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 관한 묵상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이단영
작품등록일 :
2020.08.03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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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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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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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8편. 비를 위한 기도(4)

DUMMY

8편. 비를 위한 기도(4)



*



사내는 얼굴을 가로지르는 흉터 때문에 사나운 인상이었다. 흉터는 한쪽 협골에서 콧등을 지나 반대쪽 협골로 이어져 있었다. 배회자들에게 흉터가 남았다는 건 제때 표류물을 불러와 상처를 돌보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했다.


제때 표류물을 불러오지 못했다는 건, 다시 말해 호흡에 여유가 없었다는 뜻이고 마찬가지로 배회자인 클뢰크너는 그것이 공전절후의 치열한 전투를 의미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물론 의미심장한 인상을 자아내려 일부러 상처를 남겨두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클뢰크너 사도 보좌님.」 사내가 말했다. 「보좌님을 만나고 싶어 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그쪽은 나를 아는데 나는 그쪽을 모르는군요.」 클뢰크너가 딱딱하게 대꾸했다.

「귄터 벡입니다. 독전관이고요.」


클뢰크너는 에일하드가 올려 보낸 보고서에서 귄터 벡이라는 이름을 봤던 것을 기억해냈다. 마비 초원 전투 이후 패잔병들을 쫓는 에일하드를 막아섰던 독전관이었다. 클뢰크너는 젊은 이리를 연상케 하는 이 사내를 따라가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일지 고민했다.


모든 일이 그렇듯 위치와 시기가 문제였다. 클뢰크너는 북부의 중심이자 벤돌란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테네리프에서 말레우스의 연락소를 운영하고 있었다. 스틸 암즈가 이를 묵인한 것은 아군은 가까이, 적은 더 가까이 두라는 지침을 따른 것에 다름 아니었다.


그러므로 클뢰크너의 소박한 연락소는 스틸 암즈가 벌이는 첩보전의 표적이 되기 일쑤였다. 비록 최근 클뢰크너와 에일하드가 이를 역이용해 마비 초원에서 재미를 보기는 했지만, 첩보원이란 바퀴벌레 같은 것들이어서 하나를 잡았다고 해서 끝일 리 없었다.


다음으로 시기. 마비 초원에서의 격돌이 일단락되고, 팩토리와 에션나흐트 잔당이 성지로 넘어가면서 말레우스와 스틸 암즈 간에 사냥감을 두고 흐르던 긴장은 다소 완화되어 있었다. 게다가 스틸 암즈는 루스펠하임에서 템페스트를 대체해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꽤 먹음직스러운 파이 조각을 가져간 참이었으므로 스틸 암즈 내부의 분위기도 누그러져 있을 터, 그러나 여전히 기체-가면을 쓴 미치광이들, 피에스타가 날뛰고 있는 판국이었다. 그리고 초원 전투를 승리로 이끌어냈음에도 이렇다 할 전리품을 건지지 못한 클뢰크너에게 피에스타는 절실한 사냥감이었다.


「날 보고 싶어 하는 게 누굽니까?」

「따라오시죠.」


벡 독전관의 태도는 불손함 그 이상이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앞에 서 있는 클뢰크너를 향한 것은 아니었다. 부하 직원들을 어르고 달래 본 경험이 있는 상관으로서, 클뢰크너는 벡의 적이 억눌린 듯한 태도가 어디에서 연유하고 있는지 알았다.


마음에 들지 않는 임무를 맡은 거로군.


「안내하시죠.」


벡은 어슬렁거리는 듯한 걸음걸이로 클뢰크너를 이끌었다. 클뢰크너는 곧 이 독전관이 이목을 피해 외진 골목으로 둘러가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챘다. 만나고 싶어 한다는 상대가 조심스럽거나, 그게 아니라면 매복이 있거나.


첫 번째 추측은 반쯤 틀렸고, 두 번째 추측은 다행스럽게도 완전히 틀렸다. 목적지 자체가 후미진 곳에 있었던 것이다. 벡이 걸음을 멈춘 곳은 외성 내벽을 마주하고 있는 어느 가정집이었다. 문을 열자 빠듯한 살림살이의 부산물이라고 할 법한 퀴퀴하고 약간은 들큼한 냄새가 클뢰크너를 반겼다.


클뢰크너는 기다리고 있던 상대를 보고 놀라지 않았다. 노인은 식탁을 앞에 두고 편안히 앉아 있었다. 오른손을 쉴 새 없이 꼼지락거리고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호두 두 알이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냈다.


벡은 클뢰크너에게 자리를 안내하고는 문을 닫고 나가 버렸다.


「오토.」


노인이 누군가를 불렀다.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남자가 못마땅하면서도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클뢰크너를 쳐다보았다.


