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편. 그을린 자들의 무도회(9)
12편. 그을린 자들의 무도회(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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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과 한기로 팽팽하게 굳은 피부를 빗발이 따갑게 때렸다. 마치 바늘로 이루어진 호수 속에서 유영하는 기분이었다. 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지. 바스티안은 생각했다. 나는 내가 태어나고 싶지 않았던 고향으로 돌아가는 거야.
선원이라는 첩보명이 부여되기 전, 그러니까 아무도 바스티안을 주목하지 않았을 때 그는 말레우스가 던진 많은 미끼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었다. 특별히 유력하지도 않았고 지령으로는 일을 망치지만 말라는 경고를 받았을 따름이었다.
망치꾼들은 팩토리에 잠입하기 위해 어처구니없는 수작들을 부렸다. 피가 철철 흐르는 돼지가죽을 덮어쓰고 인간 사냥꾼이라며 떠벌린 녀석도 있었고, 팩토리가 벌이는 살육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환심을 사려던 작자도 있었다.
모두 실패했다. 차륜형은 그들을 받아들이는 척했다가 오밤중에 끌어내 갖은 종류의 참신한 고문법을 시연해 보였는데, 이를 주도한 건 물론 조피엘이었다. 바스티안은 머리에 뒤집어쓴 쇳물이 그대로 굳은 채로, 조피엘이 자비롭게도 뚫어준 숨구멍으로 호흡하는 망치꾼을 본 적 있었다.
바스티안은 무쇠머리 인간을 보고 함께 웃었다. 베니토 데 팔코, 성지 출신의 시건방지고 잔혹한 범죄자는 앞선 실패자들과는 달리 팩토리의 일원이 되는 데에 성공했던 것이다. 베니토에겐 역사가 있었다. 진짜 범죄자들로부터 갈취한 역사였다.
배경이 없는 인물은 이미 그 시점에서 죽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러므로 남이 마저 숨통을 끊어 준다고 해서 불평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나 범죄 이력이 베니토의 생존을 모두 설명해 주지는 않았다.
베니토의 정체를 파악하고 그 쓸모까지 마련한 것은 니스록이었다. 니스록은 팩토리와 말레우스의 격돌을 조율하려 했고, 바스티안은 이 과정에서 부품으로 쓰였을 뿐이었다. 격돌이 가까워져 오자 니스록은 베니토의 정체를 조피엘에게 슬쩍 흘려 그를 고문당한 뒤 쫓겨나도록 만들었다.
이후 조사 위원회에 출석해 여러 차례 해명했던 바와 같이 그건 진짜 고문이었다. 고문과 추방 가운데 연출된 것은 후자뿐이었다. 바스티안으로 돌아온 베니토는 니스록의 의중을 천천히 깨달았다. 그를 말레우스로 〈안전히〉 돌려보내려 했던 것이다. 선의에서 우러나온 행동은 물론 아니었으며, 바스티안에게 유용성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선원이 된 이후부터는 줄곧 니스록이 그의 명줄을 쥐고 있었던 것이다. 바스티안이 먼지 무덤에서 부친 살해를 결심하기 전까지는.
「벤.」
바스티안은 고개를 돌려 소리가 들려온 쪽을 바라보았다. 비늘매 카본, 즉 켈란이 나무 옆에 쭈그려 앉은 채로 그를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었다.
「대장들하고 얘기하고 싶은데.」
바스티안이 눈으로 흘러든 빗물을 소용도 없이 닦아내며 말했다.
「우리가 곧 찾아갈 텐데요. 비만 그치면요.」
「그럼 그렇게 보고할 거야? 내가 여기까지 왔다가 그냥 돌아갔다고?」
켈란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당신을 죽여서 시체를 가져가는 방법도 있죠.」
「그럼 자인이 널 칭찬해 주고?」
「사실 잘 모르겠어요. 기분이 널을 뛰는 양반이라. 아룍 대장이랑 다닐 때가 편했어요. 베일은 농담도 할 줄 알거든요.」
켈란의 감상은 바스티안이 베니토, 혹은 벤이라 불리던 시절 느꼈던 것과 다르지 않았다. 아룍은 예측되지 않는 광인이고 싶어 했지만 타고난 유치함 탓에 속이 보이는 인물이었다. 반면 아드람멜렉은 말이 통하지 않는 맹수였다.
「녀석들이 있는 곳에 데려다 줘. 불똥은 내가 다 맞을 테니.」
켈란은 빗물을 손에 받아 몇 번 마시더니 마지막으로는 세수를 하고 일어났다.
