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만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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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다
작품등록일 :
2020.07.12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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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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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너를 구하러 왔다. - 4

오늘도 봐주시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DUMMY

“그, 그건.”


알 수 없었다. 자신의 육체에서 나오는 냄새를 맡고 싶었지만 그녀의 미각은 이미 사라졌고 냄새 조차도 맡을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항상 정보망으로 이 냄새가 어떤 냄새인지를 체크하는 그녀였지만 체크할 수 없었다.

해당 냄새를 뿌리고 있는 건 아크의 스모크 입자였으니까.


“그러니까 뭐냐고.”

“나에게 원하는 게 뭐에요? 왜 이러는 건데요?”

“난 그저 너에게 나는 냄새를 맡으라고 했을 뿐이야. 그래서 무슨 냄새가 나지? 너에게서 지금 무슨 냄새가 나냐고?”


정보망을 뜯을 수 없으니 그녀는 그냥 대답하지 못하고 용주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아니 너무나도 늦게 깨닫고 말았다.

이 남자는 이미 자신의 정체를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런데 어떻게 자신의 정체를 이렇게 파악해버린 걸까?


“어디서부터 알았어?”

“어디서부터 알았냐가 그렇게 중요한 대답이면 난 대답안하련다. 애초에 그냥 네가 처음부터 갸롯이라는 걸 알고 이걸 어떻게 상대할까 생각하며 대했던 거 뿐이야.”

“처음부터 갸롯이란 걸 상정했다고?”

“어,”


특히 영광의 도전자 때는 도가 심했을 정도로 연기를 못했다.

자신의 오빠가 다치자마자 죽자살자 달려들어서 싸웠던 걸 생각해보면 더더욱, 게다가 그녀가 장착하는 HS 1형에 생명반응이 돌아오지 않고 갸롯이 싸우고 있었으니 더욱 더 정체를 알 수 밖에 없었다.


“...더 이상은 거짓말 못하겠네. 이용주, 그래서 내가 갸롯인 걸 알았다고 치자 그래서 뭘 원하는 데? 네 아버지가 부활한 이유를 찾고 싶은 거라면 난 그 사실에 대해서 전혀 몰라. 날 이 상태에서 죽이고 어리석음의 조각을 찾고 싶은 거라면 그건 안 돼. 갸롯일 때만 넌 날 공략할 수 있어.”

“거 참 혼자 말 다하네. 난 그럴 생각이 없어. 그저 말이지. 내 여동생 같은 녀석이 흑막같은 놀음이나 하니까 답답해서 그런다. 왜.”

“여동생?”


카산드라는 크게 웃었다, 이 안에 누가 있는 줄 모르고 계속 웃었다.


“너 진짜 웃긴다, 난 너 같은 가족을 둔 적이 없어. 애초에 피도 한방울 안섞였잖아? 그런데 무슨 놈의 가족은 가족이야? 드디어 미쳐버렸어?”

“아니 그런 건 아니야. 단지 이건 길드장이라는 이름의 가장으로서 해야할 일이니까 말이야.”

“아, 그러셔?”


그러나 그런 건 상관 없었다. 이 안에 누가 있건 이용주가 자신을 위협하건 그딴 건 상관 없었다.

자신의 정체를 알고 무엇을 하려는 지가 중요하다, 자신을 포로로 삼을 것 같지 않고 심문조차도 할 것 같지 않다.

도대체 이 남자는 무슨 생각으로 자신의 정체를 밝혀냈는가, 왜 자신을 가족같은 존재로 여기는가? 그것만 궁금했다.

뭐 애초에 용주는 대답만을 원했다.

그녀가 어째서 이러는 가에 대한 대답을 말이다.

하지만 만약 들을 수 없다면, 이게 그녀의 대답이라면 그녀가 인류의 배반자인 걸 알아버린 이상 그가 그로서 해야 할 일을 해야만 했다.


“어차피 넌 못숨어. 어디 있건 간에 내가 찾아 내거든.”

“하지만 날 죽이면 수현 오빠가 가만 있을 것 같아? 물론 수현 오빠가 널 적으로 돌린다고 한들 이기지는 못하겠지 하지만 넌 아군 하나를 잃는 거야.”

