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병약소녀와 신님의 스트리밍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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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좀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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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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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3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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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외전 – 크루즈 여행(完)

DUMMY

두 사람의 호위를 대동한 채, 나는 ‘그 사람’의 방에 들어갔다.

가슴 속에서 올라오는 묘한 감정을 억누르며, 첫 사건부터 천천히 기억을 더듬으며 추리를 시작했다.


“사실 파브리스 씨가 죽었을 때부터 가장 의심이 가긴 했어요.”

“······”


근거라고는 1도 동원되지 않은 내 이니시에도, 그 사람은 꽤나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다른 이도 아니고 내가 이런 말을 해서 당황스러운 건지, 아님 그저 자신에게 향하는 의심 때문에 당황한 건지는 잘 모른다.

허나, 그럼에도 난 이야기를 계속했다.

정답을 맞출 확신이 있었으니까.


“······그야 어쩔 수 없잖아요. 상황이 상황이니깐. 아무리 봐도 가장 수상했으니까.”

“······”

“그러니······ 솔직하게 말해주시면 안 될까요?”


목이 마를까, 미리 방에서 준비해온 물을 홀짝인 뒤 나는 고개를 들었다.

그런 내 눈앞에는, 무척이나 낯익은 얼굴이 당황한 표정으로 빤히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사람의 얼굴을 보며, 나는 말했다.


“양 아저씨······”

“······”


자백을 요구하는 내 말에도, 양 아저씨는 그저 물끄러미 날 내려다볼 뿐이었다.

클라이맥스의 막이 올랐다.





두 건의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첫 번째로 죽은 건 파브리스 씨.

일반인은 들어갈 수 없는 VIP구역, 그런 VIP구역의 안쪽에 있는 VIP룸.

그곳에서, 사업가들의 밤 도중 사람들이 수면제에 잠든 사이에 잔혹한 방식으로 살해당했다.


두 번째로 죽은 건 세이슈우 씨.

역시 일반인은 들어갈 수 없는 VIP구역, 그 중에서 본인의 방인 1008호에서 유서를 비롯해 자살처럼 꾸며져 살해당했다.

죽은 시각은 12월 3일 오후 1시 내외.


그 중 첫 번째 사건부터 짚어보도록 하자.

한 사람도 아니고, 모두가 일제히 잠든 것으로 보아 범인은 모두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자신만 무슨 방법으로 수면제를 회피해 파브리스 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

그 방법은······


“첫 번째 살인 사건 때도······ 양 아저씨가 가장 범인일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어요. 아니, 거의 확신했어요.”

“······어째서니?”

“그야 범인이 혼자만 수면제를 안 마신 방법, 그리고 그에 사용된 도구를 봤을 때 누가 뭐래도 양 아저씨가 범인일 확률이 매우 높았으니깐요.”

“······난 모르겠구나, 그게 대체 어떤 방법이니?”

“······”


범행을 부인하는 양 아저씨의 말에, 나는 물끄러미 그 얼굴을 바라보았다.

가급적이면 자백을 해주길 바랬지만, 아무래도 양 아저씨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어보였다.


······그렇다면 내가 까발리는 수밖에.


“사실 이건 방법이나 트릭이라고 할 정도로 거창한 것도 아니예요.”

“······”

“······그냥 애들 장난에 불과하지.”


자신의 트릭이 애들 장난 취급을 당해서 그런지, 양 아저씨의 인상이 살짝 찌푸려졌다.

하지만 나는 그에 신경 쓰지 않고 이야기를 계속해갔다.


“이번 범행에서 수면제는 아마 종이컵에 들어있을 거라고 했죠?”

“······그랬었지.”

“사건의 정황을 봤을 때, 종이컵에는 누구든지 손을 댈 수 있었어요.”


외부에서 종이컵을 사온 이, 종이컵을 창고에 보관하던 이, 종이컵을 VIP룸으로 가져온 이······

그리고 눈앞에서 커피를 돌리며 종이컵을 돌린 이.


그 모두가 종이컵에 손을 댈 기회는 있었다.

굳이 없다고 하더라도 종이컵이 창고에서 보관되는 걸 알고, 필요하면 누구든지 쓸 수 있다는 걸 아는 사업가들의 밤 참가자는 언제든지 손을 댈 기회가 있을 터.