「손님이 오셨으니 이제 식사를 내오게.」

「영감님도 참 괴팍하십니다.」


오토의 말에 노인이 껄껄 웃었다. 클뢰크너는 자리에 앉으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처음 인상대로 영락없이 일반적인 가정집이었다. 스틸 암즈를 이끄는 집정관이 왜 이런 곳에서 식사를 주문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먹어보면 알 거요.」


푸근한 인상의 노인, 에두아르트 곰브리치가 클뢰크너의 마음을 읽은 듯 대뜸 말했다. 오토가 찌그러진 양철 접시에 스프를 담아 내놨다. 곰브리치는 냅킨을 목깃에 끼우고서 숟가락에 담긴 스프를 후후 불었다.


「템페스트와의 합병 준비는 잘되어 가오?」

「원조입니다.」


클뢰크너가 즉각 표현을 고쳤다. 잘 모르겠다는 듯 곰브리치가 어깨를 으쓱였다.


「일으켜 세운다고 해도 설 자리가 없소. 그렇지 않소?」


그 설 자리를 자기네들 길드가 앗아간 주제에 잘도 지껄인다고, 클뢰크너는 속으로 생각했다.


「아직 회개자 도베르뉴가 버티고 있습니다.」

「그 친구는 아직도 회개자요? 나는 템페스트가 그 친구를 벌써 참회자 자리로 끌어올렸을 줄 알았는데.」

「도베르뉴는 자리를 탐하는 인물이 아닙니다.」

「글쎄, 그보다는 다른 회개자들 눈치를 살피는 거겠지.」


어느 쪽이 더 진실에 가까운지는, 클뢰크너도 물론 알고 있었다. 로자 푸생이 초원 전투에서 전사하고 우두머리인 장 드부용 역시 이어진 참회 성소 습격에서 살해당하면서 템페스트에 남은 건 도베르뉴를 포함한 네 명의 회개자였다.


참회 성소 습격의 소식을 가장 먼저 들은 도베르뉴는 다른 회개자들보다 한 발 앞서 대응할 수 있었다. 그 한 발의 차이로 최고위의 참회자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을 테지만, 역시 한 발뿐이었으므로 다른 회개자들의 복안을 단념시킬 순 없었다.


「아무튼 말레우스는 도베르뉴를 밀기로 작정한 거요? 만약 그렇다면 비예가스 사도의 결정이오, 아니면 말레우스에서 합의가 된 정책이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우린 템페스트 내부의 문제에 대해서는 관여한 바 없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 없습니다. 우리 말레우스는 자경단 길드들 간의 연대라는 덕목을 중시합니다. 비록 배다른 형제라 할지라도 어려움을 당한 것을 보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거죠.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진짜 형제가 유산의 분배에 대해 더 관심이 있다는 사실 정도일까요.」

곰브리치는 이번에도 어깨를 으쓱였다. 「북부에서의 치안은 유지되어야 하오. 지금 같은 때라면 더욱이.」


서로를 향해 화살을 한 발씩 교환한 셈이었다. 클뢰크너는 템페스트가 위축된 틈을 타 머리를 들이민 스틸 암즈의 승냥이 같은 짓을 비난했고, 곰브리치는 제국이 일으킨 전쟁이 북부에서의 치안 공백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응수한 것이었다.


그리고 물론 제국에 대한 공격은 그 첨병으로 일하고 있는 말레우스를 겨냥하고 있는 것이기도 했다.


「아, 드디어 나오는군.」


곰브리치가 기대감이 가득한 표정을 한 채 손을 마주 비볐다. 양념을 곁들여 구운 갈비가 둘 앞에 하나씩 놓였다.


「양인가요?」

「염소요.」 곰브리치가 대꾸했다. 「이건 육두구라는 것이고. 드셔보시오. 누린내가 하나도 안 날 테니.」


클뢰크너는 살을 뜯어 씹으며 미간을 찌푸렸다. 곰브리치가 만면에 미소를 띤 채 클뢰크너의 평을 기다렸다.


「어떻소?」

「풍미가··· 독특하군요.」

「익숙해질 거요. 하지만 너무 익숙해지진 마시오. 오토는 내 전속 요리사니까.」

「그런 거 아니라고 몇 번이나 말씀드렸는데도······.」


주방에 있던 오토가 구시렁거렸다. 클뢰크너가 주방 쪽을 쳐다보자 곰브리치가 손사래를 쳤다.


「저 친구는 신경 쓰지 마시오. 입이 아주 무거운 친구니. 오히려 귄터를 걱정해야 할 거요. 내 직속이긴 하지만 내가 한물 간 뒷방 노인네라는 걸 알 만큼 눈치가 빨라서 말이지.」

「하지만 계속 밑에 두고 쓰시는군요.」


곰브리치가 씩 웃었다. 양쪽 모두 데흐몽에서 일어난 일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건 명백했다.


