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비툼 불행의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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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진무
작품등록일 :
2020.07.25 21:45
최근연재일 :
2020.11.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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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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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화 구봉 스님

DUMMY

제 17화 구봉 스님



선율은 깜짝 놀라서 핸드폰을 고쳐 잡았다. 운경이 전화를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목소리는 순간적으로 부드러워졌다.


“아, 운경아. 몸은 괜찮아? 그렇지 않아도 전화를 하려고 했는데.”


운경의 목소리는 생각 밖으로 퉁명스럽게 흘러나왔다.


“박 선생님을 찾아가 내 얘기를 한 게 너지?”


“맞아. 내 멋대로 행동해서 미안해. 하지만.”


“오늘 저녁에 시간 있어? 내가 저녁 살게.”


운경은 선율의 말을 가로막고 말했다. 그리고 선율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잠시 후 만날 장소와 시간이 적힌 문자가 달랑 날아왔다. 선율은 어이가 없었고 심하게 모욕을 받은 것 같았지만 그렇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오히려 운경이 전화를 해준 것이 너무 기뻐 콧노래가 나왔다.



이른 저녁 선율은 조용한 레스토랑에서 흐뭇한 미소를 가득 머금고 운경과 단둘이 앉아 있었다. 그믐밤이었지만 창밖으로 보이는 밤의 모습은 이상하리만치 밝았다. 운경은 오랫동안 선율을 바라보기만 하다가 문득 입을 열었다.


“선율아, 너는 나를 어떻게 생각해?”


선율의 입에서 하마터면 ‘너를 사랑해.’ 라는 말이 튀어나올 뻔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성인이 된 후 몇 번 만나지도 않았는데 그런 말을 하면 대단히 실례가 될 것 같았다. 또 운경의 의도도 그런 건 아닌 것 같았다. 선율은 머뭇거리다가 중얼거리듯 대답했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


“너는 내가 술주정하는 것도 보았고 내가 사는 곳도 와 보았어. 창피해서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으려 했던 것을 다 들켜버렸어. 그래서 묻는 거야.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운경은 자존심이 많이 상한 눈치였다. 선율은 솔직한 마음을 얘기할 수 없어서 빙 돌려서 말을 했다.


“너는 아름다운 사람이야. 뛰어난 화가이기도 하고. 너는 모를 지도 모르지만 네 그림은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있어. 나도 그 기운을 받았으니까 틀림없어.


나는 너의 어려운 면을 보았지만 그런 것들은 너에게 어울리지 않아. 너는 그런 대접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어려운 주변 여건이 오히려 보석을 감추고 있는 가식같이 생각됐어.”


“내 주변 여건이 어떤데?”


운경은 입술을 꼭 깨물며 선율에게 물었다. 선율은 운경의 격한 반응에 당황하며 말했다.


“너무 비참해. 너에게는 전혀 걸맞지 않아. 너는 그림만 그릴 수 있는 환경만 조성되면 최고의 화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환경이 안 되기 때문에 절대로 최고의 화가가 되지 못할 거라고 말하는 것 같네. 그래서 선생님께 가서 내 얘기를 한 거야?”


운경은 계속 선율의 말꼬리를 물며 자극하고 있었다. 결국 선율은 참지 못하고 언성을 높였다.


“선생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안 하기 때문에 찾아간 거야. 너의 훌륭한 재능이 사장될 것 같아서 말이야.”


운경의 두 눈이 촉촉해졌다. 운경은 고개를 꼿꼿이 쳐들고 안감 힘을 쓰며 말했다.


“내 재능이 어떻단 말이야? 그따위로 그리려거든 취직이나 하라는 말을 들은 게 한 두 번이 아니야. 물론 취직도 해보았어. 하지만 안 돼. 머릿속에서 자꾸 딴 생각이 나서 집중할 수가 없어.


어떤 사람은 일생일대의 영감을 찾기 위해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여행을 떠난다고 들었어. 하지만 나에게 영감은 오히려 고통이었어. 계속 영감이 떠올라 다른 일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어. 무당의 신 내림이 그럴까?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견딜 수 없어.”


운경은 발작적으로 울음을 터뜨렸다. 선율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묵묵히 운경을 지켜볼 뿐이었다. 운경은 한참 울더니 후 조금 진정이 된 듯 다시 입을 열었다.


