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비툼 불행의 씨앗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이진무
작품등록일 :
2020.07.25 21:45
최근연재일 :
2020.11.27 06:00
연재수 :
71 회
조회수 :
3,023
추천수 :
7
글자수 :
376,559

작성
20.08.14 06:00
조회
46
추천
0
글자
11쪽

제 11화 이상한 기억

DUMMY

제 11화 이상한 기억



눈을 떴을 때 흐릿한 조명만 병실에 머물러 있었고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선율의 온몸은 식은땀으로 촉촉이 젖어 있었다. 심장이 크게 두근거리고 얼마나 주먹을 세게 쥐었는지 손가락이 다 저렸다. 나쁜 꿈을 꾼 것 같았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꿈이 아니었다. 그것은 바람이 다니는 길의 양옆으로 천천히 스쳐 지나가던 영상들이었다.


평소에는 흐릿한 안개 같아서 무엇인지 알 수 없었고, 옛날 기억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별 관심도 갖지 않았다. 그런데 오랜 시간 병상에 누워있으니 흐릿했던 영상이 점점 영화처럼 선명해지며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처음 나타난 장면은 운경의 모습이었다. 운경은 지하실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많은 그림들이 정리되지 않은 채 쓰레기 모양 제멋대로 바닥에 흩어져있었다. 몇몇의 그림은 찢겨져 너덜거리기도 했다.


운경은 페인팅 나이프를 들고 돌아가며 그림들을 푹푹 찔렀다. 눈물이 흘러내리고 팔다리가 흐느적거렸다. 몇 개의 이젤을 걷어차자 그림들이 떨어지며 비명을 질렀다. 운경은 그 사이에 주저앉아 얼굴을 감싸고 울기 시작했다.


잠시 후 그녀는 흰색 천을 돌돌 말아 긴 줄을 만들었다. 커튼 봉에 줄을 걸고 의자 위에 올라 팽팽하게 목에 감았다. 발끝에 디딘 의자만 툭 차버리면 빨래처럼 퍼덕일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러지 못했다. 한참 동안 그 상태로 가만히 있다가 줄을 풀고 내려와 다시 펑펑 울었다.


선율은 그 모습을 보고 허공에 손을 휘저으며 소리쳤다. “죽으면 안 돼!” 정신을 차렸을 때 운경의 모습은 사라졌지만 가슴이 서늘해지고 비 오듯 땀이 흘렀다. 이유가 무엇일까? 겉으로는 그토록 강하게 보였건만 왜 죽으려고 했을까? 쓸쓸하고 처량한 운경의 잔상이 지워지지 않아 선율은 눈물을 쏟으며 흐느꼈다.


다음은 검은 정장을 입은 사람과 흰 와이셔츠를 입은 사람이 마주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는 장면이었다. 정장을 입은 사람은 머리를 앞으로 숙이고 나지막이 이야기했다.


“실장님. 이미 윗선에서 다 승인이 난 사항입니다. 그냥 도장만 꽉 눌러주시면 아무 문제도 없을 겁니다.”


와이셔츠를 입은 사람은 초조한지 손을 계속 만지작거리며 말을 했다.


“염 상무님. 하지만 밑에 직원이 이미 규정에 위배된다고 한 사항입니다. 내 마음대로 승인을 내줄 수는 없습니다.”


검은 정장은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무슨 소리입니까? 실장님이 된다면 되는 거지요. 밑에 직원은 의견만 제시하는 것 아닌가요? 그런 거 아니에요?”


와이셔츠는 땀을 뻘뻘 흘리며 손을 내저었다.


“우리 시스템이 그렇지 않아요.”


검은 정장은 짜증을 내며 명령조로 말했다.


“우리 시스템이 그렇지 않다고요? 우리라고 했나요? 한 번 물어봅시다. 당신의 우리란 누구인가요? 공무원 나부랭이들이 우리인가요, 회장님과 회장님의 식구들이 우리인가요?”


“물론 당연히······.”


검은 정장은 두 손으로 탁자를 내리치며 큰 소리로 말했다.

“반대한 직원이 누굽니까? 반대한 직원을 인사조치하고 새 직원과 다시 협의하세요.”


그 뒤로도 몇 개의 장면이 빠르게 흘러갔다. 선율은 그 장면들을 죽 지켜보다가 앗, 소리를 냈다. 아버지 보현의 모습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보현은 낡은 작업복을 입은 사람 앞에 서 있었다. 작업복을 입은 사람은 고개를 숙이고 다소곳하게 앉아 있었지만 눈빛이 날카롭고 고집스러워 보였다. 보현은 그의 앞에서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왔다 갔다 하다가 입을 열었다.