「지켜볼 수가 없어서 그러는 거요. 저렇게 능력 있는 친구가 우리 길드의 정치적인 동물들하고 엮이는 걸 내버려둘 수 없다는 얘기지. 보시오, 데흐몽에서 당신이 보낸 심문관을 막아야 했던 건 우리 길드 내의 강경파에게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함이었소. 이 친구들 말로는 팩토리 잔당들만큼은 꼭 우리가 잡아야 한다는데, 글쎄, 세상에 꼭 그래야 한다는 법이 어디 있소?」

「그럼 합심해서 잡죠. 뒷구멍을 열어 주지 마시고요.」

곰브리치가 껄껄 사람 좋은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그렇게 해야 했던 이유야 당신들이 더 잘 알지 않소?」


클뢰크너가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곰브리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런, 내가 실언을 한 건가? 여하간 나는 당신들 말레우스와 싸우고 싶은 마음이 없소이다. 그러니 이때껏 야릇한 요구도 잘 들어줬던 것 아니겠소? 보좌 당신이 한 말대로, 우리가 사이는 나빠도 형제는 형제지. 형제끼리 싸운다면 우린 본질을 잃게 될 거요. 악당들 좋은 일만 하는 거란 말이지.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야릇한 요구라니요. 우리가 한 요구라고는 북부로 달아난 범죄자들을 우리 손으로 잡게 해달라는 것뿐이지 않았습니까?」

「자, 그 주제에 대해서는 그만 얘기합시다. 당신이 잘 모른다는 사실만 더 분명해질 뿐이니. 무슨 일에든지 이면이 있는 법이오, 클뢰크너. 그 이면이 우리 삶을 더 풍부하게 해주지.」

「데흐몽에서 벌어진 일에 우리 길드도 관계되어 있단 뜻입니까?」


곰브리치 집정관은 나이프를 내려놓고 클뢰크너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이윽고 그는 주제를 피해 갈 길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듯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나는 북부 일대를 평정하고 처음으로 제대로 구색을 갖춘 자경단 길드를 벤돌란에 세운 사람이오. 온갖 종류의 배회자들을 만났고, 때로는 회유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칼을 맞대기도 했지. 콥스 팩토리가 등장했을 때는 나는 이미 현장에서 물러난 뒤였지만 그럼에도 놈들이 여타의 범죄 길드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직감했소. 내가 직접 키운 독전관들을 보냈던 것도 그런 직감 때문이었고. 결과는 당신이 아는 대로요.」

「그래서 내린 결론이란 게 블렌욜프 국왕의 계획에 동조하는 것이었습니까? 비겁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비겁하지. 알고 있소. 하지만 적어도 정직한 일이오. 놈들을 상대할 실력이 없다는 것을 인정한 처사니까. 나는 놈들을 북부에서 몰아내야 했소. 그렇게 팩토리는 당신들 몫으로 넘어간 거요. 아직도 이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우리 길드에 있지. 나는 그네들의 야심을 억제하는 데 내 여생을 바칠 생각이오. 기껏 쫓아낸 괴물을 다시 집으로 불러들이지 않도록 말이지. 그래서 아룍도 살려야 했던 거요. 살려서 당신들한테 던져줘야 했으니까, 아룍을 처단하면 살아남은 차륜형들이 이를 갈 것이 분명했으니까.」

「이 이야기는 이면이 아닙니다.」

「물론 아니지. 서론일 뿐이오. 말레우스는 팩토리 잔당을 쫓지.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그건 순회공연에 가깝다는 것을 당신도 알 수 있을 거요.」

「순회··· 공연이라고요···?」

「아직 당신들이 자리 잡지 못한 곳에서 당신들의 정당성을 광고하는 일 아니오? 그러니 순회공연이지.」

「저는 그런 목적으로 이 일에 임하고 있지 않습니다. 장제사도 마찬가지고요.」

「장제사야 물론 그렇겠지. 그리고 당신에 대해서도, 헷갈리긴 했지만, 내가 말하는 쪽에 가담하지 않은 것이 이제 분명해졌고. 내가 말하는 쪽이란 팩토리의 유용성을 발견한 이들이오. 그런 자들이 당신 길드에 있소. 나쁘게 생각하지는 마시오. 그들도 당신만큼이나 팩토리를 역겨워하오. 하지만 그 처분에 있어서는 적절한 때와 장소가 따로 있을 거라고 믿을 뿐이지.」


우리 길드를 분열시키려는 술책이야. 클뢰크너는 속으로 뇌까렸다. 이 교활한 늙은이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으면 안 돼.


