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호 공작의 예비양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2MM
그림/삽화
두개의M
작품등록일 :
2020.07.22 09:06
최근연재일 :
2020.10.12 07:40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8,103
추천수 :
34
글자수 :
295,121

작성
20.09.24 07:40
조회
42
추천
2
글자
11쪽

3부 - 6화 해리-2

DUMMY

눈을 뜨니, 내가 누워있는 이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죽어있는 시체들과 함께 여자와 카르반의 시신 또한 보이지 않았다.


‘카르반이랑 여자는 어디 간 거지?’


서둘러 일어나니, 벽난로 밑 지하 통로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펑-


곧 폭발음이 들리고 붕괴된 지반이 가라앉음과 동시에 나 또한 그 폭발에 휘말려 지하로 떨어졌다.


“으윽.”


떨어질 때 꼬리뼈로 떨어진 건지, 아픈 꼬리뼈를 잡고 곧바로 일어나지 못했다. 그래도 정령의 힘 덕분에 곧 괜찮아진 나는 주변을 둘러봤다.


“여기 누워있는 사람 전부 다 죽은 사람인가.”


그 폭발에 휘말린 듯, 아까 내 목을 찌른 어린애도 있었다.


직접적인 폭발에 휘말리지 않았지만, 무너진 지반 사이에 오른쪽 다리가 낀 듯 소녀는 움직이지 못했다.


인상을 찡그린 소녀와 내가 서 있는 무릎까지 바닷물이 점점 차오르고 있었다.


소녀는 겁에 질린 듯, 나를 쳐다봤다.


“왜, 도와줘?”


소녀는 그런 나의 말에 울먹거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저걸 도와줘야 하나.’


한참을 고민하다가 나는 소녀에게 다가갔다.


“그럼 너 내가 도와주면 나 죽일 건 아니지?”


그 말에 소녀는 시선을 회피했다.


“뭐야, 죽일 생각이 가득하네. 그나저나 그 해리란 자를 왜 따르는 거야?”

“해리는 나를 산 주인이다.”

“주인? 그냥 내가 보기엔 나쁜 사람 같던데.”

“주인님을 모욕하지 마라.”


나를 곧 죽일 표정으로 쳐다보는 소녀는 검을 꺼내 나에게 휘둘렀다. 하지만 오른뽁 다리가 단단히 박혔는지 움직이지 않았다.


허공에 휘두르는 작은 팔이 가엽게 보였다.


“나 죽일 생각이면 그냥 가는 게 맞네.”

“죽이지 않는다, 한 번만 살려줘라.”

“적에게 목숨 구걸하는 거야?”


뜨끔한 소녀는 애써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진짜 한 번만 살려줘라.”

“그럼 검을 버리겠다고 약속해.”

“검을 안된다. 이건 엄마가 내게 남긴 유품이다.”


엄마라는 단어에 우리 어머니가 생각난 나는 ‘어쩔 수 없나.’ 생각하며 수인족 소녀에게 물었다.


“그럼 앞으로 그 검로 사람을 죽이는 일이 아닌 다른 일을 해보자.”

“다른 일?”


소녀의 눈빛은 밝게 빛이 났다. 지금까지 하는 일이라곤 사람을 죽이는 일밖에 안 해본 듯, 소녀의 상처투성이 몸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기사는 어때? 사람을 죽이는 일이 아닌 나라의 백성을 지키는 기사. 멋지지?”

“지킨다.”

“응 지키는 일.”

“지키는 일 멋지다.”

“그럼 해리와 내가 싸울 때 참전 하지 말아줘.”

“안 하면 기사가 될 수 있나?”

“해리를 죽이지는 않을 테니깐.”


나의 말에 그 소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소녀의 고개를 끄덕임을 본 나는 씩 웃으며 소녀의 오른쪽 다리가 깔린 돌을 힘껏 들어 올렸다.


