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령사는 영혼이 두 개 입니다. : 레메게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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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육포
작품등록일 :
2020.07.05 17:34
최근연재일 :
2020.08.24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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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22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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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Chapt 17 – 꽃을 피우는 데, 많은 것이 필요하다. – 3

DUMMY

- 오오! 이거야! 이것이 내가 아는 정령이야.


[······]


솔롬은 멈추지 않고,

조금씩 정령에게로 향하는 기운을 줄여갔다.


팟!


결국에는 바람에 촛불이 꺼지듯, 정령이 허공에서 사라졌다.




“저기, 네페쉬?”


팟!


소년의 부름에 푸른 정령이 바로 튀어 나왔다.


[무슨 짓이에요? 갑자기 힘을 다 빼면 어떡해요?]

[놀랐잖아요! 아악! 까만 어둠! 무서웠어!]


- 하하! 미안! 확실히 되는구먼!


조막만한 것이, 제 성격대로 쉼 없이 화를 내었다.


“몸은 어떠니?”


“아무렇지도 않아요!

이 정도면 종일 불러서 놀아도 될 것 같아요!”


뒤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어미가 아이에게 물었다.

아이는 신이 나서 제 어미에게 대답했다.


- 그렇다면, 이제 기운을 빌려 쓰는 것도 가능하겠어!


“기운을 빌려요?”


- 그럼, 그냥 수다나 떨기 위해서 정령과 계약 했겠나?


“어떤 식으로 기운을 빌릴 수 있는데요?”


- 내 경우는 주로 지팡이나 돌멩이에 정령의 기운을 실었지.


[바람을 불게 한다든가, 물을 만드는 간단한 일도 맡길 수 있어요.]


“와! 신기해요!”


정령과 울림의 설명에 아이가 손뼉을 치며 기뻐했다.


“엘프들은 정령에게 마법을 부탁하기도 한단다.”


- 마법!


“마법이요?”


여인의 말에, 울림과 아이가 반응했다.


“응, 마법사의 마법과는 조금 달라!

아주 기초적인 마법들이야, 불이나 벼락을 쏟거나,

바람의 창으로 상대를 공격하는.......

굉장히 단순한 초기의 마법 같은 것이지.”


“저도 사용할 수 있을까요?”


“아마도? 배우게 되면 사용할 수 있을 거야.

엘프에게 배워야겠지만.”


아이의 물음에 어미가 대답하였다.


“네? 엘프요?”


“응. 마법에 비해서는 단순해서.

쓰는 사람이 없어져 버렸어.

아, 지금은 그냥 정령을 소환하는 인간이 없어.”


- 엘프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에게 배우면 되겠군.


당장에 마법을 배울 수 있을 줄 알았던 아이의 표정에 실망이 담겼다.

울림의 목소리도 어딘지 힘이 빠져 있었다.


“자!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는 것이 어때요?

슬링에 정령의 기운을 싣는 것부터?”


- 오! 그렇군. 그것도 네제르는 처음이지 않나!


“아가! 슬링을 던져 보자. 분명 그것도 엄청 대단할 거야.”


“응! 저 해볼래요.”


어미가 아이를 안고 다독였다.

언제 그랬냐는 듯 아이의 표정은 풀려 있었다.


- 우선, 그냥 슬링을 던져 보겠니?


목상 앞에 선 아이에게, 울림이 말했다.

아이가 슬링에 돌 하나를 재어, 가죽 끈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후웅, 후우웅, 휘익!


아이의 손에서 돌이 떠났다.


쒜에엑! 빡!


단단한 돌이 목상에 날아가 깊은 패임을 만들고 튕겨져 나갔다.


- 자 이제 다시 하나를 던져 보거라.


후웅, 후웅.


- 지금!


휘익!


울림의 외침에 아이가 놀라 가죽 끈을 놓쳤다.

단단한 돌이 목상을 피해, 엉뚱한 곳으로 날아갔다.


- 프네쉬!

[알아요!]


순간 울림이 자신의 의지를 실어 바람을 불렀다.

