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주의 사회는 없다(기계들의 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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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s
작품등록일 :
2020.08.0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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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13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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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화. 꿈속에서의 핵실험(5)

DUMMY

“이쪽 부근에 있던 정찰병 둘이 사라졌습니다.”


옥상에서 주변을 살피던 다른 정찰병이 히아루마를 보고 말했다. 그는 다른 건물 위에서 정찰하던 정찰병이었다.


갑자기 사라진 정찰병들을 찾기 위해 왔다.


“언제부터 없었지?”


히아루마가 물었다.


“얼마 안 됐습니다. 잠시 다른 곳을 보며 정보를 확인한 후 돌아보니 없어졌습니다.”


정찰병은 건물 한편에 피를 흘리며 누워있는 정찰병을 가리켰다.


“공격받았다.”


“네”


히아루마는 쓰러진 정찰병을 살폈다. 치명적인 부위에 작은 화살이 박혀있었다.


“지금까지 확인한 적은 한 명이다. 주로 원거리에서 숨어 거대한 화살을 쏴 저격한다. 파괴력은 어마어마하다. 이 사실을 주변에 전해라. 그리고 적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며 이곳에서 망을 봐라. 혹시라도 적이 온다면 소리쳐야 한다.”


“소리치게 되면 주변에 있는 다른 적들도 몰려올 것입니다.”


정찰병이 말했다.


“그렇다고 그냥 죽을 건 아니잖아? 주변에서 더 온다고 해도 어차피 사냥꾼들끼리도 싸우기 때문에 섣불리 달려오지는 못할 거야. 우선 눈앞에 있는 적을 죽이는 게 우선이야.”


히아루마가 말했다.


“알겠습니다.”


정찰병은 침을 꼴깍 삼키며 대답했다. 히아루마는 말을 마치고 아래를 내려다봤다. 아래는 파이카와 다른 병사들이 숨어있는 게 보였다.


삐이익


히아루마가 파이카를 부르기 위해 휘파람을 불었다. 파이카는 고개를 들어 히아루마를 봤다.


히아루마는 손짓으로 지금 상황을 간단하게 전달했다.


상황을 파악한 파이카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고는 숨어있던 곳에서 밖으로 나왔다.


사냥꾼의 화살이 날아오지 않았다. 히아루마는 곧바로 움직이며 다음 건물로 뛰어 넘어갔다.


그리고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사냥꾼이 포기하지 않았다면 멀리 가지 않았을 것이 분명했다.


히아루마는 발소리를 죽이며 건물을 돌아다녔다. 그러나 활을 쏘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겁쟁이인가? 아니면 현명한 것인가?”


히아루마는 혼잣말을 하며 건물 밖으로 나왔다.


“조심하세요!”


그가 밖으로 나오는 것을 본 파이카가 소리쳤다. 히아루마는 반사적으로 몸을 다시 건물 안으로 숨겼다.




거대한 철퇴가 건물 벽을 때렸다. 히아루마는 철퇴가 벽에서 빠지는 것과 동시에 밖으로 튀어나와 철퇴로 공격한 사냥꾼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철퇴만큼이나 거대한 그의 검은 중각을 입고 있던 사냥꾼을 반으로 갈랐다.


“크헉”


사냥꾼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허공으로 사라졌다.


휘리리릭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화살이 날아왔다.




히아루마는 검을 방패삼아 화살을 막았다. 까다로운 적이었다. 분명 화살을 쏘는 적은 혼자임이 틀림없었다.


혼자서 선봉대 전부와 싸우기 힘들다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다른 사냥꾼 무리를 유인한 게 틀림없었다.


원래부터 그의 동료일 가능성도 있겠지만, 히아루마의 직감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싸움의 방식부터 실력 차이가 너무 많이 났다. 화살을 쏘는 사냥꾼은 노련하고 영리했다.


히아루마는 나머지 사냥꾼을 쓰러뜨리며 간간이 날아오는 화살을 피하거나 검으로 막았다.


화살은 연속으로 날아오지는 않았다. 필시 자리를 이동하며 쏘는 게 분명했다.


조금이지만 날아오는 각도도 달랐다. 미끼로 던진 사냥꾼들이 모두 소탕되자 화살도 날아오지 않았다.


히아루마는 자신의 오른팔을 만졌다. 이제 삼 분의 일 정도의 에너지가 소진되었다.


“빠르게 움직인다. 정찰병들에게도 조심하라 일렀으니 조금 전처럼 쉽게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히아루마가 말했다.