물에 젖은 돌은 미끌거리기도 했고, 일단 기본적으로 상당히 무거웠다. 그래도 못 들 무게는 아니다 싶은 생각에 있는 힘껏 들어 올렸다.


‘무거워!’


그렇게 내 도움으로 간신히 오른 다리를 뺀 소녀는 다리를 절고 있었다.


“움직이기 힘든 거야?”


고개를 끄덕이는 소녀를 보며 나는 사용어를 외쳤다.


“약초 때문인가.”


그 소녀의 오른쪽 다리를 손으로 잡고 마력을 소녀의 다리로 주입해줬다. 자신의 다리의 통증이 안 느껴지는 소녀는 동그란 눈으로 나를 보며 물었다.


“그대는 괴물인가.”

“괴물이라니 상처받는다고.”

“부디 내가 살던 고향에 같이 가주길 원한다.”

“고향에 같이 가달라고?”


고개를 끄덕이는 소녀의 모습에 웃으며 대답했다.


“모든 일이 마무리되면 같이 가줄게, 일단 내 일행이 어디 있는지 말해줄 수 있어?”


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소녀는 계단의 위를 가리켰다.


“저 위로 올라갔다.”


그 말에 나는 소녀를 데리고 위로 올라갔다. 그곳의 상황은 해리로 해리의 부하들이 더 이상 다가오지 못하게 협박하는 카라반과 함께 카라반의 뒤에서 숨어있는 여자를 볼 수 있었다.


“마샤! 이리 와서 저자들을 죽이고 나를 살려다오.”


아무렇지도 않게 어린애에게 사람을 죽이라고 명령하는 해리를 보며 외쳤다.


“마샤는 내가 구했어, 앞으로 너의 명령 따윈 듣지 않아.”


그런 나의 말을 무시한 채 해리는 마샤를 닦달하며 소리쳤다.


“마샤 내가 너의 나라에서 얼마나 많은 돈을 들이고 너를 샀는지 잊지 않았겠지.”


그 말에 주춤하던 마샤는 나의 옷을 잡고 덜덜 떨고 있었다. 그런 마샤를 보며 마샤의 옷에 달린 후드를 씌워주며 말했다.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냥 여기 가만히 서 있어.”


그렇게 나는 검을 뽑고 해리의 부하들을 하나하나 쳐 나갔다. 숨통을 끊는 게 아닌 움직일 수 없게 팔과 다리를 공격했다.


팔이 베어도 배에 구멍이 나도 해리의 앞에 오는 나를 보고 공포에 질린 해리는 또 다시 무릎을 꿇고 말했다.


“죄송합니다요. 용사님.”


그의 모습에 환멸이 났지만, 애써 수인족 소녀인 마샤와 약속한 일을 생각하며 침착함을 유지했다.


‘망할 새끼.’


검을 집어넣고 그에게 주먹을 세게 날렸다.


퍽-


나뒹구는 그의 모습과 더불어 앞으로 다가가 해리의 멱살을 잡고 물었다.


“저 사람들의 노예 패 전부 가지고 나와.”


그 말에 백지장처럼 허옇게 질린 해리는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


“내가 이 선박 상단을 키운 게 다 저 노예들 때문인데,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용사님.”


나의 바짓단을 잡고 애원하는 해리에게 다시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너를 안 죽인 이유는 알아?”

“네?”

“쓰레기 같은 너를 살려주겠다고 저기 있는 마샤와 약속을 했기 때문이야. 당장 안 가져오면 노예장인 너를 죽이고 노예 패를 저 사람들 시켜 찾는 게 빠를까 아니면 네가 순순히 내 말을 들어 노예 패를 가지고 오는 게 빠를까.”


나의 말을 듣고 내가 준 시간이 길지 않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안 해리는 황급히 일어나서 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쫘악-


벽지를 쫙하고 뜯으니 해리의 방 벽지 뒤는 전부 노예 패로 만들어져 있었다. 많은 노예 패를 보면서 해리란 자가 더 끔찍했다.


