20:18
최근연재일 :
2024.03.26 23:25
연재수 :
444 회
조회수 :
737,935
추천수 :
11,681
글자수 :
3,187,481

작성
23.06.01 21:33
조회
230
추천
8
글자
12쪽

364.서연의 특기 스포츠 上

DUMMY

“음······”

“······”


담당의가 유심히 서류를 읽어내린다.

조금 전 내가 받은 신체검사. 그 결과가 적힌 서류였다.


“······뭐, 나쁘지는 않네요.”

“옹?!”


오랜 심사 끝에 그 결과는 합격.

즉, 당분간은 합법적인 자유가 주어진다는 뜻!


하지만, 이 자리에 있는 한 사람은 그게 영 탐탁지 않나 보다.


“······진짜 괜찮은 게 맞는 겁니까?”

“어허! 하얀아! 그러는 거 아니야!”


괜히 옆에서 끼어드는 하얀이를 황급히 제지했다.

조금 전 의사 선생님이 고민하는 게 뭔가 불안하기도 했고, 나와 항상 붙어 지내는 하얀이라면 서류에 적혀있지 않은 무언가를 알고 있을지도 모르거든.


그런 하얀이를 향해, 의사 선생님이 말을 흐렸다.


“확실히······ 위험 요소가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아닝?!”

“역시······”


인제 와서 그러면 내가 뭐가 되는가!

말조심해 당신! 그러다가 훅 가는 수가 있어!


······내가!


“음······”


스윽스윽! 턱수염을 쓰다듬은 담당의 선생님이 나를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그 움직임에 맞춰, 하얀이가 내 턱과 뺨을 쓰담쓰담 했다.


“역시 긍정적인 부분이라면 이 빈약한 몸에 살이 붙었다는 것이겠죠. 아가씨는 지나칠 정도의 저체중이니까, 체중이 는다는 건 긍정적으로 볼 부분입니다.”

“그럼 위험 요소는······?”

“뭐, 그야······”

“······?”


담당의가 빤히 나를 내려다본다.

그에 의문을 가지고 빤히 시선을 마주치니, 내 뺨을 쿡! 잡은 하얀이가 먼저 선수를 날렸다.


“······많이 쪘죠?”

“······네. 안 좋은 방식으로 쪘습니다.”

“······”


아까부터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긴 했다.

생각해보면······ 예전에는 하얀이가 이렇게 턱과 뺨을 쓰다듬거나 잡아도 살이 전혀 잡히지 않았다.

잡을 수 있다 하더라도 잡으면 아플 정도의 살밖에 없었기 때문에 하얀이가 잡을 생각조차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여유롭게 그게 잡힌다.

뭐랄까, 나 자신이 봐도 뭔가 얼굴이 동글동글해진 느낌이······ 든다.


“확실히 아가씨는 살이 쪄야 하는 신체긴 합니다. 헌데, 찌는 방식이 조금 많이 잘못된 거 같네요.”

“······”

“규칙적인 식습관과 운동이 아닌, 새벽 야식이나 과한 당에 의한······”

“너! 내 방에 감시카메라 달았징!”

“······”

“······”


양쪽에서 꽂히는 두 사람의 한심한 표정.

이내, 먼저 한숨을 푹 쉰 담당의님께서 하얀이에게 말했다.


“······뭐, 그런 겁니다.”

“······예상은 했습니다.”

“······”


이거······ 뭔가 좋지 않다!

이대로면 뭐랄까, 어머니한테 잔뜩 혼날 듯한 느낌!


“그래도 아가씨의 신체를 고려하면 어떻게든 살이 붙은 게 낫다고 생각하긴 합니다.”

“······그런가요?”

“음음! 고로치고로치!”


내 신체를 봐라.

살이 좀 붙었다고 해도 이게 어디 사람 신체인가?


얼굴에 살이 좀 붙어서 그렇지, 여전히 전반적으로 보면 빼빼 마르다 못해 병약 그 자체인 몸이다.

과당이나 식습관을 걱정할 게 아니라 살을 더 붙여야 하는 걸 걱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니 일단 합격 판정은 드리겠습니다.”

“굿굿!”


이로써 당분간 내 자유는 확보.

한동안은 좀 편히······


“단, 이 결과는 전부 마님께 보고해야······”

“웨이런미닛!!”


황급히 의사 선생님의 말을 끊었다.

그리고, 파멸이 예정된 미래를 피하기 위한 유예를 조심스레 부탁했다.


