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주의 사회는 없다(기계들의 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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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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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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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27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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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화. 세상이 꾸는 악몽(1)

DUMMY

끝없이 펼쳐진 사막에는 그야말로 모래밖에 없었다. 지평선이 끓는 것처럼 아른거리며 보이는 것은 엄청난 열기 때문이었다.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광활하고 아무것도 눈에 기준이 될 만한 게 없었던 만큼 방향감각을 잃어버리기 쉬웠다.


중심이 되어줄 그 무엇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모래사막을 건너는 한 무리의 카라반이 있었다. 카라반은 자신들이 가는 목적지가 어디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것처럼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움직였다.


특이한 것은 그들에게는 그 흔한 낙타 한 마리 없다는 점이었다. 오로지 사람으로만 구성된 카라반은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은 하루 종일 달리다 쉬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어느 지점에 다다르자 모든 짐을 내려놓았다. 그들은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었다.


“여기가 맞아?”


한 남자가 물었다.


“네, 맞습니다. 여기에서 가장 큰 진동이 일어납니다. 밖에서 봤던 만큼은 아니었지만, 충분합니다.”


카라반은 총 네 명으로 구성되어있었다. 네 명 모두 등에는 자신들의 몸만큼 커다란 가방을 메고 있었다.


카라반의 책임자가 물을 마시며 말했다.


“이제 밤이 오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그는 물이 턱을 타고 흘러내릴 만큼 벌컥벌컥 마셔댔다.


“밤이 언제 오는 겁니까?”


처음 입을 열었던 남자가 물었다.


“해가 지면 오겠지.”


“해가 지기는 합니까? 여기 온 후로 꿈쩍도 안 하는데요?”


그는 땀을 닦으며 물었다. 그의 말처럼 해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이곳에서 밤은 아무런 징조 없이 갑자기 찾아옵니다. 그리고 밤이 되면 모든 것이 바뀌지요.”


떨림을 이야기하며 위치를 확인했던 어린 소년이 말했다.


“너는 어째서 이런 위험한 임무를 자처한 것이냐?”


카라반의 지휘자가 물었다.


“저는 아주 어렸을 적 우연한 계기로 세상과는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또 다른 세상에 매료되었죠. 이 외에는 아무것도 저의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소년이 말했다.


“그래서 나이가 되자마자 임관한 거군. 근데 너는 나이가 어떻게 되냐?”


“올해로 열아홉입니다.”


“열아홉? 나는 네가 많아 봐야 14살 정도라고 생각했다.”


처음 말을 시작한 남자가 둘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겉으로만 그렇죠.”


아이는 웃었다.


“그리고 임관은 가능한 나이지만, 이런 임무를 받을 수 있도록 훈련을 끝마칠 나이는 아닌데?”


“훈련은 임관 전부터 받았습니다. 제라드 십인장님”


제라드는 소년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아직 어린아이 같은 얼굴을 했지만, 덩치는 다 큰 어른이었다.


생김새만 본다면 몸이나 얼굴 둘 중 하나를 잘못 가져다 붙인 것만 같았다.


“아무튼 밤이 빨리 오면 좋겠군...”


제라드가 주제를 돌렸다.


“아르마 십인장님은 아무 말도 없으시군요?”


한쪽에서 담배를 피우던 아르마에게 소년이 물었다.


“그래”


그녀는 짧게 대답했다.


“코르손 대장! 너무 더운데 어떻게 못 하나요?”


제라드가 손으로 부채질을 하며 물었다.


“조금만 참아라, 나도 언제 밤이 될지 몰라”


코르손은 옷을 벗으며 대답했다.


“그런데 특이하군요. 십이장급 이상만 셋이 포함되어있는 보급부대라니요.”


소년이 말했다.


“너는 이게 첫 임무인가?”


제라드가 소년에게 물었다.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만, 대부분 보급부대는 위험도에 따라 다르지만, 짐을 드는 건 다른 일반 병사가 했었거든요.”


“이런 임무를 맡다보 면 이런 일은 부지기수다. 그만큼 위험하지.”


소년은 궁금한 게 많아 보였다.


“예전에는 정말 많이 죽었지. 근데 지금은 죽는 사람보다는 그만두는 사람이 더 많다. 그리고 애초에 이 임무를 맡으려는 사람도 적은 거야. 너는 정말 특이한 거지. 나이도 어리면서 이런 곳으로 지원한 거니까.”


제라드가 대답했다.


“그렇군요.”


소년은 고개를 끄덕였다. 태양은 더욱더 가까워지는 듯했다. 그만큼 덥고 뜨거웠다. 소년은 자그마한 주머니칼과 손바닥만 한 나무 조각을 꺼냈다.


나뭇조각은 한쪽만 완성된 상태였다. 소년은 작은 주머니칼로 반대쪽을 깎기 시작했다.


사각 사각


날카로운 검이 나무 겉면을 깎아내며 만드는 소리가 기분 좋게 났다.


