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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평등주의 사회는 없다(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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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s
작품등록일 :
2020.08.0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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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30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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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화. 꿈속의 전쟁(9)

DUMMY

치열한 전투가 한창인 반대와는 달리 성이 있는 호수 주변은 조용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박혀있는 검에는 몽제국 왕의 문양과 간단했지만, 섬세한 장식이 새겨져 있었다.


검은 트러스티의 두 번째 검이었다. 주로 사용하는 첫 번째 검보다 다소 짧은 형태였다.


며칠 동안 움직임이 없던 검은 어느 순간 조금씩 부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조금 흔들거릴 뿐이었다.


그러다 이내 주변 얼음에 금이 갈 정도로 흔들거리다가 쑥 빠졌다. 빠진 검은 땅에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공중에 떴다.


잠시 뒤 검은 엄청난 속도로 하늘을 가로질러 날아갔다. 마치 별똥별 같았다.


검은 마을 반대편에 있는 트러스티에게 도착했다. 트러스티는 갑작스럽게 날아온 검에 어리둥절했지만, 검을 잡고는 검은 모루를 상대했다.


검은 모루는 이 모습을 지켜보다 다시 입을 열었다.


“검이 날아왔다는 뜻은 네 마에 무기가 반응했다는 뜻이다. 함께 싸워라.”


트러스티는 양손에 한 자루씩의 검을 잡고 검은 모루를 봤다.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다.”


트러스티는 검을 휘둘렀다.


“아니다. 네가 손을 쓰지 않아도 검이 오지 않았느냐?”


검은 모루가 말했다. 그는 순간 커다란 소리로 말하고는 고개를 돌려 징명왕의 눈치를 살폈다.


다행히도 징명왕은 아무런 눈치도 채지 못했다. 적귀와 스위의 공세가 너무 강력해 이미 징명왕의 부대는 궤멸 직전까지 가 있었다.


징명왕은 코앞까지 온 적들을 상대하기 위해 마지막 카드를 꺼내들기 일보 직전이었다.


트러스티는 검은 모루의 말을 단박에 이해했다. 그녀는 왼손에 힘을 풀고 검을 땅으로 떨궜다.




그때 창이 그녀의 얼굴을 향해 날아왔다. 그녀는 뒤로 피했다. 그 와중에도 땅에 떨어져 있는 검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녀는 온 집중을 다 해 검을 바라봤다. 그러자 검은 달그락거리다가 이내 천천히 공중에 떠올랐다.


처음에 검은 트러스티의 생각대로 잘 움직여주지 않았다. 검은 모루는 곁눈질로 트러스티의 검을 보며 움직였다.


그는 트러스티가 피하기 좋게 자신이 공격할 방향을 알려주었다. 그 덕분에 트러스티는 검에 집중할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자 트러스티는 검을 움직이는 것에 차츰 익숙해졌다. 그녀의 세상에는 지금 검과 적군밖에 없었다.


모든 정신이 오롯이 검과 적군에게만 향해있었다.


자신이 어째서 이곳에 왔는지도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도 잊어버린 채 집중했다.


검은 모루는 트러스티의 목숨을 노리는 적군이자 스승이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마침내 검을 손쉽게 운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녀는 검은 모루의 등 뒤에서 검을 꽂아 넣기 위해 움직였지만, 검은 모루는 이미 알아채고 자리를 피한 상태였다.


아직 충분한 속도를 내지 못했고 무엇보다 첫 번째 검과 두 번째 검을 동시에 사용할 수 없었다.


“조금만...”


트러스티는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초조해하지 마라.”


검은 모루가 말했다. 트러스티는 다시 한 번 들고 있던 검으로 방어하며 공중에 떠 있는 검으로 공격을 시도했다.


검은 모루는 창의 가운데를 잡고 돌리며 뒤로 오는 공격을 막았다. 그때 앞쪽에 빈틈이 생겼다. 트러스티는 그 찰나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검은 모루에게 검을 휘둘렀다.