「따라와요.」
그들은 야트막한 언덕을 올랐다. 표면의 흙이 쓸려 내려간 탓에 붉은 황토가 속살처럼 드러나 있었다. 디딜 만한 나무뿌리가 많지 않아 미끄러지지 않으려면 온 신경을 집중해야 했다. 켈란이 그를 데려간 곳은 구세계의 저택이었다.
저택은 수백 년 전에는 어떤 모습이었건 간에 지금은 정신 나간 괴조가 틀어놓은 둥지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혹은 인가 수십 채를 집어삼킨 거인이 다 소화시키지 못하고 게워 올린 토사물 같다고 해야 할지도 몰랐다.
현관 옆 벽에 기대서 있던 베르나가 바스티안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한쪽 눈썹을 추켜올렸다.
「뭐죠?」
「대장들을 만나고 싶대요.」
「그렇다고 저걸 순순히 데려와요?」
바스티안은 이마에 손가락을 대었다 떼며 인사를 건넸다. 베르나는 혼란스러운 표정이었다. 둘은 그녀를 지나쳐 내부로 들어갔다. 실내는 어두컴컴했고 바닥에는 빗물이 흥건했다. 켈란은 식당이었을 법한 곳으로 바스티안을 이끌었다.
거기서 바스티안이 마주한 것은 페스트 피에스타의 지도자들이었다. 검은 죽음 스베아, 벼룩 오스발드, 그리고 도선사. 이제 피에스타에서 남은 건 그들뿐이었으니 지도할 거라곤 자기네 운명밖에 없을 터였다.
검은 죽음과 벼룩은 모닥불의 빛을 받아 이글거리는 유리 눈알로 바스티안을 노려보았다.
「다시 만나서 반갑군.」
바스티안이 매끄러운 음성으로 인사를 건넸다.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바스티안은 피에스타가 자랑하는 검은 기수들을 무너뜨리고 있던 중이었으므로 당연히 환영받지 못했다. 도선사가 검은 죽음의 귀에 대고 무언가를 속삭였고, 검은 죽음은 조언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그녀의 어깨를 떠밀었다.
「투항······ 필요··· 가라···.」
언제나와 같이 벼룩 오스발드가 검은 죽음의 웅얼거림을 해석했다.
「투항하러 온 거라면 그럴 필요 없으니 돌아가라고 말씀하셨다.」
「자인과 힐트는?」 바스티안이 과장된 몸짓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엘리는 어디 있지?」
「개수작은······.」
「개수작은 네 엄마한테나 가서 부리라고 하셨다.」
「그렇게··· 심한 말은 안 했······.」
「놈을 붙잡아요.」
바스티안의 등 뒤에서 베르나의 음성이 들려왔다.
「무슨 꿍꿍이인지 알아내야죠.」
「그럴 필요 있나요.」 켈란이 어깨를 으쓱였다. 「이미 여기 온 이상 허튼짓은 못 할 텐데요.」
「엘리!」 바스티안이 대뜸 소리쳤다. 「방 안에 있나? 엘리!」
다들 바스티안의 태도에 당황한 게 틀림없었다. 바스티안은 얼어붙었던 공기가 발칵 문이 열리는 소리에 산산이 깨지는 것을 느꼈다. 문을 열고 튀어나온 조피엘의 얼굴이 실망감과 당혹감으로 물들었다.
바스티안이 잘못 본 것이 아니라면, 찰나의 순간 조피엘의 얼굴에 떠오른 것은 화색이었다. 빠르게 씻겨 내려가긴 했지만 그것만으로 바스티안은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었다.
「잘 지냈어, 엘리?」
「닥쳐!」
조피엘 에밀리가 새된 목소리로 고함쳤다. 바스티안의 예상대로 조피엘은 그가 벌이는 일을 금세 파악했다.
「흉내 내지 마! 죽여 버리는 수가 있어! 네가 어떻게 감히! 저 자식 죽여! 아이반이 죽을 때 저 자식도 그 자리에 있었어!」
내가 되려는 건······.
「그렇게 말해 주니 대단히 고마운걸.」 티 나지 않게 침을 삼키려는 바스티안의 뒷목이 뻣뻣하게 굳었다. 「엘리의 말대로 이 녀석은 날 죽였으니까. 하지만 제군들, 유령 독수리, 배후의 악령은 진정으로 살아 있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죽지도 않죠.」
니스록이다.
