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주의 사회는 없다(기계들의 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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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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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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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26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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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화. 범 사냥꾼들의 밤(5)

DUMMY

조선의 상황을 보고 받은 하칼이 방에서 나왔을 때에 마당에는 로아만 있었다. 뒤이어 나온 트러스티가 로아에게 물었다.


“탐정님은 어디 가셨나?”


“탐정님은 잠시 범 사냥꾼들을 만나러 가셨어.”


로아가 대답했다.


“범 사냥꾼들을?”


“그래, 이제 이야기는 다 끝난 거야?”


로아는 평상에 누워 푸른 하늘을 보며 말했다.


“끝났다. 곧바로 산에서 내려가야 한다.”


“백두산으로 가는 건가?”


“아니, 그보다 당장 눈앞에 쳐들어온 일본군을 물리쳐야 한다.”


“갑자기? 아이들은? 아이들이 급한 거 아니었어?”


로아가 벌떡 일어나며 물었다.


“아이들을 찾는 것이 급선무입니다만, 백두산에 간다고 한들 아이들을 만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일단 이들을 돕고 직접 거구귀를 찾는 것이 아이들과 만날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하칼이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하긴...아이들이 거구귀를 찾으러 조선으로 간다고 했지 차프트를 타고 간다는 말은 하지 않았으니까요. 예전 같았으면 열이면 열 차프트를 타고 오는 방법만 생각했겠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로아는 전날 있었던 일을 생각하며 말했다.


“동의합니다.”


하칼이 말했다.


“이런...다들 나오셨군요. 제가 잠시 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러 다녀왔습니다. 그럼 이제 출발하나요?”


주민이 낮은 담장 밖에서 그들을 보고 서둘러 마당으로 들어오며 말했다.


“저희는 고성으로 가야 합니다.”


하칼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아이들이 고성이란 곳에 있나요?”


주민이 물었다.


“그건 아닙니다. 현재 조선은 일본과 전쟁 중입니다. 일단 저희는 그들을 돕고 몽조 수비대장인 소별희에게 직접 거구귀에 관해 물어볼 생각입니다. 소별희는 조선 출신으로 저희와 함께 정복전쟁에서 함께 싸운 사람입니다. 그자라면 거구귀에 대해 알고 있을 겁니다.”


“음...그렇군요...지금 그 소별희란 지휘관을 당장 만날 수 있습니까? 그러니까...그 고성이란 곳에서요.”


“그건 아닙니다. 그는 지금 고성에 있지 않습니다.”


“소별희 수비대장님은 지금 제주도에 계십니다. 그곳에서 직접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일본군을 찾으러 다니시지요.”


“그 제주도는 얼마나 멀리 있습니까?”


“뱃길로 간다 해도 일주일은 걸립니다.”


영복이 대답했다.


“육로는 어떤가요?”


“육로는 더 걸립니다. 산길은 말을 타고 갈 수 없기 때문에 산에서는 걷고 평지에서는 말을 타고 간다고 하더라도 또다시 배를 타야만 제주도로 갈 수 있죠.”


영복이 자세히 설명했다.


“하지만 그 전에 고성에서 일본군을 무찔러야 한다는 거군요?”


“맞습니다. 그래도 이 방법이 거구귀를 찾는 가장 빠른 방법일 겁니다.”


“일반인은 그 무각이란 것을 사용하지 못하나요? 병사들 것 중에 남는 게 있다면 빌릴 수 있지 않을까요?”


로아가 물었다. 그는 좀 전에 무각으로 산을 오르내린 트러스티를 생각했다.


“그건 안 됩니다.”


하칼이 대답했다.


“왜죠?”


“원래 무각이란 것은 만들 때 정해진 주인이 아니면 사용 자체가 되지 않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렇기에 적군들의 손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사용할 수 없죠.”


주민이 대답했다.


“그걸 어찌 알고 계셨나요?”


하칼이 주민을 보고 물었다.