“······운, 운동 할게영! 보고서는 살짝 미뤄주세영!”






“그래서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

“단기간에 찌운 살을 뺀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닐 텐데······”

“킁!”


확실히 그 말은 사실이다.

여태껏 경험해온바 내 몸이 더럽게 살이 붙기 힘든 체질인 건 부정할 수 없는 팩트 그 자체.

하지만, 그와 별개로 살을 빼기 쉬운 체질이라는 법은 없다.

여태껏 살을 찌워본 적도 없고, 빼려고 해본 적도 없으니까······


“제가 어릴 적에 무인도에서 겪었던 커리큘럼이라도 짜드릴까요?”

“미쳤냥?!”


이 녀석······ 날 암살할 생각인가?!


“그럼 어떻게······”

“······그래도 답은 있당!”


탁!


발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렸다.

조용히 내 뒤를 따라오는 하얀이에게, 씌익 웃으며 내 계획을 설명해주었다.


“어차피 내가 단기간에 운동으로 살을 뺄 수 있을 리가 없잖앙!”

“······뭐, 그렇긴 한데 그걸 본인이 당당히 말하니까 조금 화가 나긴 하네요.”

“그렇다면 답은 하나지!”

“무슨 묘안이라도 있으신 겁니까?”

“뭐, 묘안까진 아니고······”


지금 당장 찌운 살을 빼는 건 불가능.

그렇다면, 남은 답은 하나밖에 없지 않겠는가?


“······의지를 보여주면 되지 않을까?”

“······뭐요?”

“당장 빼지 못하더라도, 내가 스스로 운동을 한다고 하면 어떻게든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이른바 그런 거다.

지금 당장 공부를 못하는 아이가, 책상 앞에 앉은 모습을 보여 지금 당장 닥친 위기를 넘기려는 속셈.


“······”

“······”

“잠시 자리를······”

“어허! 가지 마랑! 지금 엄마한테 갈 생각이징! 야!!”


몸을 돌려 어머니 방으로 가려는 하얀이의 치마를 황급히 붙잡았다.

발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내 쪽으로 돌린 하얀이에게, 나는 다급히 설득하듯 이야기를 이었다.


“진짜 운동은 할 거양! 다만, 당장 살을 못 뺄 뿐이징!”

“······진짜죠?”

“응응! 진짜로!”

“······”

“······”


빤히 노려보는 하얀이의 시선을 받아주었다.

그러자 푸욱~ 한숨을 쉰 하얀이가 살짝 죽은 눈빛으로 내게 물었다.


“그래서, 무슨 운동을 하실 건가요?”

“어······”


그렇게 묻는다면 나오는 답은······


“······그건 지금부터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

“······”

“잠시······”

“어허! 가지 마랑! 금방 생각해낼 테니까!”






머리를 붙잡고 열심히 고민해봤다.

물론, 그런다고 답이 나올 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남은 답은 하나밖에 없었다.


“준비되셨습니까?”

“오, 오우!”


하나씩 전부 해보는 수밖에!

나, 서연이 평생의 특기로 삼을만한 스포츠를 찾아보자고!


“그럼, 갑니다.”

“오켕!”


네트 너머에서 수진 언니가 배드민턴 라켓을 휘두른다.

탁~! 하는 소리와 함께 호를 그린 셔틀콕이 나를 향해 똑바로 날아왔다.


“너무 급하게 휘두르면 안 됩니다.”

“나도 알앙!”


다행인지 불행인지, 서연의 동체 시력은 그리 나쁜 편이 아니다. 아니, 오히려 무척이나 뛰어난 편에 속한다.

워낙 게임으로 단련이 되어서 그런지, 현실에서도 동체 시력만큼은 꽤나 우수하다나 뭐라나?

시니안 녀석의 말에 따르면 아마 인류 상위 0.1%? 어쩌면 그 이상에 들지도 모른다.


“끼요오오오오옷!”


머리 위까지 날아온 셔틀콕.

그 셔틀콕을 쳐내기 위해 힘차게 서연용 미니 라켓을 휘둘렀다.


“간다아아아앗!!”


그것도 무려 강력 스매시!

맞으면 체감상 시속 200KM는 나올 것 같은 느낌으로!


부웅~

“······어?”


미니 라켓이 허공을 가른다.

뒤늦게 본 건, 얼굴 바로 앞까지 날아온 셔틀콕의 꼭지 부분이었다.


콩!

“꿱!”