「당신 상관인 비예가스 사도는 굼떠 보여도 머리가 비상한 인물이지. 이 흐름이 마음에 들지 않는 건 당신 혼자가 아닐 거요. 그리고 만약 비예가스도 그렇다면 이미 수를 써놨을 테고. 쇤베르크 심문관에게 날개를 달아줬을 수도 있지.」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곰브리치의 말이 맞았다. 아룍이 잃어버린 부표를 모두 되찾자 비예가스 역시 행동에 나섰다. 클뢰크너가 의심하고 있는 것처럼 비예가스 사도도 내통자의 존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곰브리치 집정관의 말은 그런 의심에 확증을 더해 주는 것이었다. 게다가 내통자가 생각보다 더 대담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 또한 알려주었다. 경쟁 길드와도 수작질을 벌였다는 점이 방금 증명됐으니.


클뢰크너는 칼몽의 여섯 이빨을 세르단 총독에게 추천한 것이 바로 그 내통자일 것이라고 잠정적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처럼 불순한 생각을 품은 말레우스 내부의 협력자 덕분에 아룍은 더 거칠 것이 없어졌다. 내통자가 선을 넘은 것도 이 지점이었다.


클뢰크너는 비로소 비예가스의 최근 행보를 이해할 수 있었다.


비예가스는 잔혹하기로 이름 높은 무자치와 자신의 경호원인 루슬라나까지 내어주면서 에일하드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영리한 에일하드라면 하사받은 검의 쓰임새에 대해서도 지금쯤 이해했을 터였다.


「그러나 오늘 당신을 여기 부른 건 다른 일 때문이오.」

「다른 일이라니요?」

「페스트 피에스타를 원하지, 안 그렇소?」


클뢰크너는 도무지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을 억지로 먹는 일을 그만두고 마음을 가다듬었다. 직설에는 직설로 답할 뿐이었다.


「맞습니다.」

「몰이사냥을 합시다.」

「어디로 몰겠다는 겁니까?」

「벤돌란과 루스펠하임이 아닌 곳 어디든.」

「무르키론이나 하센베르크를 염두에 두고 계신 겁니까?」

「무르키론도 좋지.」 곰브리치가 한 군데를 집었다. 「비예가스는 제국에서 가까운 영지를 원할 것 아니오?」


영지라는 표현에 클뢰크너는 인상을 찌푸렸다. 마치 그녀가 모시는 상관을 땅 욕심에 눈이 먼 귀족 나부랭이로 치부하는 듯한 언사였다. 그러나 거기엔 일말의 진실 또한 담겨 있었다.


비예가스는 길드 내에서의 입지를 다지길 원한다. 궁극적인 목표는, 클뢰크너가 믿는 대로라면, 선을 위한 것이었지만 그 외표는 권력을 향한 의지로밖에 비치지 않을 것이었다.


「피에스타를 선뜻 내어주시려는 이유가 뭡니까?」

「루스펠하임에 아직 템페스트의 고행자들이 남아 있소. 우리에겐 그들의 잔존이 상당히 껄끄럽소.」


그야 루스펠하임 왕국은 템페스트가 발흥한 곳이니까. 고향을 뺏어 놓고 환영받기를 기대했단 말인가?


「우리가 템페스트를 이끌고 무르키론 왕국으로 가서 피에스타를 쓸어버리길 원한다, 그런 뜻입니까?」

「제대로 들으셨소.」

「집정관님 개인의 구상입니까?」

「관철시킬 수 있는 내 의지요.」

「템페스트가 반발할 텐데요.」

「회개자 도베르뉴와 거래를 하시오. 그를 우두머리로 만들어 주고 새 땅을 약속하시오. 이 계획이 성공하면 비예가스 사도는 북부로의 확장이라는 당신네 길드가 죽고 못 사는 과업을 마침내 완수하는 게 되오. 그럼 앞서 언급된 문제들을··· 청산하는 데에도 큰 힘이 될 터이고.」


클뢰크너는 깨닫지 못한 사이 혀로 자신의 어금니를 핥고 있었다. 그건 집중할 때 나오는 버릇이었다. 곰브리치 집정관의 제안은 관대한 것이었고, 무엇보다도 통찰력 있는 것이었다. 템페스트를 산하에 들여 무르키론을 취한다는 계획은 매혹적이었다.


무르키론이 끝일 필요는 없었다. 거기서 더 나아가고자 한다면 무르키론은 훌륭한 교두보가 될 터였다. 곰브리치야 약속을 안 지켰다며 노발대발하겠지만, 상황은 변하는 법이니까. 일단 취할 수 있는 것을 취해야 한다는 사실은 클뢰크너가 북부에서 외로운 싸움을 벌이며 배운 교훈이었다.


「입맛에 맞지 않소?」


곰브리치가 클뢰크너 앞에 놓인 접시를 가리켰다. 클뢰크너는 접시를 노회한 집정관 쪽으로 밀며 말했다.