“저는 꽤 오랫동안 몽의 수도인 환에서 형사로 근무했습니다. 그 동안 그 정도도 듣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하시는 건 아니겠죠?”


주민이 웃으며 말했다.


“그렇군요...아무튼 서둘러 출발하죠. 이 시간에도 일본군은 가까워지고 있을 겁니다.”


“저는 여기서 헤어지고자 합니다.”


주민이 하칼을 바라보며 말했다.


“네?”


하칼은 자신의 귀를 의심하며 되물었다.


“말 그대로 여기서 저는 따로 행동하겠습니다.”


“따로 가신다고요?”


“네”


“아이들을 찾을 다른 방법이 있나요?”


하칼이 물었다.


“차차 생각해 보겠습니다. 전장에 간다면 저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짐일 뿐이죠.”


“괜찮습니다. 그런 걱정을 안 하셔도 됩니다.”


트러스티가 주민에게 말했다.


“저는 탐정입니다. 그리고 그전에는 형사였고요. 이 좋은 산과 바람을 맞으며 곰곰이 생각하다 보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혼자서 다니신다면 도움을 받기도 쉽지 않을 겁니다.”


“도움은 범 사냥꾼들에게 받을 수 있습니다. 방금 전에 이야기해보니 두 분께 빚이 있다고 하더군요. 생각했던 기한보다 일찍 일을 마쳤고 온전한 호랑이 가죽을 두 장이나 얻었다고 다고 했습니다.”


“그건 맞습니다.”


트러스티가 대답했다.


“그 보답을 제가 대신 받아도 될까요? 이 정도면 헤어지는 데에 있어 제게 큰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하칼은 잠시 고개를 돌려 산을 둘러봤다. 그의 눈에 비친 조선의 산은 푸르고 아름다웠지만, 독이 가득 차 보였다.


그는 조선이 어떤 곳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러나 땅과 하늘은 그 나라의 얼굴이나 마찬가지였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사는 땅과 하늘에서 그 기개와 정신을 이어받아 민족을 이루고 살아왔다. 조선의 산은 너무나도 푸르고 하늘은 높았지만, 어딘가 모르게 표독스러웠다.


절대로 외부인을 반기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묻겠습니다. 이렇게 가셔도 괜찮겠습니까?”


“네, 걱정 마시고 먼저 출발하세요. 저는 저들과 함께 움직이겠습니다.”


주민은 웃으며 하칼에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갈 준비하자.”


하칼은 대답하고 뒤로 돌아 자신의 짐을 챙겼다.


“정말 괜찮을까요?”


트러스티가 슬며시 다가와 물었다.


“탐정님이 어린아이냐?”


“그런 아니지만...”


“너보다 훨씬 오래 살았다. 그리고 겉으로는 동네 아저씨 같아 보이지만, 오랫동안 사람들을 겪으며 살았던 사람이다.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반대인 거다. 힘에는 많은 종류가 있다. 네가 가진 그 힘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 할 순 없어.”


하칼이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무엇보다 마를님이 직접 선택한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말아라.”


트러스티는 마를의 이름이 나오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제가 괜한 걱정을 한 것 같군요.”


트러스티의 얼굴에서 순식간에 걱정이 사라졌다.


하칼과 샬롭 그리고 트러스티와 영복은 군인답게 빠르고 신속하게 자신들의 짐을 정리해 갈 준비를 끝마쳤다.


로아 역시 이곳저곳 돌아다닌 탓에 짐이 가벼웠지만, 무언가 불편한 듯 손을 천천히 움직였다.


그는 지금까지 같이 다닌 주민이 이제부터는 따로 행동한다는 것이 아쉬웠다.


“꼭 조심하시고 무슨 일이 생긴다면 이걸 가지고 실프 상단 산하의 가게로 들어가세요. 그럼 다들 도와줄 겁니다.”


로아는 주민에게 자신의 금색 패를 쥐어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건 받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헤어진다고 영영 못 보는 것도 아닙니다. 로아님이 트러스티님과 같이 다닌다면 언젠가는 분명 다시 보게 될 겁니다.”