“내가 말했었지. 난 지금 가족을 위해서 이러는 거라고.”


이용주는 더는 됐다는 듯 편지를 그녀가 눕고 있는 쇼파에 내던졌다.

편지의 내용은 간단했다, 어디서 싸우자는 간단한 이야기. 싸워도 정체를 들키지 않고 싸울 수 있는 곳이니 얼마든 싸울 수 있는 곳이었지만 왜 그렇게 자신을 쓰러트려하고 싶은가.

왜 그렇게까지 자신을 압박하는가? 그걸 알고 싶었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알 수 없었다, 그저 이용주는 내일 거기까지 오라는 말과 함께 카페의 문을 닫고 사라졌다.


“...난 너 같은 오빠 둔 적 없어. 이용주 네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네가 그렇게 나온다면 나도 방법은 한 거지 뿐이야.”


죽인다.

무슨 수를 써서든 죽인다, 애초에 예언서에 나오지 않은 존재가 나대는 꼴을 그대로 지켜보는 것도 이제는 질렸다.

원래라면 그의 역할은 예언서에도 나오지 않은 단역이니 수현을 도와야하는 역할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러지 않고 있으니 그 쓰임새도 못하는 녀석은 어떻게든 죽인다.

카산드라는 바벨의 눈을 보이며 그대로 잠들었다, 내일 오빠에게 크게 혼난다고 해도 자신의 정체가 밝혀진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드리기로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미 그녀의 오빠는 알고 있었다.


‘용주 길드장님, 어쩌고 싶으신 겁니까. 저는 뭘 어떻게 해야 좋은 겁니까?’


그리고 아는 것보다 중요한 건 자신의 가족이 적이 되었고 더 이상 망설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왜 적이 되었는 지, 왜 이렇게 되었는 지 알고 싶었다.

알아야만 했다, 자신이 오빠로서 못한 게 너무나도 컸기에 그녀가 그렇게 되벌니 건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했기에 결국 각오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네 손으로 널... 쓰러트리겠어.’


어긋난 각오였지만 그 어긋난 각오로 뭘 해야할 지 수현은 정해지지 않았다.

그저 쓰러트릴 수 밖에 없다면 쓰러트린다.

그 생각 속에서 그녀가 조용히 잠들길 기다리며 카페 한 구석에서 잠들었다.


***


“으오오오오!”


약속 장소에는 이용주는 없었다.

갸롯의 모습을 하자마자 자신의 오빠가 달려들어 말 그대로 막무가내적인 전투를 보이고 있었다.


“확실히 이용주의 제자다운 성장률을 보여줬지만 네 공격을 맞고 있으니 안마가 되는 느낌이다만? 좀 더 확실하게 살의를 담아 공격할 수 없겠냐?”

“카산드라!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검으로 몇 번이고 그녀를 공격하고 공격해도 그녀의 갑옷에는 어떤 상처도 나지 않았다.

살의도 힘도 담지 않은 그저 막무가내, 아니 동생을 구하고 싶어하는 여러 번의 손 길은.


“지금은,”

“으윽?!”

“그 이름을 부르지마.”


한 번의 주먹에 굴러넘어가며 의지가 꺾였다.

상대는 갸롯, 인류의 배반자이다, 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여동생이기도 했다.

왜 이렇게 된 걸까? 왜 자신이 여동생을 공격하는 걸까.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 데, 구르고 구르고 또 굴러서 갑옷의 내구도가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그는 카산드라의 이름을 외쳤다.

하지만 카산드라는, 아니 갸롯은 어떤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때 쓰는 것 처럼 차갑게 이름을 부르지 마라며 더 이상 자신을 향해 뭐라하지 마라며 자기 자신에 대한 모든 것을 거부하는 듯 보였다.


[갑옷이 한계 상황까지 돌입했습니다. 사용자의 보호를 위해 모든 마나를 방어력으로 돌리겠습니다. 공격기능 제어가 불가능해집니다.]

“카산드라!”


비가 오는 날, 여동생의 이름을 외쳐보지만 사납게 내리는 소나기와 함께 카산드라라고 외치는 그의 외침은 말 그대로 비와 함께 씻겨내려갔다.

