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주의 사회는 없다(기계들의 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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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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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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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30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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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화. 접신(7)

DUMMY

평양은 조선의 커다란 도시 중 하나였다. 도시를 벗어나서도 많은 사람이 보였다. 도시로 들어가는 사람과 나오는 사람으로 북적였다.


멀리 여행을 가는 사람은 기차를 타는 게 대부분이었다면 가까운 거리는 걸어가거나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 정도면 되겠다.”


권현은 인적이 드문 곳까지 와서야 걸음을 멈췄다. 뒤따라오던 청진도 권현의 옆에 도착하고 미카엘을 내려주었다.


“이제 다 온 겁니까?”


청진이 물었다.


“다 왔냐고? 거구귀를 말하는 건가?”


“네”


“아직 한참 남았네.”


“얼마나 더 가야 하나요?”


미카엘이 물었다. 권현은 라파엘라를 청진에게 업힐 수 있도록 한 다음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근육을 풀어주었다.


“금강산까지 가야 한다.”


권현은 길가로 걸어가며 대답했다.


“금강산이요?”


청진이 놀라 물었다.


“그래”


“금강산은 먼가요?”


미카엘이 청진에게 물었다.


“좀 거리가 있기는 합니다. 그럼 금강산을 올라야 합니까?”


청진은 미카엘의 질문에 대답하는 동시에 권현에게 질문했다.


“그래”


권현은 길가에 도착하고 이리저리 둘러봤다.


“금강산이라...꽤 긴 여정이 되겠군요.”


청진이 말했다.


“너무 보채지 말라고, 금강산에 도착한다 해도 곧바로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그건 또 무슨 말인가요?”


미카엘이 물었다. 그사이 권현은 말 두 마리가 끄는 마차를 세웠다.


“우리 좀 태워 주실 수 있소?”


권현이 물었다. 마차를 몰고 있던 사람은 미카엘과 청진을 살폈다.


“어디로 가슈?”


“금강산으로 갑니다.”


“금강산? 거긴 뭣 하러 가슈?”


“그냥 볼일이 있어서 갑니다.”


권현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무심하게 이야기했다.


“미안합니다. 나는 그쪽으로는 가지 않소.”


마차 주인은 쌀쌀맞게 말하고는 서둘러 사라졌다. 권현은 그 후로도 두 개의 마차를 세워 물었지만, 모두를 손사래 치며 금강산 쪽으로는 가지 않는다고 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청진이 권현 곁으로 다가왔다.


“어째서 다들 금강산으로 가지 않으려 합니까?”


청진이 권현에게 물었다.


“왜겠냐? 금강산은 영산이라고 소문이 나면서 인간의 힘을 뛰어넘는 도깨비가 산다고 소문났으니까 그렇지!”


“정말 도깨비가 사나요?”


“글쎄...있을지도 모르지”


권현은 담배를 피우며 말했다.


“장난이 지나치십니다.”


“장난? 난 장난친 적이 없어. 거구귀는 실제로 엄청나게 많은 이름으로 불리다. 거구귀, 도깨비, 용손 심지어 산신령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그럼 도깨비라고 부르는 게 잘못된 일이냐?”


“그렇군요...저는 거구귀가 그의 이름인줄 알았습니다.”


“그럴 수도 있지. 근데 금강산까지 가는 게 쉽지만은 않겠어.”


권현은 조금 전 자신을 거절한 마차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희가 도와드리죠.”


그때 말을 탄 남자가 다가와 그들에게 말을 걸었다.


“무슨 생각이냐? 우리를 미행해놓고 인제 와서 도와주겠다고?”


온통 검은 옷을 입고 있던 남자는 말에서 내렸다.


“저희가 미행한 것은 맞지만, 뭔가 해를 입히려는 것은 아닙니다.”


남자가 말했다.


“그럼 어째서 미행 한 거냐? 너희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거냐?”


“아이들의 정체를 말인가요?”


“그래”


“아이들이 아젤혼 박사의 여식들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잡아다가 넘길 계획이냐?”


남자는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그럴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지금 금강산으로 가려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어째서?”


“정본꾼이신 권현님이 이런 정보를 모르신다니. 의외군요. 아니면 이런 정보는 취급할 필요가 없다는 것인가요?”


“지금 나를 놀리는 건가?”


“아닙니다.”


“빨리 말해라”


“지금 금강산에서 사람을 잡아먹는 거대한 범이 마을까지 내려온다는 소문이 파다하니까요. 마을까지 내려온다면 길가에도 올수 있겠죠?”


“그 말이 사실이냐?”


“저희도 모릅니다. 다만 지금 금강산까지 가려는 사람이 없고 저희가 금강산까지 모셔다드릴 수 있습니다.”


“너희를 어떻게 믿지? 몽제국의 개들 아니더냐? 아니면 그새 다른 세력에 붙었나?”


“...”


남자는 아무런 대답고 하지 않았다. 권현은 고개를 돌려 남자를 바라봤다.


