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던전 생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송창룡
그림/삽화
송창룡
작품등록일 :
2020.07.10 09:04
최근연재일 :
2021.02.10 16:05
연재수 :
177 회
조회수 :
56,616
추천수 :
773
글자수 :
1,344,990

작성
20.10.08 18:00
조회
221
추천
2
글자
20쪽

제 89화. 대한 vs 델로로(마무리)

DUMMY

- 헤에, 형이랑 수호에게 그런 연기력이 있었을 줄이야. 크크 -


- 뭐 임마? 그래도 나는 이번이 벌써 두 번째라고?

이제 멍청한 몬스터 속이는것 쯤은 아무것도 아니지! 하핫! -


- 아무튼 그래서요? 어떻게 됐어요? -


- 그래서는 무슨. 역시나 예상대로 리치는 드래곤의 명령으로 마을을 공격한 것이었어.

오우거는 그의 수하들이었고 -


- ..그렇군요. 드래곤이 왜..? -


- 그건 자세히는 모르겠어.

아마 케로님. 아니 내가 왜 이래? 저 해골 바가지도 그 이유는 자세히 모를거야.

안다면 그 가벼운 주둥아리로 이미 말을 하고도 남았을테니 -


거한은 좀전에 10분 가까이 이어졌던 그의 자화자찬 가득했던 수다를 떠올리며 몸서리를 쳤다.


- 확실히 그렇네요. 히히.

아무튼 퀘스트는 성공적으로 클리어 됐어요! 히든 퀘스트가 떳으니까요 -


- 응. 우리한테도 보이더구나 -


- 아, 그랬죠? 그럼 이제.. -


- 그래. 뽑아먹을건 다 뽑아먹었으니 다시 2차전을 벌이는 중이지! -


- 그런데 아까 데스 핸드에 맞았다는 형이랑 누나는 어떻게 된거에요?

제가 알기로는 데스 핸드는 6서클의 지독한 대인 마법인데.. -


- 아, 리치가 자만을 했던건지 풀 스펠이 아닌 속성 스펠로 날렸더라고.

얼핏 봤는데, 두 사람 모두 순간적으로 마력을 뭉쳐 잘 막아낸것 같아.

아마 그 동작이 워낙 빨라 메이지인 리치는 눈치채지 못했겠지만. 하하 -


- 헤에, 마력 방어라. 역시 대단하네요 -


- 아, 너는 잘 모르겠구나?

이곳에서 두기 형님이 그 둘에게.. -


- ..그런 일이.

그렇다면 이제 두 사람은 더욱 강해 지겠네요? -


- 내 말이. 지금도 따라잡기 힘든데 말이지. 하핫 -


거한의 기분 좋은 웃음이 메세지로 전달되는 듯 했다.


- 아무튼 나머지 이야기는 나중에 들을게요.

이곳도 대충 마무리가 되어 가는 중이거든요..! -


- 이런, 그 곳은 어떻게 되어가는지도 묻질 않고 너무 내 이야기만 했군.

거긴 어때? 위험한건 없고? -


거한이 쑥스러운듯 대한이에게 되물었다.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 혼자서만 신이나서 떠벌인 것 같았기 때문이다.


- 이 곳도 마찬가지. 전부 우리 생각대로 잘 되가고 있어요. 크크 -


현재 대한이가 서있는 이 곳은 델로로와 베이거의 최후의 일전이 일어나기 직전인 엘리샤의 집 앞 이었다.


거한과 대한 둘의 메세지는 순식간에 이루어 졌기에, 거한의 설명을 모두 들었음에도 아직 시간은 그다지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 ..그렇겠지.

뭐, 너랑 민국이가 한 팀이니 애초에 걱정은 하지 않았지만 말이야..! -


- 그것보다 레니아가 걱정이시겠죠? 히히 -


- 흠, 흠. 뭐.. 알면서? 하핫! -


- 걱정마세요. 레니아는 다른(?) 임무를 수행 중이니까요! -


그런 대한이의 시선이 왼 편에 놓여진 엘리샤의 집을 향했다.


