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편. 검은 종이 울리고(19)
14편. 검은 종이 울리고(19)
*
「어니, 다 왔어요.」
그렇게 말했지만 할덴은 에르네스트가 자신의 말을 듣고 있는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 할덴과 프리다가 함께 부축하고 있는 에르네스트는 의식이 혼미했고 두 발은 힘없이 바닥에 질질 끌리고 있었다. 도살장의 싸움 직후 에르네스트의 상태는 악화일로를 겪은 끝에 극도로 쇠약해져 있었다.
어쩌면 안전한 곳에 피신시켜 둬야 한다는 바스티안의 말이 맞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할덴은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에르네스트가 티라에게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었으므로. 할덴의 직감은 자신의 마지막 임무에 대한 확신을 천천히 빚어 가고 있었다.
징벌관 이프레인과 아르카디가 앞서서 광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그들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당혹해 머뭇거렸다. 할덴이 힘겹게 따라붙었다.
「무슨 일이죠?」
「영세자들···」 아르카디가 말을 더듬었다. 「영세자들이 우릴 공격하고 있습니다.」
그건 사실이었다. 게르트가 이끌어야 할 양의 피 중대에 속한 영세자들이 같은 소속의 망치꾼들을 상대로 불길을 일으키며 난동을 부리고 있었다. 적의 술수인가? 할덴 역시 혼란스럽긴 마찬가지였다.
뒤이어 도착한 우박 중대의 영세자들 사이에서도 묘한 기류가 흘렀다. 배신이야. 할덴이 속으로 외쳤다. 이들에겐 처음부터 이중의 과업이 부여되어 있었던 거야. 우리를 도와 적을 멸하고 그다음엔 우릴 쳐서 아드람멜렉의 유품을 손에 넣는 것.
「이들은 처음부터···!」
「예, 저도 이제 알겠군요.」 징벌관 이프레인이 할덴의 말을 끊었다. 「저 친구들은 우리가 달래 보죠. 요새 쪽으로 가셔야 할 것 아닙니까?」
이프레인이 가리킨 저 친구들이란 할덴 일행의 뒤를 둘러싸고 입으로 무언가를 외고 있는 영세자들이었다. 아르카디 역시 돌아서서 그들을 마주하고 있었다.
「길은 알아서 여셔야겠습니다.」
아르카디가 철퇴를 들고 도살장의 싸움으로 반수 이상이 줄어든 우박 중대의 영세자들을 겨누며 말했다. 할덴은 프리다가 아랫입술을 짓씹는 것을 보았다. 우박 중대와 달리 양의 피 중대의 영세자들은 마흔 명에 가까웠다. 이 지난한 싸움의 끝까지 대부분의 병력을 온존하고 있었던 것이다.
할덴은 상황을 이해했다. 게르트로부터 지휘를 넘겨받은 오릭은 영세자들을 앞세워 그 희생으로 승리를 쟁취하는 대신 스스로 선봉이 되어 아드람멜레과 몰록의 친위대를 상대한 것이었다. 그 결과가 바로 이것이었다. 비예가스뿐 아니라 애초에 영세자들을 전장으로 끌고 온 슬라벡조차도 이들을 버리는 말로 취급한 것은 이런 일을 예상했기 때문이었으리라.
할덴은 에르네스트를 들쳐 업었다. 프리다와 바스티안이 나서서 길을 열기 시작했다. 앞에서도, 그리고 뒤에서도 불길이 치솟았다. 이프레인의 설득이 당연하게도 먹히지 않은 모양이었다. 오릭의 지휘를 받는 망치꾼들은 일행의 접근에 반색했으나 그들이 주저하지 않고 지나치자 탄식을 내뱉었다.
할덴은 마음속으로 무용한 사죄를 반복했다. 전장의 한가운데를 통과할 때쯤 좌측에서 소란이 있었다. 영세자들을 뚫고 접근하고 있는 건 빛과 연기, 그리고 압도적인 한기였다. 마치 주위의 모든 열기를 흡수해 일대를 얼어붙게 만드는 무언가가 이해할 수 없는 사명을 띠고 다가오는 것 같았다.
「계속 가야 해.」
바스티안이 할덴의 팔을 잡아끌었다. 난전에 소란이 더해지자 길이 열리기 시작했다. 망치꾼들이 취약해진 틈을 타 득의양양해 있던 영세자들은 새하얀 쇳물을 뒤집어쓴 야수의 등장에 비명을 지르며 흩어지기 시작했다. 할덴은 그 야수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프리다가 영세자에게서 빼앗은 창으로 좌우를 몰아쳐 계단으로 향하는 길을 냈다. 그녀는 바스티안을 붙잡아 계단 위로 내던지듯 밀어 버리고 에르네스트를 업은 할덴의 등을 떠밀었다. 할덴은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걸 느끼며 요새의 연병장 앞에서 털썩 무릎을 꿇었다.