“잠시 쉬었다가 본대를 기다리는 건 어떤가요? 아까 말씀하셨잖아요. 아니면 최소한 병사들만이라도 교대해야 할 것 같습니다.”


파이카가 지쳐있는 다른 병사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거대한 활을 쏘는 사냥꾼과 상대하면서 다른 사냥꾼 무리와 싸우며 쌓은 피로였다.


“그럼 병사들은 이 주변에 숨어서 쉬며 본대를 기다려라. 너랑 나만 간다.”


히아루마가 말했다.


“둘이서요?”


파이카가 되물었다.


“그래, 싫으냐?”


파이카는 웃고 있었다.


“싫을 리가요! 빨리 가시죠.”


파이카는 병사들에게 숨어있으라고 지시하고는 히아루마와 함께 길을 나섰다. 그들은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절도의 속도로 달려갔다.


그렇다고 무조건 앞으로 달린 것은 아니었다.


“다른 사냥꾼은 모르지만, 조금 전 거대한 활을 쏘는 사냥꾼은 분명 위험한 존재다. 우리는 그 사냥꾼을 잡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둔다. 분명 다른 더 강한 사냥꾼도 있을 수 있지만, 우리가 만나지 못했으니까.”


“알겠습니다.”


“내가 화살이 날아오는 정면으로 막겠다. 너는 그걸 지켜보다가 재빨리 사냥꾼이 있는 곳으로 조용히 다가가라.”


“좋습니다.”


그때 그들을 따라오던 정찰병이 사방에 적이 깔려 있다는 정보를 주었다.


히아루마는 발을 멈추고 정찰병에게 숨어있으라고 손짓을 하고는 건물로 들어가 옥상으로 올라갔다.


그는 직접 보고 싶었다. 옥상에 도달하자 저 멀리 목적지가 어렴풋이 보이는 듯했다.


중앙 건물은 그만큼 거대했다. 히아루마는 눈을 돌려 주변을 살폈다. 주변은 정찰병의 말처럼 수많은 사냥꾼이 진을 치고 서로를 경계하는 중이었다.


“저들끼리 싸우는 건 시간문제겠어.”


히아루마가 조용히 말했다.


“그렇군요.”


“여기 말고 다른 곳에는 사냥꾼이 없더냐?”


히아루마가 정찰병에게 물었다.


“더 있습니다. 저쪽 건물 너머에 한 무리 그리고 반대편 건물 너머에도 한 무리가 있습니다.”


정찰병이 대답했다.


“그렇군. 그들은 뭘 하고 있나?”


“그들 역시 진을 치고 있을 뿐입니다. 뭔가를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히아루마는 잠시 생각하다 오른팔의 과부하를 풀었다.


달그락 달그락


그의 오른팔 조각들이 달그락거리다가 이내 자신의 자리를 찾아 끼워 맞춰졌다.


“싸우지 않을 작정입니까?”


과부하를 푸는 히아루마를 본 파이카가 물었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안 싸우는 게 좋을 거 같으냐?”


히아루마는 오히려 파이카에게 물었다.


“저는 본대를 기다리는 게 최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사실 싸우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


“본대? 내 생각에는 이런 적과 싸우는 것은 우리의 몸집이 크면 클수록 피해가 커질 것이다.”


“그럼 저희끼리 저 많은 적을 뚫고 가는 건가요?”


“누가 우리끼리라고 했나? 사냥꾼들은 사냥꾼들끼리도 싸운다. 그 점을 이용하는 거지.”


파이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만 있다면 두 명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할 겁니다.”


히아루마는 다시 조심스럽게 건물 끝으로 다가가 밑을 봤다. 사냥꾼들은 아래에서 전투를 준비하고 있었다.


사냥꾼들은 아래에서 전투를 준비하고 있었다.


“저들이 전투를 준비한다.”


히아루마가 고개를 다시 돌리며 속삭이듯 말했다.


“누구랑 전투하는 거죠?”


파이카가 물었다.


“아마 두 건물 뒤에 있는 사냥꾼들일 겁니다.”


정찰병이 말했다.


“그곳에 있는 사냥꾼들도 전투를 준비하고 있나?”


히아루마가 물었다.


“네, 그쪽에 있는 동료 말로는 그렇다고 합니다. 이들은 이미 한 번 마주했다가 다시 발을 돌린 후입니다.”


“좋아, 조금 있으면 싸우겠구나.”


히아루마가 씩 웃으며 말했다. 그는 검을 꽉 쥐었다.


“저들이 움직인 듯합니다.”


정찰병이 주변을 살피다 다른 건물 위에서 보낸 신호를 보고 말했다.