「뭐?」
「이게 무슨 수작이야?」
「말 같지도 않은 소리!」
이해할 수 있는 반응이라는 듯, 바스티안이 눈을 감고 고개를 주억거렸다. 떨림을 숨기려다 보니 동작이 필요 이상으로 커지고 있었다.
「마지막 순간, 나는 나를 교체해야 했습니다. 아리, 아니 이렇게 부르면 베일이 싫어했었지, 베일과 엘리가 달아날 수 있도록 미끼 역할을 수행해야 했는데, 장제사와 단죄자는 나를 놓아줄 생각이 없었거든요.」
실실 웃고 있던 검은 죽음이 실성한 것처럼 폭소를 터뜨렸다. 바스티안은 미소를 띤 채로 그녀의 웃음이 멎기를 기다렸다.
「벼랑에··· 별······ 부리네.」
「벼랑에 몰리더니 별 거지 같은 수작을 부린다고 말씀하셨다. 나 역시 동감이다.」
「켈란.」
바스티안이 검은 죽음에게 시선을 고정시킨 채로 말했다.
「이 일에 널 끌어들일 때 내가 했던 약속 기억하나?」
모두의 시선이 켈란에게 집중되었다. 바스티안만이 동참하지 않았다. 이미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알고 있다는 것처럼. 바스티안이 계속 말했다.
「내가 말했던 그 녀석이 바로 이 녀석이었어. 상대편에서 우리의 편의를 봐줄 첩자, 하지만 썩 믿음직스럽진 않은. 그리고 난 일이 어그러지면 언제든 얼굴을 바꿔칠 수 있도록 사전 작업을 해둔 상태였지.」
「저 자식이 하는 말 믿지 마!」
에밀리가 그렇게 소리쳤을 때, 바스티안은 자신의 말이 켈란에게 의도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저 자식은 우리 길드에 잠입했던 적이 있었어! 그러니까 우리에 대해 알고 있는 것 몇 가지로 거짓말을 지어내는 건 일도 아니라고!」
「엘리, 지금 켈란과 내가 하고 있는 얘기는···」 바스티안은 은근슬쩍 켈란을 자기편으로 묶어 버렸다. 「···훨씬 뒤의 일에 관한 거야. 하지만 네 지적은 정확해. 내가 이 녀석을 포섭한 게 바로 그때였거든. 내 말에 따르도록 만들어 뒀으니 말레우스로 돌려보내야 했지. 거기서 네 도움을 받은 거고. 기억나? 나였잖아, 베니토가 의심스럽다고 네게 말해준 건.」
「하지만 넌 벤이니까, 네가 그걸 안다고 해도, 아이반이 말해줬을 수도 있고, 내 말은······.」
갑자기 쏟아진 정보에 혼란스러운 듯 에밀리가 말을 더듬었다. 바스티안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밀고 나갔다.
「여러분, 제가 정보력에 있어 항상 여러분들을 앞지를 수 있었던 건 모두 이 친구 덕분입니다. 계속 이용했다면 좋았을 테지만 당시엔 저도 목숨이 위태로웠던지라······.」
「아이반은 죽었어!」 에밀리가 빽 소리 질렀다. 「베일이 알아! 베일이 호흡을 넘겨받았다고!」
「엘리.」 바스티안이 침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가슴을 찢어 놓은 건 정말로 미안해. 하지만 내가 이 녀석의 얼굴을 갖고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었어. 장제사가 내 죽음을 확신해야 했다고. 성공적이었지. 바스티안의 친구들은 너와 베일의 반응을 근거로 내가 완전히 죽었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어.」
니스록이 살아있었다면 그랬을 법하게, 바스티안은 더듬거리거나 서두르는 기색 없이 말을 마쳤다. 정적이 흘렀다. 좋은 신호였다. 지금까지 바스티안이 늘어놓은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이었으니.
뒤에서 차갑고 흰 손이 불쑥 나타나 바스티안의 목을 쥐었다. 베르나였다. 바스티안은 고개를 살짝 돌려 색소가 부족해 보라색 빛을 띠는 그녀의 눈동자를 마주보았다. 베르나가 손을 떼고 뒤로 물러났다.
「맥박을 확인한 겁니다. 그렇죠, 베르나?」
베르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바스티안이 떠올리고 있는 것은 할덴과의 대화였다.