쇠와 쇠가 부딪치는 소리가 고막을 따갑게 때렸다. 에르네스트를 내려놓고 고개를 들었을 때 할덴은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채도. 세상의 채도가 달라져 있었다. 모든 것들이 무채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회색 바탕 위에서 맞부딪치는 네 개의 검은 인영··· 여긴 마치······.
*
티라는 이곳을 알고 있었다. 나렌쉬프의 섬에서 장군의 목을 베었을 때 보게 되었던 풍경과 흡사했다. 점묘도처럼 잘디잘게 짓부수어진 세계, 색채를 잃고 응달 속에 잠긴 우주, 한때의 문명, 그러나 폭력과 야만의 끝에서 잿더미로 화한··· 유일한 언어는 피, 그래, 피뿐이었다.
티라는 베고, 베고, 또 베었다. 싱글거리며 웃고 있는 입, 드러난 싯누런 이를 향해 나아가며. 베일의 검은 독수와 티라의 잿빛 복사뼈가 오랜 벗처럼 서로를 껴안았다. 마치 처음부터 이렇게 되어야 했던 것처럼. 이것이 마지막 대면일까? 그래야 한다. 그러나 그러지 못하리라는 예감이 시시각각 덮쳐 오고 있었다.
베일은 그야말로 제 세상처럼 날뛰었다. 슬라벡이 내뻗은 양손을 가볍게 뿌리치고 무자치가 휘두른 칼을 여유롭게 피하며, 그는 티라와의 대결을 즐기고 있었다.
「내 세계를 사랑하는 법을 익혔구나.」 베일이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마침내 같아진 거야. 네 검, 그건 내 것이기도 하지. 보아라! 내가 또 하나의 세계를 나로 물들였다!」
분하게도 티라는 베일의 말을 부정할 수 없었다. 두 개의 검은 마치 합을 맞춘 것처럼 아름답고 치명적으로, 그러나 동시에 검의 모든 격률을 위배한 채 불규칙하게 세상을 베어내고 있었다. 티라는 게르트가 얻었던 깨달음에 닿을 수 없었고, 스스로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평정과 균형, 스스로에 대한 믿음··· 그런 것들은 게르트의 죽음 앞에서 너무나도 무력하고 그래서 무가치한 것이었다. 광포한 분노의 발산은 쉬웠고, 불공평할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네 독니로 네 심장을 찌를 거야, 베일.
「네가 날 괴물로 만들었다면, 괴물로서의 내 과업을 완수하겠어!」
티라는 쇄도하는 독수를 칼날로 흘려 넘기며 전진했다. 위험을 돌아보지 않고 파멸을 향해 걸어 들어가며 조금의 망설임도 내비치지 않았다. 추억에 침을 뱉고 동료들의 무덤을 짓밟으며. 구할 수 없었던 세계와, 구해지지 않았던 사람들을 원망하고 원망의 끝에 홀로 남은 자신을 저주하며.
그리고 티라는 이해했다. 이것이 베일의 세계였음을. 자기 파괴와 자기 보존의 양극을 분열적으로 오가며 사랑했던 것은 오직 자신뿐, 그러므로 세상은 증오 받아 마땅한 연옥이었다.
「이제 알겠나?」 베일이 검을 맞대며 씩 웃었다. 「넌 날 경멸했지만 그건 여기까지 굴러 떨어져 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어.」
「얼마든지 지껄여!」
티라는 검을 휘돌리며 베일을 몰아쳤다. 좌우에서 끊임없이 쏟아지는 연격, 그건 게르트에게서는 배운 바 없는 동작이었다. 그러나 어쨌건 효과가 있었다. 베일은 뒷걸음질 치며 막아내는 데에 급급했고 더러는 놓치며 피를 뿌렸다.
슬라벡과 무자치조차도 가세할 틈이 없었고, 그럴 필요도 없었다. 티라는 공격을 쏟아내는 양팔에 피로가 축적되는 것과, 수천 마리 벌레처럼 들끓는 그 피로감이 공격이 적중할 때마다 희열로 뒤바뀌어 뒷골을 뜨겁게 끓이는 것을 느꼈다.