그렇다면 굳이 그 점을 이야기 할 필요는 없을 거다.


“그러니 굳이 수면제를 넣는 방법은 굳이 말하지 않을게요. 그저 범인이 기회를 틈 타, 종이컵에 이런 가루형 수면제를 뿌렸다고 해볼게요.”


나는 방에서 가져온 1회용 종이컵에다가 주방에서 밀린 후춧가루를 뿌렸다.

종이컵 밑바닥을 후춧가루가 평평히 가득 채우는 것을 보며, 말을 덧붙였다.


“자신이 몇 번째 종이컵을 쓸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범인이 따로 수면제를 안 뿌린 종이컵을 준비하진 않았을 거예요.”

“······그렇겠지.”

“그럼 결국 답은 하나죠. 종이컵에 깔린 수면제를 어떻게 안 먹냐 이건데······”


나는 흘끗 양 아저씨를 쳐다보며, 어린애답게 내 바람을 요청했다.


“커피 좀 주실 수 있으세요?”

“······”


내 요청에 양 아저씨가 자신의 가방을 뒤지더니, 스틱을 하나 내밀었다.


“······여기.”

“······”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양 아저씨에게 손가락을 세 개 더 펼쳐보였다.

양 아저씨의 초점이 살짝 흔들렸다.


“······세 개 더요.”

“······”


석연치 않다는 듯이, 양 아저씨가 내 말대로 스틱을 세 개 더 내밀었다.

그것들을 모두 뜯은 나는, 후춧가루 위로 그것들을 전부 쏟아 부었다. 1회용 종이컵을 임신시킬 기세로 스틱의 내용물은 종이컵의 반 가까이 채워졌다.

그리고는 양 아저씨 방에 구비된 커피포트의 물을 가져왔다.


한 번 끓였는지, 다소의 온도가 있긴 했지만, 조금 식어버린 물이 거기 있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그걸 종이컵에 부었다.


“굳이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어요. 종이컵 밑바닥에 수면제가 가득 차있다? 그럼 그 사이에 벽을 생성하면 되는 거죠. 그것을 먹지 않도록.”


······그리고 그 내용물을 양 아저씨 방의 싱크대에 부었다. 겉보기엔 멀쩡한 갈색의 커피가 싱크대를 통해 밑으로 흘러내렸다.

종이컵 안쪽에는 물에 섞이다 만 커피 잔해가 축축하게 굳어있었다. 그것을 양 아저씨에게 보여준 나는 커피를 젓는 스푼으로 그것을 긁어서 때어냈다.

그 밑엔 섞이지 못한 멀쩡한 커피 스틱의 내용물이 남아있었다. 스푼으로 그것을 젓자, 그 사이로 가장 먼저 부었던 후춧가루가 모습을 드러냈다.


“실제로 쓰레기통을 뒤졌을 때, 사용된 커피 스틱은 총 10개였어요. 분명 커피를 마신 이는 7명인데, 이유도 없이 3개가 더 사용 되었다고요.”

“······”

"게다가 저는 그 때 다른 사람들이 커피를 저어 마시는 걸 봤어요. 하지만 양 아저씨가 커피를 젓는 모습은 본 적이 없어요."



입을 다물고, 시선을 피하려는 양 아저씨를 보자 약간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그렇기에 그 감정을 말에 담아 양 아저씨에게 따졌다.


“제가 양 아저씨를 의심했지만 아무런 말도 안 했던 건, 이깟 애들 장난 같은 범행 수단을 안다고 해서 양 아저씨를 범인이라고 확신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에요.”

“······”

“이 정도는 누구나 가능하니까······ 설사 모른다 하더라도 다른 범행 수단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범행의 방식. 사용된 도구.

그 모든 것이 높은 확률로 양 아저씨를 가리켰다. 아마 확률로 따지면 90% 이상. 어쩌면 그 이상의 확률로 양 아저씨가 범인인 건 분명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말할 수 없었다.

지금의 단계, 이 크루즈의 환경에서는 양 아저씨를 범인이라고 확신할 물증이 없기 때문이다.


무죄추정의 원칙이란 그런 거다.

확률상 높다거나, 혹은 정황상 이 사람이 범인이라는 것만으로는 범인 취급을 해서는 안 된다. 낮게나마 다른 확률이 있다면, 무죄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옳은 것이다.