얼굴에 부딪힌 셔틀콕이 튕겨 나갔다. 코와 미간에 전해지는 통증에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다행히도 이런 사태를 대비해 속이 빈 셔틀콕을 준비해서 다행이지, 자칫하면 얼굴이 그대로 파일뻔한 상황.


“괜찮으십니까?”

“아가씨?!”

“힝힝······”


아프다······

얼굴보다도 마음이 너무나도 아파······


분명 내 동체 시력은 셔틀콕을 파악했다.

확실하게 보고, 그 궤적을 뇌에 새겼다.


하지만 그걸 건들지 못한 이유는 하나.

······내 몸이 지랄 맞게 느려서 그런 것뿐.


“역시 축구가 낫지 않을까요?”

“그건 싫어!”

“어째서죠? 이전에 하신 걸 보면 탁구나 배드민턴보다는 그래도 제 몫을 하실 수 있을 거 같은데······”


이전에 했던 거라면 비컴 어 레전드인가 뭔가 하는 그거겠지. 고작 한 게임으로 내 체력을 전부 털어간, 그 빌어먹을 가상현실 축구 게임.

하지만 그때, 나는 깨달았다.


내가 이전부터 축구를 좋아하지 않은 이유를.

서연의 몸으로 축구는 무조건 걸러야 하는 이유를······!


“축구는 너무 힘들엉! 90분 내내 뛰어야 하잖앙!”

“······”


하얀이가 뭔 개소리냐는 시선으로 빤히 나를 쳐다본다.

이후, 그 손이 내 뺨을 붙잡았다.


“지금 살을 빼려고 스포츠를 하려는 겁니다만?”

“아, 아닝! 축구를 하면 너무 힘들어서 움직일 수가 없다고 해야 하나······? 운동을 하겠다는 의지마저도 꺾일 거 같다고 해야 하나······?”

“······”

“애초에 이 몸으로 몇십 분이나 그라운드를 뛸 수 있을 리가 없잖앙!”

“뭐, 그건 그렇긴 합니다만.”

“······”


뭐지?

이건 또 깔끔하게 인정해버리니까 뭔가 화가 나네?


“으음······ 그럼 조금만 더 쳐볼까요?”

“그럴깡?”


다시 서연용 라켓을 들고 일어났다. 제아무리 배드민턴이 익숙치 않다고 해도, 축구 같이 실시간으로 뛰는 스포츠보다야 훨씬 나았다.

항상 내 쪽으로 셔틀콕이 날아오는 접대 배드민턴은, 그야말로 서연도 할 수 있는 최고의 스포츠.


“수진 언니. 패턴 B로 부탁드립니다.”

“패턴 B? 오케이!”

“? 패턴 B가 뭔뎅?”

“그럼 갑니다! 아가씨!”

“아닝! 설명은 해줘야······!”


내 질문에 날아온 것은 대답이 아닌 셔틀콕.

마치 프로선수마냥 깔끔한 폼으로 셔틀콕을 던진 수진 언니가 눈에 보일 정도의 속도로 라켓을 휘둘렀다.


탁!

“잘 받아보세요~ 아가씨~”

“어? 어?!”


분명 셔틀콕이 날아오는 속도는 무척이나 느리다.

하지만, 그 방향이 조금 이상했다.


내 정면이 아닌, 나하고 살짝 거리가 떨어진 코트의 구석······!


“이건 내 범위에 안 닿는뎅?!”

“다리를 움직이세요! 아가씨!”

“힝힝······”


열심히 발을 움직여 셔틀콕을 쫓았다.

다행히도 수진 언니가 무척이나 느린 속도로 날려주었기에, 내 터무니없이 느린 다리로도 쉽게 셔틀콕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


“닿아랑······!”

탁!


팔을 뻗어 바닥으로 떨어지는 셔틀콕을 퍼 올리듯이 쳐냈다.

그건 그야말로 기적의 렐리. 서연이 모든 스테미너를 소모해야만 가능한 반격.


하늘 높이 떠오른 셔틀콕이 네트를 넘어 수진 언니의 코트 구석에 몸을 앉히려고 했다.

하지만 그 바로 옆으로 다가온 라켓이 그를 허용할 리가 없었다.


“다시 갑니다! 아가씨!”

탁!


재차 퍼올리듯이 하늘 높게 날아오른 셔틀콕.

하늘하늘~ 무척이나 느린 속도로 네트를 넘은 셔틀콕이 반대편 코트를 향해 떨어져 내렸다.