복사뼈가 엮어내는 아름다운 무질서에 눈물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 옳은 길은 없어. 티라는 확신에 가득 차 속으로 뇌까렸다. 게르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궁극에 다다랐고, 이제 나도 마찬가지인 거야. 이제 누가 날 비난하겠어? 날 가르쳤던 게르트? 내가 검술을 훔쳐 온 베일?
「멋지군.」
서늘한 감각이 티라의 심장을 덜컥 내려앉혔다. 피 범벅이 된 채로 헐떡거리고 있으면서도 베일의 목소리에선 여전히 여유가 묻어 나왔다. 다음 순간 베일은 복사뼈의 칼날을 잡아챈 뒤 반 바퀴를 돌았다. 팔꿈치가 티라의 얼굴에 직격했다.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자루 끝이 코를 찍었다.
「실(實)이 너무 많다는 게 문제다. 내가 직접 보여주지.」
독수에서 좌우 연격이 터져 나왔을 때에야 티라는 자신이 조금 전 펼쳤던 동작의 원류를 깨달았다. 그리고 동시에 자신의 연격은 어설픈 흉내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 또한 깨달았다. 베일의 연격은 한 합도 제대로 막아낼 수 없이, 모든 것이 완벽할 정도로 엉망진창이었다.
검이 허공에 긋는 획 일체가 도무지 사리에 맞지 않았다. 너무 늦거나 너무 빨랐고, 엇박자를 구분해 내는 일 자체가 무용할 정도로 뒤틀려 있었다. 옆구리를 벤 검이 머리에서 나타나 뺨을 후려 갈겼고, 다음엔 정강이뼈를 깨끗하게 갈라놓았다.
티라는 도약해 거리를 벌리려 했으나 그마저 사전에 포착되었다. 베일은 연격을 기묘한 지점에서 끊어 버리고 찌르기로 뒤바꾸었다. 독수가 배를 관통하자 모든 감각이 아득해졌다. 티라는 흐려진 시야 속에서 맹수처럼 튀어나와 베일의 앞을 가로막는 그림자를 보았다. 저렇게 날쌘 사람은······.
프리다?
아니, 슬라벡이었다. 그는 베일의 팔꿈치를 올려 쳐 반대로 꺾어버린 뒤 멱살을 움켜잡았다. 그러나 공격을 이어가지 못했다. 티라는 수혈침을 불러와 상처를 회복하고 슬라벡을 돕기 위해 달려들고자 했으나···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이제 티라의 눈에도 슬라벡의 목에 꽂힌 단도가 보였다.
검을 든 팔을 미끼로 내어주고 반대쪽 손에 감춰둔 〈독신자〉로 회심의 일격을 가한 것이었다. 무자치가 엄호하기 위해 나서는 순간 포성이 울려 퍼졌다. 시야에서 무자치가 사라지고, 반쯤 잘린 목이 반대로 돌아가 티라를 쳐다보고 있는 슬라벡이 비척거리다가 털썩 쓰러졌다.
이건 말도 안 돼.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또 다시 내 미숙함 때문에 날 지키려던 사람을 잃었어. 이번이 몇 번째인지 기억도 안 나. 차라리 날 죽여.
「날 죽이라고!」
베일이 폭소를 터뜨리며 어긋난 뼈마디를 끼워 맞췄다.
「내가 왜? 네 덕분에 네 친구들 죽이기가 한결 쉬워지는데!」
「그게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지.」
티라와 베일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요새의 성문 쪽이었다.
「대답해 봐라.」 프리다였다. 「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뭘 할 수 있지?」
프리다는 조피엘의 팔을 등 뒤로 꺾어 붙든 채 목에는 창날을 가져다 대고 있었다. 바스티안과 할덴이 옆에 서 있었다. 어니는? 티라는 곧 그들 뒤로 바닥에 엎어져 있는 형체를 보았다.
「인질극이라.」 베일이 불안한 웃음을 흘렸다. 「더 나은 사람들이 할 법한 짓이로군그래.」
그 순간 프리다가 의미를 알 수 없는 행동을 했다. 조피엘을 놓아 주고 등을 떠밀어 앞으로 내동댕이친 것이었다. 조피엘은 몸을 일으키고 앞과 뒤를 번갈아 살폈다. 그녀는 섣불리 베일을 향해 달아나지 못했다. 그러는 순간 프리다의 창이 등을 직격할 터였다.
「베일··· 날 좀······.」
두 진영 사이에 선 채 조피엘이 구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베일은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티라는 포탄에 맞아 나가떨어졌던 무자치가 어느새 주위를 맴돌고 있는 것을 눈치 챘다. 베일이 무방비해지는 틈을 노리고 있었고, 베일 역시 이를 알고 있는 낌새였다.