“그러겠죠?”


로아는 아쉬운 얼굴로 인사를 하며 길을 나섰다.


“우냐?”


트러스티가 로아에게 물었다.


“아니, 울지 않아”


“다행이네”


“너는 아쉽지도 않아? 어떻게 그렇게 아무렇지 않을 수가 있냐?”


“그렇게 모든 이별에 의미를 두고 감정을 쏟아내면 괴로워서 살 수 없다. 그리고 탐정님은 죽은 것도 아니고 그냥 잠시 따로 가는 것뿐이잖아?”


트러스티는 로아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전쟁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비인간적이면서 가장 인간적인 행위인 것 같아”


로아는 결국 코를 훌쩍이며 말했다.


“그럴지도 모르지”


그들은 마을에서 좀 멀어지자 약속한 듯 무각을 조정했다.


“이번에는 제가 도와드리죠.”


하칼이 로아를 업기 위해 자신의 짐을 트러스티에게 넘기며 말했다.


“아닙니다.”


로아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뭐가 아니라는 거죠?”


하칼이 물었다.


“아...그게 저는 트러스티가...”


“트러스티가 업어주면 좋겠다고요?”


하칼은 짓궂게 물었다. 그때 트러스티가 하칼의 짐과 자신의 짐을 하칼에게 툭 던지며 로아 앞에서 무릎을 굽혔다.


“타”


그녀의 말은 짧지만 강렬했다. 결국, 로아는 트러스티에게 업혀 산에서 내려갔다.


* * *


마을에 남은 주민은 자신의 짐을 챙겨 조금 전까지 하칼 일행이 있던 집 마당의 평상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그 안에서 성경만을 꺼내 천천히 밖으로 나갔다. 마을 사람들은 죽은 아이의 시체를 땅에 묻고 마을 어귀에 있는 커다란 나무 앞에 모여 제사를 지내고 있었다.


사람보다 나이가 많고 산보다는 어린 커다란 나무의 몸통에는 형형색색의 줄이 묶여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나무 앞에 있는 평평한 돌을 놓아 만든 식탁에 간단한 음식과 술을 올려놓고 그 앞에서 절을 하고 있었다.


주민은 그들이 있는 곳과 정반대인 산 위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탐정님은 안 가셨네요?”


그때 인림이 그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네, 저는 따로 할 일이 있어서요. 다른 사람들은 군인의 신분이니까요.”


주민은 웃으며 대답했다.


“그렇구나...따로 할 일이 뭔가요?”


“저는 찾아야 할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거구귀라는 사람인가요?”


“네, 하하하. 기억하시는군요.”


“그럼 산에서 내려가시겠네요? 혹시 저희와 함께 가시겠어요? 아시다시피 말은 통한다 하더라도 조선은 처음이시니까 혼자 다니기에는 불편하실 겁니다.”


인림이 친절하게 물었다.


“감사합니다만, 괜찮습니다.”


“그런가요...”


“그럼 저는 이만”


주민은 인사를 하고 산 쪽으로 향했다.


“근데 산 위로 가세요?”


인림은 주민의 뒷모습을 보며 물었다.


“네”


주미은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고는 숲속으로 사라졌다. 인림은 뒤로 돌아 가는 듯싶더니 이내 주민을 따라 숲속으로 향했다.


그는 내심 주민이 걱정되었다.


“영감님!”


그는 숲속을 뛰어다니며 주민을 찾았다. 꽤 올라왔음에도 보이지 않자 이번에는 양옆으로 돌아다니며 주민을 찾았다.


산은 위험이 도사리고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고가 날지 알지 못하는 곳이었다. 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사고가 날 수밖에 없었다.


산을 아무리 잘 아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한 번의 실수로 목숨을 잃는 곳이었다.


심지어 금강산은 산세가 험하기로 유명한 산이었다. 산을 잘 탄다는 심마니들조차 혼자서 산에 오를 생각을 잘 하지 않는 산 중하나였다.