바람의 대답과 함께, 돌멩이에 푸르고 투명한 기운이 어렸다.


날아가던 돌멩이가, 공중에 멈추어 있다.


“엇?!”


쒜에엑! 뻑!


소년의 탄성과 함께, 동멩이가 엄청난 속도로 회전을 하더니,

목상에 그대로 박혔다.

붉은 보석의 바로 아래에, 아이가 쏘아낸 돌멩이가 완전히 박혔다.


- 하나 더 던져보지. 이번엔 바로 맞춰보렴


“네!”


아이가 신이나, 울림이 시키는 대로 돌 하나를 더 재었다.


후웅. 후우웅.


- 이번에는 처음부터 기운을 불어 넣을 거야.

- 잘 느껴보거라.


후웅, 후우웅!


가죽 끈을 휘두르는 동안, 아이의 손에서 가죽 끈으로,

가죽 끈에서 다시 돌멩이로.

바람이 만든 기운이 이동하는 것이 느껴졌다.


후우웅, 휘익!


아이가 손을 놓아, 돌멩이를 쏘아 보냈다.


쒜에엑! 카아앙!


격렬한 굉음이 목상에 울렸다.

충격에 놀라 아이가 엉덩방아를 찧었다.

사방으로 뿌연 나무 먼지가 비산했다.


“콜록! 콜록! 어떻게 된 거에요?”


- 제대로 던졌어. 잘 했다.


날려 오는 먼지가 가라앉을 때까지, 아이는 연신 기침을 해 댔다.


이윽고, 먼지가 가라앉고 목상이 보였다.

아니 목상이었던, 목상의 팔과 머리 부분이 사라진 나무 기둥이 서 있었다.


팔과 머리였던 부분은

커다란 짐승의 이빨에 물어뜯긴 듯, 상처가 남아 있었다.


“하하, 굉장하네요.......”


넋이 나간 소년이 혼잣말을 해 대었다.


- 오! 다시 던져 볼 수 있겠니?

- 아니! 다른 정령들도!


“미안, 오늘은 여기까지.”


놀란 소년과 흥분한 울림에게, 여인이 산통을 깨는 소리를 하였다.


“엇? 왜요? 더 던질 수 있어요!”

아이가 어미에게 말했다.

어미가 씁쓸히 웃으며 아이를 안았다.


“응, 네가 아니라, 쟤가 그만 던지고 싶대.”


어미가 손을 들어 가리킨 곳에, 소년이 떨어트린 슬링이 있었다.

아니, 방금 전까지 ‘슬링’이라 불렀던, 너덜해진 가죽 조각이 있었다.



* * * * * * * * *


쉐엑!


평범한 돌멩이 하나가 소년의 손을 떠났다.

손을 떠난 돌멩이가 허공에서 붉게 변하더니,

목상에 가 닿을 무렵에 가서는 밝은 빛을 뿜고 있었다.


탁! 화르륵!


평소 소년이 던지던 돌팔매 보다는 약하게,

돌이 목상에 부딪혔다가 튕겨 나갔다.


잠시 뒤, 돌멩이와 부딪힌 부위에서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내 기름에 불이 번지듯, 목상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크핫! 목상 불탄다! 활활 탄다!]


“......나아라!”


[네......, 가 볼게요.]


작은 물빛의 소녀, 운다인이 소년의 부름에 나타났다.

소년이 부른 뒤,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소년의 모든 것을 이해한다는 듯,

목상에 물을 뿌려, 번지는 불을 꺼트렸다.


날개를 가진 불도마뱀과는 다르게,

조용히 제 할 일을 마친 그녀는 원래부터 거기 없었던 듯 조용히 사라졌다.


“리페어(repair)”


[으악! 너무 한다!]

[마음에 안 들어! 물 여자! 내가 날려 버릴 거다!]


목상에 불이 꺼지자,

기세가 등등하던 붉은 도마뱀의 크기가 반절 이상 줄어들었다.

무엇이 분한 것인지, 도마뱀이 분개하는 소리가 공동을 가득 채운다.