〈아주 작은 것 때문에 무너질 수 있어.〉
〈예를 들어?〉
〈빠르게 뛰는 심장 같은 거. 떨리는 손, 이마를 타고 흐르는 땀. 비가 오는 중이니 그 부분은 신경 안 써도 되겠네.〉
〈그럴 땐 어떡하지?〉
〈난 이렇게 해.〉 할덴이 말했다. 〈아주 역겨운 걸 떠올려. 지저분하고 불결한 거 말이야.〉
〈떠올렸어.〉 바스티안은 뒷간에 가득 찬 배설물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다음엔?〉
〈네 입에 그걸 쑤셔 넣는다고 생각해.〉
〈웩.〉
〈웩 소리는 속으로만 내. 아무튼 이렇게 하면 차분해질 수 있을 거야.〉
「그럼 모두가 알 수 있도록 결과를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제 맥박이 거짓된 심장의 공모자가 된 것을 자백하던가요?」
베르나는 찡그린 표정으로 고개만 저었다.
「멋지군.」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바스티안은 온 신경이 갈고리에 걸린 채로 당겨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도망쳐야 한다. 장난은 통하지 않아. 달아나라. 달아나. 울면서 빌어. 다리에 매달려 모든 죄를 고백해.
「네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보고 싶을 지경이야.」
「자인.」
바스티안은 간신히 고개를 까딱여 인사를 건넸다. 성별만 다른 그림자처럼 붙어 있는 몰록이 식당에서 뒤뜰로 향하는 문을 닫았다. 둘은 심해에서 올라온 한 쌍의 생물들처럼 불길하고 어둡게 젖어 있었다.
쌍둥이가 다가오는 동안 바스티안은 여유를 가장하려 했지만 여유로운 사람들이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 도무지 생각나지 않았다. 그때 아드람멜렉이 돌연 오스발드의 옆통수를 힘껏 후려 갈겼다. 벼룩 오스발드는 뒤에서 가해진 불시의 공격에 의자에서 떨어져 풀썩 쓰러졌다.
아드람멜렉은 빼앗은 의자에 앉아 늘어지게 하품을 했다. 바스티안이 기억하는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돌연변이처럼 새하얗게 센 머리칼과 눈썹, 파충류를 연상시키는 노란 눈, 무표정일 때조차 알 수 없는 경멸감으로 가득 차 있는 얼굴 가죽, 그리고 입술을 가로지르는 무수한 세로줄 흉터.
몰록이 도선사 뒤로 다가가자 도선사가 황급히 자리를 내어주었다. 몰록은 솜씨 좋게 의자의 한 다리를 축으로 휘돌려 바스티안 앞에 당도하게 만들었다.
기껏해야 범죄자들일 뿐이야. 바스티안은 가능한 한 우아한 몸짓으로 자리에 앉으며 되뇌었다. 이들이 죽인 사람들의 수가 작년 한 해 동안 태어난 아이의 수보다 많다는 따위의 헛소리는 고려할 가치도 없지. 범죄자일 뿐이고, 단죄자한테 화살을 맞아 볼썽사납게 도망친 연놈들에 불과해.
「오랜만이야, 자인. 건강해 보이니 좋네. 그리고 힐트도.」
〈말을 아껴. 네가 뭘 모르는지 들키지 마.〉
〈입 다물고 그놈들이 하는 얘기 듣고 있으란 거야?〉
〈아니, 아니지. 네가 왜 왔는지 밝히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해야지. 잘 생각해 봐. 우리는 서로가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해선 구태여 말하지 않아. 가령 내가 너한테 어이, 내가 바크라고 부르는 바스티안, 우리 모두 알고 있는 바에 따르면 우린 어제 형편없는 점심을 먹었지, 라고 말한다면 넌 뭐라고 생각하겠어?〉
〈웬 놈이 네 행세를 한다고 생각하겠지.〉
〈그래, 그거야. 기억해. 본론이야. 본론을 꺼내. 널 증명하려 들지 말고.〉
「장제사와 단죄자를 쫓으면 안 된다는 얘기를 하러 왔어.」
바스티안은 그렇게 말하며 다리를 꼬았다. 아드람멜렉은 다리를 벌리고 상체를 숙여 무릎에 팔꿈치를 올려놓았다. 바스티안은 아드람멜렉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어진 말소리도 지나치리만치 생생하게 들렸다.
「널 증명하러 온 거겠지.」
바스티안은 입 밖으로 터져 나가려는 한숨을 급히 붙잡았다. 아드람멜렉이 가소롭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안 그런가, 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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