“보상을 요구하는 이유는 알겠는데 우리나라 법이 그리 간단하지 않아요. 비비 꼬여있죠. 누구 꼬아놨겠어요? 가진 사람들이에요. 매듭은 묶은 사람만 풀 수 있다고 하잖아요. 당신이 풀 수 있겠어요? 게다가 당신은 큰 약점이 있어요. 이렇게 내 앞에 당당하게 나설 자격이 없다는 말이지요.”


직업복은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고 말을 했다.


“제게 약점이 있다니, 무슨 소립니까?”


“정 동수 씨! 정신 차리세요. 당신이 고 삼자 할머니를 쫓아냈잖아요. 쫓겨난 할머니는 길거리를 방황하다가 객사를 했고요. 경찰에게 당신이 어떻게 할머니를 쫓아냈는지 얘기해 볼까요?”


동수는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며 벌떡 일어났다.


“그건 당신이 시킨 거잖아요?”


보현은 진정시키듯 손으로 누르는 시늉을 하며 히죽 웃었다.


“자, 자 앉으세요. 나는 협조를 해달라고 했을 뿐이에요. 잘 생각해 봐요. 내가 그렇게 하라고 시킨 적은 없지요?”


동수는 눈을 부릅뜨고 보현의 멱살을 잡았다.


“이, 이런. 나쁜 놈이.”


보현 뒤 쪽에 있는 검은 안경을 쓴 사람이 급히 달려오려고 했다. 보현은 그에게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동수 씨. 내가 매듭은 묶은 사람만 풀 수 있다고 말을 했죠?”


동수는 호흡이 거칠어지고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눈이 흐릿해지며 멀리서 손짓하는 정 삼자 할머니가 보였다. 동수는 가슴이 먹먹해지며 머릿속이 텅 비어갔다. 다리에 힘이 풀려 무릎을 털썩 꿇었다.


선율은 깜짝 놀라 주먹을 불끈 쥐었다. 분노가 끓어올라 다리가 후들 후들 떨렸다. 아버지는 무릎을 꿇고 있는 동수를 차가운 눈으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선율은 강하게 부정하려는 듯 머리를 도리질했다.


선율은 “저 사람은 절대 아버지가 아니야.” 라고 중얼거렸다. 그렇게 말하고 보니 아버지와 다른 점이 많이 보였다. 눈매며 입 꼬리를 올리는 모습, 얼굴 윤곽, 낮고 비열한 목소리는 절대 아버지의 것일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선율이 아버지를 알아보지 못할 까닭이 없지 않은가? 한사코 부정하고 있지만 마음속에서 누군가가 ‘저 사람은 틀림없는 너의 아버지야.’ 라고 속삭이고 있었다.


선율은 창문 쪽으로 고개를 돌린 채 넋을 놓고 있었다. 그 때 새어머니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하지만 선율은 고개를 돌리고 본 척도 하지 않았다. 새어머니는 전혀 개의치 않고 말을 했다.


“선율아. 벌써 깼나 보네? 뭘 그리 생각하고 있어.”


“아니에요. 오래 누워 있으니까 심심해서요.”


“심심해? 인혜 불러줄까?”


선율은 잠깐 새어머니를 응시하다가 말을 했다.


“갑자기 인혜는 왜요?”


“네가 아픈데 연락을 안했다고 하면 섭섭해 할 거 아야?”


선율이 새어머니의 말을 무시하고 가만히 있자 새어머니는 재차 혼잣말을 하듯이 말했다.


“인혜가 섭섭해 할 거야.”


선율은 얼굴을 찌푸리며 단호하게 한 마디 했다.


“그러지 않을 거예요.”


새어머니는 선율이 대답을 하거나 말거나 주절주절 말을 이어갔다. 몸 관리를 잘 해야 된다거나, 집으로 들어와라, 인혜와 결혼은 생각해 보았냐? 등 잔소리를 계속 늘어놓았다. 선율은 새어머니가 참 끈질기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새어머니의 말이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바람이 다니는 길에 대한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해파리처럼 뇌 속을 둥둥 떠다니며 촉수로 툭툭 기억을 건드리는 것 같았다. 견디기 쉽지 않은 노릇이었다. 선율은 빨리 바람이 다니는 길을 찾으러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한편 운경은 선율과 헤어진 후 화실로 돌아갔다. 그녀는 연립주택 지하실을 화실 겸 숙소로 빌려 쓰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정리가 안 된 그림들이 무질서하게 흩어져 있었고 테레핀 냄새가 코를 찔렀다. 지하실이라 환풍기를 돌려도 냄새가 쉽게 빠지지 않았다.