씻겨내려가는 현실 앞에서 갸롯은 그에게 물었다.


“넌 몇 번이고 날 공격할 기회가 있었다, 여유조차 부릴 수도 있었겠지. 비록 네가 네 정보를 알고 있다고 하지만 넌 기회를 만드는 녀석이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허둥지둥거리나?”

“나는, 나는 못한다고!”


방어모드로 들어간 G-1를 입은 수현은 그 안에서 울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의 여동생이 왜 적이 되었는지 알 지도 못하고 왜 이런 식으로 대하는 지 서로를 의지했던 가족이 어쩌다 이렇게 됐는 지.


“나는 못해! 못한단 말이야! 너를 어떻게 쓰러트려! 너를 어떻게 쓰러트리냐고! 넌 내 하나 뿐인 가족이란 말이야!”

“...그 의견에는 동의하지. 하지만 난 갸롯이야. 그러니까 포기해. 나는 인류의 배반자라고.”


갸롯의 눈에서 피눈물이 흐르고 있었지만 피는 거칠게 내리는 비와 함께 씻겨내려갔다.

죄악감 속에서 회개한다고 한들 누가 그 바램을 들어줄까? 누가 그걸 들어줄까? 자신에겐 이미 구원자 따위 없었다.

자신의 오빠도, 이용주도 자신을 구하지 못한다.

그 날, 납치되어 특수 몬스터가 될 뻔한 그 날 부터 자신은 이미 죽어야 할 운명이었다.

억지로 살아있을 뿐이지, 억지로 이렇게 있을 뿐이지, 결국 죽었어야 했다.

그러나 살아있다.

그 살아있다는 감정 하나만으로 자신이 이렇게 역겨운데, 그걸 참을 수 있었을까.

피로 이뤄진 회개속에서 빗속을 걸어오는 누군가가 보였다.


“정말 최악이다. 이런 식으로밖에 뭘 못하다니 말이야.”


천천히 자신의 모습을 바꿔가는 이용주는 마지막까지 헬멧을 쓰지 않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언젠가 여동생을 찾으며 울부짖을 때의 눈빛이었다.


“오호? 이제야 죽을 자리를 찾으러 왔나? 이용주? 아니면 날 죽이러 왔나? 어느 쪽이든 환영이다. 너라는 존재는 정말로 예상외였거든. 지금까지 정말로 고마웠다고, 이건 진심이야.”

“난 고맙지도 않아. 오히려 진짜 싫다고, 죽고 싶어하는 여동생이 왜 죽고 싶어하는 질 모르고 있는 게 정말 슬프다고.”


언젠가 여동생이 자신이 없어지고 나서 말 그대로 깡패의 길을 걸어섰다는 걸 생각해보면 울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지금같이 가족을 위해 살아가는 용주에게 있어서는 지금의 이 상황이 너무나도 싫었다.

또 한 번 더 자신이 여동생을 슬프게 만들었다, 그것도 모자라 자신의 동생이나 같은 수현을 이렇게 만들어버리다니, 자신이 얼마나 물렀는 지 조금은 실감했다.


“그래서 뭐가 어쨌다는 거냐?”

“진짜 최악이라고 진짜 싫다고, 여동생들을 단 한 번도 내 손으로 지켜본 적이 없어. 이번에는 어떻게 할 방법을, 그나마 평화롭게 풀어갈 방법을 찾고 있었어. 근데 그게 안 되더라. 그게 안 되서 죽도록 노력했는데 결국 이거 밖에 없더라.”


하지만 그게 오빠라는 이름으로 짊어져야 할 무게였다, 아니 가장으로서 짊어져야하는 무게였다.

지수가 자신에게 소룡연합회를 맡길 때부터,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이고 자신은 지금까지 있는 모든 이들을 가족처럼 여겨왔다.

누군가는 이런 말을 할 지도 모른다, 어처구니 없는 병신짓이라고, 누군가는 이런 말을 할 지도 모른다.

쓸 데 없는 개지랄이라고 그러나 용주에게 있어서 그런 건 상관 없었다.

