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주의 사회는 없다(기계들의 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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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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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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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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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6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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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화. City 폴그란(3)

DUMMY

폴그란 녹림 지역의 얽히고설킨 거리와 갖가지 상점들 가운데 세 개의 커다란 건물이 눈에 띠었다. 다른 건물들보다 현저하게 크고 웅장했다.


그 중 넝쿨들로 건물의 겉 표면이 뒤덮인, 한 눈에 봐도 가장 오래 되어 보이는 건물이 중앙에 있었다.


“저 건물이 폴그란의 시청건물입니다. 중앙에 위치해서 어느 곳에서나 보이죠. 길을 잃는다 해도 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린주가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그 뒤에 보이는 저 건물이 바로 우리 실프 상단의 건물이자 폴그란 최고의 명물이지!”


중앙 건물을 기준으로 오른쪽과 왼쪽에 커다란 건물이 두 개가 보였다.


“둘 중 어느걸 말하는 거야?”


트러스티가 물었다.


“당연히! 오른쪽 거지! 어떻게 저 거지같은 건물과 비교를 할 수가 있지?”


로아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오른쪽 건물은 커다란 나무의 안을 파네 만든 것처럼 밖이 나무껍질처럼 만들어져 있었다.


“괜찮네.”


트러스티는 오른쪽 건물이 훨씬 마음에 들었다. 왼쪽 건물 역시 최근에 만들어져 깨끗하고 깔끔한 외관을 자랑했지만 오른쪽이 이 녹림의 배경과 함께 봤을 때 훨씬 어울렸다.


“칫! 저 녀석들 결국 완성을 했군! 진짜 여기 새로온 시장은 미친게 틀림없어! 저딴 놈들한테 허가를 해주고 말이야!”


로아는 왼쪽 건물을 보며 씩씩 거렸다.


“저 건물이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주민이 물었다.


“건물 자체는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저 건물의 소유주 때문이죠.”


“소유주요?”


“네, 저 건물의 소유주는 사실 그냥 겉으로만 소유주인척 할 뿐입니다. 진짜 소유주는 로더들이죠. 그 자식들의 돈으로 만든 거라고요. 이게 말이 됩니까? 그냥 겉으로만 아닌척이지 사실 아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로더들이 약탈 수준이 엄청난가 보군요?”


주민이 물었다.


“네, 요즘엔 진짜 사막지역들은 모조리 로더들의 앞마당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얼마나 기고만장 했으면 므겐차프트 습격을 가입 절차로 하겠습니까?”


“아! 그 소동이 로더들의 가입 절차군요! 그저 으레 있는 일이라고만 듣기도 했고 실제로 박락님 때문에 너무 쉽게 진압 되어서 별일 아니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주민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대부분은 그렇지만 가끔 그렇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신입 중 강한 녀석들이 들어오면 끔찍한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린주가 말했다.


“실제로 이년 전에 그런 일이 있었죠. 로더들이 므겐차프트 습격을 신입이 치러야할 의식으로 만든 지 얼마 안됐을 무렵 엄청나게 강한 신입 때문에 므겐차프트 전체가 다 털린 적이 있었죠. 경비병들은 모조리 죽었고 승객들도 조금만 반항 한 사람들은 모조리 죽였다고 합니다. 차프트가 폴그란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다 도망간 상태였고 안은 피로인해 바닥이 미끈거릴 정도였다고 합니다.”


“아...그런 일이 있었군요...”


주민은 표정이 어두워 졌다.


“네, 딱 한 번뿐이었지만요. 그 덕에 모든 차프트에는 중대장급 이상이 경비감독을 맡게 되었죠.”


로아가 말했다.


“그런데 그 자는 어떻게 됐지? 그 정도 실력이라면 로더 안에서도 꽤나 이름이 날렸을 텐대?”


트러스티가 물었다.