“좋다. 너희들이 무슨 계획인지 모르지만, 기꺼이 너희의 장단에 맞춰주지. 이미 이 일은 내가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들을 믿어도 될까요?”


옆에서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청진이 물었다.


“그럼 어찌할 거냐? 걸어갈 거냐? 아니면 온종일 여기에 서서 마차가 오기를 기다릴 것이냐?”


“음...듣고 보니 그것도 맞는 말입니다만, 저들이 함정을 파놓은 거라면 어쩌실 건가요?”


“때로는 말이야. 가장 위험한 수가 가장 좋은 수가 될 수 있다.”


“현명 하십니다.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한 가지는 저희도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저희도 아는 게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뭔가는 알고 있기 때문에 도와준다는 거로군.”


“그럴지도 모르죠.”


“그럼 어떻게 도울 것이냐?”


“조금 있으면 차가 도착할 겁니다.”


“차?”


“네, 금강산 어귀까지 모셔다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도 저희 용병 몇 명을 붙여 지켜드리겠습니다.”


“하하하! 대놓고 감시를 붙이겠다고? 좋다! 그러지! 이왕 도움 받는 거 끝까지 받겠다. 이왕이면 맛있는 음식도 부탁하고 싶군!”


“걱정 마시지요.”


남자는 인사를 하고 말을 가까운 나무에 묶었다. 잠시 뒤 요란한 소리와 함께 검은색 차 두 대가 그들 곁으로 왔다.


“처음 보는 모양의 차군”


권현이 말했다.


“이번에 환의 기공협회와 같이 만든 신형입니다. 라이온에서 개량한 것이죠.”


“어서 타자고!”


권현은 미카엘과 라파엘라를 돌아보며 말했다.


“정말로 이들을 믿어도 될까요?”


미카엘이 물었다.


“지금은 누구도 믿어서는 안 된다. 너는 나를 전적으로 믿냐? 그저 서로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면서 이용할 뿐이지. 그래서 너희도 나한테 모든 것을 말하지 않은 거잖아? 사람을 그리 쉽게 믿으면 안 된다.”


권현은 차에 올라타며 말했다.


“제가 어르신과 같이 타겠습니다. 청진님이 동생을 더 잘 보살펴 주리라 믿습니다.”


미카엘은 믿는다는 단어를 더욱 강조하며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청진은 씩 웃었다.


“알겠습니다.”


청진은 라파엘라를 안고 뒤에 있는 차에 올라탔다. 권현은 그 모습을 보고 큰 소리로 웃어넘겼다.


차는 빠른 속도로 달렸다. 하지만 그런 차를 타고도 금강산까지는 사흘이나 걸렸다. 검은 사월회는 그들이 들리는 도시마다 쾌적한 잠자리와 음식을 준비하고 기다렸다.


경계하던 미카엘도 그들이 라파엘라에게 라파엘라님이라는 호칭으로 부르며 존대하는 것을 보고 조금씩 경계심을 풀었다.


오히려 어째서 그들이 이렇게까지 행동하지는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미카엘은 조용히 거리를 두고 그들의 행동과 말투를 관찰했다.


분명 저들은 자신보다 높은 사람에게 명령을 받고 행동하는 게 분명했다. 검은 사월회의 수뇌부가 라파엘라에 대해 무엇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는 자신 앞에 놓인 진수성찬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는 라파엘라는 검은 사월회에서 보내준 시종이 음식을 떠먹여 주고 있어 미카엘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됐다.


그 외에도 따듯한 물이 가득 찬 거대한 욕조와 편안한 잠자리까지 그들은 지금까지 한 번도 누려보지 못한 호사를 누렸다.


첫째 날이 지나가고 다시 차를 타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대도시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도로는 점점 매끄럽지 않아졌다.


“도대체 왜 우리에게 이런 대접을 하는 건가요?”


덜컹거리는 차 안에서 미카엘이 물었다. 검은 사월회 소속 회원들은 미카엘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미카엘은 대답을 기대하고 물은 건 아니었지만, 무슨 대답이라도 듣고 싶었다.


“지금 해드릴 수 있는 말은 별로 없습니다. 훗날 그 어떤 방식으로든 이 세계와 또 다른 세계에 힘을 행사하시거든 저희를 한 번만 기억해 주시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조수석에 탄 남자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했다.


“이 세계? 또 다른 세계는 어디죠? 그리고 힘을 행사한다고요?”


미카엘이 되물었지만, 그는 그저 웃을 뿐이었다. 오히려 그의 대답을 듣고 난 후에 더욱더 혼란만 가중되었다.


둘째 날 역시 별다른 문제나 사고 없이 지나갔다. 미카엘의 머릿속은 더욱더 복잡해졌지만, 생각한들 알고 있는 사실이 적었기 때문에 합당한 결론을 지을 수 없었다.


미카엘은 이에 대해 생각하기를 멈췄다. 그리고 세 번째 날이자 금강산 초입에 도착하기로 한 날 아침이 되었다.


