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주의 사회는 없다(기계들의 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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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s
작품등록일 :
2020.08.0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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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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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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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화. 과거의 눈물은 현재의 비가되어(1)

DUMMY



하칼은 폭발 소리에 눈을 떴다. 그는 푸른 마력이 넘실대는 커다란 방 안에 있었다.


다시 한번 해보아라.“


그의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하칼은 재빨리 뒤를 돌아봤다. 그곳에는 큰 키에 기다랗고 뾰족한 귀를 가진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의 피부는 백옥같이 하얗게 빛이 났고 비록 팔과 다리 위로 망토를 두르고 있었지만 조금만 움직여도 길고 곧은 팔과 다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의 모습을 보고 서홍비가 떠올랐다.


“큰 귀 부족!”


하칼은 재빠르게 전투태세로 전환했다. 하지만 그의 앞에 있는 사람은 하칼의 말과 그의 존재에 반응조차 하지 않고 한곳을 바라볼 뿐이었다.


하칼은 조심스럽게 주변을 둘러봤다. 자신이 원래 있어야 할 곳이 어디였는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때 또다시 폭발 소리가 들렸다.




아까보다 한결 더 커진 소리는 하칼의 뒤쪽에서 났다. 그는 뒤를 돌아봤다. 그곳에는 큰 귀 부족의 한 아이가 서서 반대편 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잘했다.”


그 모습을 보던 큰 귀 부족은 손뼉까지 쳐가며 칭찬을 했다.


“감사합니다.”


아이가 칭찬에 인사했다.


“너도 알다시피 우리 가문은 대대로 마를 잘 다뤘다. 마가 가득 찬 방안이지만 네 나이에 그 정도 위력은 그리 흔한 것은 아니지. 하지만 이 방안에서 잘한다고 마가 사방에 흩어져있는 바깥에서도 잘한다는 보장은 없다. 너는 더욱더 마를 느끼고 잘 다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알겠습니다.”


둘은 무언가 더 대화했지만 하칼은 더는 들을 수 없었다. 모든 장면은 마치 물에 젖은 종이처럼 번지고 희미해졌다.


그리고 그는 방이 아닌 야외에 서 있었다. 수많은 사람이 갑옷과 무기를 들고 질서 정연하게 서 있었다.


“이건...무각과 무반이잖아?”


병사들이 차고 있던 것은 모습이 꽤 많이 다르기는 했지만 분명 무각과 무반이었다. 그들은 언덕 위에서 언덕 밑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 역시 갑자기 나타난 하칼을 완전히 무시했다. 하칼은 가까운 곳에 서 있는 사람에게 다가가 손을 들어 그의 눈앞에서 흔들었지만 그를 보지 못하는 듯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하칼은 조심스럽게 손으로 그의 얼굴을 만졌지만 그대로 통과했다. 그는 놀라 자신의 손을 바라봤다.


“병사들이여! 저 앞에 있는 외뿔의 동물들은 오랜 시간 이 세계를 수호하는 자들로 군림하며 우리를 괴롭혀왔다. 나는 너희들이 두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진다면 그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너희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저들은 우리를 짓밟을 것이고 철저하게 멸할 것이다. 너희 뒤에는 마에 능통한 우리 마진들이 있다! 걱정하지 말고 싸워라!”


병사들은 지휘관의 말에 공포와 흥분이 뒤섞인 함성을 질렀다.


“때가 됐다! 돌격하라!”


지휘관의 말이 떨어지자 병사들은 일제히 언덕 밑으로 돌격했다. 병사들은 특이하게도 하나로 통일된 무기가 아닌 각자 다른 무기를 들고 있었다.


검, 창 도끼 그리고 철퇴 등을 들고 있었다. 생전 처음 보는 형태의 이상한 무기도 있었지만 결국 어느 한쪽이 날카롭거나 뾰족해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 것인지 상상이 갔다.


병사들이 모두 달려가자 언덕 위에는 하칼만 덩그러니 남아 서 있었다. 그는 병사들이 달려간 곳을 바라봤다.


그곳에는 새하얀 몸통을 가진 말의 모습을 하고 이마에는 길고 뾰족한 은색 뿔이 나 있는 거대한 동물들과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수많은 병사가 뿔에 찔려 상처를 입거나 죽어 나갔다. 하지만 그 동물들 역시 병사들이 휘두르는 무기에 상처를 입었다.


특이한 점은 외뿔의 동물들 몸에 난 상처에서는 붉은 피 대신 뿔과 같이 반짝이는 은색의 피가 찐득하게 흘러나왔다.


“이번 전투만 승리한다면 저들을 확실히 몰아낼 기회가 올 겁니다.”


누군가가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하칼은 말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가 서 있던 곳에서 조금 더 위쪽에 화려한 수가 놓인 망토를 입은 사람이 보였다. 그는 조금 전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렸던 지휘관이었다.