그런 산에 젊지도 않은 사람이 홀로 오른다는 건 죽으러 간다는 뜻과 다를 게 없었다. 인림은 시간이 지나자 초조해졌다.


“영감님! 영감님!”


그는 소리치며 돌아다녔지만, 해가 질 때까지 그를 찾을 수 없었다. 날이 저물어 하는 수 없이 마을로 돌아간 인림은 자신의 스승에게 이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


주민이 홀로 산에 들어간 지 벌써 몇 시간이나 지났다는 것과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호섭은 인림의 이야기를 듣고도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


“걱정되지 않으십니까? 스승님! 스승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입니다. 어찌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으십니까?”


인림은 울먹이며 말했다. 그러자 호섭이 입을 열었다.


“그들 일은 간섭하지 말아야 돼! 도깨비들이야!”


갑작스러운 호통에 인림은 놀라 눈물을 멈췄다.


호섭의 눈에는 그들이 도깨비 같아 보였다. 단 한 번 검을 휘두르는 것으로 호랑이를 죽인다는 건 그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들이 빨리 사라졌으면 했다. 그들에게서 받은 호랑이 가죽도 빨리 처분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저 한낮에 꿈처럼 훌훌 털어버리고 싶을 뿐이었다.


그는 이번 일을 끝으로 일을 그만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림은 이런 호섭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스승이 그들에 대해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인림은 훗날 이때의 일을 적은 책을 출판하게 된다.


금강산 자락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인기를 끌 게 된다. 인림은 자신이 만난 사람들이 조선의 미래에 어떤 지대한 영향을 끼칠지 이때는 꿈에도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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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91화. 섬 이에 21.06.17 24 0 11쪽
90 90화. 몽-002 21.06.13 29 0 13쪽
89 89화. 접신(10) 21.06.10 31 0 13쪽
88 88화. 접신(9) 21.06.06 29 0 12쪽
87 87화. 접신(8) 21.06.03 27 0 12쪽
86 86화. 접신(7) 21.05.30 34 0 13쪽
85 85화. 접신(6) 21.05.27 30 0 11쪽
84 84화. 접신(5) 21.05.23 32 0 12쪽
83 83화. 접신(4) 21.05.20 32 0 11쪽
82 82화. 접신(3) 21.05.16 30 0 12쪽
81 81화. 접신(2) 21.05.14 32 0 12쪽
80 80화. 접신(1) 21.05.10 31 0 14쪽
79 79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7) 21.05.06 34 0 12쪽
78 78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6) 21.05.02 32 0 12쪽
77 77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5) 21.04.29 35 0 14쪽
76 76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4) 21.04.25 34 0 15쪽
75 75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3) 21.04.22 39 0 14쪽
74 74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2) 21.04.18 37 0 14쪽
73 73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1) 21.04.15 34 0 13쪽
72 72화. 백두산에서 시작되는 바람(5) 21.04.11 37 0 12쪽
71 71화. 백두산에서 시작되는 바람(4) 21.04.08 50 0 12쪽
70 70화. 백두산에서 시작되는 바람(3) 21.04.04 39 0 14쪽
69 69화. 백두산에서 시작되는 바람(2) 21.04.01 39 0 14쪽
68 68화. 백두산에서 시작되는 바람(1) 21.03.28 37 0 14쪽
» 67화. 범 사냥꾼들의 밤(5) 21.03.26 36 0 13쪽
66 66화. 범 사냥꾼들의 밤(4) 21.03.22 41 0 15쪽
65 65화. 범 사냥꾼들의 밤(3) 21.03.19 38 0 14쪽
64 64화. 범 사냥꾼들의 밤(2) 21.03.14 37 0 13쪽
63 63화. 범 사냥꾼들의 밤(1) 21.03.11 44 0 12쪽
62 62화. 이(異)와 이(利) 그리고 조선 21.03.08 35 0 13쪽
61 61화. 괴물들이 난무하는 곳 21.03.04 33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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