???


놀랍게도 조금 전 모로스의 헬 파이어를 직격으로 맞은 엘리샤의 집은, 아무런 생체기도 없이 처음과 같이 멀쩡한 상태였다.


다만 이곳의 전투 흐름이 워낙 긴박했기에, 아직 그 사실을 깨달은 사람은 대한이 말고는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 아무튼 나머진 만나서 이야기 하는걸로 하죠. 거한이형! -


- 그래. 너도 끝까지 수고하고.. -



그렇게 길면서도 짧은 메세지를 마친 대한이는, 다시 한번 집중하여 둘의 최후의 결전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저 마법은 설마..!”


대한이가 거한과 메세지를 나누는지도 모르고, 지금까지 쉬지않고 떠들어대던 펠리스의 탄식이 대한이의 귓가에 울려퍼졌다.


“왜요? 무슨 마법인데요?”


“..저건 헬 파이어!”


“네? 또 헬 파이어요?”


뭔가 훨씬 대단한게 나올 줄 알았던 대한이였기에, 그 실망감 때문인지 대답하는 목소리에서 저절로 힘이 빠졌다.


“..저건 일반적인 헬 파이어가 아니라네”


“네? 그건 또 무슨 말이에요?”


뭔가 자신이 모르고 있는 사실이 더 있는것 같자, 대한이의 눈에 다시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헬 파이어는 알다시피 6서클의 대인 최강 마법이지.

특히나 특정 1인에게는 말 그대로 지옥불과 같은..”


역시 장로답게 사설이 긴 펠리스였지만, 대한이는 꾹 참으며 그의 설명을 경청했다.


“..그 헬 파이어는 마력의 조합 방법과 마력 양에 따라 그 종류를 나눌수 있다네”


“그렇군요. 그렇다면 저건..”


“지금 델로로 장로가 거의 완성시킨 저 헬 파이어 잘 보게나”


“..아! 색이 노란빛이네요?

좀전에는 분명이 파란빛이..”


“그렇지! 바로 그거라네. 역시 눈썰미가 탁월하군.

저 노란 헬 파이어를 마법사들 사이에서는 ‘헬 파이어 - 옐로우’ 라고 부른다네!”


뭐야 그 어처구니 없는 네이밍은.

만약 내가 짓는다면 골든 헬파이어..

..아니다. 나도 거기서 거기였네. 끄응..


대한이는 역시나 사람은 겸손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느꼈다.


“그렇군요.

그렇다면 혹시 다른 버전들도..?”


“오. 자네말이 맞아! 역시 대단해!”


뭐, 그정도로 대단하다고 하실것까지야..

그런데 정말 그런 이름이 또 있다고?


이런 대한이의 속마음도 모른채, 펠리스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저 헬파이어 옐로우(이하 옐로우) 는 거의 7서클에 달하는 마력과 능력이 필요하지.

아마 델로로 장로는 거의 7서클에 근접했기에 힘들었겠지만 저걸 완성시킬 수 있었을 것이야”


흐음. 신기한데? 6서클.. 그러니까 A급 능력자가 AA급 마법을 사용한 격이니까.

아마도 저 마법의 특수성 때문이겠지만.


대한이의 예상대로 헬 파이어 마법 자체는 6서클에 랭크 되었기에, 일반적인 7서클 마법과는 달리 델로로가 그것을 시전 가능했던 것이다.


다른 7서클 마법은 절대 6서클 마법사는 사용할수도 흉내낼수도 없었다.


“그리고 그 마력이 8서클이 되면 ‘헬 파이어 - 화이트’ 가 되는것이지!”


블루, 옐로우 다음은 화이트라.. 그렇다면..


“그렇다면 혹시 9서클에도 헬 파이어가..? 아마도 블랙의?”