“그 안에서도 꽤나 화제가 됐던 모양이야. 강한 녀석의 말로는 둘 중 하나지. 흡수 되거나 죽거나 말이야. 대부분은 첫 번째를 택하지. 아무리 강하더라도 모두 모이면 몇 천 명에 육박하는 로더들을 상대로 싸우는 건 자살이나 마찬가지니까. 그런데 그 녀석은 너무 강했던 나머지 반년도 채 안 되서 세 개의 세력 중 동녘의 로더 우두머리가 되었다. 그리고 그 당시 흩어져 노략질을 하던 동쪽 서녘의 로더들과 북녘의 로더들까지 실력으로 무릎을 꿇렸지.”


로아는 한 숨을 쉬며 말했다.


“그 결과가 지금 저 앞에 있는 건물이냐?”


“저건 시작에 불과해 이 녀석들은 사막을 중심으로 전국으로 뻗어갈 속셈이야.”


로아는 분통이 터지는 듯 주먹을 꽉 쥐었다.


“헌데 합법적인 장사로 실프 상단에 타격을 줄 수나 있나?”


트러스티가 물었다.


“저 녀석들의 진짜 사업은 저게 아니야, 저건 잘 되도 그만 안 되도 그만인 거야. 저런 번듯한 건물로 사람들을 유인해서 인신매매부터 매춘, 협박, 공갈, 갈취, 폭생 그리고 살인 등 온갖 악행을 일삼는 거지”


“말도 안 돼! 그런 짓을 이 안에서 한다고?”


“아니지, 저 건물은 그저 사람을 모으는 역할을 하는 거야. 이 녀석들이 얼마나 치밀하냐면 우선 오는 사람들을 분류하고 그 분류한 사람들로 값을 매겨 상품이 될 만한 여자나 재물을 가진 사람들이 이 도시를 벗어나면 습격해 납치를 하거나 재물을 빼앗고 죽이지. 그리고 저 안에서는 그렇게 납치한 여성들을 살 재력가들도 모으지.”


“그런 미친!”


트러스티가 분개해서 소리쳤다. 소리가 얼마나 컸던지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조용해지며 트러스티를 바라봤다.


“죄송합니다. 아무 것도 아닙니다.”


로아는 웃으며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너 미쳤어? 그렇게 소리를 크게 지르면 어떻게?”


“어떻게 사람들을 물건취급 할 수가 있지? 여성은 전리품이 아니야! 소유물이 아니라고!”


트러스티는 격분했다.


“진정해, 나도 알아, 네 말이 백번 맞아. 그래도 조금만 차분해져야 해 여긴 마을 안이라고.”


“소리 지른 건 미안하다.”


트러스티는 한 숨을 쉬며 화를 조금 누그러뜨렸다. 그녀는 사과는 했지만 마음속에서 끓어 오른 화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그들은 중앙 시청과 그 옆에 있던 커다란 광장을 지나갔다. 광장에서는 갖가지 공연들이 한창이었다. 한쪽에서는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고 다른 한쪽에서는 춤판이 벌어져 있었다.


또 아른 한 쪽에서는 인형극이 한창이었는데 인형들이 얼마나 정교하게 만들어졌는지 몰입감이 상당했다. 그러나 트러스티 일행 중 이런 것을 보려고 멈춘 사람은 없었다.


트러스티는 분노에 찬 눈으로 로더들의 건물을 째려봤다. 그들은 빠르게 광장을 지나 실프 상단의 건물 입구로 갔다. 건물의 거대한 문은 나무로 만들어져 있었다. 그 안에는 손으로 세긴 여러 가지 문양이 있었는데 가운에 거대한 실프 상단의 문양이 있었다.


문은 양쪽으로 활짝 열려 그 사이로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들 수 있게 해놨다.



“이쪽으로 가면 돼”


로아가 일행들을 이끌었다. 그는 사람들이 다니는 곳이 아닌 조그마한 문을 열쇠로 열고 들어갔다. 그리고 문 뒤에는 복도가 있었다.


“비상 통로인가요?”


주민이 물었다.