“기다리자. 끝까지 기다렸다가 두 무리 모두 빈사 상태가 될 때까지 기다린다. 힘을 최대한 아낀다. 절대 섣불리 공격하면 안 된다.”


“알고 있습니다.”


사냥꾼들의 싸움은 십 분도 채 안되 시작되었다. 두 무리는 히아루마와 파이카가 지금까지 봐온 무리 중 가장 강했다.


숫자도 비슷했기에 싸움은 치열했다. 사냥꾼 중 일부는 기 나림의 힘과 릴 림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미약한 힘이었지만, 그것조차 없는 사냥꾼들은 쉽게 이길 수 있게 해주었다.


쇠붙이와 불꽃이 오가며 싸운 결과로 양쪽에 두세 명씩 남게 되자 히아루마와 파이카는 빠르게 건물에서 내려왔다.


그들은 서로 싸우는 사냥꾼들의 등을 급습하여 엄청난 속도로 죽이기 시작했다.


히아루마가 마지막 사냥꾼과 싸울 때였다.


휘리리릭




기다렸다는 듯 화살이 날아왔다.




히아루마 역시 화살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손쉽게 검으로 막을 수 있었다. 그는 마지막 사냥꾼의 목을 치고 화살이 날아온 방향을 봤다.


히아루마는 건물 뒤로 몸을 숨겼다. 그는 자신의 오른팔을 만졌다.


“쓸데없는 곳에 힘을 너무 많이 사용했다.”


그 사이 파이카는 거대한 장궁을 든 사냥꾼을 추격하고 있었다. 사냥꾼은 엄청난 속도로 방을 지나다니며 파이카를 따돌리려 했다.


그러나 파이카 역시 사냥꾼 못지않은 속도로 따라가며 사냥꾼을 놓치지 않았다.


파이카는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로 따라가지 않고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기회를 엿봤다.


만약 사냥꾼이 자신의 최고 속도를 웃도는 속도를 낼 수 있다면 그야말로 낭패였기 때문이었다.


노련한 사냥꾼이라면 자신의 본 실력을 숨길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진작 도망가기로 마음먹었다면 분명 화살도 더 이상 날리지 않았을 게 분명했다. 화살을 날렸다는 건 사냥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야기였다.


사냥은 긴 호흡을 가지고 해야 했다. 특히나 자신보다 강하거나 비슷하다면 그만큼 신중하게 시간을 들여야 했다.


사냥꾼은 커다란 원을 그리며 일정 부근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장소를 옮기는 것에 있어서도 많이 신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분명 지금 이 주변은 사냥꾼이 이미 자신의 영역으로 만들어 놓은 곳일 게 틀림없었다.


파이카는 달리면서도 주변을 살피는 것을 잊지 않았다.


같은 시각 사냥꾼은 같은 곳만 돌며 파이카의 집중력이 떨어지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사냥꾼의 생각처럼 파이카의 집중력이 순간 흐트러지는 때를 놓치지 않고 몸을 숨겼다.


파이카는 빠르게 달려와 사냥꾼을 찾았지만, 보이지 않자 사냥꾼이 달리던 길로 빠르게 뛰어갔다.


사냥꾼은 숨어서 그 모습을 지켜봤다. 사냥의 기본은 사냥감을 기만하는 것이었다.


오래 기다리며 참는 이유도 사냥감이 힘이 빠지고 방심하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었다.


함정을 만들고 어지럽게 만드는 것 등 모든 방법을 쓰는 이유가 적을 기만하여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기 위함이었다.


이번 사냥감들은 강했다. 그러나 못 잡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들은 자신의 화살 속도와 힘에 적응했다. 특히 근접전을 기피하는 적으로 인식되었다고 확신했다.


사냥꾼은 조심스럽게 나와 건물 뒤편의 외벽을 타고 순식간에 옥상으로 올라갔다.




옥상의 하늘은 다른 하늘과 다르지 않았다. 전혀 다른 것이 없어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알지도 못했다.


사냥꾼은 그 하늘을 마지막으로 몸이 재로 바뀌어 공중으로 흩어졌다. 사냥꾼의 몸을 반으로 가른 히아루마는 검을 집어넣으며 정찰병에게 이 정보를 토대로 알리라고 말했다.


잠시 뒤 파이카까지 도착하자 히아루마는 다시 밑으로 내려가 계속해서 도시의 중심부를 향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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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168화. 꿈속에서의 핵실험(6) 22.03.18 1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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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 166화. 꿈속에서의 핵실험(4) 22.03.11 14 0 13쪽
165 165화. 꿈속에서의 핵실험(3) 22.03.06 15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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