“조용해, 그만 돌아가.”


[췌! 맨날 멋대로 부르더니! 돌아가긴 어디···.]


“어머니, 죄송해요······”


도마뱀 따위야 분개를 하든 말든,

소년이 녀석에게로 향하던 자신의 기운을 조용히 끊어 버렸다.

그리곤 미안한 표정으로 제 어미를 바라보았다.


“괜찮아, 네가 미안할 게 뭐 있겠니?

그런데, 세상에! 멧돼지 가죽이 3일을 못 버티네?”


처음의 토끼 가죽, 그리고 다시 토끼 가죽, 세 번의 사슴 가죽.

총 다섯 개의 슬링이, 채 오 일을 버티지 못했다.

작심을 하고 만든 멧돼지 가죽으로 만든 것은 그래도 오래 버틸 줄 알았다.


“흐음? 아무래도 꽤 튼튼한 녀석의 가죽이 필요 하겠어.”


여인이 갈기갈기 찢어진 ‘가죽이었던 것’을 들여다보며 이야기 했다.

가죽에서 짐승의 털이 불에 탄 것 같은 지독한 냄새가 풍겼다.


- 아니, 가죽의 질긴 정도의 문제가 아닌 것 같아.

- 생기를 유지할 수 있는 가죽.


“생기요?”


울림이 여인의 말을 받아 말을 이어갔다.


- 그래, 가죽들이 정령의 기운을 버티질 못하잖아.

- 죽은 것에 산 것의 숨결을 담을 수는 없지.

- 죽어서도 가죽에 생기가 남아 있는 것.

- 적어도 신의 짐승이 필요할지도 모르겠군.


일리가 있는 소리였다.

이번에 슬링을 만든 멧돼지는 토끼나, 사슴보다 더 거칠게 살아온 녀석 이었다.

게다가 신수까지는 아니었지만 생명의 기운도 제법 가지고 있던 녀석의 가죽이었다.

그런 녀석의 가죽이 딱 삼 일, 삼 일을 버텨냈다.


- 게다가 신수가 필요한 이유가 하나 더 있지.

- 언제부터인지 네제르의 기운이 더 이상 자라질 않고 있어.


울림의 말에 여인이 한동안 침묵을 지켰다.

대신 무언가를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당신, 꿈을 꾸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지요?”


- 분명히.


한참을 고민하던 여인이, 울림에게 다른 말을 꺼냈다.

어딘지 짧은 대답을 하는 울림의 목소리가 어두워 보였다.

여인이 울림의 대답을 듣더니, 이내 결심한 듯 말을 이었다.


“흠! 아무래도 그 녀석밖에는 없겠어.”


- 설마?


“저 쪽 세계에서는 이미 너무 많은 것을 빌려 왔어요.”


여인이 맑은 못을 바라보며 말했다.


“게다가 거길 또 간다고 해서 좋은 기운을 가진 것들을 만난다는 보장도 없어.”


한참을, 맑은 못을 응시하던 여인이 말을 멈추었다.

이내 결심이 선 듯, 여인이 울림을 향해 재차 말을 이었다.


“그리고......, 사실 당신도 그것을 염두 해 두고 한 말 아녜요?”


- 허! 그래도 조금은 고민 할 줄 알았거늘.

- 자식으로 삼은 아이를 위해 제 자식을 준단 말인가?


“애 앞에서 그게 무슨 소리에요! 그냥 짐승 한 마리 잡는 거지.”


알 수 없는 말들을 여인과 울림이 주고받았다.


“아가, 엄마 잠시 어디 좀 다녀올게.

평소보다는 조금 오래 걸리겠다.

요기, 요 아저씨랑 잠시 놀고 있어? 솨케드 씨앗도 좀 먹어보고.”


여인이, 밝은 얼굴로 아이를 보며 말했다.

이따금 아이의 배를 쿡쿡 찌르며,

뱃속에 있는 무언가를 가리키며 알 수 없는 소리도 했다.


이내 어미는 붉은 연기로 변하더니,

솔롬이 들어 왔다는 작고 푸른 물이 찬 구멍으로 뛰어 들었다.


