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주의 사회는 없다(기계들의 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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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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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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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7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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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화. 접신(6)

DUMMY

“대원? 대원 이야기는 왜 자꾸 꺼내는 거냐?”


권현이 물었다.


“그냥 학살이 있었다는 것 외에 세부적인 정황을 아시나요?”


미카엘은 권현의 반응은 신경 쓰지 않고 계속 자신의 말을 이어갔다. 권현의 눈이 가늘어졌다.


“어렴풋이 너희가 눈치챘을 지도 모르지만, 나는 정보꾼이다.”


“저는 전혀 몰랐습니다.”


청진이 말했다.


“너는 아직 애송이니까 몰랐겠지만, 저 아이는 알고 있었을 거다. 아무튼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한 이유는 정보는 유효기간이라는 게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였다. 대원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져 더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야 여전히 신경을 쓰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미 한물간 이야기지. 하지만 그런 것과 별개로 새로운 정보가 있다면 이야기가 좀 달라지겠지. 예를 들어 용병들을 죽이기 위해 몽에서 꾸민 일이라는 확정적인 증거를 알고 있다거나 하는 것 말이야.”


권현은 미카엘의 얼굴에서 표정의 변화가 생기는지 살폈지만, 미카엘은 자신의 표정을 잘 숨기고 있었다.


“확실히 그런 증거가 있다면 몽의 입장이 난처해지겠죠. 또한 모두가 납득할만한 이유가 없다면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겠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건 아닙니다.”


미카엘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안타깝군...그런 증거라면 몽제국과 구암 황제를 몰아세울 수 있었는데 말이야...그럼 하고 싶은 말이 뭐지?”


미카엘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몽과 구암 황제를 몰아세우려는 이유는 뭔가요? 그리고 그런 말을 하며 황제를 몰아세울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이런...내가 말실수를 했구만! 그런 사람은 없다. 다만 세력 중에는 있다는 말 정도만 해주지”


“좋습니다.”


미카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다시 말을 이어가 주겠나?”


미카엘은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다시 말을 이어갔다.


“저는 어째서 율리우스 사령관이 그 많은 군인을 이끌고 왔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들은 분명 대원에서 나오는 모든 사람을 향해 총을 겨누고 발사했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그들은 대원에서의 일이 밖으로 세어나가길 원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하칼을 간과했지. 그와 그의 세력은 그 많은 수의 병사도 뚫고 율리우스마저 죽였다. 몽제국에서는 악재였지.”


권현이 말했다.


“아닙니다. 그곳에 하칼 대장이 있었던 건 맞지만, 대장은 단 한발의 총알도 쏘지 않았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야?”


권현이 되물었다.


“그때 몽제국 군대를 학살한 건 하칼 대장도 그를 따르던 무리도 아니었습니다. 그곳엔 단 한 명의 소녀만 있었죠. 그리고 그 소녀는 율리우스와 싸우다 팔다리를 잃었고요.”


미카엘의 말을 들은 권현과 청진은 고개를 돌려 라파엘라를 바라봤다.


“설마...”


“진짜인가요?”


청진이 물었다. 라파엘라는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그 무각을 착용한 병사들과 율리우스 사령관을 죽인 게 이런 어린 아이라고?”


권현은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저는 그때 일이 후회스럽습니다. 아직도 몸에서 피 냄새가 나는 것만 같아요. 여전히 그 악몽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라파엘라는 사죄하듯 말했다.


“그때 네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대원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죽었을 거야.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죽었는지도 세상은 알지 못했겠지.”


미카엘은 라파엘라의 어깨를 토닥였다. 라파엘라는 희미하게 웃었다.


“지금 대원은 완전히 봉쇄 된 상태다. 대원을 중심으로 몇 킬로미터 안으로 그 누구도 들어갈 수 없다.”


“어째서죠?”


“그걸 알고 싶다. 지금까지는 아예 단서조차 찾지 못했었는데, 어쩌면 너희가 단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군. 아무튼 네 동생이 그 율리우스를 죽인 장본인이라는 뜻은 엄청나게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거지”


권현의 눈은 미카엘을 만난 후 그 어느 때보다 반짝였다.


“율리우스 사령관은 죽지 않았습니다.”


그때 라파엘라가 말했다.


“뭐라고?”


권현은 자신의 귀를 의심하며 물었다.