폐 끝까지 차오르는 숨에, 그것을 포기하려는 찰나.


“뛰세요! 아가씨!”

“힝힝······”


명령이나 다름없는 하얀이의 강요로 두 다리를 움직였다.

셔틀콕을 따라 두 다리를 움직인 뒤, 두 손으로 서연용 라켓을 있는 힘껏 휘둘렀다.


틱~!

“끄엥!”


하지만 닿지 않는다.

정확히는, 스치는 데 그쳤다.


라켓을 휘두르는 반동을 이기지 못한 몸이 빙그르 돌다 지면으로 향한다.

그런 날 받아준 건, 어느새 옆으로 다가온 하얀이었다.


“아까웠습니다.”

“힝힝······”


눈물이 나려는 건 셔틀콕을 못 받아쳐서가 아니다.

고작 그거 움직였다고 한계에 다다른 이 망할 신체가 너무 슬펐다.


“그럼 이렇게 1세트만 뛰어볼까요?”

“······”


1세트······?

1세트가 몇 점이더라······?


“참고로 배드민턴의 1세트는 먼저 21점을······”

“좋앙! 다른 종목으로 가장!”

“······”


오케이! 배드민턴은 깔끔히 포기!


“왜? 왜?! 뭐 문제 있냥?!”

“······뭐, 좋습니다. 다음으로 가시죠.”


작가의말


일단 반쯤 복귀합니다.

공모전은 참가하기가 무섭게 가게 문제 + 집안 문제가 동시에 터지며 사실상 포기했고

연중무휴로 하루도 빠짐없이 가게에 출근해서 그런지 요즘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아진 게 느껴져서 글은 며칠 걍 놓았었습니다.


일단 생존신고로 올리긴 하는데, 다음화를 일요일에 올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빨리 올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TS병약소녀와 신님의 스트리밍 일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일요일 휴재입니다. 24.02.02 14 0 -
공지 미리 공지합니다. 24.01.15 52 0 -
공지 오늘 휴재입니다. 23.11.22 21 0 -
공지 키우던 강아지가 오늘 세상을 떠났습니다. +1 23.11.18 71 0 -
공지 늦어서 죄송합니다. 내일까지 오겠습니다. 23.10.09 18 0 -
공지 팬아트가 하나 더 들어왔습니다. +8 21.01.31 1,551 0 -
공지 팬아트를 주웠습니다. +15 20.12.07 1,575 0 -
공지 제 작품에 후원해주신 분들 목록입니다. +6 20.11.17 673 0 -
공지 관심을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진짜로) +14 20.11.14 705 0 -
공지 이 작품은 작가의 교양을 없애기 위해 쓰는 글입니다. +6 20.05.23 5,883 0 -
444 444.외전 – 철권 (11) +6 24.03.26 47 3 19쪽
443 443.외전 - 철권 (10) +6 24.03.23 62 3 19쪽
442 442.외전 - 철권 (9) +4 24.03.19 62 2 19쪽
441 441.외전 – 철권 (8) +4 24.03.16 69 4 19쪽
440 440.외전 - 철권 (7) +6 24.03.12 66 3 16쪽
439 439.외전 - 철권 (6) +4 24.03.09 72 3 17쪽
438 438.외전 – 철권 (5) +4 24.03.05 72 7 20쪽
437 437.외전 – 철권 (4) +4 24.03.02 75 2 16쪽
436 436.외전 – 철권 (3) +8 24.02.27 75 3 16쪽
435 435.외전 – 철권 (2) +4 24.02.24 76 3 22쪽
434 434.외전 – 철권 (1) +4 24.02.20 96 4 18쪽
433 433.외전 – 나락 퀴즈쇼 (2) +4 24.02.17 108 5 22쪽
432 432.외전 – 나락 퀴즈쇼 (1) +2 24.02.13 98 4 18쪽
431 431.외전 – 명절. +4 24.02.10 90 5 21쪽
430 430.외전 – 폐급 컴퍼니 (3) +2 24.02.07 86 4 16쪽
429 429.외전 – 폐급 컴퍼니 (2) +4 24.01.30 85 4 17쪽
428 428.외전 – 폐급 컴퍼니 (1) +2 24.01.28 101 5 24쪽
427 427.외전 – 1기생 (6) +4 24.01.23 92 5 17쪽
426 426.외전 - 1기생 (5) +2 24.01.21 84 4 20쪽
425 425.외전 - 1기생 (4) +4 24.01.16 99 4 2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