“아이를 위해서 아이를 희생해요?”


어미가 사라진 것을 확인한 아이가, 제 궁금한 것을 울림에게 물었다.


- 그것보다 솨케드! 솨케드 씨앗을 하나 먹어주지 않겠느냐.


“얼마든지요. 하지만 꼭 대답을 해 주셔야 해요.”


- 그럼! 오늘은 아마 시간이 많을 게다!


어딘지 조급증이 나 보이는 울림의 목소리에,

네제르가 솨케드 나무에 다가갔다.


완전히 삭아 말라버린 솨케드 열매 사이로,

진한 밤색으로 여물은 씨앗이 보였다.


툭!


소년이 손을 가져다 대자, 마른 열매가 쉽게 떨어져 나았다.


이어서 아이의 엄지손가락 절반만한 암갈색의 열매가,

나무에서 떨어져 소년의 손바닥 위에 놓였다.


와작! 와자작!


소년이 입 안에 넣고 그것을 씹었다.

떫고 텁텁한, 나무를 씹는 감촉이 소년의 입안에 가득 퍼졌다.


- 오오! 이 풍미야. 뒤에 숨겨진 고소한 맛이라니!

- 아직! 아직 삼키지 말아야 한다. 입 안에 더 풍미가 돌아야 해

- 코로! 코로 큰 숨을 들이켜라! 오오! 그렇지 이거다!


알 수 없는 어른의 향기가 소년의 입 속에 그득 들어찼다.


“윽, 에퉤! 그냥 나무 씹는 느낌이에요.

이런 것을 무슨 맛으로 먹어요?”


견디다 못한 소년이 솨케드 씨앗을 제 입에서 뱉어냈다.


- 아깝게, 뭐 하는 짓이냐!

- 흠! 그렇다면 어쩔 수 없구나.

- 솨케드 씨앗 두 알만! 딱 두 알만, 손바닥에 올려 보거라.


소년이 울림이 시키는 대로, 두 알의 솨케드 씨앗을 손에 올려 두었다.


- ‘응?’ 나오거라.


[크홧! 멋대로 불러내고! 다신 안돌아가······]


순식간에!

솨케드 씨앗을 올려둔 소년의 손 위에, 도마뱀 비슷한 것이 어른 거리다가 사라졌다.


- 흠! 됐다. 여기 소금을 살짝 뿌려서 먹어주겠나.


소년이, 어이없는 표정으로 자신의 손 위에 놓인 솨케드 씨앗을 바라보았다.

도마뱀 녀석이 다녀간 것이 확실한 듯.

씨앗의 표면에 그을린 자욱이 생겨 있었다.


킁! 킁!


손바닥 위에서 올라오는 고소한 향기에, 소년이 저도 모르게 코를 벌름거렸다.


“햐! 아까 그 씨앗 맞아요?”


- 크흠! 그렇다니까.

- 날 것의 떫은맛을 못 이기는 녀석에게는 구워 줘야지.

- 아쉽지만 이것으로 만족할 테니, 어서 소금을 뿌려 먹어 보거라.


소년이 울림의 말대로, 작은 씨앗 위에 소금을 뿌렸다.


오도독! 오독!


짭짤한 소금의 맛. 다음은 약하게 그을린 나무의 향기가 들어왔다.

고소하고 기름진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운 것은 그 다음이었다.

담백한 고기와 닮은 듯 다른.

처음 겪어보는 기름진 풍미가 입 안을 가득 채웠다.


풍미가 한차례 가시고 나자,

처음의 떫은 향이 입 안에 퍼질 무렵.


- 마저 하나 먹거라. 떫은 향이 몰려오기 전에


울림의 요구에 소년이 하나 남은 솨케드 씨앗을 입에 털었다.


오도독! 오독!


“우와! 왜 두 개만 만들라고 하셨어요!

잔뜩 만들어야지 떫은 맛 없이 계속 즐길 수 있겠어요”


- 허허! 나는 떫은 맛 즐기는 것이 좋거늘···.