노예제도를 창시한 장본인이며, 노예를 판 돈으로 한 나라를 먹을 막대한 부를 지닌 장본인.


그런 자가 남의 목숨은 귀한 줄 모르며 자신의 목숨이 끊길까 두려워 나의 말에 고분고분 따르는 게 웃겼다.


“이게 끝이야?”


나의 말에 해리는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맞습니다요. 용사님.”


벽지 중 하나 노예 패의 모습을 보아하니 목걸이 열쇠를 보관했을 법한 구멍에는 수식이 걸려있었다. 열쇠를 노예 패에서 뜯을 수도 없는 모습 나는 카라반에게 말했다.


“카라반 나에게 목걸이 받은 값 한다면서? 이 노예 패와 함께 저 사람들 목에 걸려있는 초커를 풀어줘.”


나의 말에 고개를 돌려본 카라반은 상당한 양에 놀라며 다시금 물었다.


“이걸 나 혼자 전부?”

“카라반 나는 바쁘다고.”


그 말을 하면서 나는 해리에게 다가갔다.


“거기 인간 쓰레기, 노예를 만드는 방법 설명해봐.”


나의 말에 고분고분 해리는 말했다.


“네네 용사님, 나무 패에 노예의 기본 인적사항을 기입한 후, 노예의 피를 추출하고 소울라이트로 응집해 그 피를 기반으로 주인의 목소리를 집어넣으면 됩니다요.”

“너의 방법으로 보면 어려워 보이는데 시범 한 번 보여봐.”

“시범이요?”

“내 말 못 들었어? 피라면 너 피를 쓰면 되잖아.”


검을 만지작거리는 내 모습을 보고 해리는 자신의 품에서 소울라이트를 꺼내고는 피를 한 방울 떨어트렸다.


그의 피가 떨어지자 무섭게 피는 단단하게 응결이 되었다. 그 피를 내 손에 올려놓고 해리는 물었다.


“이 정도면 됩니까요?”

“흠, 잘 모르겠는데. 주인의 목소리는 기입하는 법은 뭐지?”


내 말에 해리는 또 다른 서랍에서 한 장의 종이를 꺼내왔다. 매우 소중한 듯 비단 보자기에 싸여있던 종이는 처음 보는 마법 진이 그려져 있었다.


“마법진? 처음 보는 문양인데.”

“네네, 고대의 마법진이라 처음 보는 것이 맞습니다요. 여기 가운데에 노예의 응집된 피 손바닥으로 감싸 올려두고 주인이 그 노예를 부릴 사용어를 말하면 됩니다요.”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나는 해리의 피와 마법진이 그려진 종이를 들고 카라반에게 갔다.


바쁘게 노예 패를 들고 움직이는 카라반의 앞에 종이를 내려두고 카라반의 손에 해리의 피 조각을 올려왔다.


“카라반 해리에게 하고 싶은 말 있어?”

“갑자기 와서 무슨 소리야?”

“아무거나.”


그 말을 하고 카라반의 손을 겹쳐 올려진 종이 위에 카라반은 말했다.


“죽어 버려.”


그 말을 하자마자 종이는 빛이 나면서 검 붉은 해리의 피 조각은 해리의 속성 색깔인 파랑색으로 변했다.


‘고유 마력색으로 변하는 건가?’


갑작스러운 종이의 빛에 당황한 표정을 짓던 카라반은 황급히 손을 뺐다. 그런 카라반의 모습을 보면서 카라반 손에 해리의 파랑 피 조각을 올려두곤 말했다.


“네가 해리를 죽이고 싶은 건 알겠지만, 나비드에 너 말고도 저 자식에게 하고 싶은 말 많아 보이는데?”

“설마, 그럼 이거.”

“네가 생각하는 거 맞아.”


그 말에 카라반은 해리를 돌아봤다. 해리의 나라 잃은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해리, 지금 당장 죽기 싫다면 카르반이랑 같이 그동안 괴롭힌 나비드의 사람들에게 속죄하는 시간을 가져.”