베일이 조피엘을 구원하기 위해 달려들면 모두가 그를 덮칠 것이었다. 티라는, 그러나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베일에겐 여기 모인 이들을 한 번에 상대할 저력이 있었다. 문제는 베일이 그런 조그만 위험조차 감수하고 싶어 하지 않는단 데에 있었다.
설령 조피엘을 구해낸다 한들 약점을, 조피엘의 생사가 자신의 약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노출하게 될 것이었으므로. 그러니 차라리 전투에 도움이 되지 않는 애물단질랑 알아서 살도록 내버려두고 그 자신은 한껏 달아오른 세염을 이어가겠단 저의가 읽혔다.
티라는 베일이 스스로에 대한 합리화마저 끝내 놓았으리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의 머리는 이미 조피엘도 이것을 원한다고 믿고 있을 터였다.
「넌 아무것도 목숨 바쳐 사랑할 수 없는 거야.」
프리다가 그렇게 말하며 창을 내질렀을 때도 베일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조피엘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무릎을 꿇었다. 믿을 수 없는 것이 베일의 선택인지, 자신의 가슴 정중앙을 뚫고 나온 창인지는 알 수 없었다. 창날은 뒤로 되돌아나갔다가 다시 목을 뚫고 나왔다. 프리다가 몸을 틀며 창을 휘두르자 허공에서 목과 머리가 분리되며 각기 다른 방향으로 날아갔다.
「다 안다는 듯이 지껄이지 마라.」
베일의 두 뺨 위로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티라는 그 눈물이 조피엘을 위한 것이 아니라 베일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연인을 눈앞에서 잃을 수밖에 없었던 자신을 불쌍하게 여기고 있기 때문이었다.
조금 전부터 티라는 베일의 속내를 모두 꿰고 있었다. 베일이 바라보는 곳을 함께 바라보고, 그가 느끼는 바를 그대로 느꼈다. 티라는 자신이 베일의 머릿속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에 몸서리쳤지만··· 지금은 그 모든 걸 이용할 심산이었다.
「왼손!」 티라가 부르짖었다. 「이빨이에요!」
베일이 재빨리 왼손을 목 근처에 가져다 대려 했다. 〈이빨 요정〉. 살해한 이에게서 수거한 치아를 호흡으로 치환하는 표류물이었다. 대체 언제부터 모아두고 있었는지 알 수 없을 만큼 이빨은 그의 왼손에 한가득 쥐어져 있었다.
다음 순간 티라는 이 회색 세상에 난데없이 수놓아진 별자리를 보았다. 비산하는 치아들이었다. 티라는 베일이 개처럼 캑캑거리는 신음을 토하는 걸 들었고, 그의 왼손에 꽂힌 화살을 보았으며··· 고개 돌려 바라본 곳에서 에르네스트를 발견했다.
에르네스트는 곧게 선 채 침착하게 시위에 다음 화살을 메기고 있었다. 처음 범람했던 뒤로 손을 덮고 있었던 잿빛 각질은 말끔히 지워져 있었다. 목과 아래턱에 남아 있던 흔적 또한 마찬가지로 사라져 있었다.
티라는 이 현상의 의미를 느리게 이해했다. 범람은 육신이 그림자 강으로 넘어가는 것, 그리고 여긴··· 그림자 강이었다. 저 바깥에서 에르네스트는 티라가 생명을 갉아먹고 남은 찌꺼기였다. 그러나 여기 그림자 강에서 그는 오래전 자신이 떠나보냈던 생명의 일부를 되찾은 것이었다.
검은 산, 탈영병의 오두막에서 베일을 저격할 때 그가 잃었던 목숨의 편린이 오래도록 기다린 끝에 이 순간을 완성한 것이었다. 이 한 발을 위해.
「베일.」 에르네스트는 베일을 겨눈 채 말했다. 「그날 당신은 날 진창에 처박아 두고 떠났지요. 내 목숨을 완전히 끊어놓지 않은 채.」
「그래, 이제 그걸 갚겠단 거냐? 사양하지, 단죄자. 네놈들 상대하는 데에 이빨 따윈 필요 없으니까.」
「아니요, 그런 뜻이 아니었습니다. 오랜 기간 난 당신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압니다. 당신이 갖고자 했던 것은 악당의 위엄이었단 걸.」
「인정받는단 게 이런 기분이었나? 나쁘지 않은데.」
「당신은 당신을 끝맺을 호적수를 원했던 겁니다.」
「아··· 내가? 그래,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
「제가 되어드리지요.」
에르네스트가 시위를 놓았다.
「기꺼이, 말입니다.」
Comment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