“그렇기도 하지만 곧바로 위쪽으로 통하는 길이기도 하지요. 사람 많은 곳을 굳이 헤치면서 갈 필요가 없으니까요.”


로아가 말했다.


복도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계산으로 바뀌었다. 계단은 층마다 나갈 수 있는 문이 있었고 문으로 나가지 않고 계속 올라가면 건물의 꼭대기까지 갈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로아는 6층이라고 적혀있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 곳에는 꽤 큰 방이 있었다. 그리고 방 안에는 세 명의 남자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중 양쪽에 서있던 두 명은 경호원으로 보였다.


“오셨습니까? 당주님, 여행은 안 불편하셨나요?”


가운데 있던 남자가 허리를 숙이며 인사했다.


“이쪽은 얀투가입니다. 이 곳의 책임자이자 우리 상단에서 제일가는 수학자죠! 이쪽은 내 약혼녀 그리고 이쪽은 잠시 동행하게 된 탐정님이다.”


로아는 얀투가와 트러스티 사이에서 양쪽을 번갈아가며 서로에게 소개했다. 얀투가는 약혼녀라는 단어에서 눈썹이 꿈틀거렸다.


“제가 당주님에 대해 모르는 게 아직도 너무 많군요! 정말이지 대단하신 분입니다.”


얀투가는 한숨을 쉬었다.


“이 사람은 들어온 지 얼마 안됐는데 들어오게 된 이유가 어처구니없게도 당주님을 너무 존경해서랍니다. 그래서 저런 말투이니 이해해주세요.”


린주가 얀투가에 대해 부가 설명을 했다.


“어처구니없는 이유라니! 린주는 여전히 입이 험악하네. 내 두뇌를 뛰어 넘는 두뇌를 가진 분은 로아님 밖에 만난 적이 없다! 그건 아름다운거야!”


“봐요. 미친놈 맞죠?”


“하하하”


로아는 큰 소리로 웃었다.


“들리실 거면 미리 말씀하시지요. 그럼 점심이라도 같이 했을 탠대요.”


얀투가가 말했다.


“아니야, 그냥 지나가는 김에 건물을 얘 한태 자랑하고 싶어서 들린 거야! 하하하, 그건 그렇고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 너무 급하다.”


로아는 후다닥 방을 나갔다.


“저도 화장실 좀 다녀오겠습니다.”


린주도 방을 나갔다.


“안녕하십니까?”


문이 닫히자 얀투가가 직접 트러스티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트러스티와 주민이 대답을 했다. 얀투가는 트러스티를 유심히 살폈다.


“정말로 약혼한 사이인가요?”


“안타깝게도 가문끼리 약속을 했었죠.”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가 없는 거였나요?”


“네, 일절도 없었습니다.”


“말도 안 돼!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가문이기에 당신 같은 사람이 당주님과 약혼을 한다는 말인가? 생긴 건 무슨 선머슴처럼 생겨서 말이야!”


갑작스러운 발작과도 같이 내 뱉은 얀투가의 말은 두 사람을 순간 멍하게 만들었다. 몇 초 후 상황을 인지한 주민이 화를 냈다.


“사람은 생김새만 가지고 판단을 하면 안 되죠. 그리고 트러스티님도 충분히 아름다우십니다.”


아무리 로아의 식솔이라 하더라도 이건 너무 무례한 일이었다.


“괜찮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한두 번 만났던 건 아니니까요. 그래도 화는 조금 나는군요.”


트러스티가 주민에게 말했다.


“하! 웃기는 군!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르게 생겨서 도대체 무슨 낯짝으로 로아님의 옆에 있을 생각을 하는 거지? 적어도 남자보다는 예쁘게 생겨야 하는 거 아닌가? 이러면 뭐 누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르겠네!”


얀투가는 점점 더 고약한 말투로 트러스티에게 욕을 했다.


“여성이 꼭 예쁘게 생겨야 할 이유가 있나? 그건 물건 취급을 하는 거나 마찬가지 아닌가? 그런 자네와 저 옆에 있는 로더 자식들과 다를 게 뭔가?”