지휘관이 서 있던 곳 조금 뒤쪽에 그 외에 일곱 명의 사람들이 서서 전투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갑옷이 아닌 수가 놓인 망토를 입고 있었다.


하칼은 그중 한 사람을 알아봤다. 분명 키도 크고 얼굴도 바뀌었지만 좀 전의 그 아이였다. 아이는 청년이 되어있었다.


사실 그들은 목소리로 성별을 구분할 수가 없었다. 언 듯 들으면 남자 같기도 했고 또 어떤 때에는 여자 같았다.


마치 아직 변성기가 오지 않은 아이가 그대로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된다면 나올 것만 같은 소리였다. 하칼은 그들이 있는 곳으로 올라갔다.


그들은 네 개의 각기 다른 문양이 새겨져 있는 망토를 두르고 있었다. 조금 전 아이가 입고 있던 푸른 망토에는 금색으로 불꽃 모양이 새겨져 있었다.


그 외에 하얀색에 빛나는 초록색으로 나무 모양이 새겨져 있는 이들과 검은 망토에 금색으로 사람의 눈 모양이 새겨져 있는 망토를 두른 이들, 마지막으로 붉은색 바탕에 빛나는 은색으로 처음 보는 이상한 문양이 새겨져 있는 망토를 두른 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각 문양당 두 명씩 이곳에 모여있었다.


“오늘 피안의 실력을 보게 되는 건가요?”


붉은색의 망토를 두른 사람이 다소 여성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제 곧 보시게 될 겁니다.”


푸른 망토를 입은 사람이 피안이라고 불린 같은 푸른 망토를 두르고 있는 아이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피안은 다소 긴장한 듯한 얼굴로 전쟁터를 바라봤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 전투의 치열함이 사그라지기 시작했다.


병사들은 대부분 다치거나 죽었고 그나마 사지가 멀쩡한 병사들도 지쳐 움직임이 둔해져 있었다.


그러자 푸른 망토를 입은 자가 앞으로 나왔다.


“이리 오너라.”


그는 피안에게 손짓을 했다.


“네”


피안은 식은땀을 흘리며 앞으로 갔다.


“시간이 되었다. 저기를 향해 있는 힘껏 공격하거라”


“하지만 아직 병사들이 있지 않습니까?”


피안은 주저했다.


“명령이다. 어서 해라.”


“하지만...”


피안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뭘 꾸물거리는 것이냐! 지금 공격하지 않으면 일각수들이 단숨에 이곳까지 도달할 것이다! 일각수들의 속도를 모르더냐? 아니면 정말로 저 반쪽짜리 소모품들 때문에 주저하는 것이냐? 잘 들어라! 저기에서 싸우는 건 천한 것들이다! 저 녀석들 만 명의 목숨보다 우리 마진 한 명의 목숨이 더 중요하다!”


“아...”


“어서!”


피안은 이를 앙다물고 손을 뻗었다. 피안의 손끝에서 무언가가 잠시 빛나더니 곧바로 엄청난 불꽃이 뿜어져 나와 언덕 아래를 덮쳤다.


그 파괴력이 얼마나 강하던지 파동으로 인해 언덕 위에 있는 사람들마저 주춤거릴 정도였다. 피안은 더 이상 주저하지 않았다.


눈은 광기에 물든 것처럼 번쩍이며 처음 발산한 불꽃을 십여 차례 더 발사하였다. 그로인해 언덕 아래는 엄청난 연기와 함께 먼지가 피어올랐다.


피안의 눈에는 눈물이 흘렀다.


“처음치고는 잘했다. 다음번에 또다시 주저한다면 그때는 가만 놔두지 않겠다.”


“알겠습니다. 아바님”


피안이 아바라고 부른 사람은 만족한 듯한 표정으로 뒤에 있던 다른 사람들을 돌아봤다. 하지만 피안은 언덕 아래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하칼도 연기가 바람에 날리며 드러난 전쟁터를 봤다. 불꽃을 맞은 곳이 분화구처럼 움푹 패여 있었고 시꺼멓게 탄 병사들의 시체와 일각수들의 사체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서 있는 이가 아무도 없었다.


피안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주먹을 쥐고 피가 날 정도로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그의 눈물은 뺨을 타고 흘러 땅으로 떨어졌다.


또다시 모든 장면이 물에 젖은 듯 뿌옇게 변했다.


다시 하칼의 시야가 선명해진 곳은 야외가 아니었다. 거대한 식탁에 다섯 명의 사람이 앉아 있었다.


그들은 모두 큰 귀를 가지고 있었다. 그중 가장 가운데 이자 상석처럼 보이는 곳에 아주 나이가 많아 온통 주름진 얼굴을 가진 사람이 앉아 있었다.


그 옆에는 중년의 한 사람이 앉아 있었다. 거의 남아있지는 않았지만, 옛 모습이 어렴풋이 보이는 중년의 피안이었다.


“그렇다면 저 가운데에 앉아 있는 자가 아바겠군...”