“아니, 그걸 어떻게..?

정말 모르고 있던것 맞나? 거짓말한건 아니지?”


펠리스가 깜짝 놀랐다는듯 대한이를 쳐다보며 대답하자 대한이는 그저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그냥 때려 맞춘거죠 뭐. 하하”


“..정말 대단한 직감이야!

아무튼 자네 말대로 말만 들어도 무시 무시한 9서클에는 ‘헬 파이어 - 블랙’ 이 랭크되어 있다네”


펠리스는 9서클을 생각만해도 흥분된다는 듯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


그렇겠지. 9서클 이라면..

지금 두기 형도 마법사로는 8서클에 해당되니까 정말 대단한 위치지.

저렇게 대단해 하는데.. 나도 노력하면 언젠가는 가능하려나?


자신이 마력만 따지자면 이미 10서클(SSS급) 에 도달했다는 것을 자주 잊어버리는 대한이였다.


“그 후에는요? 혹시 10서클에는 헬 파이어가..”


“10서클? 그런 말도 안되는..

그건 이제껏 정말 ‘극’소수의 선택받은 자들과 드래곤들에게만 허락된 영역이라네! 말도 안되지! 암!”


펠리스는 손사래를 치며 대한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대답하였다.


“그, 그렇군요. 제가 아직 잘 몰라서요..”


“그래. 그럴수도 있지.

그래도 자네 역시 마법사라면 잘 알고 있게나.

10서클은 우리의 영역이 아니라는 것을..”


“네. 명심할게요!”


뭐 당분간은..


둘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이제 완벽한 옐로우를 완성한 델로로가 승리자의 미소를 띄우며 베이거에게 말했다.


“기다려줘서 고맙군.

소개하지. 내가 최근에야 겨우 완성한 ‘헬파이어 - 옐로우’

나는 그냥 '작은 태양' 이라고 부르지. 허허”


델로로가 잔뜩 거만한 목소리로 자신있게 자신의 눈 앞에 가만히 타들어가고 있는 헬 파이어를 소개했다.


작은 태양? 저건 내 '골든 헬 파이어' 보다 심한 작명이잖아? 아오, 오글 오글..


“태양이라.. 과연 그에 걸맞는 스킬이군..!”


펠리스의 생각은 대한이와 조금 다른듯 했다.


역시 나이가 많으신 장로들이라 그런가? 아니 마법사들이라 그런거겠지?

자신의 마법에 애칭을 붙이다니.. 그러고도 손 발이 오그라들지 않고 멀쩡한거야?

..그럼 나도 하나 만들어볼까? 명색이 나도 마법사인..


귀 얇은 대한이의 철학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크크, 확실히 그 불꽃은 조금 위험해 보이는군.

그렇지만 아까 봤잖아? 맞지 않으면 전부 무용지물 인것을..크큭"


베이거의 비웃음에 델로로는 최대한 여유있는척 대답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건 자네 말이 맞지.

하지만 이번에는 아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빨라졌을 거라네.

뭐, 자네라면 능히 이것 역시 피할수도 있겠지만은.."


"큭. 뭐냐? 대체 무슨 말이 하고싶은게냐?"


"아니, 내가 자네라면 이 스킬을 단순히 피하지 않고 맞서 부딪쳐 파괴할거라 생각했거든.

그게 자네같은 훌륭한 기사들이 선택하는 방법이니까.

아니면 내가 잘못 생각한건가?"


역시 노회한 델로로답게 은근슬쩍 베이거의 자존심을 건드려대며 태연하게 대꾸하였다.


"오우. 대놓고 도발하시네요?

설마 저런 단순한 수에 걸려들일은.."


"큭! 피하긴 누가?

나 역시 네 녀석의 마법을 파훼하기 위한 엄청난 스킬을 준비해놨지!"


대한이의 걱정이 무색하게 순식간에 도발에 걸려든 베이거였다.