“금강산까지는 이제 얼마나 남은 건가요?”


“늦어도 오늘 저녁에는 도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날씨가 심상치 않군요.”


남자의 말대로 하늘은 먹구름으로 가득 차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금방이라도 폭포수 같은 빗줄기를 쏟아낼 것만 같았다.


“그렇군요...”


미카엘은 어두운 하늘만큼이나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뭐라 그리 걱정인가? 어차피 오늘 저녁에 도착한다면 하룻밤 자고 다음 날 금강산을 올라야 해. 오늘 도착하는 곳이 금강산의 꼭대기가 아니라고”


권현이 말했다.


“네...”


“그리고 한 가지만 더 말해주지만, 금강산에 도착해서 오른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찾을 수 없어. 운이 좋으면 빨리 찾을 수도 있고 운이 없다면 우리가 금강산까지 이동했던 날보다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


권현은 담배를 피우며 말했다. 그의 말은 미카엘의 마음을 더욱더 무겁게 만들었다. 권현 역시 위로를 위해 한 말이기보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했던 말이었다.


그저 금강산에 도착하기만 한다면 여정이 끝난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었다. 오히려 금강산에 도착하고 난 다음이 진정한 시작이나 마찬가지였다.


우중충했던 하늘은 오후가 되자 결국 비를 한 방울씩 뿌리기 시작했고 시간이 조금 더 지나가 결국 장대 같은 비로 바뀌었다.


후두둑


비는 차를 거세게 때렸다. 차는 빗속을 뚫고 달리다 어느 순간 멈춰 섰다.


“무슨 일입니까?”


미카엘이 물었다.


“흙길이 비로 인해 진흙으로 바뀌어 이 이상은 자동차로 갈 수가 없습니다.”


운전자가 말했다.


“이런 이런...어쩐지 일이 너무 쉽게 풀린다 했어...”


권현은 혀를 차며 말했다. 그때 뒤따라오던 차에서 내린 청진이 다가왔다.


“어떻게 합니까?”


청진은 비를 맞으며 서서 물었다.


“여기서 다음 목적지까지는 얼마나 남았나요?”


미카엘이 물었다.


“금강산까지는 아직 더 가야 하지만 일단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은 그리 멀지 않습니다.”


검은 사월회 소속의 남자가 말했다.


“일단 그곳까지만 뛰죠.”


미카엘이 말했다.


“비를 뚫고 가자고?”


권현이 물었다.


“네”


“그냥 차 안에서 조금 기다렸다가 비가 조금 잦아들면 가는 게 어떤가?”


권현이 물었다.


“비가 언제 그칠지 압니까?”


“때가 되면 그치겠지. 뭘 그리 서두르는 거야?”


“그럼 어르신은 더 있다 오시지요. 저희는 먼저 가 있겠습니다.”


미카엘은 말을 마치고 차에서 뛰어 내렸다.


“낭만을 모르는군...”


권현은 세차게 차를 두드리는 빗소리를 안주 삼아 지난 숙소에서 채워온 술을 마셨다. 그는 눈을 감고 창문에 머리를 기댔다.


창 너머로 비가 느껴졌다. 차가운 비는 유리창을 얼음장처럼 만들었다. 그는 머리 식히기에 적당한 온도라 생각했다.


과열된 그의 머리는 차가운 창문을 뿌옇게 만들었다.


빗소리는 오래전 죽은 어머니가 악몽에 무서워 벌벌 떨던 어린 시절 자신의 등을 두드리며 잠을 불러오듯 부드럽게 창을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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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89화. 접신(10) 21.06.10 31 0 13쪽
88 88화. 접신(9) 21.06.06 29 0 12쪽
87 87화. 접신(8) 21.06.03 2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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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84화. 접신(5) 21.05.23 32 0 12쪽
83 83화. 접신(4) 21.05.20 32 0 11쪽
82 82화. 접신(3) 21.05.16 30 0 12쪽
81 81화. 접신(2) 21.05.14 32 0 12쪽
80 80화. 접신(1) 21.05.10 31 0 14쪽
79 79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7) 21.05.06 34 0 12쪽
78 78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6) 21.05.02 32 0 12쪽
77 77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5) 21.04.29 35 0 14쪽
76 76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4) 21.04.25 34 0 15쪽
75 75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3) 21.04.22 39 0 14쪽
74 74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2) 21.04.18 37 0 14쪽
73 73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1) 21.04.15 34 0 13쪽
72 72화. 백두산에서 시작되는 바람(5) 21.04.11 37 0 12쪽
71 71화. 백두산에서 시작되는 바람(4) 21.04.08 50 0 12쪽
70 70화. 백두산에서 시작되는 바람(3) 21.04.04 39 0 14쪽
69 69화. 백두산에서 시작되는 바람(2) 21.04.01 39 0 14쪽
68 68화. 백두산에서 시작되는 바람(1) 21.03.28 37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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