“미안해. 이러려던 것은 아닌데. 너만 보면 속을 털어놓고 막 투정을 부리고 싶어져.”


“미안해할 필요는 없어. 오히려 속마음을 얘기해줘서 고마워. 내가 무슨 큰 혜택을 받는 느낌이야.”


운경은 비로소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무슨 혜택을 받아?”


선율은 잠깐 당황해하며 얼버무렸다.


“아니. 그냥 그렇다는 거야.”


운경은 얼굴이 붉어지는 선율을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조금 속이 풀리네. 화풀이를 단단히 한 것 같아. 너에게 화를 내긴 했지만 덕분에 일이 잘 풀리고 있어. 선생님이 나에게 화실을 빌려주셨고, 그림을 그리는 틈틈이 아이들을 가르치며 생활비도 벌 수 있게 됐어. 그리고 조만간 전시회도 열 수 있을 것 같아. 너는 꼭 참석해야 해.”


“드디어 전시회를 여는 거야? 너의 전시회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참석해야지.”


“고마워. 그런데.”


운경은 갑자기 정색을 하며 선율에게 물었다.


“내가 자살하려던 것은 어떻게 알았어? 아무리 내가 취했다고 하더라도 남에게 절대로 그런 얘기를 하지는 않아. 선생님은 분명 너에게 들었다고 했어. 더군다나 그 일은 너를 만나기 전에 있었던 일이야.”


선율은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바람이 다니는 길의 환영이 눈앞에 좌르륵 펼쳐졌다. 거리의 조명을 타고 어둠 속으로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선율은 가만히 운경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믿던 안 믿던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네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예전에 네가 자살하려던 모습을 직접 보았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선율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운경이 자살하려던 날의 모습에 대해 상세히 말하기 시작했다. 페인팅 나이프로 화폭을 푹푹 찌르던 모습, 커튼 봉에 줄을 매달던 모습. 직접 보지 않았다면 절대 알 수 없을 장면들이었다.


운경은 귀신을 본 듯 눈을 크게 뜨고 부르르 떨었다. 식은땀이 등을 타고 흘러내려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다. 운경은 간신히 입을 열어 말했다.


“어떻게 된 거야?”


선율은 길게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전에 내가 카렌시아를 만났던 얘기를 해주었지?”


“그래.”


“카렌시아가 나를 길속으로 던진 후 나는 길 양 옆으로 여러 가지 영상들이 지나가는 것을 보았어. 그 중의 하나가 네가 자살하려던 모습이야. 처음에 나는 피곤해서 예전의 기억들이 꿈속에 나타나는 거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아니었어. 시간이 흐를수록 기억은 선명해지고 영상 속에 너의 모습이 분명해지는 거야. 나는 놀랍고 당황했어. 또한 한편으로는 카렌시아가 이 장면들을 보여주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


“이유가 뭔데?”


“그것을 잘 모르겠어. 답답해 죽을 지경이야. 그래서 이번에 다시 바람이 다니는 길을 찾아 볼 생각이야.”


운경은 잠시 생각하더니 심각한 표정이 되어 말했다.


“그렇다면 나도 함께 가면 안 될까? 바람이 다니는 길은 남의 일이 아니잖아. 나도 궁금한 점이 많아. 그리고 나는 어떻게든 데비툼을 해결해야 해.”


선율은 흠칫해서 운경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아름다운 그녀의 눈에서 간절함이 엿보였다. 그러나 만약 바람이 다니는 길을 찾아 카렌시아에게 운경을 데리고 가면 그가 운경을 놓아주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율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카렌시아는 무서운 존재야. 그는 예전부터 너를 노리고 있었어. 만약 그에게 잡히면 영영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어.”


운경은 목에 힘을 주며 강하게 말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데비툼은 엄연히 나의 문제야. 네가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언제까지 나의 일을 남에게 미룰 수는 없어. 내 일은 내가 풀어야 해. 나는 직접 카렌시아를 만나 당당히 따질 거야. 이제 그만 나를 놔달라고 말이야.”