"에휴, 그래. 저럴줄 알았다.."


- 베이거형은 피하지 않는다용!

맨날 나한테 놀리고 협박 하는 보스랑은 다르게 남자다용! -


- 컥. 용용아. 내가 언제 놀리고 협박.. 했구나. 쩝.. -


- 보스도 좀 보고 배우라용! -


- 그, 그래. 알았어. 알았으니 그만 좀 구박해라 임마. 내가 명색이 보스인데.. -


- 흥! 용! -


..흥 용 은 또 뭐야?

이제 아주 제멋대로구만. 내가 왜 이런 신세가.. 크흑


- 마스터께 너무 그러시면 안됩니다. 용용 보스 -


오! 그래도 쩌리는 역시 아직 내 편이구나.


- 마스터께서도 그러고 싶어서 그런게 아니라, 천상이 야비하게 태어나셔서.. -


이것봐라? 말리는 시누이가 더 얄밉네? 두고보자, 이 자식들!

나중에 한 번 제대로 얼차려를..


- 얼차려는 또 뭐냐용? -


- 분명 좋지는 않은 듯 싶은데요. 마스터의 음흉한 표정을 보아하니.. -


더욱 머리가 아파진 대한이는 더이상 생각하는것을 멈추고 전투에 집중하기로 했다.


델로로는 베이거의 호기로운 대답에 그럴줄 알았다는 듯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베이거에게 대답하는 중이었다.


"역시. 훌륭한 청년이군!

내 '작은 태양' 에 맞설 생각을 하다니말이야. 좋아, 어디한번 받아보게나..!"


'이제 거의 다 됐다.

멍청한 녀석. 감히 7서클 최강 대인 마법을 파훼할 생각을 하다니.

제 아무리 A급, 아니 설령 AA급 이라 할지라도 정면에서 이 마법을 막을자는 없을것이다!'


델로로는 이제 승리의 미소를 지은채 마지막 남은 최후의 발동을 하기 시작하였다.


"..작은 태양. 작렬!"


우우웅.. 피슛!


그러자 델로로의 앞에 가만히 맴돌던 노란 빛의 불꽃덩이가 순식간에 긴 꼬리와 노란 궤적을 그리며 베이거에게 쇄도하였다.


베이거 역시 델로로와 마찬가지로 좀전에 충분히 자신의 암흑 마력을 모았기 때문에, 겁먹지 않고 자신의 절기를 시전하였다.


"암흑 마력 폭발, 폭주!

..비기, 하늘 가르기!"


한동작으로 단번에 이루어진 베이거의 움직임에, 곧 엄청난 마력의 폭발과 함께 베이거의 검으로 폭주하는 듯한 암흑 마력들이 모여들었고, 그 마력을 순식간에 가로로 크게 휘둘러 눈 앞에 다가오는 헬 파이어를 향해 쏘아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미친짓이야! 7서클 헬 파이어에 정면으로 검기를 날려대봤자.

지금이라도 어서 피하는게.."


펠리스는 이미 델로로의 손에서 마법에 시전된 순간부터 같은 말을 반복하며 다급한 표정으로 대한이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오옷. 저건 유비 누나와 최후의 격돌때 쓰려고 했던 그..

아까 마무리를 보지 못해 찜찜했는데 잘됐군. 히히"


대한이는 전혀 불안한 기색 없이 오히려 즐기는 듯한 목소리로 어느새 이상한 과자까지 까먹으며 눈 앞의 전투에 집중하고 있었다.


"..허허. 대체 무슨 자심감인고..

아직도 다른 수가 있다는건가? 나로선 전혀 짐작할수도 없군"


펠리스는 도저히 대한이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건 같은 장로인 델로로 역시 마찬가지였다.


"허허. 역시나 검기로군. 뭐, 검사가 할 수 있는게 그렇겠지만.