이 사람이 확실하게 범행을 저질렀다.

그런 확실한 물증이 있은 뒤에야, 그 사람을 범인으로 취급하는 게 맞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범인이고, 운이 좋게 양 아저씨가 가져온 도구를 보고 즉석해서 범행 계획을 세워 범행을 저질렀다거나.

아님 사실 린신주 누나가 약이 통하지 않아 기회를 틈타 파브리스 씨를 죽였다거나.


그런 말도 안 되는 가능성이, 비록 확률상 거의 없다시피 하더라도 분명히 남아있었기에, 나는 양 아저씨를 믿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하지만 두 번째 사건은 선을 넘었다고 생각해요.”

“······뭐가 말이니?”

“······사진이요.”


양 아저씨가 알리바이의 증거로 리암 씨에게 건넨 사진.

그것들 중 한 장을 받아온 나는 양 아저씨에게 그 사진을 보여주며 말을 이었다.

양 아저씨가 12월 3일 1시 10분 정도에, 홀로 갑판에서 찍은 멋진 셀카였다.

하늘에는 구름이 깔렸고, 환한 해가 떠있으며, 2일 날에 보았던 거대한 비행기가 지나가는 아주 아름다운 크루즈 배경의 셀카였다.

얼핏 봐서는 이상할 게 전혀 없지만, 나는 알고 있다.

이 사진엔 말도 안 되는 게 찍혀있다는 걸.


그렇기에, 나는 양 아저씨를 낚기 위해, 시선에 동정이라는 감정을 담아 물었다.


“······어째서 사진을 합성까지 해가며 알리바이를 조작한 거예요?”

“합성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니! 이 사진은 분명 내가 찍은······”

“······그럴 리가 없잖아요.”

“연아! 내가 무슨 범인도 아니고! 그런 짓을 뭐 하러······”

“······”


양 아저씨의 발버둥을 본 나는, 그 시점에서 머리가 차갑게 식는 걸 느꼈다.

큰 실망감을 느낀 내 입이, 자기멋대로 그 말을 내뱉었다.


“······방금 그 말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말이었어요.”

“······뭐?”


당황하는 양 아저씨에게, 나는 살짝 고개를 숙이며 말을 이었다.

정말이지, 정말이지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이, 현실로 들이닥친 기분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 이상 양 아저씨의 얼굴을 보면 마음이 약해질까, 살짝 눈을 감은 나는 그 상태로 이야기를 계속했다.


“만약 양 아저씨가 바쁜 일이 있어, 조사를 받는 게 귀찮다는 이유로 알리바이 사진을 합성했다고 얘기했다면 저는 조용히 물러났을 거예요.”

“······”

“······저는 겁이 많거든요. 확증도 없이 누구를 범인으로 몰 수 있을 성격이 못 돼요.”

“······”

“그렇기에······ 이 자리에서 한 번만 더 물어볼게요.”


거기서 눈을 뜬 나는, 다시 한 번 양 아저씨를 향해 물어보았다.

진심을 담아, 솔직하게 말해달라는 어조로······


“정말로, 이 사진은 합성한 게 아닌가요?”


한 쪽 손에는 양 아저씨의 사진을 들고 던진 내 질문에,


“······”


잠시 사진을 빤히 살펴보며 침묵으로 일관한 양 아저씨는,


“······그래. 나는 결코 그런 짓을 한 적이 없단다.”

“······”


······라고, 마지막까지 내 기대를 배신했다.

결국 내가 할 말은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유감이네요.”

“······연아. 만약, 내가 범인이고, 그 사진이 합성이라고 주장하고 싶다면, 확실한 증거를 가져오도록 하렴. 아님 어째서 그 사진이 합성인지를 내가 납득할 수밖에 설명해주던가.”

“······”


귀엽다는 듯이, 나를 내려다보는 양 아저씨의 시선에 나는 이 사건의 끝을 알릴 때가 왔다는 걸 느꼈다.

그렇기에 정면이 아닌 옆구리로, 이 사건의 끝을 알리는 이니시를 걸었다.


“양 아저씨, 이 사업가들의 밤은 10년 넘게 반복되었다고 했죠?”

“······그렇단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이런 식으로 진행되었다고 들었는데, 사실인가요?”

“······사실이란다.”