「세부에 대해 논의해 보죠.」


곰브리치가 염소 갈비를 해치우며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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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Personacon 지드
    작성일
    21.09.17 07:18
    No. 1

    꽤나 인상적인 대비로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4 네버로스트
    작성일
    21.09.17 13:23
    No. 2

    잘보고갑니다 즐거운 연휴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3 날먹이
    작성일
    21.09.19 22:03
    No. 3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말레우스는 실락원을 경전으로 삼아 밀턴교인거죠?
    템페스트는 어떤 책을 경전으로 삼았나요? 중세의 고행수도원 비슷한 느낌인것 같은데.
    또 피에스타는 페스트에 대한 기록+ 노아의 방주의 와전으로 만들어진것 같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이단영
    작성일
    21.09.20 00:25
    No. 4

    밀턴교가 존 밀턴의 『실낙원』, 그리고 여기에 더해 『복낙원』을 경전으로 삼는 종교인 것은 맞습니다(두 경전 간의 관계는 잔세계의 신학자들이 여전히 논의하고 있는 주제입니다). 다만, 말레우스가 어느 한 종교를 표방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밀턴교는 잔세계 사람들에 의해 일반적으로 믿어지는 종교입니다. 물론 일반적인 정도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성지와 제국이 비교적 경건한 곳으로 여겨지는 반면 북부에서의 신앙 생활은 종종 토속적 민간 신앙과 결합된 형태로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종교적 성격이 강한 템페스트는 밀턴교를 기반으로 하지만(그러니 이들 역시 『실낙원』과 『복낙원』을 경전으로 삼습니다) 흑사병의 유행 이후 등장했던 '채찍질 고행단'의 모티프가 가미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피에스타 역시 흑사병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1347년 있었던 죽음의 배 사건에 대한 기록이 이들이 가진 이단적 신앙의 보다 직접적인 모티프가 되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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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 연재 후기 +15 23.02.07 516 28 12쪽
267 에필로그. 바람을 타고 태양을 향해(완) +12 23.01.04 364 21 20쪽
266 에필로그. 바람을 타고 태양을 향해(3) +5 22.12.31 257 17 14쪽
265 에필로그. 바람을 타고 태양을 향해(2) +4 22.12.29 247 12 14쪽
264 에필로그. 바람을 타고 태양을 향해(1) +5 22.12.26 519 15 12쪽
263 14편. 검은 종이 울리고(완) +6 22.12.15 249 19 20쪽
262 14편. 검은 종이 울리고(21) +7 22.12.13 224 16 16쪽
261 14편. 검은 종이 울리고(20) +3 22.12.12 177 15 16쪽
260 14편. 검은 종이 울리고(19) +4 22.12.09 170 17 16쪽
259 14편. 검은 종이 울리고(18) +4 22.12.08 165 17 14쪽
258 14편. 검은 종이 울리고(17) +6 22.12.02 185 18 14쪽
257 14편. 검은 종이 울리고(16) +7 22.12.01 169 16 15쪽
256 14편. 검은 종이 울리고(15) +6 22.11.29 187 16 15쪽
255 14편. 검은 종이 울리고(14) +5 22.11.25 158 18 14쪽
254 14편. 검은 종이 울리고(13) +3 22.11.24 134 16 13쪽
253 14편. 검은 종이 울리고(12) +4 22.11.22 135 15 16쪽
252 14편. 검은 종이 울리고(11) +4 22.11.21 143 15 16쪽
251 14편. 검은 종이 울리고(10) +4 22.11.18 134 17 13쪽
250 14편. 검은 종이 울리고(9) +2 22.11.15 134 14 15쪽
249 14편. 검은 종이 울리고(8) +4 22.11.14 146 14 16쪽
248 14편. 검은 종이 울리고(7) +4 22.11.11 145 15 14쪽
247 14편. 검은 종이 울리고(6) +4 22.11.10 146 15 13쪽