하지만 제 아무리 암흑 검기라도 내 작은 태양을 파훼할수는 없을것이다"


"글쎄? 과연 그럴까? 크큭"


둘의 신경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정확히 중간 지점에서 델로로의 마법과 베이거의 검기가 맞부딪혔다.


퍽, 푸슈슈..!


놀랍게도 부딪힌 두 마력은 폭발하지 않고, 마치 줄다리기를 하듯 앞서거니 뒷서거니를 하며 중간 지점에서 대치하기 시작했다.


"무, 무슨! 헬 파이어에 밀리지 않는 검기라고?!"


"어찌 이럴수가.."


델로로와 펠리스 모두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소리를 질러댔다.


"음, 저건 두기형이랑 쿠베른이 싸울때와 같은 마력의 대치..

검기나 마법이나 다 같은 마력 덩어리.

비슷한 힘이 맞부딪치면 결국 저런 결과가 나오는구나!"


오직 대한이만이 침착하게 그 상황을 분석할 수 있었다.


"아니 대체 어떻게 아직 A급에 불과한 네 녀석이 나의 7서클 마법과 같은 마력을 뿜어낼수가 있는거지?"


델로로가 마치 화가난 듯한 목소리로 헬 파이어에 마력을 쏟아부으며 베이거에게 질문을 던졌다.


"크큭. 네 녀석의 그 마법과 마찬가지 랄까?

오히려 검사야말로 등급의 구분이 더 모호한 직업이지.

이 스킬은 나의 위대하신 '쿠베른' 님의 기술들을 본받아 내가 만들어낸 작품.

단기간의 마력 폭주와 폭발로 평소의 내가 다루던 것보다 높은 양의 마력을 한순간 제어할수 있게 해주는 것이지!"


"그런.."


베이거의 설명을 들은 델로로의 안색이 새파랗게 변했다.


그 말을 듣고나니, 정말 자신의 헬파이어 - 옐로우와 비슷한 원리였던 것이다.


"내가 경솔했군. 검사 역시 그런 방법이 있을 줄이야.."


"크큭. 나 역시 놀라운건 마찬가지.

내 하늘 가르기와 대립하는 마법이라니..!"


베이거 역시 하늘 가르기에 마력을 더하는것을 멈추지 않으며 대답하였다.


"..결국 마력 싸움인가? 그렇다면 나도 지진않는다!"


"마력 싸움? 과연 그럴까? 크큭!"


"그건 또 무슨 말이냐?"


"무슨말은.. 너는 비장의 수를 모두 썼지만 나는 아직 남아있다는 이야기지. 크큭!"


"비장의 수? 지금 상태에서 그런 허세를..!"


"허세는 너 같이 나약한 녀석들이나 하는 것이지. 자, 네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아라!

두 번째 비기, 땅 가르기. 합체 비술, 십자 가르기!"


베이거는 정말로 아직 남아있는 폭주 마력을 사용하여 이번에는 세로로 길게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쏘아져나간 세로의 암흑 검기가 헬 파이어와 대치중인 가로 검기에 덧입히듯 더해지더니, 십자 형태를 이루며 헬 파이어를 순식간에 밀쳐내며 전진하기 시작했다.


"크, 크윽. 뭐, 뭐야? 이 무식한 마력은..!"


헬 파이어를 시전중인 델로로의 입가에 한 줄기 피가 흘러내리면서 그의 몸이 크게 뒤로 휘청거렸다.


푸슛. 파지직!


그렇게 거짓말처럼 손쉽게 헬 파이어를 4등분을 낸 십자 가르기는 이제 델로로를 향해 무섭게 나아가기 시작했다.


4등분된 헬파이어는 폭발하지 않고 그대로 소멸되어 사라져갔다.


"..쿨럭"


자신의 마법이 역소환되어 심각한 데미지를 받게된 델로로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여 연신 피를 토해내는 중이라 십자 가르기에 그대로 노출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안돼..!"