한 사람의 가장으로서 한 사람의 오빠로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할 뿐이다.


“네가 말했었지? 너 같은 오빠를 둔 적이 없다고. 그래 그럴 지도 모르겠다. 근데 넌 나에게 있어서 소중한 동생이다. 비록 그게 지수 덕에 맺어진 거라고 해도.”


더 이상 비를, 슬픔을 맞고 있을 생각은 없다는 듯 그는 1형으로 갈아입었다.


“이제야 각오가 서셨나? 이용주?”

“그래, 너에게 몇 번이고 넘어지고 쓰러지다보니 알았다. 내가 해야 할 일을,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사랑과 평화라는 말은 너무나도 바보같은 말이다.

그러나 그런 바보같은 말이라도 없다면.


“잘 들어둬라. 지금부터 여동생을 줘패서라도 제 정신을 차리게 할 건 단 한 명.”


그런 바보같은 말이라도 지킬 수 없다면, 가장이고 뭐고 될 수 없다.


“나다!”

“미안하지만 널 죽이는 건 나다. 먼저 죽으시지!”


그런 단순함과 함께 이용주는 그녀의 마탄을 맞았다, 비가 오는 데도 연기가 심하게 일어나고 있었고 다친 상태의 수현도 그를 걱정하며 바라보았다.

그러나 걱정하지 말라는 듯 이용주는 날개달린 보라색의 용과 함께 서 있었다.


“뭐냐 그 모습은?”

“이건, 나와 서혜가 널 줘패기 위해서 만든 힘.”

“저와 용주님이 준비한 여동생을 구할 유일한 힘이죠.”


보라색 용은 그대로 주위를 향해 불을 뿜었고 갸롯은 공격을 방어해내며 하늘을 지켜보았다.

쏟아지던 비는 어디로 가고 용의 승천과 함께 용이 용주를 덮쳐 삼켰다.


“갸롯, 너를 쓰러트리겠다.”


그의 손든 건 아버지와 어리석은 자, 그리고 여동생을 말릴 수 있는 유일한 힘.


[드래곤 라이징!]

“아버지가 주신 사랑과 평화의 힘으로 말이지!”


용은 용주의 1형에 갑옷이 되어 달라붙기 시작했다.

태양이 빛나며 강력한 에테르의 힘이 주변을 비췄다.

새로운 힘, 그 이름도 라이징 드래곤, 서혜와 함께 날아오를 자신만의 어빌리티였다.




선추코는 진짜 힘이 됩니다.


작가의말

여동생을 합법적으로 줘패는 방법(...)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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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87. 쉬질 못하겠다. -2 20.10.22 32 0 12쪽
87 86. 쉬질 못하겠다. 20.10.21 26 0 12쪽
86 85. 나의 이름은 -2 20.10.20 28 0 12쪽
85 84. 나의 이름은. 20.10.19 36 0 13쪽
84 83, 너를 구하러 왔다. - 5 20.10.16 35 0 12쪽
» 82, 너를 구하러 왔다. - 4 20.10.15 41 0 12쪽
82 81, 너를 구하러 왔다. - 3 20.10.14 31 0 12쪽
81 80, 너를 구하러 왔다. - 2 +4 20.10.13 64 2 12쪽
80 79. 너를 구하러 왔다. 20.10.12 49 0 13쪽
79 78. 아버지의 사선 - Another daybreak 11 20.10.09 49 1 12쪽
78 77. 아버지의 사선 - Another daybreak 10 20.10.08 36 0 12쪽
77 76. 아버지의 사선 - Another daybreak 9 +2 20.10.07 51 2 13쪽
76 75. 아버지의 사선 - Another daybreak 8 20.10.06 37 0 12쪽
75 74. 아버지의 사선 - Another daybreak 7 20.10.05 34 0 12쪽
74 73. 아버지의 사선 - Another daybreak 6 20.10.02 37 0 12쪽
73 72. 아버지의 사선 - Another daybreak 5 20.10.01 30 0 13쪽
72 71. 아버지의 사선 - Another daybreak 4 20.09.30 39 0 12쪽
71 70. 아버지의 사선 - Another daybreak 3 20.09.29 48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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