246 14편. 검은 종이 울리고(5) +7 22.11.08 183 17 14쪽
245 14편. 검은 종이 울리고(4) +4 22.11.07 151 16 16쪽
244 14편. 검은 종이 울리고(3) +6 22.10.31 162 16 15쪽
243 14편. 검은 종이 울리고(2) +2 22.10.28 150 14 14쪽
242 14편. 검은 종이 울리고(1) +4 22.10.27 171 16 17쪽
241 13편. 마른 뼈의 계곡(완) +2 22.10.24 169 16 17쪽
240 13편. 마른 뼈의 계곡(15) +5 22.10.21 147 16 16쪽
239 13편. 마른 뼈의 계곡(14) +3 22.10.20 140 14 13쪽
238 13편. 마른 뼈의 계곡(13) +2 22.10.17 149 15 15쪽
237 13편. 마른 뼈의 계곡(12) +3 22.10.14 154 15 14쪽
236 13편. 마른 뼈의 계곡(11) +3 22.10.13 153 16 17쪽
235 13편. 마른 뼈의 계곡(10) +3 22.10.11 167 16 14쪽
234 13편. 마른 뼈의 계곡(9) +4 22.10.10 193 16 13쪽
233 13편. 마른 뼈의 계곡(8) +3 22.10.07 177 15 14쪽
232 13편. 마른 뼈의 계곡(7) +5 22.10.06 207 17 14쪽
231 13편. 마른 뼈의 계곡(6) +3 22.10.04 159 15 13쪽
230 13편. 마른 뼈의 계곡(5) +5 22.10.03 201 18 17쪽
229 13편. 마른 뼈의 계곡(4) +3 22.09.16 208 14 14쪽
228 13편. 마른 뼈의 계곡(3) +3 22.09.15 170 15 17쪽
227 13편. 마른 뼈의 계곡(2) +2 22.09.14 176 14 13쪽
226 13편. 마른 뼈의 계곡(1) +5 22.09.12 219 18 13쪽
225 12편. 그을린 자들의 무도회(완) +4 22.09.02 210 18 15쪽
224 12편. 그을린 자들의 무도회(17) +2 22.09.01 152 15 14쪽
223 12편. 그을린 자들의 무도회(16) +3 22.08.30 208 16 17쪽
222 12편. 그을린 자들의 무도회(15) +3 22.08.29 160 14 15쪽
221 12편. 그을린 자들의 무도회(14) +3 22.08.23 177 18 15쪽
220 12편. 그을린 자들의 무도회(13) +5 22.08.22 186 16 15쪽
219 12편. 그을린 자들의 무도회(12) +4 22.08.19 174 12 16쪽
218 12편. 그을린 자들의 무도회(11) +4 22.08.18 175 15 19쪽
217 12편. 그을린 자들의 무도회(10) +6 22.08.16 203 14 14쪽
216 12편. 그을린 자들의 무도회(9) +2 22.08.15 164 15 15쪽
215 12편. 그을린 자들의 무도회(8) +3 22.08.12 167 16 13쪽
214 12편. 그을린 자들의 무도회(7) +2 22.08.11 171 17 15쪽
213 12편. 그을린 자들의 무도회(6) +4 22.08.09 201 15 15쪽
212 12편. 그을린 자들의 무도회(5) +6 22.08.08 207 18 14쪽
211 12편. 그을린 자들의 무도회(4) +5 22.08.05 175 16 14쪽
210 12편. 그을린 자들의 무도회(3) +3 22.08.04 189 17 15쪽
209 12편. 그을린 자들의 무도회(2) +2 22.08.02 187 18 17쪽
208 12편. 그을린 자들의 무도회(1) +5 22.08.01 197 17 14쪽
207 11편 이후의 상황 +4 22.07.25 205 16 1쪽
206 11편. 미친 말에 박차를(완) +8 22.02.25 357 17 16쪽
205 11편. 미친 말에 박차를(20) +6 22.02.24 228 18 14쪽
204 11편. 미친 말에 박차를(19) +6 22.02.22 238 17 19쪽
203 11편. 미친 말에 박차를(18) +1 22.02.21 200 18 15쪽
202 11편. 미친 말에 박차를(17) +5 22.02.18 200 17 15쪽
201 11편. 미친 말에 박차를(16) +7 22.02.17 197 18 15쪽
200 11편. 미친 말에 박차를(15) +8 22.02.15 289 16 16쪽
199 11편. 미친 말에 박차를(14) +7 22.02.14 180 16 15쪽
198 11편. 미친 말에 박차를(13) +3 22.02.11 216 18 16쪽
197 11편. 미친 말에 박차를(12) +5 22.02.10 214 17 16쪽
196 11편. 미친 말에 박차를(11) +4 22.02.07 198 17 14쪽
195 11편. 미친 말에 박차를(10) +5 22.02.04 210 15 15쪽
194 11편. 미친 말에 박차를(9) +3 22.02.03 207 16 13쪽
193 11편. 미친 말에 박차를(8) +2 22.01.28 202 17 15쪽
192 11편. 미친 말에 박차를(7) +3 22.01.27 197 17 14쪽
191 11편. 미친 말에 박차를(6) +4 22.01.25 200 16 18쪽