- 그럼, 세 개만 먹고 잠시 쉬는 것은 어떠냐?


“음, 그 정도는 저도 양보할게요.”


울림의 이야기에 소년이 수긍했다.


“그리고, 아까의 이야기는 마저 해 주세요.

아이를 희생한다는 것은 무슨 소리에요?”


한참을 솨케드 씨앗을 먹으며,

불도마뱀을 부려먹던 소년이 다시 생각 난 듯 울림에게 물었다.


- 그녀의 첫 아이는 ‘레비아탄’이라고 부른단다.


“레비아탄?”


- 신들은......, 신의 아이를 만들었다.

- 어떤 신은 자신을 닮은 형상대로 그것을 만들었고,

- 또 다른 신은 자신의 전능함을 보일 아이를 만들었지.


“신의 아이......, 레비아탄은 어떻게 생겼어요?

어머니처럼 예쁜 붉은 몸을 가졌나요?”


- 하! 레비아탄이 예쁘다고? 그렇지만 하나는 맞혔구나.

- 레비아탄은 그녀를 닮은 붉은 피부, 아니 비늘을 지녔지.

- 그리고 물속에서도 불을 뿜어댈 정도로 강력한 생명력을 가졌단다.


허파를 가진 바다의 지배자. 모든 용들의 왕.

울림은 그렇게,

자신이 알고 있는 레비아탄의 모습들을 소년에게 말했다.


“그래도, 어미니의 아이잖아요?

나쁜 존재가 아니라, 어머니가 만든 첫 생명.”


“그래 맞아. 이 아이도 소중한 내 아이야.

너도 소중한 내 자식이고.”


어느새 붉은 머리의 여인이 다가와, 소년의 말을 받았다.


그녀의 한 손에는 피처럼 붉은 생의 기운이 들려 있었다.

이제껏 소년이 삼켰던, 생의 덩어리들보다 강한 기운이었다.

거기다가 크기도 이제까지와 달랐다.

소년의 주먹 크기를 넘어, 한 입에 삼켜 낼 수 있을까 싶은 크기였다.


- 정말 가져왔군? 그런데, 고기와 가죽은 일부만 챙겨 왔어?


붉은 머리 여인의 발치에는 소년의 몸통보다 조금 큰 고기 덩어리가 놓여 있었다.

뱀인 듯, 물고기인 듯. 혹은 다른 커다란 짐승인 듯.

몸통과 꼬리로 이어지는 덩어리였다.


붉은 고기 덩어리를 덮은 비늘은 살아 움직이는 듯.

아직까지 그 몸체를 부르르 떨고 있었다.


“운이 좋았어. 이 아이의 삶도 계속 이어 나갈 수 있게 되었거든.”


- 무슨 의미지?


“후계를 낳았더라고. 후계에게 자신의 의지를 넘기고,

껍데기로 돌아가기 직전 이었지.”


- 그렇다면 아무런 피해가 없었다는 말이군.


“아니? 후계에게 넘어갈 생의 기운이 내 손에 있잖아?

아마 기운을 회복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테지.

그래도, 신수 레비아탄의 생은 확실히 이어갈 수 있게 되었어.”


아직도 부르르 떨고 있는 고깃덩이를, 여인이 조금 죄스런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어느새 소년이 어미의 뒤로 가, 제 어미를 살짝 끌어안았다.


붉은 머리의 여인이 희미하게 웃으며,

뒤를 돌아 소년을 마주 안으며, 어미가 말했다.


“아마도, 오늘이 지나면 이곳을 벗어날 수 있겠구나.”


“정말요?”


어미가 말하자, 아이가 눈을 밝히며 말했다.


“그럼, 그러기 위해 필요한 생의 기운인 걸?”


“처음으로 만든 어머니의 아이......, 라고 들었어요.

저 때문에 죄송해요.”


“쓸데없는 소리를 들었구나. 괜찮아. 이것의 생도 그대로 이어졌어.

너도 다 들었잖니?”


한 손으로 붉은 소년의 머리를 쓸어 넘기며,

어미가 말을 했다.