그러나 운경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땅에 떨어져 있는 그림들을 툭툭 차며 앞으로 걸어갔다. 공원에서 그린 그림을 빈 이젤에 올려놓고 지하실 한 구석에 있는 칸막이 방의 커튼을 열었다. 조그마한 침대와 스탠드 옷걸이가 놓여 있었다. 운경이 임시방편으로 만든 침실이었다.


운경은 옷을 갈아입으며 몇 번 잔기침을 했다. 지하실로 화실을 옮긴 것은 벌써 1년이 다 되어갔다. 항상 습기가 차있고 테레핀 냄새가 잘 빠지지 않아 건강이 많이 상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장소가 이곳밖에 없었다. 장소를 옮기려면 돈이 있어야했고 돈을 구하려면 그림을 팔아야 했다. 또한 제대로 그림을 팔기위해서는 전시회를 열어야한다. 그러나 전시회를 여는 것도 돈이다. 돈이 필요했다.


운경은 의자를 끌어다 놓고 공원에서 그린 그림 앞에 앉았다.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그녀가 명명한 그림이었다. 선율은 이 그림을 보며 바람이 불지 않는데 어떻게 바람개비가 돌아가는지 물어보았다.


이마에 주름을 모으고 심각하게 묻던 선율의 모습이 생각나 웃음이 났다. 운경을 그림을 마무리하기 위해서 화구를 펼치고 붓을 가지런히 하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림에 집중을 하자 온몸이 노곤해지고 근육이 이완되는 것이 느껴졌다.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고민거리와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정신의 자유를 가로막던 덮개가 열리며 멀리 우주로 생각이 뻗어갔다. 유성이 하늘을 가로질러 아무도 모르는 비밀의 숲 속으로 뻗어가듯 생각은 거리낌이 없었다.


여태껏 마음을 이끌어주던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면 인생의 여정에서 선택의 시기가 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했다.


어떤 이는 그 소리를 잃게 되면 실망하고 자신이 늙었다고 한탄하며 인생의 여정을 마감하려 한다. 하지만 현명한 자는 또 다른 여정의 시작이며 성장할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해서 더 새로운 것을 찾아 공부하고 여행한다. 그러면 그 소리는 다시 찾아온다.


우리는 어려서도 그런 경험을 한다. 산타크로스가 거짓이라고 믿는 순간 요정의 소리와 하늘에서 내려오는 빛과 꿈이 다 사라지는 것을 경험한다. 하지만 믿음과 희망을 버리지 않으면 새로운 소리가 찾아온다.


우리는 다시 그 소리를 따라간다. 몇 번이고 소리가 바뀌고 우리는 그렇게 조금씩 성장한다. 소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성장해서 그 소리가 더 이상 필요 없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성장을 갈구하는 한 소리는 계속해서 찾아올 것이며, 우리가 멈추는 순간 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을 것이다.


운경의 귀에 작은 속삭임이 들렸다. 오랫동안 잊고 있던 소리였다. 소리는 새소리, 시냇물 소리, 바람 소리 사이를 뚫고 찾아와 조그맣게 속삭였다.


“지식에 얽매이지 말고 자유로워야 해. 생각이 지식에 묶인다면 고정관념이 될 뿐이야. 무엇에도 거리낌 없이 자유로워야 해.