190 11편. 미친 말에 박차를(5) +6 22.01.24 216 18 15쪽
189 11편. 미친 말에 박차를(4) +4 22.01.21 243 18 13쪽
188 11편. 미친 말에 박차를(3) +3 22.01.20 180 18 15쪽
187 11편. 미친 말에 박차를(2) +3 22.01.18 212 16 19쪽
186 11편. 미친 말에 박차를(1) +5 22.01.17 231 16 17쪽
185 10편. 유역을 떠도는 들개(완) +6 21.12.27 298 18 25쪽
184 10편. 유역을 떠도는 들개(16) +7 21.12.24 212 16 16쪽
183 10편. 유역을 떠도는 들개(15) +4 21.12.23 202 16 14쪽
182 10편. 유역을 떠도는 들개(14) +4 21.12.21 214 18 19쪽
181 10편. 유역을 떠도는 들개(13) +10 21.12.20 242 16 14쪽
180 10편. 유역을 떠도는 들개(12) +3 21.12.17 246 17 15쪽
179 10편. 유역을 떠도는 들개(11) +4 21.12.16 192 18 16쪽
178 10편. 유역을 떠도는 들개(10) +6 21.12.10 229 17 16쪽
177 10편. 유역을 떠도는 들개(9) +3 21.12.09 211 17 15쪽
176 10편. 유역을 떠도는 들개(8) +4 21.12.07 267 16 15쪽
175 10편. 유역을 떠도는 들개(7) +3 21.12.06 205 17 16쪽
174 10편. 유역을 떠도는 들개(6) +3 21.12.03 211 17 14쪽
173 10편. 유역을 떠도는 들개(5) +5 21.12.02 236 17 15쪽
172 10편. 유역을 떠도는 들개(4) +7 21.12.01 215 16 15쪽
171 10편. 유역을 떠도는 들개(3) +4 21.11.29 222 18 16쪽
170 10편. 유역을 떠도는 들개(2) +5 21.11.26 241 19 19쪽
169 10편. 유역을 떠도는 들개(1) +3 21.11.25 268 19 19쪽
168 9편. 오래된 피(완) +7 21.11.23 253 23 22쪽
167 9편. 오래된 피(19) +9 21.11.22 219 20 20쪽
166 9편. 오래된 피(18) +6 21.11.19 223 19 22쪽
165 9편. 오래된 피(17) +4 21.11.18 202 18 17쪽
164 9편. 오래된 피(16) +4 21.11.12 247 21 15쪽
163 9편. 오래된 피(15) +9 21.11.11 229 20 14쪽
162 9편. 오래된 피(14) +7 21.11.09 222 19 16쪽
161 9편. 오래된 피(13) +13 21.11.08 236 22 15쪽
160 9편. 오래된 피(12) +6 21.11.05 285 19 15쪽
159 9편. 오래된 피(11) +8 21.11.04 249 19 15쪽
158 9편. 오래된 피(10) +7 21.11.03 203 19 14쪽
157 9편. 오래된 피(9) +6 21.11.01 213 18 16쪽
156 9편. 오래된 피(8) +7 21.10.29 234 20 16쪽
155 9편. 오래된 피(7) +10 21.10.28 240 20 14쪽
154 9편. 오래된 피(6) +4 21.10.27 222 18 15쪽
153 9편. 오래된 피(5) +3 21.10.25 255 20 16쪽
152 9편. 오래된 피(4) +5 21.10.22 262 20 19쪽
151 9편. 오래된 피(3) +4 21.10.21 207 19 17쪽
150 9편. 오래된 피(2) +6 21.10.19 245 22 18쪽
149 9편. 오래된 피(1) +6 21.10.18 253 20 15쪽
148 8편. 비를 위한 기도(완) +8 21.10.14 388 23 21쪽
147 8편. 비를 위한 기도(16) +7 21.10.12 299 18 14쪽
146 8편. 비를 위한 기도(15) +4 21.10.11 214 17 15쪽
145 8편. 비를 위한 기도(14) +3 21.10.08 218 18 14쪽
144 8편. 비를 위한 기도(13) +7 21.10.07 266 19 15쪽
143 8편. 비를 위한 기도(12) +2 21.10.05 261 18 15쪽
142 8편. 비를 위한 기도(11) +4 21.10.04 223 19 15쪽
141 8편. 비를 위한 기도(10) +3 21.10.01 259 19 15쪽
140 8편. 비를 위한 기도(9) +4 21.09.30 228 21 16쪽
139 8편. 비를 위한 기도(8) +2 21.09.28 268 20 14쪽
138 8편. 비를 위한 기도(7) +3 21.09.27 228 23 13쪽
137 8편. 비를 위한 기도(6) +1 21.09.24 209 22 15쪽
136 8편. 비를 위한 기도(5) +2 21.09.23 277 19 17쪽
» 8편. 비를 위한 기도(4) +4 21.09.17 282 21 16쪽
134 8편. 비를 위한 기도(3) +5 21.09.16 263 21 15쪽
133 8편. 비를 위한 기도(2) +2 21.09.14 231 23 17쪽
132 8편. 비를 위한 기도(1) +1 21.09.13 267 22 15쪽