“그럴 순 없다고!!”


내 말과 함께 절규하는 해리의 모습을 뒤로 나는 카르반 주변에서 돕는 다른 사람에게 마샤의 노예 패를 물어봤다.


“혹시 저기 있는 수인족 소녀의 노예 패는 어디 있어?”

“아, 마샤요?”


그 사람은 뒤를 돌아 주변에게 물어봤다.


“혹시 마샤 노예 패 본 사람, 우리의 영웅님께서 찾는다.”


영웅이라는 말에 좀 부끄러웠지만, 그 덕분에 빠르게 마샤의 노예 패를 찾았다.


“여기 있습니다. 우리의 영웅이시여.”

“영웅이란 말 좀 부끄러운데.”


머리를 긁적이며 나는 마샤의 노예 패를 들고 해리에게 갔다.


“해리 이거 풀어.”


자신을 노예로 만든 나를 원망스러운 눈초리로 보며 반항할 시 금방이라도 자신의 목이 온전하지 못하다는 걸 알았을까? 내 말에 고분고분 마샤의 피로 만든 열쇠 가운데 빨강색 조각에 자신의 피 한 방울 떨어트렸다.


파삭-


마샤의 피 조각이 깨지며 나는 조각이 사라진 열쇠로 마샤의 목에 걸린 노예 목걸이를 풀었다.


철컥-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대부호 공작의 예비양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안녕하세요. 글쓴이입니다. 20.10.13 39 0 -
공지 3부 부터는 연재주기를 월, 목으로 변경하겠습니다. 20.09.06 28 0 -
51 3부 - 11화 람소루 탑-1 20.10.12 48 0 11쪽
50 3부 - 10화 나비드 왕궁-4 20.10.08 33 0 12쪽
49 3부 - 9화 나비드 왕궁-3 20.10.05 28 0 11쪽
48 3부 - 8화 나비드 왕궁-2 +1 20.10.01 38 2 11쪽
47 3부 - 7화 나비드 왕궁-1 20.09.28 34 0 11쪽
» 3부 - 6화 해리-2 +1 20.09.24 43 2 11쪽
45 3부 - 5화 해리-1 +1 20.09.21 35 1 13쪽
44 3부 - 4화 카라반-2 20.09.17 44 0 11쪽
43 3부 - 3화 카라반-1 20.09.14 41 1 11쪽
42 3부 - 2화 잠입. 20.09.10 62 0 11쪽
41 3부 - 1화 나비드. 20.09.07 52 0 11쪽
40 2부 - 20화 잃어버린 기억. 20.09.06 57 0 11쪽
39 2부 - 19화 허무한 죽음. 20.09.05 68 0 13쪽
38 2부 - 18화 황궁-3 20.09.04 54 0 11쪽
37 2부 - 17화 황궁-2 20.09.03 53 0 13쪽
36 2부 - 16화 황궁-1 20.09.02 63 0 11쪽
35 2부 - 15화 처분의 기다림. 20.09.01 63 1 13쪽
34 2부 - 14화 제커리의 카터. 20.08.30 64 0 12쪽
33 2부 - 13화 조용한 일상. 20.08.29 76 0 12쪽
32 2부 - 12화 리사. 20.08.28 81 0 12쪽
31 2부 - 11화 우디-2 20.08.27 84 0 12쪽
30 2부 - 10화 우디-1 20.08.26 81 0 11쪽
29 2부 - 9화 유니콘. 20.08.25 82 0 11쪽
28 2부 - 8화 수도 아리아. 20.08.24 88 0 12쪽
27 2부 - 7화 은발의 여자. 20.08.23 105 0 12쪽
26 2부 - 6화 어머니. 20.08.22 107 0 12쪽
25 2부 - 5화 환영의 파티. 20.08.21 107 0 12쪽
24 2부 - 4화 그날의 진실. 20.08.20 129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