아무리 자신과는 뜻이 다르더라도 그 역시 엘프의 일원이자 장로였기 때문에, 펠리스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치며 앞으로 나아가려 했다.


반면 대한이는 연신 베이거의 기술에 감탄만 할뿐, 별다른 조치는 하지 않았다.


"자네가 나서서 저 청년을 멈춰주게나.

아무리 델로로가 밉더라도 우리 엘프족의 장.."


그러자 그제서야 펠리스를 바라본 대한이가 여유롭게 대답하였다.


"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펠리 아저씨.

아까 들었잖아요? 살생은 하지 않는다고.."


"그건 그렇지만 저 스킬은 아무리 빗맞는다고 해도.."


"형이 알아서 잘 할거에요. 히히"


"그런.."


이제 베이거 역시 찰떡같이 믿는 대한이였다.


한편 고개를 들어 이제 바로 코 앞까지 다가온 십자 가르기를 본 델로로는, 두 눈을 감고 체념하듯 중얼거렸다.


"..멋진 일격이었다.

이 정도면 대장로님이 아니라면 누구도 막을수 없을테지..

..내가 인간과 다른 종족들을 너무 무시했군.."


"크큭. 죽기 직전에야 조금 봐줄만해 지는군.

..그래도 오늘은 대한이의 부탁이 있었으니까.. 네 놈, 운 좋은 줄 알아라! 크큭.

암흑 세계!"


위잉..


델로로의 중얼거림을 들은 베이거는 짧게 대꾸하고는 그대로 암흑 세계를 시전하며 순식간에 사라져 델로로의 옆에 나타났다가, 이번에는 델로로와 같이 다시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러자 목표를 잃은 십자 가르기는 계속해서 나아가더니, 곧 커다란 나무에 부딪치며 그대로 폭발하였다.


쿵.. 쿠르릉.. 퍼엉!


"이런, 충격파가 장난이 아닌데?

실프 소환! 충격파를 막아줘!"


대한이는 멀리 떨어진 자신들에게 조차 덮쳐오는 충격파에 재빨리 실프들을 소환하며 지시했다.


<알겠습니다. 응? 저기 다른 분들은..>


"모두 보호해줘. 부탁해!"


<물론입니다. 후훗>


익숙한 그 실프가 소환과 동시에 나타나며 주변에 널부러진 다른 장로들을 발견하곤 대한이에게 물었고, 대한이는 물론 모두의 보호를 요청했다.


<친구들이여, 부탁해요>


곧이어 10여 마리에 달하는 실프들이 순식간에 나타나 각각 한 명씩 모두에게 붙어 윈드 쉴드를 시전해주었다.


"이건 실프?! 자네, 마법사가 아니라 정령사였던건가?

아니, 분명 아직도 마법사의 기운이 느껴지거늘.. 설마 듀얼 클래스?!"


펠리스는 대한이가 소환한 실프들을 바라보며 대경하며 물었다.


"아, 그건 사정이 좀.. 나중에 말씀 드릴게요.

일단 펠리스 장로님도.."


역시나 펠리스 옆에도 실프 하나가 붙어 윈드 쉴드를 생성하였다.


파파팟~!


충격파는 곧 반경 100미터 넘게 퍼져나갔고, 대한이의 기지 덕분에 별다른 피해 없이 모두가 그것을 넘길 수 있었다.


그리고 곧이어 충격파가 사라진 중심에는 베이거와 델로로가 아공간을 통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마을이..

내가 졌다.."


델로로는 휑해진 주변을 바라보고는 고개를 떨구며 힘없이 대답했다.


그의 말대로 주변은 작은 소용돌이가 지난간것처럼, 그들이 있는곳을 중심으로 작은 크레이터가 생기고 나무들은 모두 충격파에 뽑히거나 누워있었다.


한가지 다행이라면, 애초에 엘리샤의 집은 마을 중심과는 멀리 떨어진 외진 곳이라 주변에 그들 남매 말고는 아무도 살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한이 역시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엘로이의 지옥 관광 수다 덕분에) 별 거리낌없이 베이거를 말리지 않았던 것이다.