검은 모루는 아슬아슬하게 몸을 비틀며 왼쪽 어깨로 그녀의 검을 받았다. 검은 모루는 뒤로 펄쩍 뛰었다.


그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줄행랑치기 시작했다.


그제야 트러스티는 주변 상황을 살필 수 있었다. 징명왕의 부대는 성 쪽으로 도망치고 있었다.


그에 맞춰 검은 모루 역시 퇴각 했다. 트러스티는 검은 모루의 뒷모습을 바라보기만 할 뿐 쫓지는 않았다.


“따라가야 합니다.”


멍하니 서 있던 트러스티에게 적귀가 다가와 말했다. 트러스티는 적귀의 뒤를 따라 뛰었다.


그녀는 힐끔거리며 자신의 뒤에서 쫓아오는 검은 힐끔힐끔 바라봤다. 그들은 단숨에 성에 도착했다.


성 앞에는 살아남아 퇴각한 징명왕의 부대가 입구를 막고 서 있었다.


부대 가장 앞쪽에는 검은 모루와 외팔의 여자가 서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눈에 초점이 없는 상태였다.


“이제 저 여자도 싸울 작정인가 봅니다.”


스위가 턱에 흐른 땀을 닦으며 말했다.


“조심해야겠군요.”


적귀가 말했다.


“싸움에 들어가기 전에 다치신 곳이 있다면 알려주시지요. 제가 치료해드리겠습니다.”


스위가 트러스티를 돌아보며 말했다.


“딱히 다친 곳은 없다.”


트러스티가 대답했다.


“그렇군요. 그럼 얼굴에 나 있는 상처만이라도 치료해드리겠습니다.”


스위는 손을 들어 트러스티의 뺨에 가져다 댔다. 그러자 초록빛이 번쩍이더니 상처가 순식간에 아물기 시작했다.


“대단하군.”


트러스티가 진심으로 감탄했다.


“감사합니다.”


스위는 웃었다.


“그럼 다시 싸우러 가볼까?”


트러스티는 볼을 치며 정신을 찾았다.


이들이 성 앞에 도착했을 무렵 하칼은 성의 지하를 탐색하고 있었다. 그나마 창문이 뚫려 있던 지상과는 달리 지하는 한 점의 불도 없었다.


청귀와 하칼은 불꽃에 의지하여 지하를 돌아다녔다. 처음에는 창고 용도로 사용했던 방이 나왔다. 넓은 방에는 부서진 가구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그 위에 쌓인 먼지는 아주 오래되어 보였다. 하칼은 창고를 둘러보고는 별것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그냥 지나쳤다.


창고 너머에는 또 다른 작은 방들이 몇 개 있었다. 그 용도를 짐작할 수 없었던 하칼은 비어있는 방을 슥 둘러보고는 지나쳤다.


그러자 그 끝에는 한 층 더 내려가는 계단이 있었다. 하칼은 계단을 내려갔다.


두 번째 계단은 첫 번째보다 훨씬 길고 음침했다. 지하 이층으로 도착한 하칼을 맞이한 건 퀴퀴한 냄새였다.


오래된 먼지와 곰팡이 냄새가 하칼과 청귀의 코를 찌르는 듯 들어왔다. 또한 지하의 특성상 바깥처럼 춥지는 않았다.


“여기가 진자였군요.”


청귀는 지하 두 번째 층을 둘러보며 말했다. 청위의 말대로 성의 지하는 지상층보다 더 크고 아름답게 만들어져 있었다.


땅에 떨어진 샹들리에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그들은 계단을 내려와 얼마 안 가 커다란 아치 형태의 문을 만났다.


그리고 그 문을 지나자마자 높은 천장과 바닥에는 한때는 붉었던 카펫이 깔린 커다란 홀이 나왔다.


하칼은 어째서 지하에 이런 장소를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햇빛도 잘 들어오지 않아 음침한 장소에 꿈의 특성상 적의 침입도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면 이해하기 힘든 구조였다.


하칼은 빠르게 한 번 훑어보며 위험한지 확인했다.


“청귀야 이리 와 봐라.”