“율리우스 사령관은 티끌 하나 다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는 아주 특이한 힘을 사용했습니다.”


권현의 눈이 더욱더 커졌다.


“자세히 말해 보거라”


“너무 찰나의 순간이라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제가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단편적이었지만, 기억나는 건 갑자기 정신이 돌아왔던 겁니다. 마치 길고 긴 꿈에서 깨어나듯이요. 순간 머리가 맑아지고 눈이 떠졌습니다. 그리고 그가 손을 들자 제 왼팔과 두 다리는 엄청나게 강한 힘으로 인해 완전히 기능을 상실할 정도로 찌그러졌습니다.”


“율리우스의 힘이 그렇게 강한 거냐?”


권현은 흥분하기 시작했다. 여태껏 그 누구도 율리우스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이가 없었다.


“아뇨. 그는 제 몸에 손 하나 데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보이지 않는 힘이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힘?”


“네, 그리고 움직일 수 없는 저에게 다가와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했죠.”


라파엘라는 그때가 다시 생각나는지 호흡이 가빠지며 몸을 떨기 시작했다.


“뭐라고 했는데?”


권현은 라파엘라에게 바짝 다가가며 말했다.


“그만! 떨어지세요.”


미카엘이 팔로 라파엘라의 앞을 막으며 말했다.


“괜찮아, 나한테 생각이 있어.”


라파엘라는 미카엘에게 말했다.


“정말 괜찮아?”


“응, 물 한 모금만 줘”


미카엘은 물병을 들어 조심스럽게 라파엘라의 입에 가져다 대고 기울였다. 물은 그녀의 작은 입을 가득 채우고 조금 넘쳐흘렀다.


물방울은 그녀의 짧은 턱을 지나 목 아래로 흘러내렸다.


“라파엘라가 힘들어한다면 언제든 막을 겁니다.”


미카엘은 라파엘라의 입을 닦아주며 말했다.


“알겠다.”


권현은 잠시 숨을 고르며 자신의 마음을 진정시켰다. 퇴역군인이 된 후로 그는 정보꾼으로 살아왔다.


조선에서 일어나는 일은 물론이고 예전 군에서 지냈던 인맥으로 일급까지는 아니어도 꽤 귀중한 정보를 알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웬일인지 그에게 정보를 제공해주던 자신의 옛 부대원들이 곤란해하며 아무런 정보도 줄 수 없다고 한 상태였다.


그는 답답했다. 특히나 대원에서의 일 이후 사막에서 활동하던 도적들마저 하룻밤 사이에 괴멸한 사건 그리고 다마스쿠스에 나타난 검은 괴물과 신적인 존재까지 엄청난 사건들이 갑자기 연달아 처졌지만, 아무것도 알아낼 수가 없었다.


분명 몽제국 내에서 뭔가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 안을 들여다볼 수 없었다.


그는 끝없는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을 만난 것만 같았다.


“한 가지 제안이 있습니다.”


라파엘라가 말했다.


“뭔데?”


“저희를 거구귀에게 인도해주세요. 그럼 나머지 이야기를 다 들려드리겠습니다.”


“뭐라고?”


갑자기 빛이 순식간에 멀어지는 기분이었다.


그는 생각했다. 이미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이후에 이야기가 정말로 중요할 것인가 판단해야 했다.


“싫다면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좋다! 데려다주마! 데려다준 후에는 모든 이야기를 털어놔야 할 것이야.”


“그러겠습니다. 약속합니다.”


라파엘라는 힘이 빠졌는지 옆으로 누웠다.


“괜찮아?”


미카엘이 물었다.


“응, 조금 피곤한 것뿐이야.”


라파엘라가 웃으며 말했다.


“무리도 아니지, 온종일 쫓겼으니까. 오늘은 늦었으니 방으로 돌아가거라.”


권현이 말하자 청진은 자연스럽게 라파엘라를 안고 일어났고 미카엘도 따라 일어났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청진이 인사했다. 미카엘과 라파엘라고 고개를 꾸벅이며 인사했다.


“설마 너도 아이들이랑 같은 방에서 지낼 생각은 아니지?”


권현이 청진에게 말했다.


“저는...”


청진은 가만히 서서 생각했다. 각 방에는 침대가 두 개씩 놓여있는 상황이었다.