“옛날에 양 아저씨가 제게 보여줬던 합성 카메라······”

“······”

“······그걸 사용해 날짜를 조작 했다던가, 아님 이전에 찍어둔 사진을 절묘하게 다시 찍은 게 아닌가요? 올해가 아닌 작년, 혹은 재작년에 찍은 사진을?”

“그게 무슨······”


억울하다는 듯이 중얼거리는 양 아저씨한테,


“······그렇지 않고서는 말이 안 돼요! 이 사진은!!”


······나는 있는 힘껏 소리를 치며 대답했다.


“······”

“······”


양 옆에서 그런 나를 빤히 쳐다봤지만, 나는 양 아저씨를 향해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사진을 가리키며, 이 사진의 말도 안 되는 점을 지적하기 위한 빌드업을 시작했다.


“몇 년 동안······ 아마 몇 번이나 연습한 거죠······? 이 구도?”

“······무슨 소리니?”


끝까지 인정하지 않으려는 양 아저씨에게, 나는 어제 양 아저씨가 보여줬던 사진을 떠올리며 말했다.


“어제도 갑판에서 찍은 셀카 사진이 대충 이런 구도였어요. 맑은 하늘. 구석의 태양. 갑판 너머로 보이는 드넓은 수평선. 뒤에서 날아가는 거대한 비행기.”

“······”

“······노린 건지, 우연을 멋지게 활용하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양 아저씨가 어제 오늘 찍은 셀카 사진의 구도는 전반적으로 비슷해요. 물론, 조금 다른 부분이 있지만, 아마 그 점도 노리고 찍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

“아마 이 구도가 가장 완벽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겠죠. 이 시간에 사진을 찍으면 이런 구도가 나오더라. 몇 년 간의 같은 사진 촬영으로, 알리바이 사진의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양 아저씨는 이 구도의 사진을 기반으로 자신의 알리바이를 확보하려고 한 거예요.”

“아니란다. 나는······”

“그럼 왜!!”


그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또르르 떨어지는 눈물과 함께 양 아저씨와의 옛 추억이 떠올랐다.


과거, 병실에서 고통에 시달리던 내게 어머니와 아버지가 소개시켜준 사진가.

병실 침대에 갇혀 병으로 괴로워하던 내게, 바깥세상의 진귀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준 인물.


허나, 지금은 두 사람을 죽인 살인범이 되어,

추악하게 진실로부터 도망치려하는 양 아저씨를 차마 바라볼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고개를 숙인 채 흐느꼈다.

······손가락으로는 사진의 한 구석,


“어째서······ 어째서 이게 여기 찍혀있는지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


······양 아저씨의 뒤편에 찍힌, 거대한 비행기를 가리키며.


“······거기에 지나가서 찍힌 것뿐이란다.”

“······그럴 리가 없어요.”

“······연이도 보지 않았니? 12월 2일에.”

“······그럴 리가 없다고요!!”

“······”


내 외침에 양 아저씨는 입을 꾹 다물었다.

고개를 들자, 내게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의 양 아저씨가 슬픈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런 양 아저씨를 향해, 나는 과거의 대화를 떠올리며 이야기했다.


“그야······ 예전부터, 이 날, 이 시간에는 이 시간에는 이 비행기가 지나갔을 거예요······”

“······”

“매일 그 시간에 그곳을 지나가는 비행기니까······ 알리바이의 디테일과 신빙성을 위해 비행기를 알리바이 사진에 같이 담겠다는 생각은 절대 나쁘지 않았어요······”

“그러면······”

“······하지만, 이 날. 이 날 만큼은 달라요.”

“······”

“······외국인인 양 아저씨는 모르겠지요. 이 날, 한국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는 크루즈 여행을 떠나기 전, 서윤 언니와 나눴던 대화를 떠올렸다.



「음······ 그렇다고 해도 꽹과리는 자제하렴. 수능 영어 듣기 시간에 그런 짓을 했다가는 경찰에 잡혀갈 수도 있으니까.」

「······넹?」

「많은 이들의 인생이 걸린 날이란다. 수능 영어 시간은 많은 이들이 집중해야 할 시간이라 혹시라도 방해가 될까 항공사에서도 그 시간 근처에는 소음이 큰 비행기를 띄우지 않는단다.」

「······엥?!」

「비행기 띄우는 시간을 10분이나 20분쯤 미루거나, 아님 소음이 없는 비행기만을 띄우지.」

「······」

「못 믿겠으면 항공사의 공지를 살펴보렴. 아마 관련 내용이 있을 거다.」



분명 서윤 언니는 말했다.

