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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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도리깨3
작품등록일 :
2020.07.01 00:40
최근연재일 :
2020.11.0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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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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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3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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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생존 - 관료주의

DUMMY

한여름의 길어진 해 탓에 저녁시간이 된 줄도 모르고 지휘 통제실에서 신태성 대위와 만담을 펼치고 있었다.


그때 가연씨와 영웅씨가 땡볕에 잔뜩 익은 모습으로 지휘 통제실에 들어왔다. 썬크림을 구하기 힘들다 보니 다들 맨살로 한여름의 땡볕을 견딘 것이었다. 나를 본 가연씨는 반갑게 웃으며 물었다.


“오늘 하루 종일 조사받으신 거예요? 도통 보이질 않으시던데”


나는 그녀를 반갑게 맞아주며 대답했다.


“조사는 일찍이 끝내고 혹시나 조사관이 찾을까 봐 신태성 대위님이랑 같이 지휘 통제실에서 대기하고 있었어요.”


영웅씨가 신태성 대위에게 말했다.


“장병들이랑 총검술 연습 및 방진 연구 후 막사로 복귀 시켰습니다.”


신태성 대위가 미안한 표정을 하며 대답했다.


“날이 뜨거워서 힘드셨을 텐데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러자 영웅씨가 대답했다.


“저야 복장이 편해서 괜찮은데 단독군장 차림으로 훈련받는 군인분들이 항상 고생이죠.”


그때 마침 조사관이 신태성 대위를 찾아 지휘 통제실로 들어왔다.


조사관은 신태성 대위에게 경례를 한 뒤 말했다.


“목격 장병들을 대상으로 한 심문도 끝났습니다. 조사는 오늘 한 것으로 충분한 것 같습니다. 아마도 금일 조사 자료를 토대로 결론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자 신태성 대위가 의하한 눈빛으로 물었다.


“벌써 조사가 끝났단 말입니까?.. 혹시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짐작되는 것 있으십니까?”


그러자 조사관은 처음으로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어차피 처음부터 형식적인 조사였습니다. 아마 별탈없이 지나갈 것입니다. 뭐 굳이 위에서 징계 이야기가 나온다 하더라도 그럴만한 근거가 없으니 크게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나는 안도했다. 시종일관 딱딱하고 말꼬투리를 잡는 조사관의 태도에 일이 복잡하게 되지 않을까 계속 걱정하고 있었다. 조사관 입에서 형식적인 조사였다는 말이 나오자 모든 일이 잘 해결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조사관은 신태성 대위와 나에게 작별 인사와 경례를 한 후에 본인의 부대로 돌아갔다.


나는 신태성 대위에게 말했다.


“그래도 다행이네요. 조사관님이 본인 입으로 직접 형식적인 조사였다고 말한 걸 보니 위에서도 신태성 대위를 신뢰하는 듯하네요.”


그러자 신태성 대위가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그래도 분명 꼬투리 하나 잡아서 어떤 식으로든 징계를 할게 분명합니다.. 무슨 징계이든 간에 제발 부대에 피해 안 가는 선에서 끝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하긴 군대는 언제나 그랬다. 문제가 생기면 일단 지휘관부터 갈아치우지 않던가.. 대규모 구조 작전의 초석을 다질 지금 시기에 신태성 대위가 지휘권을 잃고 새로운 좀비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지휘관이 지휘권을 얻게 된다면 분명 군의 피해가 커질 것이고 구조 작전에도 큰 영향이 있을 것이다. 부디 신태성 대위의 바람대로 가벼운 선에서의 징계가 절실했다.


우리는 저녁식사 후 각자의 숙소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 가연씨와 나는 함께 샤워를 하는 게 이제는 일상이 돼버렸다. 빨갛게 익은 그녀의 피부가 안쓰러웠다. 샤워 후 숙소로 돌아온 우리는 관료주의와 징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가연씨가 말했다.


“어째서 거대 조직은 항상 관료주의에 빠져버리는 것일까요? 이번 사건도 그래요. 러너를 상대해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신태성 대위님의 판단이 옳았다는 것을 아는데 전문가의 견해가 어떻든 상관없이 어떻게든 징계를 줘버리면 사람이 위축돼서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펼쳐졌을 때 올바른 판단을 하는데 분명 방해가 될 것이란 말이죠.. 사실 신태성 대위님에게 필요한 건 징계가 아니라 훈장이에요! 동료를 구한 군인에 대한 찬사와 함께요!”


내 생각도 그녀와 같았다. 조직에 있어서 채찍과 당근은 필수불가결이었다. 문제는 관료주의에 빠져버린 사람들은 채찍질만 한다는 것에 있었다. 당근은 마치 선악과와 같은 취급이었다. 그들은 함부로 격려해선 안되고 함부로 포상하면 더더욱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우리는 밤늦게까지 사회에 대한 불만들을 토로하며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았다. 우리는 같은 의견이 있는가 하면 서로 다른 의견이 있을 때도 있었지만 서로의 의견을 존중해 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침이 되자 어김없이 부지런한 가연씨는 벌써 옷을 갈아입고 내 옆에 앉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눈을 뜨자 가연씨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드디어 눈을 뜨셨네요 잠꾸러기”


나는 가연씨를 끌어당겨 안으며 그녀의 품에 얼굴을 파묻고 잠깐이나마 평화를 누렸다.


옷을 갈아입고 숙소 밖으로 나오자 터미널 실내는 평소와 다르게 고요했다. 헌병대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모든 일정이 정지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자 신태성 대위가 이왕 쉬는 거 제대로 쉬라며 최소한의 경계인원들을 제외하곤 장병들이 쉴 수 있게 배려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아마 지금쯤 다들 한참 곯아떨어져 있을 것이다.