하칼이 방을 돌아다니다가 그들이 들어온 문 맞은편에서 청귀를 불렀다. 청귀는 공중에 불꽃 하나를 띄우는 방식으로 방을 밝히고 있었다.


“네”


청귀가 하칼에게 다가갔다. 그곳에는 얕은 계단 몇 개가 있었고 그 위에는 단상이 있었다.


누가 봐도 왕이 있는 장소였다. 왕은 그 권위를 보이기 위해 신하들을 대할 때는 언제나 조금 위에서 그들을 바라봤다.


하지만 그곳에는 왕이 앉을 법한 옥좌 대신 거대한 관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위험할까?”


하칼은 관을 열고 그 안을 확인해보고 싶은 게 분명했다. 청귀는 뒤를 돌아봤다. 불안했다.


“이험할 거 같습니다.”


“그렇다고 안 열 수는 없잖아? 안 그래?”


“...”


청귀는 대답하지 않았다.


“너는 좀 멀리 떨어져 있어라. 무슨 일이 생기면 나는 신경 쓰지 말고 공격해. 알겠지?”


하칼은 행여나 자신이 당하게 되면 지체 없이 자신과 함께 적을 공격하라고 말했다.


“그건...”


“해야 돼. 만에 하나야. 나도 쉽게 당하지는 않을 거다.”


“알겠습니다.”


청귀는 대답하고는 반대쪽 문으로 가 하칼을 바라봤다. 하칼은 천천히 관을 조사했다.


고급스러운 나무로 만들어져 있었지만, 오래되어 검게 변한 상태였다. 관 위에는 먼지 말고는 그 어떤 흔적도 없었다.


문양도 새김도 없었다. 어째서 관이 이곳에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칼은 천천히 관의 이음새를 찾았다. 뚜껑과 몸통을 분리하기 위해서였다.


다행히 뚜껑은 봉인되어 있지는 않았다. 그는 틈새 옆에 손을 데고 힘을 주어 밀기 시작했다.


드르륵




관뚜껑은 엄청난 먼지와 함께 땅에 떨어졌다. 하칼은 관 안쪽을 살폈다. 그곳에는 한 남자가 눈을 감고 누워있었다.


외관으로는 멀쩡하여 그가 얼마나 관 안에 있었던 것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관을 열고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자 청귀는 하칼의 명령을 기다렸다. 그러나 하칼이 한참 동안 관 앞에서 가만히 있자 청귀는 궁금증을 못 참고 조심스럽게 하칼에게 다가갔다.


“일어나라.”


별안간 하칼이 말하자 청귀는 깜짝 놀랐지만, 자신에게 한 말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단숨에 하칼 옆으로 왔다.


하칼은 이제 아예 손을 관 속에 집어넣고 남자의 생각을 읽고 있었다.


“위험한 거 아닌가요?”


청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니야, 이 녀석 지금 잠에 들어있는 거야. 지금 꿈을 꾸고 있다고.”


“꿈이요?”


“그래, 꿈속에서 꿈을 꾼다니...”


남자가 눈을 번쩍 떴다. 하칼은 깜짝 놀라 손을 관에서 뺐다. 그들은 한 걸음 물러났다.


잠시 뒤 남자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는 손으로 눈을 비비고는 하품했다.


잠이 덜 깼는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하칼과 눈이 마주쳤다.


“누구...?”


그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하칼은 자신이 생각한 반응과 너무 다른 반응을 보이는 남자를 보고 잠시 혼란에 빠졌다.


“너야말로 누구냐?”


하칼이 물었다.


“나는...누구지?”


남자는 정말로 아무런 기억이 안 난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네가 기억 못하면 누가 기억하지?”


“...”


남자는 아무 말 없이 하칼을 바라봤다.


“네가 징명왕이냐?”


“징명왕? 어디서 들어 본 이름인데...그게 내 이름인가?”


남자가 드디어 귀에 익숙한 이름을 들었는지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나도 모른다.”


“징명왕...징명왕...”


남자는 계속해서 징명왕의 이름을 되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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