선율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운경의 말은 다 맞았다. 선율 혼자 나서려고 했지만 운경이 가겠다는 것을 막을 권리는 없었다. 그러나 운경을 위험하게 만들고 싶지도 않았다. 게다가 카렌시아는 분명히 운경에게 더 큰 불행이 찾아올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선율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알았어. 하지만 너는 전시회를 먼저 열어야 해. 전시할 그림도 정리하고 전시장도 구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거야. 함께 가는 것은 그 후에 생각해보자.”



며칠 후 선율은 고속버스를 타고 기차사고가 났던 장소를 향해 가고 있었다. 평일이었지만 버스터미널은 단풍구경을 나온 사람들로 꽤 붐볐다.


어렵게 택시를 타고 10분 정도 지나자 시골 도시의 단조로움이 사라지고 울긋불긋한 단풍이 도로를 따라 죽 펼쳐지기 시작했다. 선율은 잠시 경치에 도취해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이윽고 도착한 곳은 커다란 사찰이 있는 곳이었다. 사찰 뒤쪽으로 산 중턱을 타고 기차가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바로 큰 사고가 났던 곳이었다. 밑에서 보니 느낌이 또 달랐다.


사고가 난 지점은 이 사찰을 통해 올라가는 것이 제일 빠르다고 들었다. 선율은 관광객들과 섞여 잘 포장된 돌길을 걷기 시작했다. 사찰로 가는 길목에 산나물을 파는 할머니들이 옹기종기 앉아있었다.


선율은 길을 따라 걷다가 유난히 눈에 띄는 할머니를 보았다. 다른 할머니들과 떨어져 황금빛 나뭇잎이 무성한 은행나무 아래 앉아있었다.


다른 할머니들 앞에는 그래도 산나물 가격 흥정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는데 이 할머니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호객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딱히 나물을 팔 생각이 없는 것도 같았다.


선율은 호기심이 일어 할머니에게 다가가다가 코를 막았다. 고약한 은행 냄새가 코를 찔렀기 때문이었다. 선율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할머니, 은행나무 밑에서 장사를 하면 어떻게 해요? 냄새가 나서 사람들이 오지 않잖아요.”


할머니는 하하 웃으며 말했다.


“냄새가 나?”


가까이서 보니 할머니의 얼굴은 나이를 짐작할 수 없을 만큼 온통 주름으로 덮여 있었다. 선율은 안타까워 코를 막던 손을 떼고 상냥하게 대답했다.


“그럼요. 그것도 아주 지독한 똥냄새가 나요. 어디 사람이 오겠어요? 사람이 와야 물건을 팔죠?”


“그러면 자네가 사줘.”


“제가 이 많은 것을 가져다가 어따 쓰게요.”


“절에다 시주를 해. 구봉 스님에게 가져다주면 좋아할 거야.”


선율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고 대답했다.


“좋은 생각이네요. 제가 다 사겠습니다.”


선율은 할머니가 독한 냄새를 풍기는 은행나무에서 떨어져 앉기를 원했기 때문에 값을 치르며 말했다.


“제가 다 사드렸으니까 이곳 말고 다른 곳으로 옮기셔야 해요. 알았죠?”


선율은 산나물 봉지를 손에 들고 다시 사찰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그 때 할머니가 선율의 뒤에 대고 소리쳤다.


“그래. 꼭 그렇게 함세. 구봉 스님에게도 안부 전하고.”