“검사인가?”


소년의 칼질을 바라보던 코르손이 물었다.


“아닙니다. 이건 그저 취미입니다. 할 게 없어서 시작했는데 어느새 이렇게 되어버렸습니다.”


소년은 웃으며 말했다.


“그렇군.”


그들은 기다렸다. 각자의 방법으로 더위를 삭이며 기다렸다. 사막에는 바람 한점 없이 고요했다.


“몽005는 처음에는 그야말로 지옥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소년은 손으로는 열심히 칼을 놀리며 말했다. 갑작스러운 소년의 이야기에 코르손과 제라드는 고개를 돌렸다.


“갑자기 무슨 말이냐?”


제라드가 물었다.


“그냥요. 심심하니까요. 대충 아는 사실을 지껄이며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요.”


소년은 웃으며 말했다.


“나쁘지 않아. 계속해봐.”


제라드가 자세를 고쳐 앉으며 말했다.


“몽005는 몽에서 나타난 5번째 악몽이란 뜻입니다. 16번째까지 발생한 지금 5번이라는 건 꽤 오래전에 발생했다는 뜻이죠. 그런데도 아직 공략되지 못했다는 것은 세 가지 이유 중 최소 두 개가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는 그 크기입니다. 악몽 안의 세상이 크다면 그만큼 공략이 오래 걸리겠죠. 그다음은 위험도입니다. 악몽 안이 좁더라도 위험도가 높으면 그만큼 공략의 속도가 느리겠죠. 마지막으로는 바로 복잡함입니다. 그 안의 규칙이 복잡하다면 그만큼 오래 걸립니다. 이 세 가지 모두에 해당하는 악몽이 있습니다.”


소년은 열심히 손과 입을 놀렸다.


“몽002지”


제라드가 대신 대답했다.


“맞습니다. 말도 안 되는 난이도의 악몽입니다. 지금은 알지만, 규칙의 복잡함과 위험도는 말도 안 되게 높죠. 심지어 그 끝을 알 수 없는 미로의 크기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요새로 아직까지 건제합니다.”


“나도 들어가 봤지만, 다시는 들어가고 싶지 않은 곳이야.”


제라드가 몸서리치며 말했다.


“이곳도 처음에는 세 가지 모두 해당하는 줄 알았죠. 그래서 최초로 발견되었을 때에는 최고등급인 5단계를 받았지만, 지금은 4등급으로 하락했습니다. 여전히 위험하지만, 어느 정도 공략이 되었다고 판단한 거겠죠.”


소년은 잠시 말을 끊고 물을 마셨다. 모두 더위에 땀을 흘리고 있었지만, 소년만은 땀을 흘리지 않았다.


“나는 여기가 아직도 5단계라고 생각한다. 정말이지 이런 더위를 견디는 사람은 없을 거야.”


제라드가 땀을 닦으며 말했다.


“하하, 그럴지도 모르죠. 제라드 십인장님처럼 추운 곳에서 자라신 분은 특히나 그렇죠. 하지만 원래 더운 지방에서 자라신 아르마 십인장님은 잠까지 주무시지 않습니까?”


제라드는 모래에 누운 채 얼굴을 모자로 덮고 있는 아르마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미쳤어. 진짜...”


“무슨 일이 있는 거 아니면 내 이름은 부르지 마라. 꼬맹이. 그리고 더위에 면역인 인간은 내가 아니라 너잖아? 너 땀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있다고?”


아르마가 말했다.


“하하하, 그렇지도 않습니다. 견디기 어려운걸요.”


소년이 대답했다.


“예전부터 느껴왔지만, 길잡이들은 하나같이 이상하다. 우리와 같은 인간 같지 않아.”


아르마가 소년을 겨냥해 말했다. 소년은 이번 보급부대의 길잡이로써 같이 오게 되었다.


몽은 몽제국 내에서 열린 악몽에 번호와 등급을 매겼다. 이는 극비에 진행되어 일반인에게는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심지어 몽제국 군인 중에서도 특별히 악몽에 관련된 임무를 맡았던 병사들 외에는 알지 못했다.


아무런 체계가 잡혀있지 않던 초기에는 일반 병사와 지휘관으로 구성된 부대를 몇 차례 걸쳐 악몽 안으로 임무를 보냈다.


악몽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병사들은 우왕좌왕 하였고 지휘관들도 제대로 된 전술을 펼치지 못했다.


그렇게 초기 토벌대의 피로 써 내려간 기록은 지금의 체계를 만드는 데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체계가 안정적으로 잡힌 또 다른 이유는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길잡이들의 존재 때문이었다.


그들은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하여 토벌대가 가야 할 길을 비추어 알려주었다. 그들은 이미 누군가가 걸었던 길은 정확히 기억할 정도로 기억력이 좋았다.