"마을이..

아니, 이 정도로 끝나서 정말 다행인거겠지.

아무튼 델로로를.. 아니 모든 엘프들의 목숨을 빼앗지 않아 정말 고맙네..!"


"에이, 당연한건데요 뭘. 목숨은 설령 신이라도 절대 함부로 할 수 없으니까요!"


'그렇군. 이 청년은 자신이 힘든 상황에서도 살생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어.

대단한 청년이야..!'


"그렇군. 아무튼 서쪽 숲의 엘프들을 대표하여 내가 대신 감사를 드리겠네"


"네. 그렇다면 뭐.. 히힛"


둘의 대화를 듣던 델로로가 대한이를 쳐다보며 한 걸음, 한 걸음 대한이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때.


<던전이 모두 클리어 되었습니다..

..>


익숙한 클리어 메세지가 대한이의 머릿속에 울려퍼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슬기로운 던전 생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1부 완료 및 휴재 공지. 21.02.10 119 0 -
공지 연재시간 - 주 5일 (평일 오후 6~7시) 20.07.20 517 0 -
177 제 173화. 수련(4) - 1부 END - 21.02.10 138 0 16쪽
176 제 172화. 수련(3) 21.02.09 70 0 15쪽
175 제 171화. 수련(2) +2 21.02.08 90 1 18쪽
174 제 170화. 수련(1) 21.02.08 88 0 15쪽
173 제 169화. 빌드업 준비(5) - again, 물의 궁전 21.02.04 99 0 22쪽
172 제 168화. 빌드업 준비(4) - 첫 시도! 던전 메이킹 21.02.03 121 0 15쪽
171 제 167화. 빌드업 준비(3) - 럭셔리 한우 21.02.02 74 0 19쪽
170 제 166화. 빌드업 준비(2) - 수호와 예인 21.02.01 85 0 15쪽
169 제 165화. 빌드업 준비(1) - 황금 마차 재방문 21.01.29 110 0 19쪽
168 제 164화. 앞으로를 위한 잠시동안의 휴식(8) 21.01.28 97 0 13쪽
167 제 163화. 앞으로를 위한 잠시동안의 휴식(7) 21.01.27 85 0 14쪽
166 제 162화. 앞으로를 위한 잠시동안의 휴식(6) 21.01.26 94 1 22쪽
165 제 161화. 앞으로를 위한 잠시동안의 휴식(5) 21.01.25 96 0 17쪽
164 제 160화. 앞으로를 위한 잠시동안의 휴식(4) 21.01.22 155 0 21쪽
163 제 159화. 앞으로를 위한 잠시동안의 휴식(3) 21.01.21 142 1 19쪽
162 제 158화. 앞으로를 위한 잠시동안의 휴식(2) 21.01.20 121 0 18쪽
161 제 157화. 앞으로를 위한 잠시동안의 휴식(1) 21.01.19 101 0 17쪽
160 제 156화. 다시 서울로..! 21.01.18 117 0 19쪽
159 제 155화. 너 잘 걸렸다. 21.01.15 112 0 23쪽
158 제 154화. 던전 디렉터의 오의 21.01.14 111 0 15쪽
157 제 153화. 레벨업 21.01.13 121 1 17쪽
156 제 152화. 켈라드(5), AA급 던전 완료 21.01.11 127 0 16쪽
155 제 151화. 켈라드(4) 21.01.08 120 0 19쪽
154 제 150화. 켈라드(3) 21.01.08 111 0 14쪽
153 제 149화. 켈라드(2) 21.01.06 141 0 13쪽
152 제 148화. 켈라드(1) 21.01.05 120 0 15쪽
151 제 147화. 만남 21.01.04 147 0 17쪽
150 제 146화. 갑자기 분위기 결혼? 20.12.31 159 0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