정확히 그녀의 말뜻을 알 수 없었지만,

어미의 말에 소년은 어딘가 안심이 되었다.


“자, 생을 담은 이 아이의 고기를 먹고, 기운을 흡수하자.

그리고 딱 한 번, 꿈을 꾸고 여길 벗어나는 거야.”


“와! 좋아요!

그런데 꿈을 계속 꾸면 안 되나요?

에하드, 슈나임이랑 노는 것 재미있단 말이에요.”


울림의 꿈을 꾼다는 이야기에, 아이가 신이나 제 어미에게 물었다.

기대감이 가득한 아이의 표정이 제 어미를 바라보았다.


- ......, 아니, 오늘 까지다.


어미의 입에서 거절의 대답이 나오기 전에,

울림이 재빨리 어미에게 향한 아이의 청을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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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Chapt 18 - 별의 조각 - 3 +1 20.08.12 13 1 13쪽
43 Chapt 18 - 별의 조각 - 2 +1 20.08.10 15 1 11쪽
42 Chapt 18 - 별의 조각 - 1 +2 20.08.07 20 2 12쪽
41 Chapt 17 - 괴팍한 난장이 - 4 +2 20.08.05 21 2 13쪽
40 Chapt 17 - 괴팍한 난장이 - 3 +2 20.08.03 19 2 13쪽
39 Chapt 17 - 괴팍한 난장이 - 2 +3 20.07.31 19 2 12쪽
38 Chapt 18. 괴팍한 난장이 -1 +1 20.07.29 20 2 13쪽
37 Chapt 17 – 꽃을 피우는 데, 많은 것이 필요하다. – 6 +1 20.07.27 20 1 17쪽
36 Chapt 17 – 꽃을 피우는 데, 많은 것이 필요하다. – 5 +1 20.07.24 24 1 16쪽
35 Chapt 16 – 꽃을 피우는 데, 많은 것이 필요하다. – 4 +1 20.07.23 25 1 17쪽
» Chapt 17 – 꽃을 피우는 데, 많은 것이 필요하다. – 3 +2 20.07.22 27 2 17쪽
33 Chapt 17 – 꽃을 피우는 데, 많은 것이 필요하다. – 2 20.07.21 34 0 18쪽
32 Cahpt 17 – 꽃을 피우는 데, 많은 것이 필요하다. – 1 20.07.20 25 0 17쪽
31 Cahpt 16 – 정령들의 세상 - 2 +1 20.07.17 27 1 13쪽
30 Cahpt 16 – 정령들의 세상 - 1 20.07.17 25 0 13쪽
29 Cahpt 14 – 기운의 사용법II. - 2 20.07.16 25 1 13쪽
28 Cahpt 14 – 기운의 사용법II. - 1 +2 20.07.16 30 2 15쪽
27 Cahpt 14 – 목동의 지팡이 II - 3 20.07.15 26 1 17쪽
26 Cahpt 14 – 목동의 지팡이 II - 2 20.07.15 27 1 15쪽
25 Cahpt 13 – 목동의 지팡이 II - 1 20.07.14 27 1 17쪽
24 Cahpt 13 – 기운의 사용법. 20.07.14 28 1 20쪽
23 Cahpt 12 – 목동의 지팡이. -2 +1 20.07.13 32 2 16쪽
22 Cahpt 12 – 목동의 지팡이. -1 +2 20.07.13 34 3 16쪽
21 Cahpt 11 – 기운을 차리는데 몸보신만한 것이 없다. +2 20.07.10 33 2 12쪽
20 Cahpt 10 - 지가 가르친다더니 남만 부려먹는다. - 3 20.07.10 32 1 11쪽
19 Cahpt 10 - 지가 가르친다더니 남만 부려먹는다. - 2 +1 20.07.10 41 2 16쪽
18 Cahpt 10 - 지가 가르친다더니 남만 부려먹는다. - 1 20.07.10 40 1 14쪽
17 Chapt09 - 왕께서 구박을 감내하신다. 20.07.09 42 1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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