하칼이 중얼거렸다. 그들이 자신의 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습관적으로 작은 소리를 내었다.


“이제...내 명이 거의 남지 않았다...이 자리를 피안에게 넘겨줄 것이다.”


아바는 힘겹게 말을 했다.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형님은 오랫동안 아바를 보필하여 이 나라를 다스렸습니다.”


피안의 맞은편에 앉아 있던 젊은이가 말했다. 그 외에 다른 사람들도 아바의 말에 적극적으로 동의했지만 피안만은 그저 가만히 앉아 있었다.


“무슨 문제라고 있느냐?”


아바가 피안에게 물었다.


“없습니다.”


피안은 조용히 대답했다.


“행여라도 저 천민들에게 힘을 줄 생각은 하지 말거라...절대 그 일만은 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저들과 다르다...명심 하거라...”


아바는 신신당부했다.


“알겠습니다...”


피안은 말끝을 흐렸다.


그리고 그의 대답을 끝으로 또다시 모든 장면이 뿌옇게 변하고 이번에는 어떤 방안에 도착했다.


“아바시여! 도대체 어째서 그런 결정을 내리셨나이까?”


“둘이 있을 때는 형이라 불러도 된다고 하지 않았느냐.”


피안은 이제 중년의 끄트머리에 있었다. 머리칼은 조금씩 하얀 부분이 보였고 얼굴에는 주름이 져 있었다.


“형님! 아버지께서 그렇게 당부하시지 않았습니까? 어째서 저들에게 자유를 선포하신 겁니까?”


“저들 역시 우리와 같은 인간이다. 우리가 저들과 다른 건 그저 마를 잘 사용한다는 것뿐이다! 저들이 먹고 마시는 것이 우리와 다르더냐? 오히려 보호해야 할 연약한 저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이 정말로 옳은 일이냐?”


“말도 안 되는 소리 마십시오! 저들은 우리와 수명조차 다릅니다! 어떻게 같은 인간이라 하십니까? 당장 저들에게 준 자유를 거두시지요!”


“나는 더 할 말이 없다. 가거라!”


“형님!”


“가라!”


“절대로 당신의 뜻대로 되지만은 않을 겁니다.”


피안의 동생은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돌아섰다. 피안의 깊은 한숨이 들렸다. 그의 주름은 더욱더 깊어지는 듯했다.


피안의 동생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하칼의 시야도 같이 뿌옇게 변하며 또 다른 장면으로 전환되었다.


이번에는 밤이었다. 달도 뜨지 않아 칠흑같이 어두운 밤 아래에서 수많은 사람이 조용하고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은 숨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고 걸었다. 하칼은 그들을 따라갔다. 그는 소리가 날 일도 그를 알아볼 일도 없었기 때문에 전속력으로 사람들을 뚫고 지나갔다.


행렬은 상당히 길었다. 그때 갑자기 사람들의 발걸음이 멈추고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하칼은 선두에 도착하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곳에는 완전 무장을 한 군대가 그들의 앞을 막고 서 있었다.


“더 이상 앞으로 가지 못한다! 힘을 쓰기 전에 순순히 잡혀라!”


군대 맨 앞에서 피안의 동생이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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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88화. 접신(9) 21.06.06 2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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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86화. 접신(7) 21.05.30 34 0 13쪽
85 85화. 접신(6) 21.05.27 30 0 11쪽
84 84화. 접신(5) 21.05.23 32 0 12쪽
83 83화. 접신(4) 21.05.20 32 0 11쪽
82 82화. 접신(3) 21.05.16 30 0 12쪽
81 81화. 접신(2) 21.05.14 32 0 12쪽
80 80화. 접신(1) 21.05.10 31 0 14쪽
79 79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7) 21.05.06 34 0 12쪽
78 78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6) 21.05.02 32 0 12쪽
77 77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5) 21.04.29 35 0 14쪽
76 76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4) 21.04.25 35 0 15쪽
75 75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3) 21.04.22 39 0 14쪽
74 74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2) 21.04.18 37 0 14쪽
73 73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1) 21.04.15 34 0 13쪽
72 72화. 백두산에서 시작되는 바람(5) 21.04.11 37 0 12쪽
71 71화. 백두산에서 시작되는 바람(4) 21.04.08 50 0 12쪽
70 70화. 백두산에서 시작되는 바람(3) 21.04.04 39 0 14쪽
69 69화. 백두산에서 시작되는 바람(2) 21.04.01 39 0 14쪽
68 68화. 백두산에서 시작되는 바람(1) 21.03.28 37 0 14쪽
67 67화. 범 사냥꾼들의 밤(5) 21.03.26 36 0 13쪽
66 66화. 범 사냥꾼들의 밤(4) 21.03.22 42 0 15쪽
65 65화. 범 사냥꾼들의 밤(3) 21.03.19 38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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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58화. 과거의 눈물은 현재의 비가되어(3) 21.02.21 6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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