“바닥에서 잘 생각이냐? 아니면 누구랑 같은 침대에서 잘 생각이냐?”


청진은 침을 꿀꺽 삼켰다.


“돌아오죠.”


그의 어깨라 축 처졌다. 청진은 라파엘라를 안고 다른 방으로 걸어갔다. 그는 지금 자신의 팔에 안겨있는 작고 가벼운 소녀가 그런 끔찍한 일을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그런 말도 안 되는 힘을 가진 존재라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눈은 감고 숨을 고르는 새하얀 피부의 소녀는 그저 평범한 소녀였다.


청진은 무거운 마음으로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는 방을 빠져나왔다. 수많은 생각이 그의 발걸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청진이 다시 방에 돌아왔을 때 권현은 이미 침대에 누워있었다. 둘은 아무 말 없이 각자 생각을 정리했다.


둘은 같은 생각을 했지만,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 * *


아침은 언제나 이른 듯 느지막하게 찾아왔다. 그들은 누구 할 것 없이 빠르게 갈 채비를 마치고 내려왔다.


건물 일 층에는 접수원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좋은 아침입니다.”


접수원이 인사했다.


“좋은 아침입니다.”


“잠자리는 괜찮으셨나요?”


“네, 편했습니다.”


“여기에 서명해 주시면 됩니다.”


접수원은 종이 한 장을 건넸다. 청진은 검은색 펜으로 자신의 이름을 휘갈겨 적었다.


“수고하세요.”


건물 밖에는 검은 사월회가 진을 치고 있었다. 그들은 더 이상 숨어있지 않고 길 한복판에 서서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가자”


권현이 말했다. 그는 서슴없이 그들과 거리를 좁혔다. 청진은 가장 뒤에서 따라왔다. 그는 언제든 총을 꺼낼 수 있도록 손을 손잡이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그의 우려와는 달리 검은 사월회는 그 어떤 행동도 하지 않고 그들을 그대로 통과시켰다.


권현은 천천히 걸어가다 모퉁이를 돌자마자 라파엘라를 안고 건물 위로 뛰 올랐다. 그리고 약속한 듯 청진도 미카엘을 업고 건물 위로 뛰어올랐다.


청진은 이미 다음 건물로 뛴 권현을 따라 평양을 빠르게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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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90화. 몽-002 21.06.13 27 0 13쪽
89 89화. 접신(10) 21.06.10 29 0 13쪽
88 88화. 접신(9) 21.06.06 28 0 12쪽
87 87화. 접신(8) 21.06.03 26 0 12쪽
86 86화. 접신(7) 21.05.30 32 0 13쪽
» 85화. 접신(6) 21.05.27 30 0 11쪽
84 84화. 접신(5) 21.05.23 30 0 12쪽
83 83화. 접신(4) 21.05.20 32 0 11쪽
82 82화. 접신(3) 21.05.16 29 0 12쪽
81 81화. 접신(2) 21.05.14 31 0 12쪽
80 80화. 접신(1) 21.05.10 30 0 14쪽
79 79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7) 21.05.06 32 0 12쪽
78 78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6) 21.05.02 31 0 12쪽
77 77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5) 21.04.29 33 0 14쪽
76 76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4) 21.04.25 34 0 15쪽
75 75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3) 21.04.22 38 0 14쪽
74 74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2) 21.04.18 34 0 14쪽
73 73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1) 21.04.15 32 0 13쪽
72 72화. 백두산에서 시작되는 바람(5) 21.04.11 36 0 12쪽
71 71화. 백두산에서 시작되는 바람(4) 21.04.08 49 0 12쪽
70 70화. 백두산에서 시작되는 바람(3) 21.04.04 38 0 14쪽
69 69화. 백두산에서 시작되는 바람(2) 21.04.01 37 0 14쪽
68 68화. 백두산에서 시작되는 바람(1) 21.03.28 35 0 14쪽
67 67화. 범 사냥꾼들의 밤(5) 21.03.26 35 0 13쪽
66 66화. 범 사냥꾼들의 밤(4) 21.03.22 41 0 15쪽
65 65화. 범 사냥꾼들의 밤(3) 21.03.19 37 0 14쪽
64 64화. 범 사냥꾼들의 밤(2) 21.03.14 36 0 13쪽
63 63화. 범 사냥꾼들의 밤(1) 21.03.11 4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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