할머니답지 않게 강하고 또렷한 목소리가 귀를 파고들어 뒤를 돌아보았다. 멀리서 할머니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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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제 71화 바람의 정령 20.11.27 21 0 13쪽
70 제 70화 일출 20.11.25 47 0 12쪽
69 제 69화 악귀 20.11.23 46 0 12쪽
68 제 68화 판자촌 20.11.21 46 0 12쪽
67 제 67화 무너진 꿈 20.11.20 16 0 12쪽
66 제 66화 회오리바람 20.11.18 23 0 12쪽
65 제 65화 최후의 선택 20.11.16 68 0 12쪽
64 제 64화 폭로 20.11.14 26 0 12쪽
63 제 63화 아버지 20.11.13 30 0 11쪽
62 제 62화 카렌시아와 오블리비언 20.11.11 27 0 11쪽
61 제 61화 마지막 순간 20.11.09 21 0 11쪽
60 제 60화 브리지타워 20.11.07 30 0 12쪽
59 제 59화 빨간 옷 20.11.06 30 0 12쪽
58 제 58화 대결 20.11.04 32 0 11쪽
57 제 57화 섬망 20.11.02 22 0 12쪽
56 제 56화 올가미 20.10.31 20 0 11쪽
55 제 55화 탈출 20.10.30 24 0 11쪽
54 제 54화 짐승의 표정 20.10.28 34 0 11쪽
53 제 53화 제보자 20.10.26 28 0 11쪽
52 제 52화 나쁜 조짐 20.10.24 38 0 12쪽
51 제 51화 결혼식 20.10.23 30 0 12쪽
50 제 50화 식물인간 20.10.21 27 0 12쪽
49 제 49화 실연 20.10.19 36 0 12쪽
48 제 48화 실족사 20.10.17 29 0 12쪽
47 제 47화 죄의식 20.10.16 34 0 11쪽
46 제 46화 구사일생 20.10.14 31 0 11쪽
45 제 45화 증거 20.10.12 69 0 12쪽
44 제 44화 교살 +1 20.10.10 39 1 13쪽
43 제 43화 장 기자의 위기 +1 20.10.09 40 1 12쪽
42 제 42화 구렁이 20.10.07 38 0 12쪽
41 제 41화 오블리비언 20.10.05 59 0 12쪽
40 제 40화 카렌시아 20.10.03 36 0 12쪽
39 제 39화 청혼 20.10.02 36 0 12쪽
38 제 38화 인혜의 음모 (2) 20.09.30 43 0 12쪽
37 제 37화 인혜의 음모(1) 20.09.28 39 0 13쪽
36 제 36화 선홍의 저항 20.09.26 34 0 11쪽
35 제 35화 시인의 마음 20.09.25 43 0 11쪽
34 제 34화 스토커 20.09.23 40 0 12쪽
33 제 33화 명 화성 20.09.21 40 0 12쪽
32 제 32화 정화의 복수 +1 20.09.19 43 1 12쪽
31 제 31화 골칫덩어리 20.09.18 41 0 11쪽
30 제 30화 갈등 20.09.16 51 0 12쪽
29 제 29화 박 화백의 제자 20.09.14 52 0 11쪽
28 제 28화 데비툼의 향기 20.09.12 45 0 12쪽
27 제 27화 마마보이 20.09.11 37 0 12쪽
26 제 26화 무너진 돌탑 20.09.09 43 0 12쪽
25 제 25화 염원 20.09.07 43 0 12쪽
24 제 24화 안반데기 마을 20.09.05 45 0 11쪽
23 제 23화 부조리 20.09.04 42 0 12쪽
22 제 22화 미르타워 20.09.02 52 0 12쪽
21 제 21화 비열한 놈들 20.08.31 42 0 11쪽
20 제 20화 투자자 20.08.29 49 0 12쪽
19 제 19화 양심 20.08.28 46 0 11쪽
18 제 18화 다섯 가지 징후 20.08.26 45 0 12쪽
» 제 17화 구봉 스님 20.08.24 57 0 11쪽
16 제 16화 바람개비 언덕 20.08.22 49 0 12쪽
15 제 15화 장 기자의 눈물 20.08.21 56 0 12쪽
14 제 14화 후회 20.08.19 44 0 11쪽
13 제 13화 하루살이 20.08.17 52 0 12쪽
12 제 12화 생각하는 사람 20.08.15 49 0 12쪽
11 제 11화 이상한 기억 20.08.14 47 0 11쪽
10 제 10화 특종 20.08.12 50 0 13쪽
9 제 9화 아이를 구한 의인 20.08.10 48 0 12쪽
8 제 8화 재회 20.08.08 47 0 11쪽
7 제 7화 바람이 다니는 길 20.08.07 49 0 12쪽
6 제 6화 대참사 20.08.05 50 0 12쪽
5 제 5화 불행의 씨앗 20.08.03 61 0 11쪽
4 제 4화 엄마의 거울 20.08.01 60 0 13쪽
3 제 3화 데비툼 +1 20.07.31 78 1 13쪽
2 제 2화 어부와 마신 +1 20.07.29 66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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