“뭐? 감히 나를 로더와 비교해? 하! 진짜 도대체 어떻게 교육을 받았는지 모르겠군? 눈은 달고 다니는 건가? 혹시 앞이 잘 안 보이는 거야? 부모가 너에게 저주받은 육신을 물려주었구먼 그래?”


“부모를 욕하는 건 그만두어라. 나에 대해서라면 그저 말로만 끝나겠지만 그렇지 않는다면 더 이상 말로 끝나지 않을 거야. 헌데 나에게 왜 그리 말하는 건가? 어차피 로아와 나 사이의 일이고 심지어 자네는 남자 아닌가?”


“처음 본 사람이 이렇게 사실을 말해주니까 견디기 힘드냐? 하지만 어쩌겠어? 사실인걸!”


“너 혹시 로아를 마음에 두고 있는 거냐?”


“...”


얀투가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자네도 참 딱하군. 허나 그건 이뤄질 수 없다는 걸 잘 알 테지...참 안됐어...”


트러스티는 혀를 찼다.


“미친년! 이해하는 척하지 마라! 네가 뭘 안다고 떠드는 거야? 못 생긴 년이 당주님의 약점을 잡아서 그걸로 빌붙는 거 다 안다!”


얀투가는 격분했다.


“그건 사실이 아니다.”


트러스티가 대답했다.


“뭐가 아니더냐? 아니면 네 년의 부모가 약점을 잡고 제일 못난 딸을 보내는 것이냐? 그런 것도 부모라고!”


얀투가는 트러스티가 잡고 있던 이성의 끈을 잘라버렸다. 트러스티는 빠른 동작으로 주민의 허리에 있던 검을 뺐다.


“더 이상 한다면 죽이겠다.”


“드디어 네가 본심을 드러내는구나! 어디서 검술을 좀 배웠나보지? 네 년이 뭐라고 내 경비원들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이들은 인도 최고의 무술가들이다!”


얀투가의 말이 끝나자 경비원들은 기다렸다는 듯 앞으로 걸어 나왔다.


“우리는 그저 명령을 받을 뿐이니 이쯤에서 그만 두는 건 어떤가? 당신이...”


말하고 있던 경비원은 자신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무릎을 꿇고 앞으로 고꾸라졌다. 트러스티는 번개처럼 움직여 경비원의 칼로 경비원의 목을 벴다.


“칼을 빼든 적 앞에서 나불거리는 건 죽여 달라는 뜻 밖에 되지 않는다.”


트러스티의 군더더기 없는 전광석화와도 같은 칼놀림을 본 다른 경비원은 재빨리 겉옷을 벗고 전투 자세를 취했다. 그의 양 팔은 기계식 팔이었다. 특히나 주먹 쪽의 쇠는 팔의 두께에 비해 두꺼워 한눈에 봐도 그가 맨몸 격투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뭐야? 치사하게 말하는데 기습을 해?”


얀투가가 소리쳤다. 트러스티는 얀투가의 말을 무시하고 다시 한 번 빠르게 움직여 경비원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경비원도 숙련된 몸짓으로 그녀에게 자신의 주먹을 꽂으려 했지만 트러스티는 빠르게 옆으로 피하고는 얇은 검신을 그의 목에 꽂아 넣었다.


트러스티가 칼을 빼며 뒤로 물러나자 경비원은 맥없이 바닥으로 쓰러졌다. 트러스티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경비원들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얀투가를 바라봤다.


“으악!”


얀투가가 소리쳤다. 그때 문이 열리고 린주가 안으로 들어왔다.


“이게 무슨 일입니까?”


린주가 아수라장이 되어있는 방안을 보고 물었다.


“저 년이 나를 죽이려해! 살려줘!”


얀투가가 린주에게 달려갔다.


“그게 무슨 말이야? 저 분이 왜 너를 죽여?”