그로 인해 이미 한번 공략했던 악몽에서 또다시 참변을 당하지 않게 되었다.


그들은 길잡이이자 기록관이라 불렸다. 그리고 그들보다 앞서서 길을 개척하는 부대를 척후부대 혹은 개척자라 부르며 실제로 임무를 맡아 악몽의 주인을 죽이러 오는 본대를 위해 길을 닦아 놓는 역할을 했다.


개척자들은 악몽을 공략하는 것만은 아니었다. 몇몇 척후부대는 전투능력과 더불어 지휘능력이 있는 자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본대가 도착하면 자연스럽게 그들을 이끌고 악몽을 닫았다.


토벌대의 마지막 부대는 보급부대였다.


그들은 이름 그대로 보급부대였다. 본대나 척후부대만큼이나 중요한 이 부대는 때로는 아무도 모르게 잠입해야만 했고 어느 때는 우글거리는 악몽의 주민들 혹은 괴수들을 물리치며 가야 했다.


그들이 제때 도착하지 않는다면 앞서간 본대와 척후부대는 굶어 죽거나 임무를 포기하고 철수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번 몽005 안으로 들어온 세 명의 보급대원 세 명은 부대 내에서도 내로라할 정도의 실력자들이었다.


그들은 보급부대이자 증원군으로 본대에 합류하여 임무를 같이 수행할 작정이었다.


몽005는 끝없는 사막으로 시작하는 악몽이었다. 해가 빛나는 낮에는 악몽의 주민도 괴수도 존재하지 않았다.


처음 이 악몽으로 들어왔던 척후부대는 이 세계를 온전히 한 바퀴 다 돌고 돌아왔고 그들의 초기 보고서는 모래로 이루어진 사막과 미친 듯 내리쬐는 태양이 전부라고 적혀있었다.


다른 악몽과는 달리 아무것도 없어 공략이 어려웠다. 그 후로도 몇 차례 더 척후부대를 보냈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


그저 모래로 이루어진 사막 외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만 증명했다. 그렇게 몽005는 5단계 위험도를 받은 상태로 방치되어갔다.


적어도 지금 안에 들어간 척후부대가 자원하여 공략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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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92화. 이상자의 이상(1) 21.06.20 22 0 12쪽
91 91화. 섬 이에 21.06.17 22 0 11쪽
90 90화. 몽-002 21.06.13 27 0 13쪽
89 89화. 접신(10) 21.06.10 29 0 13쪽
88 88화. 접신(9) 21.06.06 28 0 12쪽
87 87화. 접신(8) 21.06.03 26 0 12쪽
86 86화. 접신(7) 21.05.30 32 0 13쪽
85 85화. 접신(6) 21.05.27 29 0 11쪽
84 84화. 접신(5) 21.05.23 30 0 12쪽
83 83화. 접신(4) 21.05.20 31 0 11쪽
82 82화. 접신(3) 21.05.16 29 0 12쪽
81 81화. 접신(2) 21.05.14 31 0 12쪽
80 80화. 접신(1) 21.05.10 30 0 14쪽
79 79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7) 21.05.06 32 0 12쪽
78 78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6) 21.05.02 31 0 12쪽
77 77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5) 21.04.29 33 0 14쪽
76 76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4) 21.04.25 34 0 15쪽
75 75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3) 21.04.22 38 0 14쪽
74 74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2) 21.04.18 34 0 14쪽
73 73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1) 21.04.15 32 0 13쪽
72 72화. 백두산에서 시작되는 바람(5) 21.04.11 36 0 12쪽
71 71화. 백두산에서 시작되는 바람(4) 21.04.08 49 0 12쪽
70 70화. 백두산에서 시작되는 바람(3) 21.04.04 38 0 14쪽
69 69화. 백두산에서 시작되는 바람(2) 21.04.01 37 0 14쪽
68 68화. 백두산에서 시작되는 바람(1) 21.03.28 35 0 14쪽
67 67화. 범 사냥꾼들의 밤(5) 21.03.26 35 0 13쪽
66 66화. 범 사냥꾼들의 밤(4) 21.03.22 41 0 15쪽
65 65화. 범 사냥꾼들의 밤(3) 21.03.19 37 0 14쪽
64 64화. 범 사냥꾼들의 밤(2) 21.03.14 36 0 13쪽
63 63화. 범 사냥꾼들의 밤(1) 21.03.11 44 0 12쪽
62 62화. 이(異)와 이(利) 그리고 조선 21.03.08 34 0 13쪽
61 61화. 괴물들이 난무하는 곳 21.03.04 32 0 14쪽
60 60화. 괴물을 위한 괴물 21.02.28 34 0 12쪽
59 59화. 마지막 커튼콜 21.02.26 36 0 12쪽
58 58화. 과거의 눈물은 현재의 비가되어(3) 21.02.21 58 0 12쪽
57 57화. 과거의 눈물은 현재의 비가되어(2) 21.02.19 36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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