새들을 봐. 어른 새가 되기 위해서 높은 나무에서 뛰어내리는 것을 보라고. 수십 번 망설이다 결국 뛰어내려 자유롭게 높고 멀리 비행하는 것을 보라고. 어린 새라고 무섭지 않았을까? 절벽에서 뛰어내릴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자유롭게 높은 곳을 향해 날아갈 수가 있는 거야. 두려워하지 마.”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 글 설정에 의해 댓글을 쓸 수 없습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데비툼 불행의 씨앗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1 제 71화 바람의 정령 20.11.27 21 0 13쪽
70 제 70화 일출 20.11.25 47 0 12쪽
69 제 69화 악귀 20.11.23 46 0 12쪽
68 제 68화 판자촌 20.11.21 46 0 12쪽
67 제 67화 무너진 꿈 20.11.20 16 0 12쪽
66 제 66화 회오리바람 20.11.18 23 0 12쪽
65 제 65화 최후의 선택 20.11.16 68 0 12쪽
64 제 64화 폭로 20.11.14 26 0 12쪽
63 제 63화 아버지 20.11.13 30 0 11쪽
62 제 62화 카렌시아와 오블리비언 20.11.11 27 0 11쪽
61 제 61화 마지막 순간 20.11.09 21 0 11쪽
60 제 60화 브리지타워 20.11.07 30 0 12쪽
59 제 59화 빨간 옷 20.11.06 30 0 12쪽
58 제 58화 대결 20.11.04 32 0 11쪽
57 제 57화 섬망 20.11.02 22 0 12쪽
56 제 56화 올가미 20.10.31 20 0 11쪽
55 제 55화 탈출 20.10.30 24 0 11쪽
54 제 54화 짐승의 표정 20.10.28 34 0 11쪽
53 제 53화 제보자 20.10.26 27 0 11쪽
52 제 52화 나쁜 조짐 20.10.24 38 0 12쪽
51 제 51화 결혼식 20.10.23 30 0 12쪽
50 제 50화 식물인간 20.10.21 26 0 12쪽
49 제 49화 실연 20.10.19 35 0 12쪽
48 제 48화 실족사 20.10.17 28 0 12쪽
47 제 47화 죄의식 20.10.16 34 0 11쪽
46 제 46화 구사일생 20.10.14 31 0 11쪽
45 제 45화 증거 20.10.12 69 0 12쪽
44 제 44화 교살 +1 20.10.10 39 1 13쪽
43 제 43화 장 기자의 위기 +1 20.10.09 40 1 12쪽
42 제 42화 구렁이 20.10.07 38 0 12쪽
41 제 41화 오블리비언 20.10.05 59 0 12쪽
40 제 40화 카렌시아 20.10.03 36 0 12쪽
39 제 39화 청혼 20.10.02 35 0 12쪽
38 제 38화 인혜의 음모 (2) 20.09.30 43 0 12쪽
37 제 37화 인혜의 음모(1) 20.09.28 39 0 13쪽
36 제 36화 선홍의 저항 20.09.26 33 0 11쪽
35 제 35화 시인의 마음 20.09.25 43 0 11쪽
34 제 34화 스토커 20.09.23 39 0 12쪽
33 제 33화 명 화성 20.09.21 40 0 12쪽
32 제 32화 정화의 복수 +1 20.09.19 43 1 12쪽
31 제 31화 골칫덩어리 20.09.18 41 0 11쪽
30 제 30화 갈등 20.09.16 51 0 12쪽
29 제 29화 박 화백의 제자 20.09.14 51 0 11쪽
28 제 28화 데비툼의 향기 20.09.12 45 0 12쪽
27 제 27화 마마보이 20.09.11 37 0 12쪽
26 제 26화 무너진 돌탑 20.09.09 43 0 12쪽
25 제 25화 염원 20.09.07 43 0 12쪽
24 제 24화 안반데기 마을 20.09.05 45 0 11쪽
23 제 23화 부조리 20.09.04 42 0 12쪽
22 제 22화 미르타워 20.09.02 52 0 12쪽
21 제 21화 비열한 놈들 20.08.31 41 0 11쪽
20 제 20화 투자자 20.08.29 49 0 12쪽
19 제 19화 양심 20.08.28 46 0 11쪽
18 제 18화 다섯 가지 징후 20.08.26 45 0 12쪽
17 제 17화 구봉 스님 20.08.24 56 0 11쪽
16 제 16화 바람개비 언덕 20.08.22 49 0 12쪽
15 제 15화 장 기자의 눈물 20.08.21 56 0 12쪽
14 제 14화 후회 20.08.19 44 0 11쪽
13 제 13화 하루살이 20.08.17 52 0 12쪽
12 제 12화 생각하는 사람 20.08.15 49 0 12쪽
» 제 11화 이상한 기억 20.08.14 47 0 11쪽
10 제 10화 특종 20.08.12 50 0 13쪽
9 제 9화 아이를 구한 의인 20.08.10 48 0 12쪽
8 제 8화 재회 20.08.08 46 0 11쪽
7 제 7화 바람이 다니는 길 20.08.07 48 0 12쪽
6 제 6화 대참사 20.08.05 50 0 12쪽
5 제 5화 불행의 씨앗 20.08.03 60 0 11쪽
4 제 4화 엄마의 거울 20.08.01 59 0 13쪽
3 제 3화 데비툼 +1 20.07.31 78 1 13쪽
2 제 2화 어부와 마신 +1 20.07.29 65 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