수능 당일, 영어 듣기 시간에는 비행기가 뜨지 않는다고.

뜬다 하더라도 10분이나 20분쯤 미루거나, 소음이 없는 비행기를 띄운다고.


하지만······


“······이렇게 소음이 큰 비행기가 그 날 그 시간에 뜰 리가 없어요.”

“······”


······사진에는 찍혀있었다.

무식할 정도로 큰 소음을 내는 비행기가.


린신주 누나의 말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대형 비행기가.


“······그야 이전해, 그 전에도 이 날 이 시각에 비행기가 떴겠지요. 그 때는 수능이 12월이 아닌 11월에 시행되었으니까······ 12월 3일에 비행기가 안 뜰 이유가 없을 태니까······”

“······”

“······하지만 올해는 달라요. 올해는 그 시간에 비행기가 뜰 리가 없다고요. 절대로.”

“······”


끝까지 침묵으로 일관하는 양 아저씨에게, 나는 간곡히 빌 듯이 마지막 권유를 제시했다.


“그러니까······ 자수하면······ 안 될까요······?”

“······”

“······양 아저씨?”


그 순간이었다.

휙! 하고,


“······!”


양 아저씨의 손이 나를 향해 뻗어진 것은······


작가의말


이렇게 휴식으로 시작했다가 추리 뇌절로 마무리되는 외전이 끝났습니다.

한 화가 더 남지 않았냐고 물으실 거 같은데, 아마 귀찮아서 그냥 일상으로 돌아오며 씹혀질 정도의 분량이라 그냥 完 달렵니다.

결말에 그냥저냥 납득한 분들, 납득하지 못한 분들 많겠지만.

어쨌거나 뇌절 추리물은 용두사미로 끝났습니다.


밑으로는 이번 외전에 관한 TMI


일단 첫 번째 살인 사건에 관하여

원래는 범인이 어떻게 혼자만 수면제를 안 마셨는가에 대한 방법을 기반으로 짠 이야기인데,

과거 어떤 추리 만화에서 “수면제가 들어간 커피를 마시는데 우유의 담백질로 막을 만들면 수면제를 안 쳐먹을 수 있다.” 라는 개소리를 보고 “시발 이게 뭔 개소리야.” 하다가


커피를 마시던 도중 믹스 커피는 2개나 넣어버렸는데 물도 식어버리고 제대로 젓지도 않아 밑바닥에 커피가 늘러붙고 그 안쪽에 커피믹스가 멀쩡히 남아있는 걸 보고 “차라리 이게 현실적이겠네 ㅋㅋㅋㅋ”하면서 구상했던 게 첫 살인입니다.


사실 이게 본격적인 추리 소설이고, 크루즈 외전으로 25화를 쓸 수 있었다면 좀 더 사건의 이야기와 추리. 떡밥 등을 많이 뿌리고 싶었는데,

그렇게 진행하려면 진짜 말 그대로 25화+@를 써야 될 거 같아서 많이 생략하다보니 약간은 조잡하게 끝이 난 감이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사건은 사실상 범인을 확신하게 되는 파트입니다.


원래 첫 구상으로는 총 인원 10명 내외에 한 10화만에 하루에 1명씩 3명 정도를 죽이고, 끝내려고 했는데


첫 살인 - 트릭을 알아내는 살인.

두 번째 살인 - 그냥 거쳐가는, 모두의 동기나 뒷 이야기를 푸는 살인.

세 번째 살인 - 범인이 결정적인 증거를 흘리는 살인.


으로 하려고 했는데,

어떻게 배가 귀항을 안 하고 버티지? 개연성 어떻게 챙기지?


이런 것들과, 쓸데없이 불어나는 분량을 보고


“아 조졌네 ㅋㅋㅋㅋㅋ”하면서 사실 중요하지 않은 비중의 두 번째 살인은 스킵.

세 번째 살인도 그냥 대충대충 급전개로 치워버린 감이 있습니다.


앞으로 추리 관련으로 뇌절은 안 해야지.


다음화는 옆에 작품의 여유분이 써진 뒤에 나올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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