131 7편. 잿더미로부터 다시(완) +5 21.09.07 328 26 18쪽
130 7편. 잿더미로부터 다시(21) +7 21.09.06 232 24 16쪽
129 7편. 잿더미로부터 다시(20) +4 21.09.03 256 20 15쪽
128 7편. 잿더미로부터 다시(19) +5 21.09.02 206 18 16쪽
127 7편. 잿더미로부터 다시(18) +4 21.08.31 230 22 14쪽
126 7편. 잿더미로부터 다시(17) +4 21.08.30 206 23 13쪽
125 7편. 잿더미로부터 다시(16) +3 21.08.27 241 20 14쪽
124 7편. 잿더미로부터 다시(15) +4 21.08.26 241 21 15쪽
123 7편. 잿더미로부터 다시(14) +6 21.08.24 221 25 13쪽
122 7편. 잿더미로부터 다시(13) +2 21.08.23 229 20 15쪽
121 7편. 잿더미로부터 다시(12) +1 21.08.20 253 24 13쪽
120 7편. 잿더미로부터 다시(11) +3 21.08.19 286 24 13쪽
119 7편. 잿더미로부터 다시(10) +5 21.08.17 281 25 14쪽
118 7편. 잿더미로부터 다시(9) +6 21.08.16 271 27 14쪽
117 7편. 잿더미로부터 다시(8) +5 21.08.13 248 26 15쪽
116 7편. 잿더미로부터 다시(7) +3 21.08.12 245 23 13쪽
115 7편. 잿더미로부터 다시(6) +6 21.08.10 256 23 13쪽
114 7편. 잿더미로부터 다시(5) +4 21.08.09 317 20 14쪽
113 7편. 잿더미로부터 다시(4) +5 21.08.06 323 28 15쪽
112 7편. 잿더미로부터 다시(3) +4 21.08.05 286 25 13쪽
111 7편. 잿더미로부터 다시(2) +6 21.08.03 310 25 14쪽
110 7편. 잿더미로부터 다시(1) +6 21.08.02 344 26 15쪽
109 등장인물 편람 III: 역사의 푸줏간 +2 21.07.30 330 18 17쪽
108 등장인물 편람 II: 대좌하는 별들 +5 21.07.29 382 19 17쪽
107 등장인물 편람 I: 죄악의 하수도 +6 21.07.28 414 21 16쪽
106 6편. 성지의 거룩한 뱀들(완) +7 21.03.02 497 29 19쪽
105 6편. 성지의 거룩한 뱀들(17) +4 21.03.01 343 22 15쪽
104 6편. 성지의 거룩한 뱀들(16) +3 21.02.26 290 23 15쪽
103 6편. 성지의 거룩한 뱀들(15) +3 21.02.25 312 24 15쪽
102 6편. 성지의 거룩한 뱀들(14) +3 21.02.23 321 28 16쪽
101 6편. 성지의 거룩한 뱀들(13) +4 21.02.22 357 25 14쪽
100 6편. 성지의 거룩한 뱀들(12) +8 21.02.19 344 26 15쪽
99 6편. 성지의 거룩한 뱀들(11) +3 21.02.18 302 24 14쪽
98 6편. 성지의 거룩한 뱀들(10) +6 21.02.16 332 27 15쪽
97 6편. 성지의 거룩한 뱀들(9) +5 21.02.15 375 27 20쪽
96 6편. 성지의 거룩한 뱀들(8) +4 21.02.12 333 29 16쪽
95 6편. 성지의 거룩한 뱀들(7) +4 21.02.11 328 25 13쪽
94 6편. 성지의 거룩한 뱀들(6) +8 21.02.09 389 23 13쪽
93 6편. 성지의 거룩한 뱀들(5) +2 21.02.08 340 24 14쪽
92 6편. 성지의 거룩한 뱀들(4) +2 21.02.05 328 27 14쪽
91 6편. 성지의 거룩한 뱀들(3) +4 21.02.04 317 25 14쪽
90 6편. 성지의 거룩한 뱀들(2) +3 21.02.02 324 24 13쪽
89 6편. 성지의 거룩한 뱀들(1) +6 21.02.01 356 29 13쪽
88 5편. 죄악의 혈맥(완) +9 21.01.26 401 26 17쪽
87 5편. 죄악의 혈맥(20) +6 21.01.25 289 24 14쪽
86 5편. 죄악의 혈맥(19) +4 21.01.22 329 26 15쪽
85 5편. 죄악의 혈맥(18) +1 21.01.21 372 25 15쪽
84 5편. 죄악의 혈맥(17) +3 21.01.19 356 25 16쪽
83 5편. 죄악의 혈맥(16) +4 21.01.18 339 26 16쪽
82 5편. 죄악의 혈맥(15) +6 21.01.15 367 29 14쪽
81 5편. 죄악의 혈맥(14) +2 21.01.14 309 25 13쪽
80 5편. 죄악의 혈맥(13) +3 21.01.12 330 22 16쪽
79 5편. 죄악의 혈맥(12) +4 21.01.11 320 27 17쪽
78 5편. 죄악의 혈맥(11) +3 21.01.07 374 25 12쪽
77 5편. 죄악의 혈맥(10) +1 21.01.05 446 25 13쪽
76 5편. 죄악의 혈맥(9) +8 21.01.04 348 2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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