오랜만에 고요한 대합실을 지나 지휘 통제실로 향했다. 신태성 대위가 아침 일찍부터 지휘 통제실에 앉아 있었다. 평소와는 다르게 단독 군장을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다. 나는 놀라서 신태성 대위에게 물었다.


“신태성 대위님 무슨 일 있어요? 오늘 복장이 왜..?”


그러자 신태성 대위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군에서 신속한 작전 재개를 위해서 징계건에 대해서 빨리 처리할 모양이에요. 오늘 바로 징계위원회를 연다고 해서 잠시 다녀올 예정입니다. 단독군장을 차고 갈 자리는 아니어서 오늘은 편하게 입고 나왔어요.”


징계위원회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참 어처구니가 없었다. 나의 생명에 은인은 나를 구해준 대가로 징계를 받게 되었다. 나는 신태성 대위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그걸 말하면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질 것만 같았다. 그리고 내가 신태성 대위에게 미안하다 말하는 순간 마치 신태성 대위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한 것 같이 들릴까 봐 차마 입 밖으로 미안하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신태성 대위는 잘못한 게 없기 때문에 당당함을 잃지 않기를 바랐지만 아무래도 징계위원회에 간다는 것 자체가 심적으로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다. 신태성 대위의 어깨가 처져있는 것 같아 보여 마음이 아팠다.


신태성 대위가 징계위원회에 출석하기 위해 레토나로 향했다. 어느새 가연씨와 나의 곁으로 온 영웅씨와 행보관 이상철 상사가 신태성 대위를 마중했다. 신태성 대위는 웃어 보이며 금방 다녀올 테니 걱정 말라는 말을 남기고 대대본부 주둔지를 향해 출발했다.


작가의말

8월이 가고 9월이 찾아왔습니다.


9월은 부디 코로나 사태가 진정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건강 유의하시고 좋은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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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6

  • 작성자
    Lv.73 아인스타운
    작성일
    20.08.31 23:17
    No. 1
  • 답글
    작성자
    Lv.8 도리깨3
    작성일
    20.09.01 01:01
    No. 2

    분량이 너무 짧나요? 앞으로 차차 분량을 늘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b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0 명원연참
    작성일
    20.09.01 17:37
    No. 3

    짧은것도짧은건데 중소도시들도 싹갈린건가 아니면 버틴데도있는건가 그리고 탄약이 얼마나없길래 이러는건가 다른나라들은 어떻게됬나(중국제외) 아아니 우리나라 그동안 탄약쌓아논게 얼만데 수랭식그거개발하는거얼마나걸린다고 수랭식잘만만들면 총열교체만 해주면 수백만발도쏴제끼는놈들인데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도리깨3
    작성일
    20.09.01 18:37
    No. 4

    탄약 보급이 부실한 설정은 비축한 탄약이 부족해서가 아닌 군 수뇌부가 좀비 아포칼립스 세상이 되고 1개월 이상 지난 현시점에서도 제대로 상황 파악을 못하고 있고 탁상공론으로 현장 상황과는 맞지 않는 안전수칙, 교전수칙 등으로 막상 좀비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군인들이 허무하게 희생 당하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넣은 장치입니다. 다만 제 필력의 문제로 이러한 장치가 독자님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점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른 도시나 국가의 상태가 작중에 정밀하게 묘사되지 않는 이유는 좀비:전문가란 웹소설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김한"이라는 캐릭터의 좀비 아포칼립스 생존기이며, 김한이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이야기의 뼈대로 삼고 있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다른 도시의 상태나 더 나아가서 외국의 상태를 개연성 있게 전달할만한 마땅한 방법을 아직 찾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글을 쓰며 조언해 주신 부분을 유념하여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독자님들이 궁금해하시는 정보들을 개연성 있게 전달할 방법을 강구해 보겠습니다. 항상 조언을 아끼지 않고 좀비:전문가를 사랑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꾸준히 노력하여 더 재미있는 이야기로 보답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b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0 명원연참
    작성일
    20.09.01 18:39
    No. 5

    그러니깐 주요행정망이붕괴하고 군대도 어버버하다부서지고 해서 저렇게됬다는거군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도리깨3
    작성일
    20.09.01 18:50
    No. 6

    맞습니다! 열심히 갈고 닦아 필력을 늘려 이야기의 설정 등을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b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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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생존 - 김포 공항 +5 20.10.11 320 7 8쪽
57 생존 - 강서구 +4 20.10.08 381 6 8쪽
56 생존 - 생환 +3 20.10.04 336 8 8쪽
55 생존 - 반석 위에 지은 집 20.10.01 338 9 11쪽
54 생존 - 아파트 단지 +3 20.09.27 349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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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생존 - 도서관 +7 20.09.20 367 7 8쪽
51 생존 - 내기 +2 20.09.17 368 8 8쪽
50 생존 - 영등포 정리 +4 20.09.13 385 10 8쪽
49 생존 - 한강 +2 20.09.10 410 8 8쪽
48 생존 - 가족 +2 20.09.06 421 9 9쪽
47 생존 - 파출소 +4 20.09.03 397 8 8쪽
46 생존 - 영등포역 탈환 +3 20.09.02 407 8 8쪽
45 생존 - 징계위원회 +4 20.09.01 410 8 10쪽
» 생존 - 관료주의 +6 20.08.31 404 9 7쪽
43 생존 - 조사관 +2 20.08.30 395 8 7쪽
42 생존 - 의무대 소란 사건 +4 20.08.27 416 7 7쪽
41 생존 - 생존자 수색(2) +6 20.08.26 422 9 8쪽
40 생존 - 생존자 수색 +6 20.08.25 426 9 7쪽
39 생존 - 영등포역 +4 20.08.24 444 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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