“몰라! 내가 몇 마디 하니까 격분해서 칼을 빼들었어!”


트러스티는 린주가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검은 여전히 날을 세운 채 얀투가를 향했다.


“비키세요. 저 사람은 제 가족을 욕보였습니다. 비키기 않는다면 당신도 적으로 간주하겠습니다.”


트러스티는 차갑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만 칼을 거두세요. 무슨 오해가 있었을 겁니다.”


린주가 다급해 외쳤다. 하지만 트러스티는 검을 휘둘렀다.




검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울렸다. 린주가 자신의 검을 꺼내 트러스티의 검을 막은 것이었다.


같은 시각 로아가 화장실에서 나왔다. 그는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한 번 더 비춰보고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복도로 나와 방으로 향했다.




복도를 울리는 맑은 쇳소리가 났다. 로아는 본능적으로 소리에 반응하며 방으로 뛰어갔다. 그가 도착했을 때에는 린주와 트러스티가 검을 빼들고 서로에게 겨누고 있는 상태였다.


“이게 다 무슨 일이야?”


로아가 물었다.


“저와 세 번 이상 합을 겨루고도 멀쩡한 걸 보니 당신도 꽤나 실력이 있군요. 그런데 왜 저런 인간의 경비원이 된 건가요?”


“그건 제 사정입니다. 제가 택한 길이죠. 당신이 황제를 수호 한 것 같이요.”


린주는 땀을 비 오듯 흘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뭐하냐고!”


로아가 소리쳤다.


“뒤로 물러나 계십시오. 이미 말로써 해결될 상황이 아닌 것 같습니다.”


린주가 시선은 트러스티에게 고정한 채 말했다. 트러스티는 린주의 말이 끝나기 직전에 엄청난 속도로 린주에게 돌격했다.


“그만!”


로아가 트러스티와 린주 사이로 뛰어 들어갔다.


“안 돼!”


린주가 소리치며 자신의 몸을 던졌다.




묵직한 소리와 함께 린주의 오른팔이 잘려 허공을 가로질러 바닥으로 떨어졌다. 린주의 오른쪽 어깨 밑에서 피가 쏟아져 나왔지만 그녀는 아무런 신음소리도 내지 않고 계속해서 자신의 몸으로 로아를 감쌌다.


“로아님!”


얀투가가 소리치며 달려왔지만 린주가 그를 뿌리쳤다.


“괜찮으신가요?”


린주가 로아에게 물었다.


“헉헉...나는 괜찮은 거 같아.”


로아는 머리를 감싸고 있던 손을 풀어 상황을 살폈다. 그의 시선은 린주의 오른팔에서 멈췄다.


“너 팔이...”


“괜찮습니다.”


린주는 웃으며 말했다. 로아는 벌떡 일어나 트러스티에게 다가갔다.


“너 왜 이러는 거야?”


로아는 분을 이기지 못하고 소리를 치며 손을 떨었다.


“저는 괜찮습니다. 트러스티님이 마지막에 검의 방향을 틀지 않으셨다면 당주님과 저는 반 토막 났을 겁니다. 말 그대로 반 토막이요.”


린주가 로아를 말렸다.


“왜 이러는 건지 말해!”


“그보다 린주님을 일단 병원으로 데리고 가야합니다.”


주민이 로아를 말리며 말했다. 그때까지 트러스티는 아무 말 없이 검을 손에 쥔 채 서있었다.


“힘이 있다고 화나면 이렇게 행동해도 되는 거야?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거야?”


로아의 외침은 분노에서 울먹임으로 바뀌었다. 트러스티는 손에 힘을 풀어 검을 바닥에 떨어뜨리고는 밖으로 나갔다. 주민은 로아와 함께 린주를 부축해 병원으로 옮겼고 그 과정에서 얀투가와 트러스티 사이에서 일어난 일을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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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 201화. 대전쟁의 서막(1) 22.07.11 166 0 12쪽
200 200화. 죽음의 경계에서 본 지평선(8) 22.07.08 3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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